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 Disaster-Class Necromancer Retires RAW novel - Chapter (49)
49화
스켈레톤을 이용한 해저 자원 채굴을 성공하자 정부는 곧바로 온갖 미사여구를 다 붙여서 자원 강국으로 향하는 첫 발걸음을 떼었다며 언론 플레이를 했고, 덕분에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진 세론 개발.
그사이 나는 실험 삼아 꺼내 올린 광물들을 제련소에 성분 의뢰 했고, 그 결과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철은 없네요. 이건 좀 아쉽다.”
철광석이 나와야 전자 제품을 만들 것 아니야.
내 말에 교수가 펄쩍 뛰며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이런 고품위 광물에 철이라니요!”
“예?”
“이건 위대한 자연이 손수 만들어 준 완벽한 광물 그 자체란 말입니다! 열수분출공에 녹은 광물들이 해수에 의해 식는 과정에서 무거운 광물들 위주로 남게 된······.”
“또 또 어려운 소리 하신다. 쉽게, 쉽게.”
내 말에 교수가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녹은 광물이 찬 바닷물에 식어 무거운 광물들만 표면에 남게 됐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이 광물은 자연이 정제해 준 순도 높은 광물이라는 거죠.”
“순도가 높다고요?”
“예. 여기 결과지를 보시죠. 1톤의 광물에서 구리가 200kg에 아연 300kg. 이것만 해도 이미 절반인 데다 추가로 금 30g에 은도 1,000g이 나왔습니다. 여기에 기타 20여 종의 광물들도 상당량 함유되어 있고요. 이게 무슨 말인지 정말 모르시겠습니까?”
교수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이건 정말 미친 수준의 함유량이라 버릴 게 하나도 없다는 겁니다.”
“그 정돈가요?”
“다른 걸 다 떠나서 일단 구리 하나만 두고 말씀드리죠. 지구상에 있는 일반적인 구리 광산의 구리 함유량이 얼마인 줄 아십니까?”
“10퍼센트?”
그러자 교수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0.3퍼센트입니다.”
“풉!”
0.3퍼센트?!
“구리 광산의 돌 1톤을 캐내면 그 안에 3kg의 구리가 있다는 말입니다. 그걸 정제하고 제련해서 만들어지는 게 우리가 흔하게 보는 구리고요. 그런데 이건? 무려 20퍼센트입니다. 심지어 나머지도 대부분 불순물이 아닌 다른 광물이니······. 하. 이건 정말 자연이 내려 준 신의 광물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요?”
나는 계산기를 꺼내 두들기며 말했다.
“보자. 지금 테스트로 내려 보낸 대형 해저 채굴용 스켈레톤이 평균 한 시간에 1톤 정도 작업하고 있고··· 24시간이면 24톤.”
이번엔 핸드폰을 켜서 각 광물들의 시세를 검색해 본 나.
“구리가 kg당 8,000원이고 아연이 3,000원. 이걸 다 곱하면······.”
그렇게 계산을 마친 나는 입을 쩍 벌리며 말했다.
“하루에 1억?!”
대형 해저 채굴용 스켈레톤 하나가 하루에 1억을 번다고?
그럼 한 달이면 30억이니까 스켈레톤 100개면 한 달에 3천억.
“다 때려치우고 이거나 할까?”
세론 그룹에서 쓸 원자재 정도나 구할 생각이었는데 이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세론 그룹의 현재 한 달 매출이 7천억에 순이익이 2천억 수준인데, 이건 100개만 투입해도 3천억이라니.
내 말에 교수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마 그 정도는 아닐 겁니다. 그건 제련 후 기준이라서요. 거기에 각종 부대 비용을 빼면 아마 3분의 2 정도일 겁니다.”
교수의 말에도 나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2,000억은 나온다는 소리잖아요, 겨우 100개로.”
“아마 그렇겠죠.”
이건 미쳤다.
왜 진작에 이 생각을 못 했는지 내 스스로가 한심해질 정도로.
나는 바로 김덕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회장님.
“지금 당장 중고 배 알아봐 주세요.”
