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older brother of a top star RAW novel - Chapter (96)
탑스타의 친오빠가 되었다 96화
“이렇게 단기간에 3배를 불려 먹은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거다.”
양진석 본부장은 헛웃음을 차며 말했다.
“너 투자 계좌는 종종 확인하고 있지?”
“음. 가끔이요.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근데도 돈을 안 빼고 버텼네? 차트를 보면 알겠지만, 이게 한번 바닥을 뚫은 적이 있었거든.”
“네. 그때 제가 추가 매수를 했잖아요.”
“그래. 내가 절대 하지 말라고 했는데, 네가 끝까지 고집부려서 했잖아.”
“그래서 3배가 됐고요.”
“······.”
나는 맛있게 썰려 있는 스테이크를 입에 넣었다.
사르르 녹는 것이, 역시 한우가 최고였다.
아버지의 친구이자, S 금융 그룹의 본부장인 양진석 본부장은 나를 유심히 살펴보다 물었다.
“저기 윤성아.”
“네?”
“비결이 뭐냐? 어떻게 그렇게 사는 것마다 다 상한가를 때리는 거야?”
비결이라-
그냥 별거 없다.
일단 양진석이라는 뛰어난 투자 감각을 가진 사람의 아우라를 받은 것과. 그 아우라를 받으면서 무의식에 갇혀 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을 뿐.
아마도 아우라를 통해 어떤 재능을 얻게 되면 그와 관련된 전생의 기억들이 주르륵 떠오르는 것 같았다.
“그냥 제 감각을 믿고 시장을 믿는 거죠.”
“내 감각을 믿고 시장을 믿는다라······.”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이제 네 계좌에 투자로만 번 돈이 20억이나 있는데, 이걸로 뭐할 거냐?”
“당연히 또 투자해야죠. 어차피 그러려고 넣어 놓은 돈이니까요.”
“오~ 그럼 네가 가지고 있는 나머지 돈도 여기에 넣어 놓으려고?”
“아니요. 그냥 이것만 가지고 하려고요.”
만일의 사태라는 것이 있다.
그렇기에 전 재산을 쏟아붓는 건 위험해 보였다.
이 아우라가 가진 힘을 믿긴 하지만, 돈을 믿지 말아야 한다는 명언이 있지 않던가.
“네 동생은 이런 거 관심 없대?”
“제 동생은 그냥 은행에 넣어 두는 걸 제일 좋아해요.”
윤아는 투자나 재테크 같은 것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냥 은행에 쌓아 두는 걸 좋아했고, 하루하루 늘어나는 잔고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다. 자신의 게임 속 딸내미들을 입힐 옷을 사 입힐 수 있어서 좋다나 뭐라나······.
“이번에는 이쪽에다 좀 투자를 해보려고요.”
그런 윤아의 행동을 보고 나는 다른 쪽에 시선을 돌렸다.
그냥 20억이란 돈으로 꾸준히 블루칩들을 사서 천천히 올리는 것도 방법이겠다만, 이왕 투자하기로 시작한 거 화끈하게 벌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음-”
양진석 본부장은 내가 건넨 기업 명단을 보고 안경을 추켜 올렸다.
“전부 게임 개발 회사네? 심지어 내가 모르는 회사들도 있고. 다 IT 기업이야?”
“네.”
다른 건 몰라도 매니저 생활을 하면서 모바일 게임은 정말 많이 해봤다.
이건 딱히 투자 감각도 필요하지 않는 일이었다.
전생에서 어떤 게임이 잘 나갔는지는 아주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걸 알 리가 없던 양진석 본부장이 미간을 좁혔다.
“심지어 몇몇 회사는 위험해 보이는 수준까지 온 거 같은데. 이런 곳에다 투자하겠다고?”
“네, 그쪽에서 이번에 준비하는 신작 게임들이 있는데, 괜찮아 보이더라고요. 그쪽에다 쫙 분산 투자를 해보려고요.”
“쓰읍- 그렇단 말이지. 근데 리스크가 너무 크다. 괜찮겠니? 투자라는 건 보험이 없어서 한번에 돈이 다 날아갈 수도 있어.”
“그래도 모험 없이는 성공도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한번 모험이라는 걸 해보죠.”
