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138)
138화. 언데드가 풍년이로다! (5) 내가 협상 테이블 앞으로 정말로 당당히 걸어 나오자.
각각 앉아 있던 자들이 동시에 흠칫거리더니 벌떡 일어났다.
오오, 시선이 내게로 모이고 있다.
그래, 날 보아라. 내가 아렐이다.
‘……정말로 저자가 아렐인가?’
‘아직 어린애이지 않은가?’
16살이거든요? 관례상이라지만 성인식 지났거든요?
그전에, 자기네들끼리 쑥덕거리는 게 다 들린다는 걸 모르는 건가?
“여러분들의 열렬한 시선에 저도 모르게 쑥스러워지는군요.”
내가 상냥하게 빙 둘러 닥치라고 하자.
그들은 멈칫거리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조금은 묘한 시선들이 오지만 이번에는 호위들이 차갑게 맞받아쳐 노려보자 눈을 피한다.
……눈치를 보고 있군.
나는 상석에 앉고는 약간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제가 아렐 에르네시아 입니다.”
“아, 아렐 전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편하게 말하세요. 굳이 전하라고 부르지 않으셔도 됩니다. 왕자라지만, 뭐 그렇게 의식하지 않거든요.”
마치 안심이라도 시키려는 것처럼 나는 친근하게 말하면서 편히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걱정 마라. 해치지 않아요. 안전해요. 연약해요. 섹시해요. 귀여워요.
……물론, 너희가 제대로 된 태도를 취했을 때 해당되는 말이지만.
당연히 내가 웃으며 말해도 그렇게 쉽게 받아들이며 정말로 편히 대하는 놈은 없었다.
“여기 모이신 분들이 무엇 때문에 오셨는지는 제가 가장 잘 압니다.
인공 성수 때문이 아닙니까?”
“정말로 기존의 성수와 동일한 효과를 가진 것입니까?”
데마니엘 왕국의 사자가 참지 못하고 질문했다.
“동일합니다. 다만 효과는 약하기에 기존 성수보다는 많은 양을 사용 해야 합니다.”
“그럼??????
“그러나 전혀 부담은 없습니다. 사전에 문서로 설명 드린 것과 같은 가격에 제공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 점에서 인공 성수가 우수하단 것이다.
애초에 그거 한 방울 살 돈이면 내 인공 성수를 한 트럭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생산량에서도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제아무리 품질이 중요하다 해도 수요를 맞추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지.
“다만 역시 공짜로 제공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일단은 인공 성수는 제 자비로 생산하고 있으니까요.”
“이해합니다.”
“그것만으로도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불만을 표하는 멍청이는 없다.
오히려 어느 정도 대가를 주고 제공받는 쪽이 마음이 편하겠지.
이런 자리에서 가장 무서운 건 공짜다.
세상엔 순수한 호의 따윈 없거든.
그냥 준다는 것은 반대로 뭔가를 원한다는 뜻이다.
알게 모르게 빼 먹히기보다는 적절한 지출이 안전하다는 의미다.
“효과는…… 직접 보여 드리죠.”
내가 손짓하자 아샤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바깥에 있는 누군가에게 가져오라고 지시한다.
잠시 후 이곳에 모인 이들은 일제히 숨을 삼켰다.
하인들이 가져온 것은 짐승을 가둬놓는 우리.
그리고 그 안에는 언데드가 있었다.
“어, 언데드?!”
“안심하세요. 우리에 마법적 처리를 해서 문제는 없습니다. 보세요, 완벽하게 차단되어 악취도 안 나지 않습니까?”
어디까지나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적 목적으로 구해 온 언데드다.
생전에 인간이었다고 생각하면 조금 너무한 행동인지도 모르나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인공 성수의 효과가 동일하단 걸 보여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인공 성수 한 팩을 꺼내서 세이나에게 넘겼다.
세이나가 천천히 언데드에게 다가가 인공 성수를 쏟아붓는다.
그러자 비명을 지르던 언데드가 그대로 픽 쓰러졌다.
짠!
어떠냐?
“보시다시피 이걸로 정화되었습니다. 다시 보여 드릴까요?”
“아닙니다. 충분합니다.”
충분하다기보다는 더는 언데드를 보기 싫은 모양이다.
비위가 약하군.
하긴 평범한 문관들에게는 다소 보기 힘든 광경인가?
아마 지금 그들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 나더러 상당한 독종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직접 언데드까지 가져와서 처리하곤 안색 하나 변하지 않는 인간.
