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154)
154화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154화
“브라보~!!”
오디션······아니. 이걸 오디션이라고 해야 하는 걸까.
거의 공연이나 다름이 없었다.
왜냐하면 분명 내가 알기로 오디션은 한 곡만 연주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좌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의 열렬한 환호 덕분에 나는 곡을 몇 개 더 연주해야만 했다.
“오늘 정말 감격적인 연주였습니다. 쇼팽 콩쿨 때도 적잖은 감동을 받았는데, 오늘도 이렇게 좋은 연주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연이 끝나고 내려오자 수많은 악수 요청이 뒤따랐다.
이 학교의 총장이라는 사람부터 시작해 각 학부에 있는 교수들과 교향악단 지휘자들까지.
그들은 모두 나를 탐욕스럽게 쳐다보며 말했다.
“저희 학교에 꼭 입학해 주십시오. 미스터 정과 음악을 심도 있게 파고들고 싶군요.”
“여기 왕립 음악원에 들어온다면 저희 런던 최고의 교향악단이 미스터 정을 지원할 겁니다. 또한 원하신다면 주기적으로 공연을 열어 수익금을 분배하여······.”
“저희 악단은 런던을 넘어 유럽 최고의 교향악단입니다. 저희 악단으로 오신다면 업계 최고 대우를 해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학교에 꼭 입학해 달라는 말과 더불어 여러 교향악단의 러브콜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곧 시끄럽게 떠들던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나를 만나고자 직접 밑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그 옆에는 처음 봤을 때부터 똥 씹은 표정을 하고 있던 로건 왕세자도 있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지금은 얼굴에 화색이 도는 중이었다.
“환상적인 연주, 너무 고마웠어요. 특히 우리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위풍당당 행진곡을 연주해 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피아노로도 그 곡을 그렇게 연주할 수가 있는 거였다니······. 윤성 씨는 역시 음악으로 사람을 놀라게 하는 분이군요.”
“과찬이십니다, 여왕님. 저도 오늘 여왕님이 와 계신 줄 몰랐네요. 만약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호호. 그럼 여기 왕립 음악원에 입학해 줄래요?”
“그건······.”
“물론 강요는 아니에요. 하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약속드리죠. 만약 윤성 씨가 우리 왕립 음악원에 들어온다면 왕실에서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지원을 해드리죠. 그리고 가수 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도록 내가 조치를 취해 줄 수 있어요. 또한 미국뿐만이 아니라 영국과 유럽 전체에 가장 인기 있는 가수가 될 수 있게 우리가 보조를 맞춰 줄 수 있을 거예요.”
굉장히 파격적인 약속이었다.
우리 얘기를 듣고 있던 교수들도 깜짝 놀라며 여왕과 나를 번갈아 쳐다보기까지 했다.
이들도 설마 여왕이 이 정도로 세게 나올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제가 누군가의 팬이 되는 것이 참 오랜만이라서요. 사비를 털어서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크네요. 그리고 윤성 씨 같은 분이라면 이 세상에 다시 한번 클래식 열풍을 불어 일으켰던 에드워드 엘가처럼 위대한 음악가가 될 것 같아서요. 그것이 우리 인류의 문화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일 아니겠어요?”
그러면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한 번 더 강조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절대 강요가 아닙니다. 호호. 알겠죠?”
그러나 눈빛은 완전히 강요를 하고 있었다.
여왕은 내게 몇 번이나 더 인사를 하며 떠나갔다.
그리고 왜인지 그런 그녀를 따라가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있던 로건 왕세자는 내게 손을 조심스레 내밀었다.
“흠흠. 오늘 연주 잘 들었습니다.”
“아, 예.”
그러더니 내 손을 꽉 잡으며 말을 이었다.
“학교는 어디까지나 미스터 정의 선택이겠지요. 여왕께서는 미스터 정이 왕립 음악원에 들어오기를 무척 바라는 것 같지만, 저는 이곳보다 차라리 더 좋은 학교를 가도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원적인 면에서는 왕립 음악원을 따라올 곳은 없겠지만요.”
이 사람도 내게 반 강요를 하는 건가.
