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reverted to being a K-drama genius RAW novel - Chapter 157
– 도래원 리스펙!!
– 결말 별로라고 욕한 과거의 나! 혼 좀 나자ㅋ
래원과 두 작가가 각각의 인물에게 갖는 애정의 길이 만큼,
후일담 문건의 길이는 꽤나 길었다.
「 [심덕분]에게는 유튜버로서의 데뷔와 ‘실버 버튼’이 곧 그녀 인생의 ‘골드 버튼’인 셈이었고요. 그리고 가장 젊은 두 청춘, [학식 누나]와 [급식 동생]은 구글에서 보내주는 ‘골드 버튼’을 따냈습니다. 두 친구에게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인 것입니다. 골드 버튼을 발판삼아, 앞으로 그들 ‘인생의 골드 버튼’을 따낼 거라는 희망과 성장의 여지를 남겨놓고 싶었습니다. 」
– ‘골드 버튼이 끝이 아니라 시작’ 이라는 말 학식누나랑 급식동생한테 완전 잘 어울리지 않음?
– 학식누나랑 급식동생 주연으로 시즌2 갔으면 좋겠다 진짜로! 진심으로ㅜㅜ!
– 진짜 이 드라마 작가들이랑 감독은 믿보작~! 믿보감~!
「 적지 않은 시청자분들께서 자신이 응원하던 인물이 골드 버튼을 따지 못해서 아쉬워하시는 거로 압니다. 외람되게도 저희 제작진은 이것이 가장 완성도 있는 결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완성해줄 수 있는 그런 결말이요. 이렇게 후일담을 남기는 것보다 드라마로 모든 것을 보여드렸어야 했는데 역량 부족으로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이 글이 시청자 여러분들 인생의 ‘골드 버튼’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드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
래원과 차여름, 박은정의 진심이 시청자들에게 닿았던 것일까?
차여름이 댓글창을 막을 만큼 우려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토크톡 게시판과 드라마 커뮤니티, 그리고 각종 SNS에서 에서 시청자들이 제작진의 노고와 마음을 헤아려주고 있었다.
이를 모니터하던 래원의 가슴이 벅차올랐다.
래원 자신을 비롯한 제작진과 시청자의 마음이 하나 되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그것도 드라마가 종방한 이후에 말이다.
그때,
지이이이잉——
래원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래원을 불렀다.
박현만 대표였다.
“네, 대표님.”
– 도 피디님, 제가 지금 메일 하나 드릴 건데요.
“메일이요? 무슨···?”
– 예능 프로그램 리스트랑 매거진 리스트요.
“··· 예능, 매거진 리스트라니요?”
– 도 피디님이랑 래미한테 섭외 요청 들어온 리스트입니다.
“네에···?”
– 1월 출국 전까지 화보도 찍으시고 예능도 나가셔야겠어요. 물론 감독님이 원하시는 것만 고르시라고 리스트 드리는 겁니다!
시청자들과의 교감에 벅차오른 감정이 채 가라앉기도 전이라,
래원은 연타로 얻은 소식에 어안이 벙벙했다.
좋고 싫음 이전에 신기한 감정이 먼저 들었다.
‘예능은 나가본 적 있지만, 그때는 드라마 홍보차였는데···.’
그간 도래원 개인에게 관심이 집중된 예능 출연은 해본 적 없었고, 더더욱이 래미와의 동반 출연은 처음 받는 제안이었다.
‘래미랑 나를? 게다가 화보 촬영이라니···?’
예상 밖의 일정이 들이닥친 것이다.
박현만 대표가 건넨 유럽 행 티켓 날짜가 1월로 찍혀있었던 것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 일단 메일 드린 리스트 보시고 다시 통화하죠.
“네, 회신 드리겠습니다.”
– 참, 후일담 잘 읽었습니다. 도 피디님 드라마는 항상 사람 냄새가 나서 좋아요. 이건 투자사나 제작사 입장이 아니라 시청자로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래원은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고서,
메일로 온 리스트 파일을 열어 읽어보았다.
솔직히 싫지는 않았다.
예능과 매거진 화보라니···.
적잖이 놀랐지만 전생과 이생을 통틀어 난생 처음 받아보는 제안이라 신기하고 기분도 좋았다.
“래미랑 함께 하는 일정이라···?”
걱정 반 기대 반, 신기함과 설렘, 뿌듯함 등등.
온갖 마음이 뒤섞여 어느새 얼굴색이 환해진 래원이었다.
K드라마 천재로 회귀했다! 148화 – 리디북스
래원은 이내 진지한 얼굴이 되어, 박현만 대표가 보내온 섭외 리스트를 검토해보았다.
