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80)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80화
“으아~! 너무 아깝다. 거기서 반격을 당하다니. 으으.”
윤아는 진한 탄식을 내뱉었다.
너무 열심히 경기에 몰입하고 있어서 말을 붙이기도 어려워 보였다.
“안 돼. 제발 이겨줘. 제발.”
윤아가 지금 보고 있는 건 바로,
바로 게임 LOC 경기였다.
그것도 일년에 한번 진행하는 LOC 월드컵!
게임을 하는 남자들이라면 누구나 챙겨 본다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많은 행사였다.
“에효효. 어쩌다가 우리 윤아가-.”
“응? 갑자기 왜?”
내가 다른 건 몰라도 LOC 만큼은 시키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어느새 윤아는 LOC 프로 경기를 챙겨 보는 수준에 이르렀다.
“왜~ 이거 게임 재밌잖아. 요즘은 이게 제일 재밌더라. 왜 남자들이 이 게임에 환장하는지 알겠어. 오빠는 이거 게임 잘 안 하지 않아?”
“응. 잘 안 해.”
“왜? 못 해서?”
“크흠. 그 반대야.”
“응?”
“너무 잘해서 안 해.”
그 말에 윤아가 풉 웃음을 터트렸다.
“남자들이 이상하게 LOC만 하면 부심이 쩐다더니, 오빠도 그렇구나?”
“진짜라니깐? 계속 학살만 하니까 재미 없어서 안 하게 되더라.”
“흐음-. 나중에 현장 검증을 한번 해야겠는데?”
“오빠랑 일대일 뜨면 네가 울어서 안 돼.”
윤아는 내가 장난으로 그러는 줄 아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장난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내가 전생에서는 열심히 하던 LOC을 안 하게 된 이유는, 말 그대로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 게임 티어를 올리려고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냥 게임에 들어가기만 하면 알아서 이겨 버리니, 쫄깃함이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이게 다 재원이 그놈 때문이지.’
재원이가 프로에 들어간 뒤로도 종종 내게 연락을 하며 안부를 묻거나, 최근 바뀐 메타에 대해 물어보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재원이를 만나 아우라를 습득해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었고, 게임을 하지 않아도 게임 능력이 상승해 버리는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오! 오오!!”
윤아가 호들갑을 떨며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거야! 그대로 밀고 들어가!”
마치 여왕의 명령에 따르는 기사들처럼 화면 속 게임 캐릭터들이 적을 물리치며 마침내 성까지 파괴해 버렸다.
그렇게,
“아!! 대한민국의 GX가 이것으로 우승을 확정짓습니다!!”
“GX가 이제 세계 챔피언입니다, 여러분!!”
“꺄아아아!!”
윤아는 제자리에서 팔짝팔짝 뛰며 환호성을 질렀다.
“오빠. 우리나라가 이겼어! 이제 우리나라 팀이 세계 최고라고!”
“그래. 잘 됐네.”
얼마나 팬이 많은 건지, 경기장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은 우승한 GX 팀의 이름을 외치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그럼 오늘 경기의 MVP이자, LOC 챔피어쉽 전체 득표 1위로 최고 MVP에 뽑힌 류재원 선수와 인터뷰를 해보겠습니다!”
총총 걸음으로 나오는 재원이를 향해 사람들은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댔다.
괜히 그 모습에 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여기서 보니 저 녀석, 참 늠름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오늘 엄청난 활약으로 마침내 월즈 우승까지 해내셨는데, 지금 소감이 어떠세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게 짠하게 보였다.
“아. 지금 너무 기쁘고요. 정말 우승하게 돼서 믿겨지지가 않아요. 저를 항상 응원해 준 팬 여러분과 감독, 코치, 팀 선수들. 거기다 뒤에서 묵묵이 아들을 믿어 주신 엄마. 그리고 마지막으로······.”
류재원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 이내 말을 이었다.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 주신 제 스승님, 윤성이 형! 나 진짜 월즈 우승까지 했어! 다 형 덕분이야!”
나는 순간 마시고 있던 물을 내뿜을 뻔했다.
“일일 남매 앨범 정말 잘 듣고 있어! 고마워, 형!”
윤아는 나를 획 돌아보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류, 류재원 스승이라고? 정말? 저 세계 최고 프로 선수의 스승?”