지금까지는 실험을 위해서 정부가 제공해 준 배를 이용했지만,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면 세론 개발의 배가 필요하다.
-그건 실험이 모두 끝나면 하시기로 한 것 아니셨습니까?
“실험이고 자시고 무조건 합니다, 무조건. 돈은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으니까 빨리!”
*
그렇게 본격적으로 가동된 세론 개발의 해저 채굴 시스템은 간단했다.
우선 크레인이 달린 해저 채굴용 선박 하나당 대형 스켈레톤 15개가 배정되고, 그 스켈레톤들이 곡괭이와 삽 같은 기본 채굴 장비를 들고 해저로 내려간다.
그렇게 내려간 스켈레톤들은 주울 수 있는 건 줍고 크기가 커서 곡괭이질이 필요한 건 내리치는 방식으로 광물을 캐내 배에서 내려보낸 대형 통에 담고, 그렇게 대형 통이 가득 차면 배로 끌어 올린다.
이렇게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며 해저 채굴용 선박이 계속해서 광물을 모으는 사이, 한국과 해저 채굴용 선박을 오가는 운반선이 해저 채굴용 선박에서 쓸 보급품을 전달한 다음 쌓인 광물을 실어서 한국으로 가져오는 방식.
그리고 당연하게도 그 결과는 대박이었다.
“개 쩐다!”
캐낸 광물을 이번에 계약한 대형 제련소에 팔아 내가 얻은 금액은 무려 300억.
대형 스켈레톤 15개가 배정된 배 하나가 한 달 만에 벌어들인 금액이었다.
나는 입꼬리가 찢어지도록 웃으며 말했다.
“이 좋은 걸 그동안 왜 구경만 했대? 고맙게 말이야.”
물론 이유를 모르는 건 아니다.
해저면에 발을 대고 움직이며 곡괭이질까지 하는 대형 스켈레톤과 다르게 잠수정 형태로 물을 떠다니는 로봇은 다른 걸 다 떠나서 작업 효율로 볼 때 비교가 안 되니까.
아무리 좋게 잡아도 그 효율은 10퍼센트 수준.
그럼 같은 작업 시간이라고 가정했을 때 30억을 번다는 건데, 솔직히 심해 무인 로봇 잠수정과 대형 배를 동원하고 고작 한 달에 30억을 벌어서는 뭘 남기겠나.
당장 나만 해도 지금 운반선 그리고 해저 채굴용 선박의 항해사들과 교대 조종사 등등 해서 고용 인원만 80명으로, 계속 바다 위에서 생활해야 하기에 고액의 연봉을 주다 보니 인건비만 한 달에 10억 가까이 나오는 상황.
거기에 배와 로봇 유지 보수비랑 정부에 지불해야 하는 채굴권 이용료 이런 것 저런 것 다 따지면 30억 벌어 가지고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날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나는 다르단 말이지.
그런 걸 다 떼고도 최소 2백억 이상 남으니까.
“축하 드립니다, 한 회장님.”
이진영 청장의 축하 인사.
“으하하. 감사합니다.”
“앞으로 사업이 커지면 수천억도 우습겠군요.”
“수천억이 문젠가요. 저 당분간 해저 채굴용 스켈레톤만 만들 겁니다.”
물론 계속 이것만으로 수익을 얻는 건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현재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구리의 경우 세계의 총생산량은 대략 한 해에 2천만 톤.
금액으로 따지면 대략 150조 원에 달했다.
문제는 이 원자재라는 게 공급과 수요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어마어마하다는 것.
내가 세계 생산량의 10퍼센트만 초과 공급 해도 가격은 3분의 2로 떨어질지 모를 만큼 말이다.
즉, 다른 광물들까지 고려하면 수십 조까지는 훌쩍 클 수 있을지 모르나 그 이상까지 성장하는 건 힘들다는 의미였다.
세계 기업 순위 100위 안에 채굴 기업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게 바로 그 증거.
하지만 그렇다 해도 지금 당장 이것보다 더 목돈을 벌 만한 방법이 없는 것도 사실이니까 일단 당분간은 해저 자원에 집중해야지.
