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oes, Demons & Villains RAW - chapter (35)
34악당의 소풍
시골의 숲이란?
솔직히 대단히 위험한 장소다.
치안 병력이 부족한 것은 기본, 그만큼 도적 등이 활동하기 좋다.
게다가 최소한의 정비조차 되지 않아, 인도도 없을뿐더러 어떤 맹수가 튀어나올지조차 짐작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이곳은 일장일단이 있었다.
우선 워낙 깡촌이라 도적도 없다는 점.
과거 야검자가 세운 도적들의 조직, ‘나이트 워커’의 패망 이후, 도적이라는 직업도 사양길에 접어든 만큼 당연한 일이었다.
반면 맹수의 위험도를 따진다면, 이 숲은 가히 지옥이라 할 만하다.
거대한 늑대 무리의 보스였으나(아마도), 배신당해 쫓겨난 거대 늑대와(추정하길), 어느 약술사의 동물 실험에 의해(어쩌면), 요마 못지않게 똑똑해진 여우가(짐작건대)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볼때.
이 숲은 최고의 테스트 지역이었다.
놈들을 녀석의 칼날 받이로 삼는다면?
집값을 떨어트리던 원흉이 제거된다. 녀석에 대한 테스트까지 되는 건 덤!
그야말로 숙련된 악당만이 짜낼 수 있는 교활하고도 완벽한 계획!
나는 그렇게 의기양양하게 길을 나섰다.
예상치 못한 고난에 직면하기 전까지는.
사락. 사락.
망할… 체력 소모가 생각보다 심하군.
눈밭을 걸어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피로가 쌓이니까.
심지어 숲길이라면 말할 필요도 없고.
평상시라면 괜찮았을 텐데.
몸 상태도 안 좋은 데다가, 사전 답사로 체력을 소진한 게 문제였다.
차라리 몸을 회복하고 올까 싶을 정도.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나한테는 낭비할 시간이 없으니까.
녀석이 먼저 숲을 파악해 버리든, 아니면 늑대와 여우를 처리해 버리든. 시간을 끌면 끌수록 테스트할 기회가 날아갈 가능성은 커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숙련된 악당은 아무리 골병이 들었어도 전력을 다해 움직일 수 있어야 하는 법.
나는 아득바득 숲길을 헤쳐 나갔다.
그리고 제1관문 앞에서 눈을 번뜩였다.
좋아, 일단 여기다.
큼지막한 나무 주변에 녹아 있는 눈.
그 흔적을 본 나는 음험하게 웃었다.
이건 늑대가 영역 표시를 한 흔적이다.
놈은 이 근처에 있을 터.
우리가 영역에 들어온 이상, 냄새를 맡고 부리나케 달려올 것이다.
나타나지 않으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그러려고 돗자리까지 챙겨 온 거니까.
녀석의 곁에 찰싹 붙어 있는 한, 늑대 따위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내 몸 하나 빼낼 수는 있고.
자아, 어디서 나타날 테냐?
늑대가 나타나면 언제라도 몸을 빼낼 준비 태세를 갖춘 채, 나는 서서히 속도를 늦췄다.
계집애를 방패로 세우기 위해서든.
아니면 녀석의 뒤에 숨기 위해서든.
거리가 멀어져서 좋을 게 없었으니까.
하지만 1차 관문을 다 지나갈 때까지 늑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뭐야, 이 자식?
설마 그사이에 얼어 죽은 건 아닐 텐데?
잠잠한 1차 관문에 당황하길 잠시.
나는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2차 관문으로 걸음을 향했다.
그래, 늑대가 아니어도 좋다.
이곳에 있는 것은 그 늑대를 상대로 혈전을 벌이고, 어느 숙련된 악당을 농락할 정도로 교활한 여우!
이놈이라면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 간절한 기대에도, 여우는 몸을 드러내지 않았다.
…무슨 집단 파업이라도 했냐, 네놈들은?
드라고니아에 뛰어드는 심정으로 왔건만 맹수들의 습격은커녕, 찬 바람만 부니.
나는 3차 관문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3차 관문은 여우와 늑대의 영역이 겹치는 곳.
너무 위험해서 피하려던 장소지만,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심란하게 3차 관문의 경계인 시냇가를 바라볼 때, 문뜩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응? 저게 아직 남아 있었나?
시냇가의 징검다리가 돼 있는 작은 바위.
