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r brother of the heroine of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222)
“놈들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막아라!”
“손을 멈추지 마! 계속 찌르라고!”
“로트리아, 너는 부상자들과 함께 뒤로 물러나라!”
소대장들의 명령에 병사들은 성벽으로 올라오는 마수들을 향해 창끝을 내질렀다.
푸욱! 푸푸푹!
“서, 성문이 뚫렸습니다!”
문 앞에서 대기 중이던 병사들은 두 손으로 방패를 쥔 채 성문을 포위했다.
그리고 방패의 틈새로 창끝을 내민 창병들.
성문을 뚫고 들어온 마수들은 그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캬아아아악!”
카앙-! 채앵! 채채채챙!
코볼트의 단검과 제국군의 방패가 충돌했다.
이어…….
푸푸푸푹!
방패의 틈새로 창끝이 튀어나와 코볼트의 어깨와 목을 꿰뚫었다.
“키에엑……?!”
또, 후위에서 활의 시위를 당긴 궁병들이 성문을 향해 화살을 발사했다.
피슈우우웅-!
포물선을 그린 수백 개의 화살들. 도시로 침입한 코볼트들은 순식간에 화살받이가 되고 말았다.
한편, 상공을 맴돌던 악마족과 하피의 공격은 마법기사단의 장벽에 의해 가로막혔고, 케이네스의 반격으로부터 지상의 전투는 어느 정도 수월하게 흘러갔다.
아니, 수월하다고 할 수 있으려나?
콰앙!
“크악!”
“대열을 유지하라!”
“궁병, 제7격 발사!”
다급한 외침. 고통스러워하는 비명. 사기를 높이기 위한 포효.
수많은 소리가 아우러진 전장.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전쟁은 더욱 격렬해졌고, 그럴 때마다 제국군은 빠른 체력소모로 인해 인명피해가 늘어갔다.
두웅! 두웅! 두웅!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갑자기 거대한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퇴각 신호……?”
한 병사의 중얼거림과 동시에 마왕군이 슬그머니 발을 빼기 시작했다.
도시로부터 멀어지는 적군의 모습에 케이네스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드디어 끝난 건가.”
승리를 거둔 제국군.
그러나 적의 물량 공세에 따른 인명피해는 너무나도 심각했다.
1만 7천의 병력 중 사망자는 무려 6천 명을 넘겼으며, 부상자 역시 8천 명에 달할 정도로 제18 남부 전선군은 막대한 피해를 받은 것이다.
전투가 불가능해질 정도로 몰린 상황.
“……병사들의 체력소모도 심각합니다. 그동안의 전쟁으로 피로가 누적된 것이겠죠.”
“중상자를 제외한 전투 가능 인원은 1만도 채 되지 않습니다.”
“적군의 피해는 3만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나, 아직도 10만 이상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으니…….”
“절반인 5만의 군대만 공격해 오더라도, 이 도시는 버틸 수 없을 것입니다.”
알렉시드를 포함한 사단장들과 여단장급 간부들은 케이네스에게 더 이상 전투가 불가능함을 알리면서 방어선을 뒤로 물릴 것을 제안했다.
“지금으로서는 성벽을 보수할 시간 역시 없습니다.”
케이네스의 마법으로 성벽을 보수할 수 있음은 간부들 역시 알고 있었다. 이미 일전에 몇 차례나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익시트의 피해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1km 이상의 둘레를 보수해야 되는 상황.
“총사령관님께서 성벽 보수에 모든 마나를 사용하신다면, 적의 공군에 대응할 방법이 없어질 것입니다.”
알렉시드의 발언에 케이네스는 조용히 두 눈을 감았다.
“후우, 어쩔 수 없군. 제스티드 도시로 물러난다.”
간부들은 케이네스의 결단에 안도했다.
연전연승을 거듭하여 얻은 자신감. 대부분의 귀족들은 그 자신감에 도취되어 최종적으로 자만심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자만심으로부터 나오는 어리석은 고집과 결단.
간부들은 케이네스가 그러한 귀족들과 마찬가지로 자만심에 빠져 있지 않을까를 우려했지만, 아무래도 그것은 쓸데없는 걱정이었던 모양이다.
제국군이 익시트 도시에서 철수 작업을 진행하던 그 시각, 케이네스는 무너져 버린 제18 남부 전선군 임시 총사령부를 바라보면서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지원군이 도착하더라도 적들이 물량 공세를 계속 이어나간다면, 제국군 역시 소모전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결국…… 직접 움직일 수밖에 없는 건가.’
당장 제6 서클이란 경지를 내보일 생각은 없었다. 적어도 5~10년 정도 뒤에 공표하는 것이 딱 적당하겠지.