“어디까지나 선택은 미스터 정의 몫입니다. 난 강요할 생각이 없어요. 솔직히 미스터 정은 어디를 가도 성공할 테니까요. 다만······.”
그는 웃으며 내게 말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씩은 우리 영국으로 와 줄 수 있겠습니까?”
“네?”
“여왕께서는 클래식을 무척 좋아하시는 분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무척이나 좋아했던 적은 거의 없지요. 하지만 미스터 정과 당신의 동생 분을 무척 좋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자주 두 사람의 공연을 여왕께 보여 드리고 싶군요.”
여왕과 무척 트러블이 많은 사람이라고 들었고, 굉장히 무뚝뚝해 보이기도 한 로건 왕세자였다. 하지만 방금 전 말은 진심이었다.
그는 여왕을 정말로 아끼고 있다는 것이 목소리에서 느껴졌다.
왠지 듣고 있는 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랄까.
그렇다면 나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네. 그리 말씀을 하신다면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아! 그럼 식사라도 같이하시겠습니까? 여왕님께서도 무척 좋아하실 겁니다.”
영국 왕실에 초청을 받아 식사를 한다라.
나도 무척 기대되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오늘은 일정이 되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제가 여동생과 일정이 따로 있어서요.”
“하하. 나도 오늘 당장 식사를 하자는 게 아닙니다. 근데 혹시 오늘 일정이 있다는 건······. 축구를 보는 겁니까?”
“아, 네. 어떻게 아셨어요?”
“그거야 당연히 오늘 북런던 더비가 있는 날이니까요. 사실 나도 그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고. 평소에 축구를 좋아하시는 모양입니다?”
이상하다.
로건 왕세자의 게슴츠레한 눈동자가 반짝이고 있었다.
“네. 저보다는 제 여동생이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요. 북런던 더비를 직접 보는 게 소원이라고 해서 오늘 데려갈 생각입니다.”
그 말에 로건 왕세자의 눈동자가 두 배는 커졌다.
* * *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축구 리그 중에서는 세계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리그라 할 수 있었다.
수많은 축구 스타들이 모여 있으며, 그 몸값만 수백억, 수천억에 달할 만큼 엄청난 자본이 투입되어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축구 선수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곳이 바로 이곳, EPL이라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영국인들은 축구에 관심이 많고, 심하면 팬들끼리 서로 큰 싸움이 벌어질 정도였다. 또한 돈이 많은 재벌들은 축구 산업에 망설이지 않고 뛰어들고 있으며, 영국 정치계 사람들도 무척 축구를 좋아했다.
이들에게는 국민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역사는 1995년 이후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리그 전체를 개편하여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그 결과 지금은 세계 최고의 리그가 되었지요. 더군다나 작년에는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우승하여······.”
“······.”
나는 차 안에서 쉼 없이 떠들어 대는 로건 왕세자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EPL의 역사와 작년에 우승한 챔피언스 리그 등등.
얼마나 이 양반이 축구를 광적으로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문제는 윤아가 로건 왕세자의 말을 무척이나 재밌게 듣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왕세자님은 어디 팬이신데요?”
“음? 하하. 저는 이 나라의 왕세자이기에 따로 응원하는 팀은 없습니다.”
“에이. 딱 보니까 아스날 팬이신 거 같은데. 아까부터 아스날 선수들 얘기만 하셨잖아요.”
“이런. 내가 너무 티나게 말했나요? 하하.”
그래서인지 두 사람, 아주 죽이 잘 맞는다.
“아쉽네요. 저랑 오빠는 오늘 토트넘을 응원하러 왔는데.”
“괜찮습니다. 제가 아스날을 좋아하긴 하지만, 모든 팀을 최대한 평등하게 좋아하려고 노력 중이니까요. 거기다 오늘은 북런던 더비가 아닙니까?”
북런던 더비.
잉글랜드 북부 런던 팀인 토트넘 홋스퍼와 아스날이 벌이는 경기를 뜻했다.
라리가에 엘클라시코(바르셀로나 vs 레알마드리드)와 같이 라이벌 대전이라고 해야 할까.