그 사이에서 바늘을 본 나는 눈을 빛냈다.
사전 답사의 범위 밖이었던 탓인지, 나도 남아 있는 줄 몰랐던 트랩이었다.
어쨌든 있는 걸 안 쓸 이유는 없는바.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하지만 어디까지나 겉으로는 담담하게 냇가를 건너갔다.
그리고 녀석이 건너오기만을 기다렸다.
바늘이 설치된 위치는 교묘함 자체.
나처럼 미리 알고 있다면 모를까, 모른다면 90%는 찔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바늘에 묻은 마비 독이 중독되면? 돌덩이가 돼서 시냇물에 처박히게 된다.
하지만 이 트랩의 진수는 따로 있다.
물속에 나자빠지게 될 경우, 70% 이상의 확률로 뇌진탕이 걸릴 수밖에 없도록 짱돌을 교묘하게 배치해 둔 것!
고로 여기에 걸려들면 63%의 확률로 짱돌에 머리를 박고 골로 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네가 이 트랩을 피할 수 있을까? 으흐흐.
그렇게 녀석의 사고사를 기대하던 나는, 그러나 다음 순간 얼어 버렸다.
당연히 녀석이 먼저 건너올 줄 알았는데.
내 예상을 깨부수려고 아주 작심한 듯, 성큼성큼 징검다리를 건너오는 재앙 덩어리 계집애의 모습이 나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자, 잠깐! 안 돼!
이대로라면 계집애가 바늘을 밟는다. 그럼 반드시 물에 빠질 것이고 십중팔구 짱돌에 머리를 박는다.
그렇게 되면 함정이 무산되는 것은 기본, 자칫하다가는 계집애도 없이 녀석과 단둘이서 동거해야 하게 될 수도 있다.
거기까지 판단을 마친 순간.
나는 반사적으로 앞으로 튀어 나갔다.
멈추라고 해도 들을 계집애가 아니었다.
게다가 말로 막기에는 이미 늦었고.
마법이라도 부리지 않는 한, 말만으로 나자빠지고 있는 계집애를 잡을 수야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도 미리 몸을 날린 덕분인지.
나는 가까스로 계집애를 잡을 수 있었다.
하여튼 사고뭉치 계집애 같으니, 일을 방해하는 데는 도가 텄어요.
하지만 아무리 네가 재앙 덩어리라도 해도, 감히 숙련된 악당의 계획을 방해할 수 있을 것 같으냐!
나는 계획을 망칠 뻔한 계집애를 쏘아봤다.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셈이냐.”
빨리 좀 비키란 말이다.
그래야 녀석이 와서 함정에 걸릴 테니까.
계집애는 확실하게 내 말을 알아들었다.
하지만 나는 기뻐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계집애가 가장 먼저 취한 행동은 내 몸을 밀쳐 버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이놈의 계집애가―!!
하필이면 좁고도 미끄러운 바위에서 계집애에 의해 갑작스럽게 밀쳐진 결과.
뒤로 쓰러지게 된 와중에도 나는 몸을 틀었다.
숙련된 악당이란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 법!
겨우 이 정도쯤이야….
푸욱.
미끄러지던 발목에 무언가가 따끔하며, 균형을 찾던 몸이 뻣뻣하게 굳어진다.
그래도… 이 정도쯤이야… .
스으윽.
반쯤 돌아간 채로 굳어진 시야에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비치며, 번들거리는 짱돌이 확대된다.
그러니까… 이 정도…쯤이야….
그리고 하필이면 정확하게 그 짱돌을 향해 쓰러지고 있는 몸. 이대로 짱돌에 부딪힐 경우, 내 머리통이 깨지리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
…이런 젠장―!!
그야말로 생사의 위기를 앞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마비 독이 너무 강했다.
손가락 하나도 움직이기 힘들었으니까.
그래도, 이를 깨무는 것 정도는 가능했다.
으득.
이 안에 숨겨 둔 알약이 깨지고.
비상용 해독제가 입 안에서 퍼져.
마비 독의 기운을 몰아내는 가운데.
가까스로 운동신경을 회복한 나는, 필사적으로 몸을 비틀어 짱돌을 피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내 한계였다.
첨벙!!!
눈이 수북하게 쌓인 한겨울, 살얼음 맺힌 냇물에 빠져 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알 것이다.
뼈까지 시리다는 말이, 단순한 과장이 아닌 실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촤아악.