하지만 적들의 공세를 제5 서클만으로 막아낼 수 있으리라 생각되지 않았다.
게다가 병력 역시 한계가 존재하니…….
“후우…….”
케이네스는 무언가를 결심한 듯 눈빛을 굳힌 채 고개를 돌렸다.
6~7시간의 개인 정비 시간을 가지게 된 제18 남부 전선군은 서둘러 익시트 도시에서 철수하여 제스티드 도시로 물러나 재정비를 갖추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마왕군이 익시트를 점령했다는 소식이 제스티드로 전해졌다.
그와 동시에…….
“오랜만에 뵙는군요. 스페이원 백작님.”
“지, 직접 군대를 끌고 오신 겁니까?”
“예,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황실로부터 스페이원 백작님을 보좌하라는 명령을 받았죠.”
3만의 지원군과 함께 제18 남부 전선을 찾아온 사내, 로건 H 윌트.
케이네스는 미래의 장인어른께서 직접 군대를 이끌고 제18 남부 전선을 찾아왔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어야 했다.
‘군 계급으로는 내가 윌트 백작님보다 더 높기는 하지만…….’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로건은 공적인 장소와 군사적 계급에 따라 케이네스에게 경어를 사용하며, 케이네스의 지시에 불만 하나 토로하지 않은 채 그대로 이행했다.
그 모습이 살짝 불편한 케이네스였지만, 이내 10만에 달하는 마왕군이 제스티드 도시로 오고 있다는 보고내용에 다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제3사단은 동문을 맡는다. 윌트 백작님께서는 남문에서 저와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로 19세가 된 케이네스.
이제 갓 성인이 된 그의 보좌관이 되다니.
하지만 로건의 얼굴에는 치욕스러움 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나이가 어리면 어떠랴. 그는 연전연패를 거듭하던 제국군에게 승리의 희망을 가져왔다.
‘나에게는 영광스러운 일이겠지. 사위가 제국의 영웅이 될 광경을 직접 두 눈으로 지켜보는 것이니 말이야.’
작전회의가 끝난 직후, 로건은 케이네스의 뒤를 따라 제스티드 도시의 남문으로 발걸음을 움직였다.
잠시 뒤, 남문으로 다가온 제1 마법기사단 역시 각자의 위치로 이동했다.
소도시인 익시트의 2~3배 규모를 자랑하는 중도시, 제스티드.
지켜야 하는 면적도 넓어졌지만, 병력 역시 4만에 육박하면서 전쟁에 대한 승기를 내다볼 수 있었다.
한편, 적군의 숫자가 또다시 10만을 넘어섰다는 소식에 로건이 불안한 얼굴로 케이네스를 바라봤다.
“이번 전쟁에서 이길 확률이 어느 정도나 되리라 생각하십니까?”
로건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케이네스가 팔짱을 꼈다.
“흐음, 개인적으로는 80%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측하고 있습니다.”
“……꽤 높군요.”
“저로서는 낮게 바라본 것입니다만……?”
멋쩍게 웃어 보인 케이네스.
로건은 그의 자신감에 잠시 표정을 굳혔다. 이것이 자만심인지 자신감인지는 지켜보면 알게 되겠지.
하지만…….
‘아무런 주저 없이 메르만 도시에서 물러나고, 전멸을 막기 위해 익시트 도시조차 마왕군에게 내어주었음을 생각해 본다면…… 분명, 자만심에 빠진 것은 아닐 것이다.’
로건은 알렉시드와의 대화를 통해 케이네스의 신속한 결정력에 감탄을 터트렸다.
하지만, 정말로 10만 대군을 상대로 이길 확률이 80%를 넘는단 말인가?
케이네스의 대답을 쉬이 믿기 어려운 로건이었다.
그리고 4~50분 정도가 지난 그때.
“적군입니다!”
한 병사의 외침과 동시에 도시 내에서 거대한 나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다른 곳은 어떻지?”
“동문과 서문에서는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드디어 포위 작전을 관둔 건가.”
통신병의 보고내용에 케이네스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쪽 방향으로 병력을 집중시킨 마왕군.
로건은 통신병의 보고를 듣자마자 서둘러 병사들을 통솔하기 시작했다.
알렉시드에 버금가는 지휘력.
케이네스는 로건의 새로운 모습에 살짝 놀라고 말았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분이셨군.’
배가 불뚝한 모습에 흔하디흔한 사치스러운 귀족이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전장에서는 용맹한 사자로 변하는 모양이다.
“흐음…….”
개미 떼처럼 바글거리는 마수들이 곧 시야에 들어왔다.
