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st member of Top Idol RAW novel - Chapter (148)
#148화. 케이팝 찢었다
“어, 들어오신다.”
유이앱 방송 알람이 켜지자마자, 동시에 채팅창의 위의 숫자가 빠르게 늘어갔다.
신기하게도 매번 라이브를 켤 때마다 시청자 수가 느는 기분이었다.
그만큼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는 소리겠지만.
“더스티분들!”
하준서는 두 눈을 반짝이면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화면이 제대로 나오고 있는 걸 확인한 뒤였다.
“저희 컨셉 포토 보셨나요!”
동시에, 뜨거운 반응이 쏟아졌다.
외국어로 빠르게 내려가고 있는 댓글들 사이로 ‘컴백이 기대된다, 잘생겼다, 스포해 달라’는 한국어가 몇몇 보였다.
이번에는 강시우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저희 이번에 스포 절대 없습니다.”
“절대, 절대로~.”
차성빈이 생글거리며 말을 얹었다.
그러면서 옆에 앉은 서한을 팔로 툭툭 치며 덧붙였다.
“봐봐요, 우리 막내 완전봉쇄한 거.”
후드티 모자로 꽁꽁 싸맨 머리.
서한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후드티 줄을 더 세게 잡아당겼다.
“제 머리색은 비밀입니다.”
어젯밤 컨셉 포토를 본 더스티들로서는 상당히 황당한 소식이었다.
-응??
-ㅋㅋㅋㅋㅋㅋㅋㅋ도서한 왜 저러고 있는 거임?
-머리색 가리려고???
-너 이미 컨셉 포토에서 다 공개됐잖아 네가 젤 첫 번째 순서였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뭘 숨긴 건데 대체
댓글을 훑어보던 진세현이 고개를 홱 돌렸다.
확실하진 않은데 더스티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러했다.
“야, 어제 공개됐대.”
“응?”
서한은 두 눈을 끔뻑이며 쏟아지는 댓글들을 확인했다.
예전이었으면 더스티들의 말 한마디에 깜짝깜짝 놀랐을 서한이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았다.
“에이, 거짓말하지 마요.”
팬들한테 낚여서 한두 번 스포한 게 아니라는 듯 서한은 고개를 저으며 싱긋 웃었다.
“절대 안 속아 넘어감.”
-아니 진짜 공개됐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한아 제발 믿어줘 ㅋㅋㅋㅋ
-하도 팬들한테 농락당해서 신뢰를 잃었음 아 ㅋㅋㅋㅋㅋㅋㅋㅋ
-서한아 지금 짹짹 들어가 봐 글쎄 진짜 떴다니까?
-누가 우리 서한이를 맨날 속였어 ㅠㅠ
“제 머리색은 절대 비밀입니다. 한 가지 스포하자면 아주 잘생겼습니다.”
서한은 훌륭한 스포라고 생각했는지 뿌듯하게 웃었다.
본인의 인생 첫 탈색에 상당히 흐뭇해하는 모습이었다.
-그건 이미 18년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고
-네 머리색 이미 글로벌하게 다 소문났어 이 골든 햄찌야
-도서한만 모르는 컨셉 포토임? 왜 자기 컨셉 포토 뜬 걸 몰라 ㅋㅋㅋ
팬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자 하준서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제 슬슬 헷갈리는 눈치였다.
“뭐야, 어제 컨셉 포토 누구 떴어?”
“세현이잖아, 세현이.”
“나 아니야.”
“나이 역순으로 뜨는 거 아니었어?”
“어제 꿈에서 본 것 같은데 도서한이 떴어용.”
“나는 꿈에서 봤는데 시우 형이었어.”
혼란스러웠다.
-왜 다들 모르는 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도 기억 못 하는 거야?
-애들 연습하느라 어제 곧바로 뻗었나 어케 이걸 모르지
-울 애들 얼타는 거 존나 귀엽다
사실 맞았다.
어제 새벽까지 연습하다가 기절. 일어나자마자 연습실에 끌려갔다가 곧바로 라이브를 켠 터라 제대로 확인해 본 사람이 없었다.
때문에 논쟁이 이어졌다.
“나이순이라니까.”
“그러면 준서 형이네.”
“맞아, 난가 봐.”
하준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깊게 눌러 쓰고 있던 모자를 시원하게 벗었다.
“어차피 다 보셨죠?”
모자로 숨기고 있던 애쉬그레이의 머리색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어어어ㅓㅇ어ㅓ어 회색이야?