그 말에 양진석 본부장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아직 고등학생밖에 되지 않은 애가 참 과감하다고 해야 할지. 역시 젊어서 그런가? 그렇게 돈 많이 벌어서 나중에 뭐 하려고?”
“글쎄요. 돈이라는 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 아닌가요?”
사실 내가 이렇게 해서 돈을 모아 놓는 이유는 윤아 때문이었다.
윤아가 돈 때문에 음악을 하는 일이 없도록, 최대한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하하. 네 말이 맞다. 좋아. 내가 한번 알아보고 네가 원하는 대로 분산해서 투자금을 넣어 줄게.”
“감사합니다, 본부장님.”
“아니야. 나도 사실 네 덕분에 이번에 돈을 좀 벌었거든. 그래서 오늘 이렇게 맛있는 고기도 사주는 거고. 먹고 싶으면 더 먹어라.”
“네.”
사준다는 사람 앞에서 굳이 내뺄 필요 없다.
나는 열심히 먹다가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어 칼질을 멈췄다.
“본부장님.”
“응? 왜 그래?”
“여기 혹시 포장돼요?”
윤아한테 가져다주면 정말 많이 좋아할 것 같았다.
* * *
우물우물-
방금 전까지 자고 있다 스테이크라는 말에 헐레벌떡 달려 나온 정윤아.
눈이 반쯤 풀려 있었는데, 스테이크 한 점을 입에 넣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 눈이 다시 동그랗게 커졌다.
“미친. 식어도 맛있어.”
윤아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스테이크를 맛보며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포장해 오길 잘했네.”
“호호. 잘했어, 오빠. 근데 그 본부장이라는 아저씨, 돈 엄청 많이 썼겠다. 이걸 다 포장해줬다고?”
“응. 이번에 내 덕에 돈 좀 벌었다고 아낌없이 다 사주더라.”
윤아 것은 물론, 어머니와 아버지 것까지 포장을 해왔다.
나는 윤아가 맛있게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먹는 것을 지켜보다 은근슬쩍 물어보았다.
“저기 윤아야.”
“응? 왜?”
“너 이번에 그 나가는 거 있잖아.”
“웅.”
“진짜 나갈 거니?”
“응! 물론이지.”
윤아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정말로 랩 서바이벌 경쟁에 나가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랩을 선보일 작정인 것이다.
“······오빠가 나가지 말라고 한다면 안 나갈 거니?”
윤아의 무시무시한 흑역사가 만들어지려고 한다.
가급적이면 막고 싶었다.
“힝- 왜?”
“그거야······.”
“내가 랩을 못 해서?”
“······.”
“괜찮아. 그냥 가볍게 랩만 하고 나오면 되는데 뭘~ 난 예전부터 거기 나가고 싶었단 말이야.”
윤아는 아쉽다는 듯 포크를 내려놓았다.
“그래도 만약 오빠가 정말로 싫다면 나도 포기할게. 난 그냥 떨어져도 좋으니, 한번 나가보는 게 소원이었어.”
“······.”
그렇게 말하니까 또 할 말이 없네.
“정말 나가지 마? 응?”
애처롭게 나를 바라보는 윤아의 눈동자에 나는 그만 백기를 들고 말았다.
“······그래. 나가자. 나가. 우리 윤아 하고 싶은 거 다 해.”
“헤헤. 아싸~!”
윤아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내가 연습한 거 보여 줄게.”
아니. 딱히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Yeah~ Yeah~ 주변의 시선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내 마음뿐~]“······.”
지금이라도 다시 말려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이 들었다.
하지만,
‘랩 실력을 제외하고 본다면-’
뭔가 무척 귀여워 보였다.
분명 랩을 못 해서 불쾌하게 들려야 하는데, 오히려 미소가 지어진다고 해야 할까.
참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쩌면 저것도 윤아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 * *
랩을 조금이라도 한다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도전해 보는 바로 그 무대.
대한민국 최고의 래퍼가 누구인지 바로 이곳에서 가려지게 된다.
수많은 래퍼가 합격 체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고, 심사 위원들이 돌아다니며 그들의 랩을 직접 경청했다.
“음-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예선 무대는 무척 냉혹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단 5초도 듣지 않고 심사위원은 발걸음을 돌렸고,
“와. 정말 잘 들었어요.”
만약 실력이 좋은 래퍼가 있으면 웃으며 상대에게 합격 체인을 건넸다.