나는 이진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무튼 청장님 도움이 컸습니다. 배 구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줄 몰랐거든요.”
김덕배에게 중고 배를 알아보라고 시킨 나.
하지만 이게 의외로 보통 일이 아니었다.
중고 매물을 찾기도 힘든 데다, 개조하려면 배의 구조를 변경해야 하는데 한번 사고가 나면 어마어마한 규모의 사고로 번지기에 배 구조 변경 허가는 어지간해선 절대 해 주지 않는다는 게 아닌가.
그래서 바로 이진영에게 도움을 요청했지.
이진영은 흔쾌히 응했고, 그렇게 이진영의 도움을 받아 정부 보증으로 대출도 90퍼센트까지 받으며 중고 배를 매입해 해저 채굴용 선박으로 개조하는 데 성공한 세론.
“아닙니다. 어쩌면 한국이 자원 수입국에서 수출국이 될지도 모를 중요한 기로인데, 도와드릴 수 있는 건 도와드려야지요.”
“그건 확실하게 보장해 드리겠습니다.”
아무렴 갯벌에서 바지락 캐는 수준으로 광물을 캐고 있는데 어려울 게 뭐 있어.
그나저나 앞으로가 문제네.
“중고 배 더 없죠?”
지금까지 세론이 매입한 배는 모두 6척.
그중 2척이 운반선이고, 나머지는 해저 채굴용으로 개조하기 위해서 산 건데 지금 현재 가동되고 있는 것은 1척뿐이고 나머지 3척은 개조 작업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 4척 다음이 없다는 것.
이진영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애초에 이렇게 단기간에 원하는 사이즈의 중고 배를 6척이나 산 것도 대단한 겁니다. 배는 그리 쉽게 사고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서요.”
배는 워낙 고가이고 덩치가 크기에 조선소에 신규 선박을 주문하는 순간부터 이미 향후 운영 계획을 다 잡아 놓을 정도.
그렇기에 중고 배를 매입한다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내가 이진영에게 도움요청을 했을까.
“아아. 스켈레톤은 많은데 배가 없어서 일을 못 한다니.”
“지금이라도 조선소랑 조율해서 지금처럼 급조된 배가 아니라 제대로 된 해저 채굴용 선박을 만드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물어봤더니 설계부터 건조까지 아무리 짧게 잡아도 6개월은 걸린다는데요. 그것도 심지어 주문이 밀려 있어 2년 뒤에나 받을 수 있고.”
최근 조선업이 다시 활기를 띤 덕분에 주문이 밀린 상황.
나는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혹시 그건 안 됩니까? 해저 채굴장 위에 아예 해상 기지를 만들면 편할 텐데. 그 왜, 석유 시추도 그렇게 하잖아요.”
내 말에 이진영이 헛웃음을 하며 말했다.
“개발권을 취득할 때 이미 확정 지어 둔 부분이라 문제될 건 없습니다.”
“그래요?”
“그런데 해상 기지는 오히려 배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릴 텐데요.”
“아.”
“채굴장 수심이 4천 미터인데 그걸 고정형으로 만들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럼 부유형이라는 건데, 이 부유형도 결국 바지선 같은 배나 플랫폼을 이어서 고정하는 식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럼 그 배랑 플랫폼을 또 구해야겠네요? 그런데 이건 워낙 특수 목적이라 중고 자체가 아예 없을 겁니다.”
아아.
이런 노다지를 두고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한다니.
나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어쩔 수 없죠. 조선소랑 조율하겠습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대신 중고 배는 계속 알아봐 주세요, 쓸만한 게 있으면 무조건 매입할 테니까.”
*
조선소와 미팅을 하며 일정을 조율한 나.
최대한 빨리 해 달라 사정했지만 조선소 쪽에서도 방법이 없다며 난색을 표했기에 결국 첫 배를 인도하는 시기는 2년으로 확정되었다.
“아. 답답해. 아아!”
기계조차도 스켈레톤으로 때우며 거침없이 달려온 나에게 2년이란 시간은 길어도 너무 길단 말이다.
“젠장. 뼈가 물에만 떴어도.”