언론사 인터뷰 요청 건,
매거진 화보 및 인터뷰 요청 건,
예능 프로그램 출연 섭외 건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언론사 인터뷰는 라운드 인터뷰나 서면 프레스킷으로 대신하기로 하고···.”
특정 언론사만 골라서 인터뷰에 응해주면 뒷말이 나올 게 뻔했다. 득보다 실이 클 것이다.
그렇다고 다 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것이 최선이었다.
매거진 화보 및 인터뷰는 여성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여성지를 잘 모르는 래원도 이름은 들어봄 직한 곳들도 리스트에 있었다.
잠시 고심하던 래원은,
“내가 연예인도 아닌데···. 딱 2곳만 하는 게 적당할 거 같다. 여성 매거진, 연예 매거진.”
하나는 주부 드라마 팬들이 많이 볼 것 같은 여성 매거진,
또 하나는 10대와 20대가 주요 독자층이면서 래미의 브라이트 걸스 활동에도 도움이 될 만한 연예 매거진이었다.
마지막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골라야 할 차례가 왔다.
리스트에는 공중파와 케이블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명단이 올라와 있었고, 게스트로 유명인과 인플루언서를 초대하는 포맷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거의 다 있었다.
누구나 그렇듯 래원에게도 예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과, 괜히 나가서 말실수하면 본전도 못 찾는다는 압박감.
“도 섭외 들어왔네?”
리스트에서 이 프로그램을 보자마자 래원은 MC 용마루의 얼굴을 떠올렸다.
예전부터 래원을 섭외하고 싶어했던 용마루.
래원에게 앙심을 품은 그가 과거 ‘브라이트 걸스’ 편에서 래미에게 무리한 요구를 했으나, 그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래미의 인기와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됐던 기억까지 되새김질처럼 래원의 머릿속에 스쳤다.
그리고 그 아래는 가 있었다.
이 2개의 프로그램이 SBC의 예능의 양대 산맥인 만큼 둘 중 하나는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예능도 딱 2개만 나가자. 1개만 하기에는 아쉽고, 3개는 부담스러우니.”
래원은 예능 리스트를 다시 한번 쭈욱 훑어보았다.
“나가본 적도 있고 아는 사람도 많은 를 고르고···. 하나는 익숙한 거로 할 거면, 나머지 하나는 신선하고 새로운 게 좋겠지?”
예능은 파급력이 상당하기에,
래원은 자신과 래미를 위해 가장 적합하면서도 재밌을 것 같은 프로그램을 찾아 한참 동안 머리를 굴렸다.
“그래. 이게 좋겠다.”
그것은 요즘 래원도 시간 날 때마다 애청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시작하고 자리 잡은 지 얼마 안 된 데다가 요즘 시청자들 호응도 좋고, 출연진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나가면 이슈도 되고 재밌겠는데?”
결국 수십 개의 리스트 중,
2개의 매거진 화보 및 인터뷰와 2개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결정 지은 래원.
박현만 대표에게 메시지를 보낸 후 다시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메시지 드렸습니다. 일단 제 선택은 그런데, 최종 결정은 래미 의견도 물어봐 주시고요, 브잇걸걸스 매니지먼트 차원에서 도움이 될 만한 선택인지 검토하신 후 회신 주세요. 기다리겠습니다.”
며칠 후,
래원의 선택을 래미와 원더빅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회신이 왔다.
“오빠! 나 너어어어무 기대 돼! 오빠랑 동반 화보랑 예능이라니! 우리 남매 많이 컸다. 그치?”
래미에게서도 한껏 들뜬 목소리로 연락이 왔더랬다.
이후의 스케줄은 빠르게 추진됐다.
래원이 선택한 것 중에서 첫 번째 일정은 녹화였다.
“요즘 대한민국 연예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남매죠! 도래원 드라마 감독님과, 브라이트 걸스의 도래미 씨를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도래원 입니다.”
“안녕하세요, 브라이트 걸스, 래미 입니다.”
MC가온의 힘찬 오프닝 멘트로 SBC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의 녹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래원 감독님은 예전에 드라마 편에서 함현우, 원준혁 배우와 함께 촬영장 집들이하신 적이 있었고, 래미 씨는 오늘이 저희 프로그램 초면이시죠?”
한편, 지금 촬영 장소로 쓰이고 있는 이곳은 다름 아닌 래원의 집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집들이’ 컨셉을 기본 포맷으로 하기에, MC 가온이 게스트의 집이나 작업실, 연습실 혹은 촬영장 등을 방문하는 형식이다.
때문에 오늘은 래원의 집에서 촬영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이를 준비하느라 래원은 간만에 대청소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원더빅 홍보팀의 비주얼 디렉터와 소품 팀의 도움을 받았더랬다.
