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st member of Top Idol RAW novel - Chapter (25)
25화. 꿈
진세현: 기존나쎔
초코하임: 기빨리게함
도햄찌: 외유내강
하준서: 흐엥
이준혁: 뒤통수인듯
이정도면 캐해석 잘한거야?
-아 미친 하나하나가 주옥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 왜 애들 이름도 똑바로 안 적는 건데
└서하임을 초코하임으로 적는 것부터 일단 너무 킹받음
└도햄찌 외유내강 진세현 기존나쎔 ㅇㅈ
└바디위시 나온 거부터 기존나쎔은 확정이야
-아니 다른 거 다 둘째치고 이준혁 뒤통수 뭐임 ㅅㅂ 진짜 ㅋㅋㅋㅋㅋ
└나도 이게 젤 웃곀ㅋㅋㅋㅋㅋ
└하준서 흐엥도 봐주세요 ㅋㅋㅋㅋㅋ
└똘망똘망한 눈으로 흐엥 거릴 거 같단 말이야
└준서 너무 살아있는 곰돌이라서 귀여워 미쳐버릴 것 같음
└흐엥 흐엥~
└준서야 ㅅㅂ 누나가 사랑해 ㅠㅠㅠㅠㅠㅠㅠ
-아 이 집 캐해석 맛집이네
└뭔말인지 다 이해될 것 같아서 너무 열받음
└222 선생님 다음 편도 써주세요 제발요
└이준혁 캐해만 뭔 지랄난거야
-외유내강 서한아 누나랑 결혼하자
└도서한: 제가 외유
└제가 왜유 ㅇㅈ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 댓글들이 다 미쳐돌아가요
“제가 외유….”
아.
뭔 소리인가 했는데.
“미친.”
이 사람들 드립 학원이라도 다니는 거 아닐까?
쿨럭-
하마터면 댓글을 읽다가 사레 들릴 뻔했다.
하준서는 콜록거리고 있는 나를 힐끗 돌아보며 물었다.
“반응 좋아?”
“네, 다행히 다 괜찮은 것 같아요.”
지난 방송부터 이준혁과 삐그덕거리는 것이 나왔던 터라, 혹시나 오늘도 악편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결과물이 좋아서였나. 특별히 갈등 구도를 노린 편집은 없었다.
특히 이 글.
“이준혁 뒤통수….”
격하게 공감이 가는 게시글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전화를 집어넣었다.
세상에 이렇게 현명한 사람이 많다니까?
* * *
다음 날 오전.
익숙한 세트장에 둘러앉은 연습생들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등급평가 당시 촬영이 있었던 스튜디오다.
그런고로, 오늘 역시 중요한 촬영이 대기하고 있었다.
카메라 on.
조명 on.
분주한 스튜디오 내로 스탭들이 바쁘게 뛰어다닌다.
“네, 잠시 뒤에 촬영 들어가겠습니다! 준비해 주세요!”
카메라의 빨간 불이 들어오자, 나는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쑤셔넣고 정면을 응시했다. 진세현 역시 마른 침을 삼키며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사실 즐기는 건 딱 어제까지였다.
본방사수보다 중요한 1차 순위 발표식. 내 입가에서도 웃음이 사그라들었다.
“오랜만이네요, 여러분.”
한다원 MC가 미소를 지으며 마이크를 들었다.
저편에서부터 그가 걸어오자 곳곳에서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지만, 상반되게도 숙연한 분위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짝짝짝….
어쩐지 허공을 향해 치는 듯한 박수 소리 속에, 한다원은 애써 딱딱하지만은 않게 말을 이었다.
“쉬는 시간이 아주 짧았을 텐데, 그래도 푹 쉬었어요?”
“네에엑!”
뜬금없이 우렁찬 외침이 들려오자 사방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나름 리액션을 해보겠다고 나섰는데 저만 대답할 줄은 몰랐는지, ‘네에엑’의 주인공은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MC 한다원은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연습생의 말을 받아쳐 주었다.