“쿠워어어어어어-!”
이내, 오우거의 포효와 함께 전쟁이 시작됐다.
케이네스는 평소처럼 지면에 스태프를 꽂은 채 트리플 캐스팅을 준비했다.
그 순간…….
콰앙!
“놈들이 도랑에 빠졌다! 기름병을 던져!”
“멍청한 놈들! 이번까지 포함해서 벌써 다섯 번이나 걸려들었어!”
“역시 짐승은 짐승이로구나!”
도랑에 빠져 버린 거체의 마수들.
병사들은 서둘러 기름병을 투척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수천L의 기름을 사용한 제18 남부 전선군. 말 그대로 천문학적인 돈을 내던진 셈이다.
하지만 기름은 무작정 돌진해 오는 마수들을 상대로 효과적인 역할을 해 주었다.
덕분에 제국군의 피해는 큰 폭으로 줄어들 수 있었다.
“저, 저건 또 뭐야?!”
누군가가 기겁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도랑에 빠진 동족의 머리를 짓밟고 높이 뛰어오른 다섯 마리의 오우거. 놈들은 전신을 흑철(黑鐵)로 제작된 마법무구로 무장하고 있었다.
쿠웅!
“무, 무슨…….”
“크워어어어-!”
당혹스러워하는 병사들의 목소리가 오우거의 포효에 파묻히고 말았다.
“기, 기름을 던져!”
황급히 기름병을 투척한 병사들.
이내, ‘챙그랑!’이라는 소리와 함께 오우거의 갑옷에서 기름이 잔뜩 흘러내렸다.
그 순간, 제1 마법기사단 소속의 한 마법사가 허공에 화염구를 띄워 내던졌다.
퍼엉!
화염구가 녀석의 상체에 직격했다. 이어, 기름에 불이 붙으며 활활 타올랐다.
그런데…….
스으으으-
갑옷에서 흘러나오는 새하얀 연기. 아니, 저건 냉기라고 하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기름에 붙은 불꽃은 순식간에 꺼지고 말았다.
그 광경을 목격한 병사들은 경악한 얼굴로 어깨를 움찔거렸다.
“저, 저게 뭐야?!”
“갑옷에…… 불꽃을 꺼트리는 마법진이 새겨져 있는 건가?”
그러나 제국군에게 생각을 할 여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크워어어!”
“이쪽으로 온다! 대피해!”
오우거들이 성벽을 향해 몸을 들이받았기 때문이다.
콰앙! 쾅! 콰콰쾅!
5m에 달하는 거대한 성벽이 천둥소리와 함께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넘어진 젊은 병사가 무너진 성벽을 멍하니 바라봤다.
“서, 성벽이…….”
그때, 누군가가 그를 향해 소리쳤다.
“도망쳐!”
그 목소리에 젊은 병사가 스윽 고개를 들었다. 이어, 그의 머리 위에서 떨어진 거대한 주먹.
콰앙-!
성벽을 무너트린 오우거들은 본인들의 역할을 완료했다는 듯 폭주를 시작했다.
놈들은 창을 내지르는 병사를 마치 장난감처럼 주먹으로 내려찍고, 발로 걷어찼다.
그 광경에 제국군의 사기는 바닥으로 내리쳤다.
“끄, 끝이야. 서둘러 퇴각해야…….”
로건이 이성을 잃은 듯 중얼거렸다.
모두가 공포에 질린 상황. 그 와중에도 덤덤한 자가 있었다.
“마도구라……. 조금 성가시긴 하지만, 번개면 충분하겠지.”
오우거를 향해 스태프를 겨눈 케이네스.
“엘리멘트 매직(Element Magic) – 썬더 캐논(Thunder Cannon)!”
전방에 펼쳐진 보랏빛 마법진에서 번개 광선이 쏘아졌다.
콰앙-!
“크워어어!”
오우거를 향해 뻗어나간 번개 광선은 이내 거대한 폭음을 일으켰다.
로건은 그 광경을 보고 입을 쩌억 벌렸다.
하지만…….
“제5 서클 마법을…… 버텨냈다고?”
갑옷의 일부분이 파손되며 큰 충격을 받은 듯 놈들이 다리를 비틀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제정신을 되찾은 오우거들은 케이네스를 향해 붉은 안광을 부라렸다.
“크르르르…….”
진득한 살기에 병사들이 흠칫 어깨를 떨었다.
“이번에는 정말로 만반의 준비를 해 온 모양이네.”
케이네스는 작게 헛웃음을 터트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바위와 가지각색의 마법들.
마법기사단이 펼친 장벽에는 수많은 균열이 만들어져 있었다.
오랫동안 버티진 못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