특히 주촬영 장소가 될 거실 인테리어는 모던한 풍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
래원이 원래 꾸며놓은 블랙 앤 화이트 컨셉을 그대로 유지하되, 고급 커튼과 소파를 협찬받았다.
“여러분은 지금, 혼자 사는 30대 미혼 남자의 집을 보고 계시는데요.”
MC가온이 약속된 멘트를 치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집안을 둘러보았다.
카메라 워킹도 그의 시선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고,
래원은 쑥스러움에 그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방은 프라이버시라는 게 있기 때문에 시청자분들을 대신해서 저만 대표로 살짝 구경하겠습니다.”
래원의 침실과 옷방을 지날 때마다 카메라에 담지는 않고, MC가온이 빼꼼히 들여다본 후 한 마디씩 코멘트를 해주었다.
“블랙 앤 화이트 톤으로 굉장히 깔끔한 느낌인데요. 감독님의 평소 성격이 집안 곳곳에 묻어나오는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의 방.
“이 방은 뭔가요? 딱 봐도 여자 방인데? 혹시, 이건 편집용일까요? 도 감독님의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으하하, 아뇨. 여기는 래미 방이에요.”
“아, 래미 씨는 숙소 생활하지 않나요? 알리바이로 쓰기에는 영···.”
“헤헤. 제 방 맞아요. 데뷔하기 전까지 같이 살았거든요.”
“네, 언제든 오라고 래미 방 안 치우고 그대로 두고 있습니다.”
“오오. 밖에서는 드라마 제작 현장을 진두지휘 하시지만, 안에서는 이렇게 또 세심한 오빠의 모습을 갖고 계시네요.”
요즘 유행하는 랜선 집들이처럼 집안을 한 번 훑어본 후,
다시 메인 촬영 장소인 거실로 돌아온 MC가온.
그가 무언가 발견하고는 딱 걸렸다는 듯한 말투로 진행을 이어갔다.
“사실 이 장식장이 처음 들어올 때부터 눈에 띄었습니다. 마치 ‘나 방송에 내보내 줘!’ 라는 듯한 자태로 떡 하니 서 있는 게 말이죠.”
“맞아요. 오빠가 아끼는 것들 다 넣어놨어요. 까놓고 말해서 자랑하고 싶은 것들.”
“하하하. 그냥 솔직히 혼자 의기소침할 때 보고 뿌듯해하고 그러는 용도죠. 부끄럽네요. 별거 아니에요.”
대화는 자연스럽게 거실 한쪽에 놓인 장식장 앞에서 흘러갔다.
래원이 그간 받은 트로피들이 진열된 곳.
MC가온이 7개의 트로피를 훑어보며 하나씩 시청자들에게 소개했다.
– 밴프 로키상 멜로드라마 부문
– 백상예술대상 TV작품상
– SBC 연기 대상 작품상
– SBC 연기 대상 작품상
– 백상예술대상 TV 연출상
– 몬테카를로 님프상
– 서울 드라마 페르티벌 작품상
각 트로피를 언급할 때마다,
MC가온과 래원 사이에 해당 작품과 해당 시상식에 대한 에피소드나 질의가 오갔다.
“어? 그런데 에미상 트로피가 없네요?”
“아···. 네.”
“‘페르소나’로 TV드라마 감독상 수상하신 거 저희가 다 알고 있는데, 트로피는 어딨죠? 잃어버리셨나요?”
“하하하. 설마요.”
“그럼 어디에 있나요?”
“흔히 말하 듯 드라마는 혼자 만드는 게 아니잖아요. 상도 혼자 탈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특히 에미상은 그 영광이 상당하기 때문에, 서포트 많이 해준 SBC 드라마국의 것이라고 생각해서 따로 전했습니다.”
지금 이 대화가 사석이 아니라 방송으로 나가는 것이라 특정해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래원은 지금 황태수 선배를 떠올리며 말하고 있었다.
황태수와의 관계 덕분인지 SBC를 나가는 일이 생각보다 편하게 진행됐더랬다.
“이 메가폰은 뭔가요? 순금인 거 같은데, 한 번 살짝 깨물어 봐도 될까요?”
“하하하, 네.”
MC 가온은 장식장 한 켠에 자리하고 있는 메가폰 모양의 금장식을 손에 들고 정말로 살짝 깨물어보았다.
“오오, 진짜 금 맞네요. 선물 받으신 건가요?”
“네, 어느 감사한 분께서 제 인생의 ‘골드 버튼’을 응원한다면서 주신 선물이에요.”
이에 카메라 뒤편에서 박은정 작가가 피식 웃는 게 보였다.
그녀는 을 마치고 다시 로 복귀한 후 오늘 첫 녹화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래원과 눈이 마주치자 두 사람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이어서 녹화 주제는 자연스럽게 래원의 향후 거취로 넘어갔다.