그리고 인공 성수를 개발하는 천재 성.
평범한 어린애의 언동은 결코 아닐 터.
조금이지만 그들의 눈에 나에 대한 두려움이 새겨졌다.
“한데…… 인공 성수의 가격은? ?????
사실 그들이 인공 성수를 택할 수 밖에 없는 결정적 이유가 있었다.
지금 발생한 언데드를 처리하기에는 기존 성수를 제공받기에는 너무나도 비싸다.
자칫하다가는 언데드 잡자고 국고가 텅 비겠지.
그러나 싸다고 해도 우리 쪽 성수를 구매하는 것도 가격이 만만치 않다.
최소한 각 나라마다 인공 성수의 양이 수십 톤 단위로 필요하다.
그 가격을 어찌 감당할까?
“죄송한 일입니다만 한 번에 대금을 지불해 드리기가 어렵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늬들 재정 사정은 안다.
“굳이 지금 달라고 할 마음은 없습니다.”
“그럼?…”
“하나 공짜로 드릴 수도 없죠 그러니 인공 성수의 대금은 향후 지불해 주실 능력이 되실 때 지불받도록 하겠습니다.”
여유가 되면 달라.
그리 말해도 그들의 얼굴은 그리 편치 못했다.
이건 빚이다.
이 성수를 제공받는 시점에서 나는 채권자가 되고 그들은 빚쟁이가 된다.
돈이야 금방 갚더라도 은혜 또한 참으로 성가신 빚이지.
“?…”
으음.”
“이것도 제가 최대로 양보해 드린 겁니다.”
훗, 실은 그냥 물값 정도밖에 들지 않았지만.
이런 자리에선 원가를 뻥튀기하는 법이다.
“제 인공 성수를 믿지 못하시면 성국의 성수를 구입하셔도 상관없습니다. 효력이 그쪽이 더 뛰어난 건 저도 인정하니까요.”
다만 그쪽은 수십 배는 더 비싸겠지만 말이지.
“한 가지 여쭤 봐도 되겠습니까?”
“뭐든지.”
“이 인공 성수를 사용해도 성국에선 가만히 있는 것입니까?”
노골적인 질문이다.
그러나 반드시 걸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기도 했다.
어디까지나 성수의 원조는 성국이다.
성국의 성녀가 밤낮을 낑낑거리면서 만들어 낸 원조 엑기스.
그게 바로 기존의 성수다.
당연 내가 인공 성수 같은 것을 만들어서 팔겠다 하면 원조가 가만히 있을 리는 없다.
자칫하면 분쟁에 휘말릴 수도 있다.
“그 염려는 이해합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안심하세요. 제 인공 성수는 실은 성수가 아닙니다.”
“성수가 아니라니……?”
“정식 명칭은 인조 마나 중화제.
효과는 비슷할지 몰라도 원리가 완전히 다릅니다. 제조법도 다르죠.”
제조법이 다른데 어쩌라고?
못 믿겠으면 증명도 할 수 있다.
애초에 그들의 기술로는 내 논리를 반박할 근거조차도 만들지 못할 테고.
“무엇보다. 성국은 필요한 성수도 전부 제공하지 못하는 걸로 압니다.
그들이 제게 항의할 순 없습니다.”
그리고 굳이 에르네시아 왕국과 성국이 친하게 지낸 적도 없으니 이정도면 충분히 무시하고 진행해도 된다.
어디까지나 나는 언데드를 물리치기 위해 이것을 개발했다.
그런 명분이 있는데 그것에 반대를 한다?
성국이야말로 대의를 잃게 된다.
한편으로는 그것도 좋겠지.
‘철저하게 뜯어먹을 구실이 될 테니까.’
어차피 내 입장에서 보면 성국조차도 수년 내로 나를 귀찮게 만들 가능성이 있는 놈들에 지나지 않는다.
밟아 버릴 구실이 있다면 기꺼이 기뻐하며 박살 내주면 되지.
물론 그건 내가 귀찮고, 그들도 바보는 아니니 결코 태클을 걸어오진 않을 것이다.
“그럼 결정해 주시죠. 저흰 얼마든지 이것을 제공해 줄 수 있습니다.”
나는 웃으며 그들의 선택을 기다렸다.
굳이 길게 기다릴 것도 없다.
어차피 그들은 이곳에 오기 전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미 정하고 왔을 테니까.
결과만 말하면 그들은 모두 인공성수를 구매하기 위해 내가 가져온 계약서에 서명을 해야 했다.