“왜 그렇게 봐?”
“아, 아니. 오빠는 게임도 잘 안 하잖아. 그런데 스, 스승?”
“오빠가 재원이랑 아는 사이인거 말 안 했었나?”
“했었지! 만나기도 했었잖아. 그런데 설마 스승 사이일 줄은······.”
윤아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우우웅-!
핸드폰이 미친 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같은 반 학생들과 만든 단톡방부터 시작해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메시지에 나는 핸드폰을 잠시 꺼버렸다.
* * *
“후우-. 드디어 때가 왔구나.”
“그러게. 내가 다 긴장 되네.”
“걱정 마. 이거 앨범 만든 사람이 누군지 잊었어? 바로 우리 윤성이라고, 정윤성!”
왜인지 나랑 윤아보다 PD들이 더 긴장을 하고 있었다.
우리 앨범이 공개되기 이제 1분 전.
“그래. 잘 될 거야. 걱정할 필요 전혀 없어! 그럼! 우리 윤성이랑 윤아가 그동안 얼마나 노력했는데. 그래 안 그래? 긴장 안 해도 돼! 알겠지?”
“······아빠. 아빠가 제일 긴장한 것처럼 보여.”
“심장 무리 안 가게 조심하세요, 아버지.”
“크, 크흠-!”
아버지는 그보다 배로 긴장하는 중이셨다.
그렇게-.
“나왔다.”
“뉴튜브에도 영상 올라갔고, 각 음원 사이트에도 잘 올라갔네.”
“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구나.”
나와 윤아의 소중한 두 번째 앨범.
내가 겉으로 티를 내진 않았지만, 사실 나도 무진장 긴장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첫 번째 앨범보다 더 긴장하는 것 같았다.
그냥 자리에 앉은 채로 하염 없이 새로고침만 누르는 짓은 하기 싫었는데, 나도 모르게 자꾸만 그 짓을 하게 된다.
“으으으-. 이러다 숨 막혀 죽겠다.”
그건 윤아도 마찬가지였다.
윤아는 계속 새로고침을 누르다 결국 핸드폰을 내려 놓았다.
“안 되겠어. 이대로 있다가는 정신병 올 거 같아.”
나도 이대로 계속 핸드폰만 보는 건 좋지 않은 일이라 생각했다.
그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저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라고 생각을 해보려고 해도 자꾸만 핸드폰에 손이 간다.
“음-. 역시 이대로 가만 있기는 좀 그렇지?”
이렇게 10초 단위로 새로고침을 누른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대충 결과를 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하루는 지나 봐야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차라리 생산적인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윤아야. 우리 오랜만에 라방 할래?”
“라방? 라이브 방송?”
“응. 마침 앨범도 나왔잖아. 이렇게 시간 떼우기 보다는 그게 훨씬 좋지 않겠어?”
내 의견에 윤아는 고민하지도 않고 빙긋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좋아!”
“어? 뭐야. 갑자기 라방을 한다고?”
“이렇게 사전 예고도 없이?”
“그게 진짜 라이브 아니겠어요? 한번 해볼게요.”
라이브 방송이라고 해서 특별히 준비할 건 없었다.
그냥 작업실에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를 켜고 뉴튜브 채널과 연결하기만 하면 끝이다.
물론, 미리 대본을 준비하고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도 생각을 해봐야겠지만-.
“그냥 부딪혀 보지 뭐. 재밌겠다. 히히.”
윤아 말대로 우린 그냥 부딪혀 보기로 했다.
나와 윤아는 이런 면에서 참 잘 맞았다.
계획을 촘촘하게 세우기 보다는, 즉흥적으로 움직인다고 해야 할까.
-???
-뭐야. 진짜임?
-갑자기 알람 떠서 와봤는데, 진짜 라방이네?
-아니. 예고도 없이 이렇게?
-우와~ 개꿀. 일일남매 라방을 다 보게 되네.
-방금 앨범 낸 거 듣고 왔는데!!
방송을 키는 데에 도움을 준 PD들은 순식간에 바글바글 모여 드는 시청자 숫자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뭐야. 뜬금없이 방송 켜서 아무도 안 오면 어쩌나 걱정했었는데.”
“시청자 5천··· 7천··· 아니. 1만?!”