-개조아 준서야 ㅠㅠㅠ
-준서 머리색 스포 감사합니다
-컴백 개같이 존버하길 잘함 진짜
-이렇게 된 김에 노래도 불러줘 얘들아
-절대 스포 안 한다더니 얼레벌레 다 스포할 것 같다 더스티들아 빨리 찔러보자 ㄱㄱ
“응…?”
뭔가 잘못됐다.
하준서는 눈치를 보며 다시 모자를 뒤집어썼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진세현이 차갑게 식은 눈으로 말을 뱉었다.
“형, 컨셉포토 공개된 사람 도서한이래요.”
“…이거 아니야?”
응, 아니야.
* * *
그래도 티저 나이순인 건 맞지 않아?
→ 역순인 거 스포함
저희 너튜브 쇼츠로 싸비 한 소절은 스포됐잖아요
→ 아직 공개 안 함
너네 쇼츠로 스포하는구나 ㅋㅋㅋ
시우 형 파란 머리 미쳤는데….
→ 열심히 가리고 있었음
강시우 표정을 봤어야 했는데 ㅋㅋㅋㅋ
이 모든 걸 스포한 사람>> 서하임
결국 저러다가 진세현한테 한 대 맞고 쫓겨났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문제는 그 앞에서 도서한은 동공 겁나 흔들리고 있음 ㅋㅋㅋ
몇몇 개는 자연스럽게 넘어가려다가 서한이 때문에 다 들킴
막내라인이 라이브 캐리했다….
스포 고맙다 얘들아….
-결국 마무리 할 때 진세현이 해탈해서 자기 파트 불러줌
└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미친 진짜넼ㅋㅋㅋㅋㅋㅋㅋㅋ
└되게 남의 노래처럼 자연스럽게 불러서 나 몰랐다 ㅋㅋㅋㅋㅋㅋ
└세현이가 포기한 우주먼지 스포 라이브….
└뭐야 저도 알려주세요
└http://neotube.128nvdkf.com
-하준서 파워 당당하게 모자 벗어재끼는 거 보고 개놀람 일부로 가리고 있던 줄 알았지 ㅋㅋㅋㅋㅋ
└일부로 가린 건 맞음
└아니 왜 자기 티저가 공개됐다고 착각한 거야 ㅠㅠ 아 ㅋㅋㅋㅋㅋㅋㅋ
└와중에 맴서한 끝까지 후드티 안 벗음
└끝까지 못 믿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아가야 우리를 불신하지 마 ㅠㅠ
└더스티들이 놀려먹은 걸 생각해….
└도서한 저번 활동 라이브 때도 더스티들한테 낚여서 잔뜩 스포해주고 감….
└이거 프라이빗 메시지로 왔잖아 정말 라이브 끝날 때까지 안 믿고 있었다구 ㅋㅋ ㅠㅠ
* * *
그렇게 2주간의 긴 기다림이 끝나고,
마침내 스타더스트 정규 1집 ‘Undock’이 공개되는 날이 밝았다.
11월 23일.
시끌시끌한 방과 후의 교실.
고등학생 더스티들은 책상 앞줄을 점령하곤 모니터 화면을 휴대폰에 연결했다.
더스티 이현은 친구의 어깨를 흔들면서 흥분 섞인 말을 뱉었다.
“아아악! 왜 내가 다 긴장되냐?”
“너 어제 뜬 티저 봤지?”
“당연히 봤지! 개돌았다고…진짜….”
티저에서 도서한의 백금발을 살아 숨 쉬는 영상으로 본 순간부터, 아무래도 부정맥이 온 것 같았다.
어떻게 사람이 골든 햄스터?
보자마자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다.
“도서한 개잘생겼어.”
“이번 컴백 때 진짜 착장 돌았던데.”
“야, 티저에서 교복도 입었지?”
“교복도 입고, 하키복도 입고, 자켓도 입음….”
“하, 미쳤다. 벌써 찢었는데?”
몇 개월을 기다려 온, 우리 애들의 첫 정규앨범이다.
3분 뒤에 타이틀곡의 정식 뮤비가 오픈될 예정이다.
친구들은 호들갑을 떨며 아직 뜨지도 않은 뮤비 화면을 응시했다.
“야, 2분 남았다.”
“1분 남았어.”
길게만 느껴지던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고, 이내 카운트다운이 뜨기 시작했다.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기 위해 여기저기서 외침이 터져나왔다.
“10!”
“9!”
“8.”
“야, 무슨 새해 알람이야?”
“냅둬, 다들 진심이래….”