기껏 머리 박고 죽는 걸 피해 냈건만.
대신 처박힌 얼음 같은 냇물에서, 나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몸이 바스러지는 감각 속에 얼어붙은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계집애를 마주 보기 위해서.
“난, 도와 달라고 한 적 없어…요.”
어허. 어허허허. 그래? 그러셔?
내 이 계집애를 그냥…!!
덜덜 떨리는 손을 억지로 들어 올려 어떻게든 계집애를 족치려던 순간, 재빨리 들려오는 목소리.
“괜찮으십니까?”
괜찮아? 괜찮아?!
네 눈엔 이게 괜찮아 보이냐?!
어느새 다가온 것인지, 계집애를 보호하듯이 버티고 선 녀석.
그 모습을 본 나는 복수를 포기했다.
내가 계집애에게 화풀이하는 걸, 녀석이 허용할 리 없었으니까.
촤악―!
화풀이 삼아 팔을 옆으로 휘둘러 망토를 적신 물기를 털어 냈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조심하도록.”
그래, 조심해야 하고말고. 응?
내가 언제 회까닥 돌아 버릴지 모르니까!
속으로 이를 부드득 부드득 갈며, 나는 굳은 다리로 냇가를 벗어났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갔다.
몸을 덮치는 것은 살을 베는 칼바람.
조금 남은 마비 독의 약효에 힘입어, 그 추위를 버텨 내며 나는 꿋꿋이 걸음을 옮겼다.
으흐… 으흐흐흐흐흐….
이미 이런 꼴까지 당한 마당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물러날 수야 없지.
숙련된 악당의 끈기를 얕보지 말라 이거다!
그리하여 마침내 목적했던 장소.
작은 언덕에서, 나는 돗자리를 펼쳤다.
“…차 끓일 장작 구해 올게…요.”
“저도 같이 다녀오겠습니다.”
그런다고 내가 용서해 줄 거 같으냐? 어림도 없는 소리!
내심 얼음 폭풍 같은 냉소를 지으면서도 나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계집애를 족치든 말든.
일단 꽁꽁 언 몸부터 녹여야 했으니까.
자아, 그 계집을 어떻게 족쳐야 할까. 녀석의 눈을 피해서 계집애를 족칠 수 있는 방법은 대체 뭐가 있을까? 응? 응?
따스한 햇살로 겨우 체온을 유지하며 계집애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길 잠시.
나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엉? 왜 이렇게 빨라?
이 눈 속에서 장작을 벌써 구했을 리가….
크르르릉….
…얼라?
캬앙.
…얼라리오?
왠지 어디선가 들어 본 적 있는.
하지만 들려서는 안 될 울음소리에 뒤를 돌아본 나는, 얼어붙어 버렸다.
수풀에서 걸어 나오는 송아지만 한 외눈박이 늑대.
나뭇가지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는 빨간 여우 새끼.
그 두 짐승을 보고 굳어 있는 사이 얼었던 뇌세포가 점차 녹아 내린다.
…그러고 보니, 여기가 3차 관문이던가?
극심한 추위와 약 기운.
거기에 뜨거운 분노로 판단력을 상실해 계집애는 물론이고 녀석까지 함께 보내 버리는 우를 범한 나는, 무심코 마른침을 삼켰다.
하지만 나는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
놈들과 마주치는 상황은 상정 범위 내, 당연히 그 대비책도 있었다.
휘익!
놈들이 움직임에 주의하길 잠시.
나는 옆구리로 천천히 팔을 향했다.
그리고 하나의 주머니를 냅다 내던졌다.
주머니 안에 있는 것은 루프 향.
가루지만 물에 타서 쓸 수도, 불에 태워 향으로 쓸 수도, 직접 흡입할 수도 있는 데다가, 약물 내성이라도 없는 한, 단숨에 의식이 날아가 버리는 최고급 수면 향이다.
아무리 사나워 봤자 짐승은 짐승!
불면증 환자와 악당의 정겨운 친구 루프 향을 당해 내지는 못할 거다, 으하하하하핫!
크르릉…?
컁? 캬걍?
…얼레?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웃기도 잠시.
나는 멀쩡하게 버티고 있는 두 짐승과 철퍼덕 떨어진 주머니를 보고 눈을 깜빡거렸다.
그리고 축축하게 젖은 주머니를 보며, 찬찬히 상황을 점검해 보았다.
