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Disaster-Class Necromancer Retires RAW novel - Chapter (26)
26화
“그,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립니까!”
내 폭탄선언에 당연하게도 유용오가 뻘게진 얼굴로 일어나 외쳤다.
“탄핵이라니요! 신발 협회 역사상 협회장이 탄핵된 적은 단 한 번도······.”
나는 유용오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회칙에 적혀 있던데요. 협회원의 절반이 탄핵에 찬성하면 탄핵 표결에 들어가고, 3분의 2가 찬성하면 탄핵 가결. 그간 없었다고 해서 이번에도 없어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
나는 느긋한 표정으로 말했다.
“혹시나 여러분이 오해할까 봐 다시 한번 말하는데, 협회장님이 저희한테 한 것?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좋은 마음으로 가입하겠다 한 것뿐인데, 대뜸 환영식을 열더니 스켈레톤 빌려 달라 한 게 전부입니다. 아까도 말했죠? 부탁하면 고려해 볼 생각 있었다고. 그런데 말도 없이 사람 불러 놓고 그게 뭐 하는 겁니까? 친구끼리도 이렇게 막무가내로 하진 않습니다. 안 그래요?”
나는 침묵하는 협회원들을 보며 말했다.
“아무튼 저는 그것 때문에 기분이 몹시 나빴고, 협회장이 탄핵되기 전엔 절대 협회에 가입할 생각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탄핵이 됐다? 그럼 적극적으로 여러분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 약속드리죠.”
그러자 유용오가 악을 쓰며 외쳤다.
“타, 탄핵을 제안할 수 있는 건 협회원에 한해서입니다! 한 대표는 아직 협회 소속이 아니······!”
그러자 내 옆에 있던 김덕배가 손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유용오 협회장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하겠습니다.”
무려 25년 차 협회원인 김덕배.
당연하게도 회칙상 문제될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러면 됐죠? 그럼 길게 갈게 뭐 있습니까. 마침 다들 모였는데 여기서 결정하죠? 자, 유용오 협회장에 대한 탄핵안 제출에 찬성하시는 분 손 들어 주세요.”
그러자 침묵하던 협회원들이 눈치를 보더니 슬금슬금 손을 들어 올린다.
그 모습을 보고 유용오가 충혈된 눈으로 외쳤다.
“지금 뭐 하는 겁니까! 한지혁 대표에게 스켈레톤을 빌려 달라 요청한 건 나예요! 나!”
그러자 손을 들어 올린 협회원이 말했다.
“그 한지혁 대표가 협회장님이 있으면 가입 안 한다잖습니까.”
협회원 하나가 물꼬를 트자 너도나도 말을 하기 시작한다.
“난 또 협회장이 설득한 줄 알았더만 그냥 어거지만 피운 거였잖아.”
“웬일로 협회가 일하나 싶더니······.”
김덕배는 말했다.
협회의 조직력은 수십 년 전 산업이 붕괴되며 없어진 지 오래라고.
그런 만큼 당연하게도 협회원 개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들의 이득.
협회장에게 승산은 없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대다수의 협회원들이 손을 들어 올린다.
나는 그 협회원들의 수를 세어 본 뒤 말했다.
“도합 170명 찬성. 전체 협회원의 절반이 넘었으니 탄핵안은 정식으로 통과되었습니다. 그럼 계속해서 이번엔 정말로 유용오 협회장을 탄핵할지에 대해서도 표결해 보죠. 보자, 총 협회원이 330명이고 그중 3분의 2니까··· 220명이 찬성하면 유용오 협회장은 정식으로 탄핵됩니다.”
나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냥 들고 있던 분들은 계속 들고 계세요, 카운트하기 귀찮으니까. 50명만 더 들어 올리면 가입하고, 아니면 저는 그냥 저 문 통해서 나갈 겁니다.”
그러자 망설이던 사람들까지 하나 둘 손을 들어 올린다.
유용오가 어떻게든 상황을 바꿔 보기 위해 악을 질렀지만 손을 들어 가는 사람은 점점 늘어만 갔고, 그렇게 드디어 도달한 탄핵의 매직 넘버 220.
“끝.”
나는 유용오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용오 협회장은 이걸로 탄핵되어 일반 협회원으로 강등되었습니다.”
“이, 이건 아니야! 이렇게 번갯불 콩 구워 먹듯 탄핵을 하는 경우가 어디 있어! 제대로 총회를 열고 진행을 해야 할 것 아니야!”
사실 정말 회칙대로 하려면 유용오의 말처럼 올라온 안건에 따라 긴급 총회를 열고 정식으로 표결을 붙여야 하지만, 상관없다.