1만이면 인터넷 방송에서는 대기업이라 불릴 정도의 숫자였다.
하지만 1만에서 멈추지 않고 시청자 수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었다.
“우리 윤성이랑 윤아 인기가 진짜 대단하긴 하구나.”
“이번에 장연욱이 노래낸 게 빌보드 차트 뚫으면서 더 화제가 됐었잖아. 윤성이가 관짝에 있던 장연욱을 부활시켰다고.”
“와. 그래도 단숨에 1만을 뚫어 버리는 건 처음 보는데? 이러면 대체 시청자 숫자가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지?”
그렇게 윤아는 잠시 목을 가다듬은 뒤 밝은 목소리로 카메라를 향해 인사를 올렸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일일남매에요!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도 옆에서 기타를 들며 허리를 숙였다.
“갑작스러운 방송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채팅창 반응을 살펴봤다.
-진짜 너무너무 잘생겼다.
-얼굴 개사기야 ㄹㅇ
-둘이 너무 예쁘고 잘생겼다.
-아우. 화면에서 빛만 나서 눈이 안 보이네.
-앨범 듣고 왔어요~! 이번 신곡 진짜 좋음!
채팅창 올라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다 읽진 못했지만,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오늘 라방을 켠 이유는 모두 아시죠~? 바로 저희 남매에 새로운 앨범이 나왔어요!”
-오! 오늘 나왔구나.
-앨범 표지 보여줘
-커버 나온 거 보여줘용
“예? 앨범 표지? 아-. 잠깐만. 근데 앨범 CD를 준비 안 했네. 어, 어디 있더라.”
당황해 하는 윤아에게 나는 조용히 앨범 CD를 건넸다.
“휴. 다행이 오빠한테 있었네요. 자. 보세요. 저랑 오빠 사진 잘 나왔죠?”
-ㅋㅋㅋㅋㅋㅋ아무렇지 않게 챙겨주는 거 개 웃기네.
-윤성이가 평소에 동생 엄청 챙긴다든데 진짠가 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짤 보면 윤성이가 윤아 뭐 챙겨주는 사진 밖에 없음 ㅋㅋㅋ
-근데 사진 이뿌게 잘나왔당.
1집 앨범은 어리고 싱그러운 느낌이 강했다면, 2집 앨범은 감성적인 느낌으로 찍었다.
마치 가을을 보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곡 분위기도 1집 때와는 달라서 앨범 표지도 그 컨셉에 맞춘 것이었다.
-솔직히 둘이 무슨 컨셉을 잡아서 찍어도 잘 나올 듯.
-캬. 역시 모델들이 좋으니까 구도든 뭐든 다 씹어 먹네
그날 나와 윤아의 앨범 커버를 위해 사진을 찍던 감독들과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 시청자들이었다.
-얼른 노래 들려줘~!
-노래만 기다리고 있다!
-GX 류재원 스승이라는 거 진짜인가요?
-장연욱이랑 무슨 사이에요?
-장연욱이랑 콜라보 무대 언제 하나요?
-빨리 노래 들려줘요. 현기증 난다!!
수많은 질문과 노래 요청이 쏟아져 들어왔다.
나와 윤아가 채팅을 다 읽어 주고 싶어도 벌써 시청자 숫자가 3만 명을 돌파해 버린 덕분에 그럴 수가 없었다.
그럼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하나 밖에 없다.
“이번에 나온 저희 노래 들려드릴게요. 앨범 타이틀 곡인 입니다!”
나와 윤아의 두 번째 앨범의 제목이자 타이틀 곡인 .
“흠흠.”
윤아가 목을 가다듬으며 마이크에 입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 나는 스텝을 밟으며 천천히 기타 줄을 뜯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눈으로 다 읽을 수도 없이 빠르게 흘러가던 채팅창이 일순 정지되어 버린 듯 잠잠해졌다.
방송이 끊겨 버린 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다행히 그런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렇게 기타로 이어지는 멜로디를 따라 윤아의 청명한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흘러나왔다.
기타를 연주하고 있던 나는 내 파트를 부르기 위해 감정을 잡고 있던 중,
혹시라도 목소리가 새어 들어갈까 봐 입을 양손으로 틀어 막고 있는 PD들과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풉 웃음이 터져 나오려는 것을 참기 위해 허벅지라도 꼬집고 싶은 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