나는 방금 물에 빠져 버렸다.
루프 향은 물에 쉽게 녹는다.
그리고 저건 방수가 안 된다.
고로 루프 향은 물에 녹았다.
그렇게 상황을 정리해 본 뒤에야, 이 일이 어떻게 된 것인지 깨달은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음, 과연. 그렇게 된 거였군.
어쩐지 정신이 계속 알딸딸하더라니. 냇가에 빠졌을 때, 루프 향이 섞인 물을 좀 마셨던 모양이군.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지.
잡아먹힐 수밖에 없…을 리가 있나!!
나는 이를 악물고 놈들을 노려보았다.
지형상 퇴로는 없다.
더구나 녀석의 경계심을 풀기 위해, 검마저 챙겨 오지 않은 절체절명의 상황!
악을 가호하는 신이시여….
부디 이 악당을 보살피소서.
살려만 주면 매일 기도해 줄 테니, 제발!
내심으로 짧은 기도를 올리며, 나는 조금씩 다리에 힘을 더했다.
그리고 놈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리하여 늑대가 눈을 번뜩이며 당장 달려들 듯 웅크려진 순간…!
컹?!
늑대가 꼬리를 말고 수풀 속으로 도망쳤다.
…엉?
뭘 잘못 봤나 싶어 눈을 깜빡이길 잠시.
나는 텅 빈 수풀을 보며 침묵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어느새 나뭇가지 위에 있던 여우마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을 보고 다시 생각에 잠겼다.
마비 독이 상해서 환각을 봤나?
루프 향 때문에 꿈을 꾸는 건가?
아니면… 치매?
아니, 설마.
숙련된 악당인 내가 치매에 걸릴 리가….
너무나도 충격적인 현실을 믿기 힘들어.
먼 하늘을 올려다보며 현실 부정에 잠겨 있던 나는, 잠시 후 뒤에서 들려온 한 줄기 음성을 듣고 퍼뜩 정신을 차렸다.
“다녀왔어…요.”
…설마?
숲속을 울리는 계집애의 목소리.
나는 그것을 듣고 어떤 의심을 떠올렸고, 곧 스스로 그 생각을 부정했다.
저 맹수들이 만나 본 적도 없는 인간의 기척만 느끼고 도망치다니, 아무리 녀석이라도 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럼 내가 환각을 본 거라는 말인데….
내가 고민에 잠겨 있는 사이, 계집애는 차를 끓여서 내게 건네주었다.
물론 그 차를 바로 마시진 않았다.
또 무슨 독이 들어 있을지 모르니까.
계집애랑 녀석이 내 양옆에 앉아 차를 마시고도 배탈이나 중독 등의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나는 천천히 찻잔을 들어 올렸다.
후두둑!
그렇게 내가 막 차를 마시려던 순간.
눈앞에 하얀 무언가가 스쳐 지나가며 머리와 어깨가 갑자기 무거워졌다.
…뭐라냐. 이건?
깊고도 무거운 고민 끝에야, 나는 내가 눈 벼락을 맞았음을 깨달았다.
더불어 양옆에 있는 계집애와 녀석은 멀쩡한 반면, 오직 나만 눈사람 꼴이 됐다는 사실도 말이다.
하지만 나는 동요를 드러내지 않았다.
숙련된 악당은 언제 어디서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 아니다.
너무 추워서 안면 근육이 언 탓이었다.
그야말로 얼어 죽을 상황.
어떻게든 체온을 유지하고자 힘겹게 차를 한 모금 들이마신 나는, 그나마 남아 있던 한 점의 온기마저 깡그리 날아가는 감각에 무심코 한탄을 토해 낼 수밖에 없었다.
“차가 식었군.”
몸에 담긴 냉기를 입으로 토해 내며.
나는 감기 몸살에 걸렸음을 직감했다.
그리고 찔끔 흘러나오려는 눈물을 참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쿡… 쿡쿡쿡.”
“푸훗…!”
어허허. 어허허허허허. 웃기냐? 웃겨?
좌우에서 아주 합창하듯 들려오는 웃음소리로 인해 얼어붙은 대가리가 깨져 나갈 듯 울려오는 가운데, 나는 내심 조용히 기도를 올렸다.
악당을 가호하는 아흔아홉 악마시여….
…부디 기원하오니, 얼어 뒈지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