이번의 급작스러운 탄핵은 한자리에 모인 사람들을 내 편으로 끌어들이고 대세가 내 쪽에 있다는 걸 모두에게 각인시키기 위함이니까.
설사 회칙에 따라 탄핵이 무효화되어도 이미 3분의 2가 탄핵에 찬성한 상황에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아. 시끄럽네. 불만 있으면 따로 유용오 씨가 총회 열어서 이번 탄핵은 회칙상 무효다 이렇게 공표해요. 그럼 될 것 아니야. 그럼 난 그 자리에서 다시 표결 붙이지 뭐. 결과는 뻔한 것 아닌가?”
“으윽!”
자. 이걸로 일단 적의 선봉은 꺾었다.
이제는 나머지 전부를 내 편으로 만들 차례.
나는 가입서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아무튼 탄핵이 가결된 걸로 생각하고, 이야기 계속하죠. 저는 이 가입서에 인장을 찍어서 왔습니다. 비록 전 협회장이지만 유용오 전 협회장님의 직인도 찍혀 있고요. 저 한지혁, 저를 위해 협회장을 탄핵해 주신 여러분의 성원에 감동받아 정식으로 협회에 가입하겠습니다.”
그러자 환호하는 협회원들.
“와!”
그 모습을 본 유용오가 악을 지르며 외쳤다.
“이 탄핵은 무효라고! 제대로 된 절차도 안 밟······!”
그런데 그때 말을 하던 유용오가 갑자기 핸드폰을 들고 확인하더니 시뻘게진 얼굴로 조용히 자리에 착석하는 게 아닌가.
‘오호?’
얼렁뚱땅 강제로 탄핵당한 이런 굴욕스러운 상황에서 핸드폰 잠깐 확인하고는 그냥 자리에 앉아 침묵하기를 선택하다니.
‘뭔가 지령을 받았구나.’
스켈레톤을 빌려준다니 일단 상황을 보자며 앉아 있으라 한 것 아닐까?
그게 아니라면 저렇게 얌전히 침묵할 리가 없지.
나는 새빨개진 얼굴로 땅바닥만 노려보고 있는 유용오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일단 자기들에게 유리한지 어쩐지 상황 파악 먼저 하겠다? 그러데 미안해서 어떡하지, 기대처럼 움직여 줄 생각이 없는데.’
나는 가입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무튼 가입도 했겠다, 이제 제가 약속을 지켜야 할 차례겠죠? 스켈레톤 빌려드리겠습니다.”
“오오!”
“드디어!”
나는 기대감에 부푼 협회원들을 보며 말했다.
“물론 그냥 빌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저도 사업하는 사람인데, 아무리 같은 협회라지만 공짜로 해 드릴 수는 없잖아요?”
협회와 한국 신발 산업을 완전히 장악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손해를 볼 수는 없잖아?
세론의 넘쳐 나는 노동력과 한때 잘나갔지만 가격경쟁력에 밀려 폭락한 기술과 인맥을 가지고 있는 영세 업체들.
이걸 잘 버무리는 거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조건은 간단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걸 빌려주는 거죠.”
*
“서로 필요한 걸 빌려?”
이들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인맥과 기술력으로 여태 버텨 온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부족한 건 저렴한 노동력.
“스켈레톤? 빌려드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착각하고 계시는 게, 스켈레톤은 일반 노동자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300개가 넘는 회사에 스켈레톤을 전부 개별 배치 해서 그 많은 신발 종류를 전부 그때그때 조율한다? 그게 과연 가능할까요?”
사실 못 할 건 없다.
그러라고 있는 게 프로그래머니까.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되지.
이들을 나에게 완전히 종속시키고 절대 을이 되어 내 눈치를 볼 수밖에 없도록 만들려면 이들이 자유자재로 스켈레톤을 다루게 두어서는 안 된다.
나는 협회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스켈레톤을 노동자라기보단 반자율 기계 정도로 인식하시는 편이 더 편할 겁니다. 그리고 이런 기계는 한 장소에 모여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죠, 정비든 아니면 뭐든 간에. 즉, 현실적으로 여러분들 공장 전부에 스켈레톤을 제공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내 말에 수군거리기 시작한 협회원들.
빌려준다더니 갑자기 딴소리를 하니 당황했겠지.
“그래서 역으로 제안합니다. 스켈레톤을 직접 빌려드린다는 건 말이 안 되니 그냥 스켈레톤의 노동력을 여러분에게 제공해 드리겠습니다.”
한 협회원이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노동력을요?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가 잘 안 되는데요.”
“간단하게 말해서, 여러분이 오더를 따 오면 저희가 만들어서 여러분에게 납품해 드리겠다는 겁니다.”