“다행입니다.”
그러나, 그 뒤에 이어질 말은 결코 다행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여러분에게 좋지 못한 소식을 들고 오게 되어 마음이 좀 그렇네요.”
“…….”
차가운 공기가 스튜디오에서 내려앉았다.
탈락을 직감하고 한숨을 푹푹 내쉬는 연습생들과, 리액션을 따내기 위해 곳곳에서 울려퍼지는 탄식. 카메라는 그런 연습생들의 얼굴을 한 명씩 클로즈업하기 위해 빙글 돌았다.
“오늘 누군가는 데뷔를 향한 꿈을 뒤로하고, 잠시 스타더스트 월드를 떠나야만 합니다.”
많은 수의 탈락자가 예정되어 있는 1차 순위선발식.
한다원이 잠시 뜸을 들이다가 입을 떼었다.
“1차 평가의 결과에 따라 스타더스트 월드에 남아있을 수 인원은 총… 스물한 명입니다.”
“헙….”
누군가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미리 이 상황을 알고 있던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충격받은 얼굴들이었다.
놀랄 만하지.
겨우 첫 번째 순위 발표식인데, 여기서 스물한 명이 남는다니.
대충 셈을 해봐도 상당한 숫자였다.
“스물한 명이라고?”
“서른넷에서 스물한 명이면…. 와, 너무 많이 떨어지는데?”
진세현은 짧게 머리를 굴려보더니 한숨을 푹 내쉬었다.
1차 평가부터 무려 열세 명이 탈락한다. 거의 절반 가까이 되는 인원이 나갈 예정이라니.
동시에, 탈락 위기가 되어버린 중간대 순위 연습생들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그때, 내 시선이 건너편에 서있는 이준혁을 향했다.
정면을 응시한 채 미동도 않는 입꼬리. 그간 내가 봐온 감정적인 성격과는 다르게 오늘따라 표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그 난리가 난 뒤에 자진 하차를 할 줄 알았건만 의외로 버티고 있다.
운 좋게 21위 안에 들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왔으려나.
물론 멘탈은 완전히 박살 난 것 같지만.
어떻게 표정까진 숨겼을지 모르겠는데, 요동치고 있는 눈빛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에 이준혁을 향하고 있던 시선을 거두었다.
그때, 한다원이 연습생들을 천천히 돌아보며 다시 대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어떻게든 미뤄보려 해도, 결국은 맞이해야 할 시간.
연습생들의 운명을 가를 순위 발표를 위함이었다.
떨리는 목소리가 천천히 입을 떼었다.
“그러면 20위부터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 * *
꼴깍.
침을 삼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하위권 연습생들의 희망인 10등대 구간.
“19위 최원석 연습생.”
“18위 채태현 연습생.”
한 명씩 이름이 불릴 때마다 안도의 한숨 소리와 작은 탄식이 뒤섞이고, 몇몇은 차마 모니터도 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17위 서이안.”
“감사합니다….”
저편에서 서이안이 빨개진 얼굴로 주저앉는 모습이 보였다.
원래도 1차 순위 평가는 살아남을 형이었지만, 내가 기억하는 순위보다 두 계단 올랐다.
아마 KJ와의 일이 알려지면서 동정표를 조금 모은 것 같았다.
투표 기간이 며칠만 더 길었어도 순위는 더 올라갔겠지.
나는 서이안 형을 향해 싱긋 웃어 보였다.
저 형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그 간절한 꿈을 위해 어찌나 노력했는지 알고 있다.
상대가 서이안이라면 얼마든지 응원하고픈 마음이었다.
그렇지만.
웃음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아직 내 이름이 불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디션 2회차, 조금은 태연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전혀 진정되고 있지 않은 심장은 내가 적잖이 떨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후….”
연습생들의 이름이 한 명씩 불릴 때마다, 내 목이 조금씩 조여지는 기분.
이전 생 내 1차 순위 선발식 결과였던 15위는 이미 지나쳤다.