석식을 먹고 온 뒷자리의 남학생들이 투덜거리며 책상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더스티 이현은 이미 아드레날린이 머리끝까지 올라온 상태였다.
띠링-
경쾌한 알람과 함께, 마침내 뮤직비디오의 화면이 바뀌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욕설을 뱉었다.
“미친.”
텅 빈 거리.
버려진 전화부스에 멍하니 서있던 한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
옅은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
서하임의 입술이 조심스레 떨어졌다. 서하임 특유의 부드러운 음색이 팬들의 귀를 간질였다.
I’m in maze 출구를 찾고 있어
싱긋 웃는 미소에는 왠지 모를 아련함이 묻어 있었다.
“서하임 눈빛으로 사람 꼬시지 마라….”
“야, 얘 겁나 진지해.”
“순간 돌아버릴 뻔함. 이럴 거면 결혼해 줘.”
곧바로 까리한 비트가 이어지며, 차성빈의 랩이 튀어나왔다.
갇혀버린 시간 속 so many times
내가 찾으려던 건 only one time
오직 하나면 되는데
그게 잡히질 않아
유난히도 잘생긴 얼굴이 씨익 웃으며 목을 손으로 쓸어내렸다.
“차성빈 돌았어?”
이번 타이틀을 작곡한 게 차성빈이라고 들었다.
확실히 노래 자체에 차성빈의 느낌이 많이 묻어 있었다.
그래서일까.
처음 시도하는 스타일임에도, 멤버들과 색깔이 찰떡처럼 맞았다.
“돌은 거 맞는 듯.”
우리 애들이 작정한 게 분명했다.
첫 정규 앨범이라고 회사도 이를 갈았는지, 코디부터 노래, 안무까지 뭐 하나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강시우의 얼굴이 클로즈업되었을 때는 뒷자리에서 탄성이 튀어나왔다.
“진짜… 잘생겼다.”
엇갈려 버린 시간선.
누군가는 아련하게, 누군가는 행복하게. 텅 빈 지구 속 한 사람을 찾아 헤매고 있다.
그냥 멈춰버릴까
너를 향해 보내는 S.O.S
핑크색의 머리로 염색한 서이안이 환하게 웃으며 카메라를 손으로 가렸다.
“아아아악!”
더스티 이현은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오늘부터 서이안이 내 최애다!”
서이안 퍼스널컬러가 언제부터 벚꽃이었냐.
봄을 한참이나 넘긴 시점에 사람 마음을 이렇게 간질간질하게 만들 수 있는 건가 싶어질 정도였다.
“이번에 애들 다 돌았는데?”
그것을 증명하듯,
화면이 전환되며 원색의 하키복을 입은 멤버들이 웃으며 튀어나왔다.
깔끔하고도 완벽한 동선이었다.
소녀와 함께했던 모든 시간선을 찾아나선 스타더스트 멤버들.
수많은 시간 중 하나에는 네가 있을 거라고 외치는 듯한, 간절한 손짓이 이어졌다.
중간에 서한이 센터로 튀어나오는 안무에선 옆자리의 친구가 비명을 지르며 발을 굴렀다.
“도서한 존나 잘생겼어!”
“내 이상형이 확실하다….”
Mayday Mayday Mayday
무언가 잘못됐어 내 손을 잡아줘
엇갈린 시간선에 표류된 것 같아
빈 우주를 떠돌고 있어
착착 맞는 발소리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쾌감마저 선사했다.
어떻게 춤을 저렇게 잘 추는지.
“센터가 괜히 센터가 아니다….”
팀의 무게 중심을 확실히 잡아주는 서한의 춤선이 화면에 잡혔다.
서한은 확실히 이렇게 강렬한 비트에서 물 만난 고기 마냥 날뛰었다.
스타프 시절의 설렘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다시금 가슴이 벅차올랐다.
Mayday Mayday Mayday
무언가 잘못됐어 외침을 들어줘
엇갈린 시간선에 표류된 것 같아
너를 찾아 다니고 있어
안무도 빡센 데다가, 노래조차 스타더스트가 여지껏 소화해 온 모든 스타일 중에 가장 강렬한 편이었지만….
벌써부터 싸비 파트가 귀에 감기는 것만 같았다.
친구들은 제 팔을 잡고 방방 흔들며 말을 쏟아내었다.
“노래 중독적인데?”
“야, 잘 뽑았다.”
“하아… 나 심장이 뛰어. 기절할 것 같아.”
“이거 대박날 각이야.”
더스티 이현은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을 뱉었다.
한 가지는 확실했다.
“우주먼지가 케이팝 찢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