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 in the back of the head and hit in the back of the head, life is a big hit RAW novel - Chapter 139
139화 저한테 탈탈 털릴 거예요
장흠의 표정을 본 동방수의 표정 또한 그리 좋아 보이진 않았다.
“쯧, 표정하곤.”
“제 표정이 뭐 마음에 안 드시나 봅니다?”
“됐습니다. 생긴 게 그따위인데 뭐 별수 없죠. 그나저나 참 거지 같은 델 찾아서 멀리도 왔네요.”
동방수는 황예원을 데리고 차에서 내렸다.
그 뒤로 덩치들이 우르르 내리자 주차장이 좁아 보이는 느낌이 들 지경이었다.
동방수는 주차장을 슬며시 둘러보았다.
호텔이라고 불리는 곳치고는 지나치게 낡아 있었고, 차도 몇 대 없었다.
“이봐요. 아저씨.”
동방수의 낮은 음성이 울려 퍼졌다.
“네? 저 말입니까?”
“그래요. 절 이곳으로 데려온 당신.”
“네, 말씀하시죠.”
장흠은 지금까지의 정중한 모습을 어디다 버렸는지 입꼬리를 올리며 대답했다.
“지금 여기가 호텔이라고 데리고 온 거예요?”
“네, 맞습니다. 뭐가 또 마음에 안 드십니까? 제 생긴 것도 뭐라고 하시더니.”
장흠이 슬슬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음에 안 드는 걸 물을 게 아니라, 마음에 드는 걸 물으셔야 하지 않을까요?”
“하하하. 진짜 재미있는 분이군요. 제 생각엔 격에 딱 맞는 숙소 같은데 말이죠.”
장흠은 작정했는지 과장되게 동방수의 말을 받았다.
“뭐요? 격이라고?”
“쯧쯧. 이제 귀까지 문제가 생긴 모양이군요. 소국에서 날아오신 분인데, 이 정도도 차고 넘치는 거 아니겠습니까?”
“와, 나. 이건 또 참신하네.”
“저 같은 대국의 사람이 존댓말을 해 주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장흠의 비아냥은 대화가 길어질수록 더욱 심해졌다.
“쩝……. 역시 떼놈들이 하는 짓이 그렇지 뭐. 됐다. 난 그냥 가련다.”
동방수는 황예원과 함께 바로 몸을 돌려 주차장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곧 장흠의 신호를 받은 덩치들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가긴 어딜 가!”
“어디 가긴. 진짜 좋은 델 가려고 하지.”
“웃기는 소리. 넌 시합이 열리는 날까지 여기서 꼼짝도 못 할 줄 알아!”
“하, 아주 막 나가는구먼. 저리 안 비켜!”
“주먹질 좀 한다고 안하무인이군. 여기 있는 친구들이 누군지나 알고 나대나?”
“뭘 누구야? 잘해 봐야 삼합회 깡패 새끼들이겠지.”
움찔.
장흠은 동방수가 단박에 덩치들의 정체를 알아차리자 순간 놀라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정신 나간 놈아. 넌 내가 멍청해서 따라왔다고 생각하냐? 그냥 하는 꼴이 우스워서 가만히 지켜볼까 했는데, 아주 가관이네, 가관이야. 이봐, 덩어리들!”
“너…….”
“성청! 곽중호! 백자허……!”
달려들려던 삼합회 조직원들은 동방수가 한 명 한 명 호명할 때마다 놀라서 꼼짝도 못 하고 멈춰 섰다.
어떻게 그 누구도 입 밖에 내지 않은 자신들의 이름을 부른단 말인가.
더군다나 한국인이.
“너희가 동네에서 제법 노는 건 알겠는데, 사람 봐 가면서 까불어야지! 지금부터 셋 셀 동안 차에 타면 용서해 주고, 아니면 제대로 교육 좀 당하는 거야. 어떻게 할래?”
“이 새끼가! 어디서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들을 것도 없다. 그냥 쳐!”
덩어리들이 몸을 부풀리며 위협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하여간 대가리에 똥만 차서 말이 안 통하는군. 숫자 센다. 셋!”
동방수는 숫자 세는 걸 마치자마자 양 떼에 뛰어든 호랑이처럼 격렬하게 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퍽퍽퍽퍽퍽퍽!
덩치들은 어떻게든 동방수를 쓰러뜨리기 위해 공격해 왔지만, 고작 이런 놈들에게 당할 동방수가 아니었다.
잠시 상황을 지켜보던 황예원은 혼자 놀고 있는 장흠에게 달려들었다.
“오… 오지 마!”