이것이 바로 1차 예선 무대.
이곳에서 지원자 대부분이 떨어져 나가게 된다.
“오늘은 저번보다 괜찮아 보이네.”
“그러게요. 어제는 진짜 힘들었는데.”
워낙 지원하는 참가자들이 많아서 이틀을 나눠 예선을 보게 된다.
그리고 이번 프로그램의 심사위원을 맡은 래퍼, 캔과 렛트는 참가자들을 스윽 둘러보고 있었다.
어제는 정말 처참할 정도로 합격자가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실력자가 없었기 때문.
이번이 시즌 3지만, 역대 시즌 중에서 가장 예선이 까다롭다는 말까지 나오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저쪽은 아까부터 왜 저렇게 소란스러워?”
그때 이 둘의 시선을 끄는 곳이 있었다.
참가자들이 유독 심하게 웅성거리는 쪽이 있었고, 돌아다니며 심사를 보고 있던 심사위원들도 꽤나 당황한 눈치를 보였다.
대체 저곳에 뭐가 있기에?
궁금증에 그곳으로 가보니,
“응?”
“엇- 저 사람은······.”
이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빛이 나는 사람.
자체 발광이라는 것이 있다면 딱 그 표본이지 않을까, 라고 감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
바로 일일 남매의 정윤아가 싱글벙글 웃으며 심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뭐, 뭐야. 이거 혹시 다른 예능 하고 있는 건가?”
“아니요. 그런 건 못 들었는데. 왠지 저쪽에 카메라가 집중돼서 이상하다 싶었더니, 저분이 왜 이런 곳까지······.”
그래서일까.
범접할 수 없는 정윤아의 아우라에 심사위원들이 쉽사리 그곳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음- 뭐가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만.”
그렇다고 심사를 미룰 순 없는 일.
렛트는 합격 체인을 하나 들고 정윤아에게 다가가려 했다.
“엇. 형이 가시려고요?”
“내가 안 가면 누가 가겠어. 지금 눈치만 보고 아무도 안 나서는데.”
정윤아가 랩을 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냉정하게 실력을 평가할 작정이었다.
“안녕하세요, 윤아 씨.”
“앗! 네. 안녕하세요!”
렛트가 정윤아에게 다가가자 모두가 그 둘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윤아 씨가 여기에 참가하실 줄은 몰랐어요.”
“네. 제가 여기 꼭 한번 나와 보고 싶었거든요.”
“그러셨구나······. 그럼 한번 해보실까요?”
“아, 넵!”
정윤아는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람들은 기대감을 품으며 그녀의 랩에 귀를 기울였다.
그렇게 정윤아의 랩이 시작되고,
“······?”
예선장에 모인 사람들 모두 다른 의미로 큰 충격에 빠졌다.
렛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랩 실력은 완전 형편없잖아.’
노래 실력과는 정반대로 말이다.
그런데,
‘······자꾸 듣게 된다.’
보통 이 정도 랩 실력이라면 단 1초도 듣지 않고 불합격을 줬을 것이다.
하지만 렛트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정윤아의 랩을 끝까지 듣고 있었다.
분명 자기 자신도 랩이 형편없다는 걸 알고 있을 텐데도, 저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정윤아 때문일까, 아니면 그 특유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스타일이 형편없는 랩 실력을 오히려 새로운 장르처럼 보이게 만들기 때문일까.
“······.”
그건 렛트 뿐만이 아닌, 이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같은 마음인 것 같았다.
심사위원들, 도전자들 모두 하던 것을 멈추고 정윤아만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이들 모두 이 기이하고 사랑스러운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휴~ 끝까지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을 장식하듯, 베시시 웃는 정윤아의 모습에 순간 모두 넋이 나가 버렸다.
그리고 렛트가 뒤늦게 정신을 차렸다.
“······저, 정말 잘 들었습니다.”
랩 실력만 보자면 불합격을 주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그녀는 여기 있는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킬만큼 사람을 끌어 당기는 무언가가 있었다.
단순히 랩 실력이 아닌, 무대와 관객을 장악하는 능력이랄까.
그것이 진정한 무대 위 가수가 보여줘야 하는 모습이 아닐까?
“······.”
렛트는 주머니에 넣어 둔 합격 체인을 만지적 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