아싸! 이걸로 꽁 돈 벌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휴우? 겨우 끝났네.”
사신들이 돌아가고 나는 그대로 의자에 몸을 기대고 축 늘어져서 한숨을 쉬었다.
괜히 무게 잡으려니 피곤하다.
“수고하셨습니다, 아렐 님.”
아샤가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너희들도 이젠 긴장 좀 풀지?”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닌 걸요.”
비록 그들은 돌아갔지만 완전히 왕성에서 나갈 때까지는 경계 태세를 버릴 생각은 없나 보다.
세이나는 문 바깥에서 경비를 서고, 디아도 그들을 감시하러 나갔다.
“……역시 아렐 님이 직접 협상하실 필요는 없었던 것 아닌가요?”
아샤는 내내 그 협상 자리를 지켜 봤으니 이해가 잘 가지 않나 보다.
“어차피 그들은 인공 성수를 살 생각이었던 거죠?”
“그것 외엔 방법이 없을 테니까.”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애초에 난 그들에게 직접 빚을 지우는 게 목적이었고, 대강 얼굴도장찍어 주는 게 목적이었어.”
“그 빚이 오래갈까요?”
“끽해 봐야 1? 2년?”
애초에 그렇게 막대한 빚도 아니다.
조금만 알뜰살뜰 갚아 가면 1? 2년이면 갚겠지.
‘뭐, 그거면 충분해.’
도시가 완성되고 본격적으로 입지를 구축할 때까지도 1~2년이다.
지난 전쟁 때도 그렇고, 그사이 괜한 사고를 치면 곤란하지.
그러니 최대한 그 변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적어도 인공 성수를 싸게 팔아 준 은혜가 빚으로 남아 있는 동안은 시비 걸려고 하진 않을 테니까.
“어차피 지금쯤이면 그들도 텔레포트로 각자 고국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나를 뒷담화 까고 있겠지.”
“무례한 자들이네요.”
“뭐, 내가 듣지 않는 데서 무슨 말을 하든 그들의 자유니까.”
개개인의 생각까지 어떻게 참견하리.
내게도 그거까진 웃어넘길 정도의 관대함은 있다.
당연히 그 내용이 내 귀에 직접 들려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그들은…… 아렐 님에 대해 뭐라고 하려는 걸까요?”
“글쎄?”
별로 관심은 없다만.
굳이 생각해 보면.
“으음? 엄청 독한 꼬맹이라고 하지 않을까?”
“설마요……? 그럴 리가 없어요.”
아샤가 그럴 리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 정말로 그렇게 뒷담화 까고 있을 걸?
이건 내기해도 좋다.
아렐의 예상대로 조국으로 귀환한 사신들은 직접 각자의 주군들과 대면하여 협상 자리에서 있었던 일을 보고하기 시작했다.
“수고 많았네.”
데마니엘 왕국의 왕은 급히 텔레포트 마법으로 돌아온 사신에게 수고를 치하했다.
“아닙니다, 폐하.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옵니다.”
사신은 고개를 조아리며 성수 구매에 관한 협상 결과를 보고했다.
별문제 없이 인공 성수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국왕은 진심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렇지 않아도 이전 전쟁으로 인한 앙심으로 인해 아렐이 제공을 거부하거나, 혹은 터무니 없는 요구를 할까 염려하고 있었으리라.
“……그런가? 어찌 되었든 한시름놓게 되었군.”
그러나 안도하는 말과 달리 그의 얼굴은 썩 편치는 못했다.
비록 언데드 침공에 대처하는 게 급하다고 하나 얼마 전까지 전쟁까지 벌였던 국가에게 손을 벌리고 말았다.
비록 1? 2년이면 갚을 대금이라지만.
마음이 편할 리는 없다.
오늘의 일은 이후 두고두고 앞으로 에르네시아 왕국을 대하는 방침에 영향을 끼치겠지.
뭐…… 지금은 당장의 위기를 넘는 게 우선이다.
“성수는 언제쯤이면 공급해 줄 수 있다고 하던가?”
“닷새면 충분한 양을 제공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닷새인가. 버티지 못할 시간은 아니다.
오히려 성국의 도움을 빌릴 경우보다 빠른 대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 전방에서 언데드들을 상대로 격전을 벌이는 기사들에게 조금 더 버티도록 격려하라고 지시하고는, 그는 그다음 신경 쓰이는 것을 물었다.
“귀공이 본 아렐이라는 자의 인상은 어떻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