“오지 말긴.”
장흠은 일이 이상하게 흘러가자 다리에 힘이 풀려 자리에 주저앉았다.
황예원은 넘어진 장흠의 얼굴에 가볍게 따귀를 날렸다.
짝!
“아! 왜… 왜 그래!”
“너한테는 대답도 아깝다.”
어차피 장흠과 관련된 정보는 이미 충분할 정도로 파악한 상태였다.
황예원은 이만하면 됐다는 생각에 처음보다 조금 더 강하게 손을 썼다.
쫙!
비록 여자(?)의 손찌검이었지만,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살짝 몸이 떠오르며 입에서는 몇 개의 치아가 날아가고, 장흠은 그대로 바닥을 세 바퀴를 구른 후 정신을 잃고 말았다.
다른 삼합회의 인원들이 쓰러지는 데도 그리 긴 시간이 필요치는 않았다.
“쯧쯧. 무슨 생각을 하는 놈들인지 원.”
“생각이 있으면 이랬겠어요? 적당히 정리하고 나가요.”
“오냐.”
동방수는 쓰러진 놈들을 하나씩 하나씩 정성스럽게 옮겨 한 줄로 눕혀 놨다.
아무리 삼합회라지만 이놈들은 잔챙이에 지나지 않는다.
이 정도라면 충분히 교육이 됐을 듯했다.
“예원아. 그냥 다른 데로 가자.”
“네. 바로 예약할게요. 특별히 원하시는 곳이라도 있으세요?”
“어딜 가든 여기보다 못하겠냐마는 되도록 경기장에서 가까운 곳으로.”
“네. 예약했어요.”
황예원의 몸을 한 춘래는 여기 있었지만, 실제로는 인터넷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에도 있었다.
돈은 얼마든지 있었기에 가장 좋은 호텔을 예약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두 사람은 바로 예약한 호텔로 이동했다.
물론 차는 이곳까지 끌고 온 차를 타고 말이다.
* * *
한편.
동방수가 끌려간(?) 호텔 지하 주차장의 CCTV를 보고 있던 장홍청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쟤네 왜 계속 저러고 있지?”
“아무래도 동방수와 대화를 나누는 중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왜 계속 한 자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냐고!”
“그… 그것까진 모르겠습니다.”
CCTV 화면에선 장흠이 동방수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는 장면이 쉼 없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처음엔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으나 대화가 길어지자 절로 의심이 들었다.
장흠이 간 호텔(?)은 다른 것은 몰라도 CCTV 하나만큼은 최고급으로 설치해 뒀었다.
그럼에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상황을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쯧쯧. 하여간 제대로 일하는 놈들이 없구먼. 장흠에게 연락해서 헛소리 그만하고 동방수를 최대한 빨리 방으로 옮기라고 해!”
“알겠습니다!”
장홍청의 명령을 받은 비서가 장흠과의 통화를 시도했다.
뚜루루루루루루루!
하지만 이미 깊고 깊은 잠(?)에 빠진 장흠이 전화를 받을 리가 없었다.
당황한 비서는 같이 움직인 삼합회의 조직원들에게 연락을 넣어 봤다.
하나같이 전화를 받지 않자 비서의 이마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제… 제발 받아라! 좀 받으라고!’
이 일을 진행하는 데 장흠과 조직원들을 추천한 게 비서였기 때문에 보통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지금 돌아가는 꼴을 보니 아무래도 문제가 크게 생긴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쾅!
현장에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한 장홍청이 책상을 내려쳤다.
“그만해!”
“죄… 죄송합니다!”
“됐어. 최대한 빨리 그놈의 행적을 좇고, 제대로 통제해. 알겠어?”
“아… 알겠습니다.”
‘동방수. 넌 이 나라에서 모든 걸 바치고 처참하게 죽게 될 것이다.’
동방수에 관한 불쾌함을 불태우는 작은 거인이었다.
* * *
장홍청의 다급한 마음과 무관하게 동방수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춘래를 통해 인근의 CCTV를 모두 통제하고 있었고, 존재감을 낮춰 움직이고 있는지라 보고도 찾기 힘들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장홍청이 비서를 쥐어짜며 괴롭히는 동안 동방수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계체량이 없었기에 딱히 바쁠 것도 없었고, 오랜만에 여유를 즐기니 쌓이지도 않은 정신적 피로가 풀릴 지경이었다.
처음 와 본 상하이였으나, 궁극에 이른 검색 능력과 판단력을 지닌 황예원과 함께 있었기에 가 볼 만한 곳을 찾아다니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렇게 오니 중국도 나름 괜찮네.”