“얼마 전에 종영한 을 끝으로 SBC를 나가신다고 들었습니다.”
“네, 그렇게 됐습니다. 입사한 지도 벌써 만으로 5년 가까이 되어가네요. 향후 거취는 아직 도장을 찍지 않아서 구체적인 말씀은 조금 조심스러운데요, 기존보다 더 자유로운 포맷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신생 제작사에서 일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 아직 도장 찍기 전이시면 민감할 수도 있는 질문에 솔직히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 이야기는 빨리 넘기기로 하고요,”
MC가온은 익히 소문이 난대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게스트를 배려하는 것 또한 잊지 않으며 진행 실력을 뽐냈다.
때문에 래원과 래미는 예능 출연이 익숙지 않음에도 편안하게 녹화에 임할 수 있었다.
“잠깐 카메라 메모리도 갈고 쉬었다 가겠습니다!”
돌연 김우태PD가 외쳤다.
래원이 기지개를 켜며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로 갔다.
“어우, 피디님 저 괜찮게 나오고 있나요?”
“네, 나중에 방송 나가면 이슈가 꽤 될 정도로 잘 나오고 있습니다. 이대로만 해주시면 돼요. 긴장하실 필요 없어요. 저희가 재밌게 편집하면 되니까요.”
래원의 걱정에 김우태가 웃으며 답했고,
MC가온도 옆으로 다가와 거들었다.
“맞아요. 웃기시려고 너무 애쓰실 필요 없습니다. 그건 제가 할게요. 도 감독님이랑 래미 씨는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평소 모습만 보여주세요.”
래원은 일전에 박현만 대표가 보냈던 섭외 리스트를 떠올리며, 고민 끝에 를 택한 것에 만족감을 느꼈다.
녹화하는 동안 온 연락을 처리하느라 휴대폰을 잡고 있는데 스타일리스트가 래원과 래미에게 달라붙어 메이크업을 수정해주었다.
“와···. 이거 너무···.”
래원은 지난 라운드 인터뷰 이후에 수많은 연락에 시달리고 있었다.
래원의 차기작이 정해진 바도 없고, 검토 중인 것도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각종 제작사와 작가들 측에서 연락이 물밀듯 쏟아졌기 때문이다.
지금도 두 시간 가까이 휴대폰을 꺼둔 사이 다양한 기획안과 대본 연락이 와 있었다.
래원이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데,
지이이이이잉——
홍 대표에게서 온 전화.
“네, 대표님. 안 그래도 연락 드리려던 참이었어요.”
– 연락? 왜? 설마··· 도 피디, 계약 엎자는 건 아니지?
“하하. 아뇨. 도장 찍어야겠습니다.”
– 크하하하. 그래 잘 생각했어. 어차피 찍을 거 빨리 정리하자고. 이선필이 통해서 도 피디가 원하는 추가 조건들 이야기 들었거든. 다 맞춰서 계약서에 조항 추가했으니까 얼른 마무리 짓자고.
지금 래원에게는 매니지먼트 업무를 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쏟아지는 연락을 일일이 응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비효율적이었으니까.
래원이 직접 응대하다 보면 감정 상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고, 그 시간에 기획안과 대본을 하나라도 더 검토하고 싶었다.
지이이잉——
홍 대표의 비서가 보내온 메일이 왔다.
수정된 계약서.
래원이 요구한 추가 조항이 들어가 있었다.
기존 조항인 [‘을’은 및 향후 JC ENM에서 출범할 방송사와만 독점 계약을 이행해야 한다.]에 단서를 추가하여 [단, 이는 국내 작업에만 해당한다. ‘을’의 해외 작업에서 ‘갑’은 매니지먼트 역할만 제한적으로 수행한다.] 를 덧붙였다.
지난 시상식 투어에서 깨달은 바가 많가 많았던 래원은 국내에서만 안주하고 싶지 않았다.
일전에도 홍 대표와 이선필에게 해외 작업은 자유롭게 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기에, 이 같은 래원의 요구를 흔쾌히 들어주었다.
수정된 계약서를 꼼꼼하게 훑어보는 래원.
만족스러웠다.
‘됐다. 이제 도장 찍어도 되겠네.’
래원은 이제 더는 뜸 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래원이 어디를 가든 거의 독촉에 가깝게 차기작 문의가 그치질 않고 있었으며, 스케줄 연락을 대신 처리해줄 매니지먼트가 필요했고, 쏟아지는 기획안과 대본을 검토하고 물색하려면 하루빨리 계약을 하는 것이 최선이었으니까.
래원은 이선필과 홍 대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래원] 수정된 최종 계약서 확인 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두 분 만나 뵙고 계약 정리했으면 합니다. 이번 주 중으로요.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