“예? 아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나는 반발하려는 협회원을 보며 말했다.
“대신 저희는 마진으로 일반 신발 기준 딱 1,500원만 받겠습니다. 여러분이 저희에게 주문하여 만든 신발에 마진으로 만 원을 붙이든 십만 원을 붙이든 일절 상관하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이들은 인맥과 기술이 있다.
그리고 나에겐 노동력이 있지.
이들이 그간 쌓아 온 인맥을 이용해 영업을 해 오면 나는 그들의 기술력과 내 노동력을 이용해 신발을 만들어 주는 거다.
“여러분 공장에서 직접 신발을 만들 때 인건비로 얼마나 소모되십니까? 만들기 쉬운 것도 최소 3,500원에서 4천 원은 들 겁니다. 그렇죠? 거기에 공장 마진을 더하면 뭐, 5천도 우습고. 하지만 저희에게 주문하면 천 원에 만들어 준다는 겁니다. 이 가격이면 중국에 직접 주문한 것보다도 훨씬 싸죠.”
물론 이것만 놓고 보면 궤변에 불과하다.
1,500원이면 내가 메이커에게 받는 마진과 똑같으니까.
즉, 협회원으로서 얻을 메리트가 아무것도 없다는 말.
아니나 다를까 협회원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게 그냥 세론에 주문해서 만드는 거랑 뭐가 달라?”
“그러니까.”
“이게 빌려주는 거라고? 기껏 협회장 탄핵까지 찬성했는데?”
너무나도 당연한 협회원들의 반응.
하지만 상관없다.
여기에 딱 한 가지 조건만 더 추가되면 이 제안은 이들에게 그야말로 천금과도 같은 기회가 될 테니까.
나는 그런 협회원들을 보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대신 이것 하나는 저희 세론에서 확실하게 보장하겠습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희 세론은 국내 내수용 신발은 일절 만들지 않고 수출용만 만들고 있죠.”
돈이 되는 주문이라면 모조리 받아먹는 세론이 유일하게 진출하지 않은 분야.
바로 한국의 내수 시장이었다.
일반인들은 신발 하면 메이커만 떠올리지만, 비메이커 시장이 차지하는 규모도 절대 무시할 수준은 아니었다.
장화나 안전화 그리고 각종 패션 신발이나 인터넷 쇼핑몰 등, 이런 비메이커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절반 수준으로, 한국 신발 내수 시장이 1조에 가깝다는 걸 생각해 보면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었다.
문제는 이런 내수 시장조차도 중국산과 동남아산 일색이라는 거다.
비율상으로 따지면 거의 9 대 1.
당연히 여기서 9가 중국과 동남아산이고 1이 여기 있는 300개의 회사들이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오직 이들에게만 스켈레톤의 저렴한 노동력을 제공한다면?
그리고 빼앗긴 9를 되찾아온다면?
산술적으로 이들은 사업 규모를 지금보다 10배로 키울 수 있게 된다는 말.
“앞으로 저희 세론은 내수용 신발에 한해선 오직 신발 협회 협회원들의 주문만 받겠습니다. 당연히 저희가 직접 진출할 생각도 없고요.”
그러자 실망하던 협회원들의 귀가 쫑긋 세워진다.
“내수용을··· 협회원들에게만 만들어 주겠다고?”
그렇지?
느낌 오지?
“저희는 오직 주문대로 만들어 줄 뿐, 그걸로 만들어 낸 부가가치는 전부 여러분 몫이 되는 겁니다. 내수 시장, 언제까지 중국산에 빼앗긴 채로 앉아만 있을 수는 없지 않나요? 세론이 도와드리겠습니다.”
“···나쁘지 않은데?”
“그렇지 않아도 조만간 유영 그룹에서 안전화 입찰이 있는데, 한번 넣어 볼까?”
“유영 그룹?”
“원래는 우리가 납품했었는데, 10년 전부터 중국산이 계속 입찰을 따고 있거든. 그런데 저 가격이라면 내가 더 싸게 납품할 수 있단 말이지? 그쪽 입찰 담당자가 내 친구라서 가격만 맞춰 주면 따낼 수 있을 텐데.”
그래.
그거야.
그렇게 움직이라고.
만드는 건 나한테 맡기고 영업에 집중해.
그렇게 완전히 모든 생산을 세론에 의지하는 거다.
더 이상 세론이 없으면 신발 사업을 하지 못할 정도로.
그때 한 협회원이 말했다.
“그나저나, 이런 식이면 직원을 둘··· 아니, 애초에 공장을 운영할 필요가 없잖아.”
“그렇네?”
좋아.