그래서 늘 경기장은 꽉 차고 팬들의 열정도 피부로 느껴질 만큼 뜨겁다고 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로건 왕세자도 역시 이 경기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다.
“저희 때문에 이렇게까지 안 해 주셔도 되는데.”
“아닙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것도 우리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를 사랑해 주시는 분이라면 더더욱 귀하게 모셔야지요. 그리고 토트넘을 응원한다는 건 분명······ 손대영 선수 때문이겠죠?”
“네! 맞아요!”
“음. 확실히 포텐이 있는 선수지요. 토트넘에 들어간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적응 기간이 필요하겠지만, 분명 큰 선수가 될 겁니다. 속도도 빠르고, 특히 감아 차기와 중거리 슛 능력이 무척 뛰어나더군요.”
립서비스도 당연히 섞여 있긴 하겠지만, 나름 선수를 볼 줄 아는 눈이 있는 것 같았다.
지금은 손대영 선수가 적응 기간을 갖느라 골이 잘 터지지 않고 있지만, 난 이미 미래를 알고 있지 않은가.
그는 득점왕까지 기록하여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가 된다.
“아! 그리고 좌석은 제가 VIP로 바꿔 드려도 될까요? EPL에서는 따로 VIP 티켓이 존재합니다. 원하신다면 제가 드릴 수 있는데.”
나는 당연히 얻고 싶었지만, 윤아는 손을 저었다.
“아니요. 괜찮아요. 저는 관중들 안에 섞여서 함께 소리 지르고 응원하는 게 더 신나고 좋을 것 같아요.”
“하하. 하긴. VIP 좌석들은 높으신 분들만 모여 있어서 좀 심심한 감이 있긴 하지요. 그럼 대신 선물로 이걸 드리겠습니다.”
로건 왕세자는 내게 카드 하나를 건네주었다.
검은 카드에는 EPL 문양이 찍혀 있었고, VVIP라고 황금으로 쓰여 있었다.
“영국에 있는 EPL 경기장이라면 그 카드 하나로 입장이 가능합니다. 어떤 좌석에도 앉을 수가 있고요.”
그러자 윤아가 화들짝 놀라며 카드를 살펴보았다.
“이 카드 알아요. EPL에서 진짜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준다는 VVIP 카드!”
“오~ 잘 아시는군요. 맞습니다. 그 카드가 있으면 어디든 대접을 받으며 축구를 마음껏 볼 수 있을 겁니다.”
“우와.”
윤아는 신기하다는 듯 카드를 몇 번이나 돌려 보았다.
“너무 과한 선물이신 거 같은데······.”
“이러니 더욱더 영국으로 오고 싶지 않으십니까? 제 개인적인 뇌물이라고 생각하십시오. 후후.”
로건은 우리를 경기장 앞에 데려다주었다.
“그럼 경기 끝나고 같이 식사라도 하시지요.”
“아, 네.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게 로건이 경호원들과 함께 VIP실로 들어가자 윤아는 제자리에서 깡총깡총 뛰며 소리를 질렀다.
“오빠. 진짜 미쳤나 봐. 이 카드는 진짜 꿈에서만 존재하는 건 줄 알았는데. 말도 안 돼!”
눈물을 글썽일 정도로 윤아가 너무나도 좋아하고 있었다.
“그렇게 좋아?”
“웅. 심지어 내가 북런던 더비를 직접 보는 날이잖아~!”
이미 토트넘 손대영 선수의 유니폼까지 따로 챙겨와 입고 온 윤아는 총총걸음으로 경기장 입구를 향해 달려갔다.
“오빠. 얼른 와~!”
요근래 본 윤아 중에서 제일 기뻐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나는 윤아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 지정된 객석을 찾아 들어갔다.
벌써부터 꽉 차 있는 경기장.
그리고 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홈팀의 응원가 소리.
그 압도적이고 절로 피가 끓어 넘치는 분위기였다.
‘이래서 사람들이 좋아하는구나.’
나도 모르게 동화되어 윤아와 함께 소리를 지르는 것을 보니, 이러다 나도 점점 축구가 좋아질지도?
삐이이익~!
이윽고 심판의 휘슬과 함께 북런던 더비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