만약 뼈가 물에 뜨는 성질을 지녔다면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뼈로 해상 기지를 만들었을 거다.
하지만 뼈는 물에 넣는 순간 그대로 가라앉아 버린단 말이지.
물론 뭐 공기를 넣은 구조물을 사이사이에 넣는다면 못 띄울 건 없지만, 그렇게 어설픈 해상 구조물을 정부에서 허가해 줄 리가 없지 않나.
“역시 바다는 쉽지 않구나.”
그때 김덕배가 문을 노크하며 말했다.
“회장님.”
“예?”
“이번에 입사한 신입 사원들입니다.”
세론 본사 신입 사원을 뽑으면 꼭 거치는 과정이 바로 나와의 면담이었다.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평판 관리 겸 격려 차원에서 입사할 때 한 번만 딱 해 주는 일종의 보여 주기식 쇼.
“들어오라고 하세요.”
그렇게 문이 열리고, 군기가 바짝 든 상태로 들어오는 10여 명의 신입 사원들.
“반갑습니다. 한지혁입니다.”
신입 사원들이 부동자세로 외쳤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세론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네. 저도 여러분과 함께 일하게 되어서 기쁩니다.”
그렇게 영혼 없이 대답을 해 준 다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몇 마디 던져 준다.
“그럼 이 근처 사시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하하. 역시 회사는 가까운 게 최고죠. 저도 회사 다녀 봐서 압니다.”
그렇게 적당히 대화를 하고 넘기려는 순간.
“음?”
맨 끝에 있는 한 신입 사원이 눈에 띈다.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중년 신입.
나는 김덕배가 건네준 이력서를 보며 말했다.
“보자. 장철웅 씨네요.”
그러자 장철웅이 외쳤다.
“맞습니다!”
“신입으로 들어오신 건가요?”
“비록 나이는 많지만 신입 못지않은 패기로 임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워낙 실업자가 많았던 군산이기에 이상할 건 없다.
오히려 대단한 거지.
그 동안 쌓아 온 경력을 모두 포기하고 경력이 아닌 신입으로 지원하는 건 보통 각오가 아니니까.
“그간 쌓아 온 경험을 세론에서 잘 발휘하길 기대하겠습니다.”
“물론입니다! 배를 만들던 패기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걸 보여 드리겠습니다!”
···어?
배?
나는 다급히 장철웅의 이력서를 확인해 보았다.
“시대중공업 군산 조선소?”
“예! 6년 전 문 닫은 군산 조선소에서 일했었습니다!”
“요즘 조선업이 다시 활황이라지 않습니까? 아직도 문 닫은 상태인가요?”
“예? 아, 예.”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군산 조선소가 재가동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러자 눈치를 보던 장철웅이 말했다.
“시와 협의해서 재가동한다고 이야기는 하는데, 저희 사이에선 그저 보여 주기 위한 쇼라고 여기는 중입니다.”
“왜죠?”
“조선업이 조금 살아나기는 했지만 전성기 수준은 아니라 확장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확장을 했다가 다시 또 그전 같은 불황이 닥치면 살아날 방도가 없으니까요. 군산 조선소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거고요.”
분명 수주량은 늘었지만 불황을 한번 맞아 본 조선업체들이 테이블 늘리기를 꺼려 한다는 말이네?
“한 가지 질문 더. 군산 조선소 규모가 얼마나 됩니까?”
“어···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만.”
“큰 배도 만들 수 있냐는 말입니다.”
“어느 정도로 큰 배를 말씀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군산 조선소에서 만들지 못하는 크기의 배는 세계의 그 어떤 조선소에서도 만들지 못한다 자부합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투의 장철웅.
“완벽해!”
그래.
주문 밀려서 대기할 바에야 그냥 내 손으로 만들고 말지.
앞으로 수없이 많은 해저 채굴용 선박을 만들어야 하는데, 어차피 만들 거면 내 손으로 만들어야 싸고 좋을 것 아니야.
모르긴 몰라도 해저 채굴용 선박만 만들어도 몇 년 치 일감은 나올걸?
나는 김덕배에게 말했다.
“김 사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