“13위 최한.”
그 위로는 애아빠의 이름이 불러졌고,
한 등수, 한 등수씩 올라갈 때마다 조금씩 익숙한 이름들이 귀에 꽂혔다.
스타더스트 최종 멤버는 안 됐어도 내 순위 훌쩍 위에 있던 유명한 연습생들.
그중에는 다른 그룹으로 데뷔해 잘나갔던 권태원, 송영빈 등의 이름도 있었다.
나는 그 이름을 들으며 반사적으로 박수를 쳤고,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으며,
순간 넋을 놓은 채 멍하니 앉아 있기도 했다.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아직까지도 내 이름이 안 나오는 거지?
“서한아, 우리 이름 언제 나올까….”
“하, 떨려서 죽을 것 같아….”
틈만 나면 종알대던 서하임도 기어들어 갈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하준서는 마른세수만 연신 하고 있을 뿐이었다.
저 둘이야 높은 순위로 1차 순위 선발식을 통과할 테지만.
나는 그렇게 높은 순위를 기대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 않나?
어느덧 한다원이 부르는 순위가 한 자릿수에 접어들었다.
나는 아랫입술을 잘근거리며 초조해진 숨을 골랐다.
“9위 진세현 연습생.”
“8위 최준우 연습생.”
7위부터는 데뷔권이다.
나는 어느새 식은땀에 젖은 두 손을 모으고선 내 이름이 호명되기를 기다렸다.
센터 자리를 따냈으니, 내 생각보다 더 선방했다면.
어쩌면 7위의 자리를 노려봤을 수도 있다.
헌데, 한다원의 입에서는 다른 이름이 튀어나왔다.
“7위 이도경 연습생. 앞으로 나와 의자에 착석해주시길 바랍니다.”
“와! 감사합니다!”
앞줄에 앉아있던 이도경 연습생이 감격한 얼굴로 뛰어나갔다.
첫 번째 순위 선발식에서 데뷔 순위 안에 들었으니 기쁠 만도 할 터.
“제가 오늘 받은 순위, 정말 영광스러운 순위라고 생각하고요. 앞으로 실망시켜 드리지 않게끔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다원의 간단한 인터뷰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나는 그들의 대화에 조금도 집중하지 못했다.
스타더스트 프로젝트라더니, 어째 우주 속을 유영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다.
나 혼자 동떨어진 것처럼, 이 거대한 스튜디오에 홀로 앉아 있는 것 같다.
이도경의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데뷔 순위권 연습생들의 호명이 이어졌다.
“5위 서하임 연습생.”
옆자리가 비고,
“4위 차성빈 연습생 나와주….”
앞자리도 비어버렸다.
서른네 명의 연습생들로 가득 채워졌던 좌석이 휑해지더니 텅텅 비어가기 시작했다.
이렇게나 많은 이름이 불렸는데도 내 두 발은 여전히 미동 없이 바닥에 붙어있었다.
어느 순간,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미 4위까지 불렀는데, 그 이상 순위를 바라는 건 욕심이잖아.’
현실적으로, 나는 남은 네 자리에 내 이름이 없음을 직감했다.
그래도 힘겹게 센터 자리까지 따냈는데.
이번 생에도 기대할 만한 발전은 없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처음부터 겁 없이 데뷔권을 노린 것은 아니었지만, 탈락 위기에 이를 정도로 내 순위가 낮았던가?
그게 아니라면….
그게 아니라면….
대체 언제 내 이름이 불리는 거지?
“3위……연습생…축하드…립니다.”
“야!”
흔들흔들.
누군가 나를 다급히 부르는 목소리와 함께,
잠시 차단되었던 시야가 환해졌다.
MC 한다원이 넋이 나간 내 쪽을 보며 힘차게 외쳤다.
“3위 도서한 연습생! 앞으로 나와주세요!”
뭐?
3위?
“그래, 너 나가라고!”
하준서가 힘차게 내 등을 떠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