“저와 함께 오셨기 때문이죠.”
“그건 맞지.”
정보면, 정보. 외모면 외모.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었다.
유일한 단점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이었지만, 그런 부분은 딱히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인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런 널 만든 건 나고.”
“그건…….”
황예원은 뭔가 할 말이 더 있는 듯했지만,
“그만. 슬슬 들어가자.”
동방수는 딱히 들어 줄 마음이 없었다.
“네…….”
입을 꿍 다문 한 여성(?)과 의기양양한 한 남성이 은밀하게 움직여 경기장으로 이동했다.
* * *
두 사람(?)이 중국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인터넷상에서는 한·중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예의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는 중국 기자들 수준.] [대국이라는 중국의 전용기 클래스.] [갑작스러운 동방수의 도핑 검사.]그 전쟁의 시발점은 대나무 숲에 올라온 몇 개의 영상이었다.
끝도 없는 소음을 들려준 비행기 내부의 모습과 수작 부리는 중국 미인.
내리자마자 달려든 도핑 검사관.
그리고 끝도 없이 저속한 질문을 던져 대는 중국 기자들까지.
각 상황에 맞게 대화까지 정확하게 녹음이 되어 편집된 영상은 중국인들의 무례함을 보여 주기에 충분했다.
[와, 진짜 선 제대로 넘었네. 저러고 무슨 경기를 한다는 거야!]└어쩐지 그렇게 중국으로 부르더니만.
[친구 왜 그렇게 흥분했어. 중국이 중국 한 건데.] [중국은 언제나 이런 심한 짓들을 하지.] [심하긴 뭐가 심해. 가오리빵즈는 좀 당해도 싸다.]└중국인 인식이나 한번 검색해 봐라.
└대놓고 인종 차별하네. 같잖은 중국 놈이.
[미친 떼놈 왔네. 하여간 이 인간들은 하는 짓거리들이 미쳤다니까.]└착짱죽짱!
└정말 심한 말이긴 한데, 하는 짓 보면 이해가 되긴 함.
[대국에 왔으면 당연히 제대로 확인해야지. 그리고 대국 처녀가 호의를 표하면 받아 주는 게 예의 아니냐?]└땅은 크고, 사람들 속이 좁으니 중국이라 하지. ㅋㅋㅋㅋ
└중국에 처녀가 있나?
└없을걸?
└저 여자도 보니 성괴네. 강남에서 시술받은 듯.
[어찌 됐든 동방수가 장천휘 개바를 듯.]└이건 인정이지.
└동방수가 발리는 모습은 상상이 안 감.
[개발리지 않으면 다행이지. 하나부터 열까지 동방수가 앞서는 게 없는데.]└넌 가서 동방수 영상이나 좀 찾아보고 와라. 가는 김에 구독도 좀 하고.
└더 베스트에서 보여 준 능력은 제대로 다 안 보여 준 거야.
└동방수가 능력을 감춤이 맞지. ㅋㅋㅋ
[장천휘가 1라운드에 동방수를 사망시킬 것이다. 이 글은 성지가 된다!]└사망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동방수 맷집 모르냐?
└때릴 수는 있고?
└장천휘 앞에선 모두가 평등하다.
└어디서 되지도 않는 무용을 배워서는. ㅋㅋㅋ
이런 분위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동방수는 태연하게 대기실로 이동했다.
대기실에는 동방수의 행방을 전혀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블랙이 있었다.
철컥.
문 열리는 소리가 나자 미어캣처럼 고개를 문 쪽으로 휙 돌리는 블랙.
그의 시야에 동방수가 한가득 들어오자 블랙은 버럭 소리를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봐! 수! 도대체 지금이 몇 시야!”
“아, 블랙. 중국에서 봐도 반갑네요.”
“지금 한가하게 인사나 할 때야?”
“어차피 한 시간 정도 남았잖아요. 마음 편하게 하세요. 오늘은 제대로 밟을 테니까.”
가볍게 대답하고 있는 동방수의 모습에 오히려 소름이 돋는 블랙이었다.
“이봐. 수. 혹시 나한테 화난 건 아니지?”
그의 눈에는 동방수가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
“설마요. 장천휘인가 하는 놈은 오늘 반쯤 죽일 거고, 중국 놈들도 잘근잘근 밟을 거예요. 앞으로 중국은 진짜 소국이 되는 날까지 저한테 탈탈 털릴 거예요.”
동방수의 말에서 진심을 느끼는 블랙이었다.
그 서늘함에 블랙은 마른침만 삼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