원하던 말이 나왔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한 가지 좋은 지적이 나왔네요. 직원과 공장, 제 말대로라면 여러분은 더 이상 돈 들어가는 공장과 직원을 데리고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무슨 수를 써도 세론보다 싸게 만들 방법이 없을 테니까.”
나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상생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아무리 세론이라 해도 기존의 일에 더해 수천 종사자가 담당하던 일까지 단번에 모두 커버하기에는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그렇게 전부 실직되면 나 때문에 일자리 잃었다고 난리 칠 거잖아.
그러니 이들이 생산직 노동자를 유지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준다.
“그래서 제가 생각해 온 게 있습니다. 바로 생산직과 스켈레톤 연동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한 번에 빌릴 수 있는 스켈레톤의 수를 보유하고 있는 공장의 생산직 직원 수와 연동하도록 하는 겁니다. 3배까지 빌려준다 가정할 경우 생산직 직원이 5명이면 한 번에 최대 15개까지만 스켈레톤을 배정 받을 수 있는 거죠.”
그러자 한 협회원이 말했다.
“스켈레톤 빌리려면 억지로 생산직을 유지해야 한다고요?”
“예.”
“인건비 때문에 스켈레톤을 빌리려는 건데 스켈레톤을 빌리려면 공장과 직원을 유지하라니··· 이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부담이 될 수밖에 없죠. 하지만 그 고난의 세월을 버텨 온 여러분에게도 부담인데, 신규 사업자는 어떨까요?”
“신규 사업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돈이 되면 사람은 몰리는 법입니다. 내수 시장을 빼앗아 오고 본격적으로 여러분이 돈을 벌기 시작하면 이 바닥에 눈독 들이는 사람은 무조건 나타납니다. 그런데 여기서 세론이 오직 협회원에게만 신발을 만들어 주고 협회원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제대로 된 공장과 생산직 시스템을 요구한다면? 이것 자체가 일종의 진입 장벽이 되는 겁니다.”
나는 느긋한 표정으로 협회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세론에서 한국 내수용 신발을 납품 받고 싶으면 공장을 구하고 생산직 노동자까지 고용 유지 한 다음 협회에 가입해야 한다는 말인데···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일까요?”
내 말을 이해한 협회원들이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말했다.
“그러네. 그거 말 되네.”
“우리야 돈은 안 돼도 그간 수주해 온 일감이랑 인맥이 있어 공장 굴리는 건 문제가 아니지만, 신규 사업자가 스켈레톤 빌리자고 공장 임대하고 생산직을 고용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이야? 그게 그렇게 간단했으면 그 많은 신발 회사들이 망했을 리가 없잖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그동안 여러분 고생하셨잖습니까? 그러니 벽 딱 치고 남아 있는 우리 협회원들끼리만 국내 내수 신발 시장을 나눠 먹자는 소립니다. 공장과 직원으로 협회 가입이란 벽을 둘러 신규 사업자는 전부 쳐 내고 딱! 우리끼리만.”
협회가 너무 거대해져도 통제하기 버거워질 수 있다.
그러니 딱 현재 300여 개의 회사만 유지한 채 이들에게 한국 내수 시장이란 애초부터 고려조차 하지 않았던 사탕을 물려 주고 이들의 절대 갑이 되는 거다.
세론 입장에서도 좋은 게, 포기했던 한국 내수 시장용을 만들 수 있으니 돈도 벌고 동시에 이들이 스켈레톤을 운용하면 이들의 기술도 자연스레 세론에 흡수되니, 그야말로 완벽하다.
나는 손으로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여러분, 이제 우리는 가족이 되는 겁니다. 서로가 서로를 지켜 주는 가족. 저는 가족의 정의가 이익을 공유하는 사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이 부모의 도움을 받고 용돈을 받는 게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그런데 갑자기 근처 양아치가 자식에게 준 용돈의 절반을 빼앗아 가려 하면 가만히 두고 보실 겁니까?”
내 말을 완전히 이해한 협회원들이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절대 안 되죠!”
“때려 죽여야지!”
나는 흡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습니다. 절대 가만둬서는 안 되죠.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우리가 가족이랑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 서로가 서로의 이득을 지켜 주는 사이. 가족들끼리 가끔 싸우기도 하지만, 가족이 아닌 다른 존재가 싸움을 걸어오면 함께 똘똘 뭉쳐 물리치는 가족. 안 그렇습니까?”
“맞습니다!
흐름은 완벽하게 넘어왔다.
나는 주먹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여러분, 함께합시다! 중국에게 빼앗긴 시장을 되찾아오는 겁니다! 그 누구도 우리의 상생을 깰 수 없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 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