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29)
29화. 나는 여기사가 좋다 ⑴나는 몇 달 전 개량한 검술과 연공법 등을 국왕에게 최대한 전수했다.
앞으로 이것은 왕가에만 대대손손내려오는 비전이 될 거라 생각하니 왠지 내 비밀 일기장이 국보가 되는거 같은 기분이 들어 조금 낯이 뜨거워진다.
그리고 국왕은 그 비법을 내 형제들에게도 똑같이 전달했다고 한다.
남은 건 이제 그들이 성실하게 내가 제시한 비법을 실천하는 것뿐.
믿지 못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뭐 그 정도 신뢰밖에 없다는 뜻이 되니까 나도 별다른 관심은 없었다.
그러나 국왕뿐이 아니라 다른 형제들도 내 수련법을 꽤나 신뢰해 준 듯했다.
요 몇 달 만에 불러서 찾아뵌 국왕은 이전보다 확연히 강해져 있었다.
기분 탓이 아니라면 근육 함유량이 이전보다 1.5배가 된 느낌인데?
“아버님께서 익스퍼트의 거의 마지막 경지에 드셨다고 소문은 들었습니다.”
물론 나는 다른 이에게 들은 척하면서 적당히 아부했다.
국왕은 기분 좋은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몸뿐이 아니다. 네 형제들도 놀랍게도 실력이 빨리 늘었더구나.”
듣자니 제일 형님도 익스퍼트의 중 급에 도달하셨고. 다른 형제들도 오러에 각성했다고 한다.
덧붙여 카니아 누나 역시 익스퍼트의 중급에 도달했다.
이젠 내가 매일같이 지도할 필요는 없다.
가끔 봐 주기만 하면 되겠지.
“이게 네 덕분이다 아렐.”
여하튼 덕분에 국왕의 나를 향한 신뢰는 이전보다 한층 더 굳건해졌다.
“다만…… 네가 고안한 수련법이거늘 네가 쓰지 못한다니……
그게 어지간히 안타까운가 보다.
아마 내가 계속 노력한 걸 남 퍼준다고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제겐 무예의 재능이 없으니까요.
저는 딱히 신경 쓰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한가.”
대신 국왕은 내게 더 확실한 지원을 해 준다.
나로서는 그게 더 달갑다.
“음. 조금 이야기가 길어졌군.”
그는 이제야 나를 부른 이유를 설명할 마음이 들었는지 헛기침을 하고는.
“아렐. 네게 전속 기사들을 몇 명 맡길까 하는데 어떠하느냐?”
“기사…… 입니까?”
“그렇다. 네 녀석을 지켜 줄 기사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나는 약하니까…… 아니, 일단 대외적인 인식 말이죠.
아무튼 진짜 약하다 못해 불면 날아갈 것 같으니 나를 지킬 기사들을 내려 주실 모양이다.
“마침 네게 오고 싶단 이들이 제법 되더구나.”
그러고는 신하를 시켜서 제법 두툼한 서류들을 가지고 오게 했다.
내 기사가 되고 싶다 자원하는 기사들의 명단이었다.
가문부터 상세한 실력 그리고 전과까지, 모든 게 빠짐없이 기록되어 있다.
“하나같이 훌륭한 실력자들뿐이군요.”
“적어도 자격이 부족한 이들은 없을 게다.”
대부분이 서로 뒤지지 않는 명가의 자제들이 다.
거기에 지금 국왕의 말을 듣자 하니 그 전에 이미 한 차례 심사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역시 나에 대한 인식이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증거군.
아마 몇 년 전에 나였다면 이런 이들이 내 전속 기사를 자원하진 않았을 테니까…….
이래서 사람은 출세하고 봐야 한다는 건가.
절로 쓴웃음이 나올 뻔했다.
‘호위인가……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고민했다.
솔직히 필요한가 물으면 아니요, 라는 말이 나온다.
물론 자원하는 이들이 죄다 가문도 실력도 빼어나다지만 굳이 이들의 보호를 받을 만큼 나는 약하진 않다.
다만…… 나는 내 힘을 과시할 예정이 없으니 실제로는 호위 기사가 필요하긴 하다.
‘……지난번 같은 일이 계속 있을 수도 잇고.’
적어도 내가 아니라 내 주변을 확실하게 지켜 줄 실력자가 있으면 나쁠 건 없다.
“이들을 전부 데려가라는 건 아니겠죠?”
“그러고 싶더냐?”
음, 조르면 다 줄 거 같긴 하네요.
다만 그럴 마음은 없다.
어디…… 내가 아는 한 전속 기사는 세 명 정도라고 알고 있는데.
그럼 이 중에서 세 명을 뽑아야 한다는 거군.
내 전속 기사를 자원한 이는 총 30명.
이 중에서 3명만 뽑아야 한다.
경쟁률은 10대 1인가.
음, 경쟁이 치열해서 좋군.
왠지 내가 우수한 기업의 사장님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떤 녀석을 뽑으면 좋을까……
당연히 성격 좋고 내 말 잘 듣고 나름 실력도 괜찮은 녀석을 뽑아야겠지.
다만 내가 신경 쓰는 건.
‘……기왕이면.’
나는 9장의 서류를 봤다.
이 서류들의 공통점은 지원자가 여성이라는 점이다.
사내새끼들?
아 몰라? 옆으로 치워 뒀다.
내가 저걸 볼 날은 영원히 오지 않으리!
이왕 기회가 왔으니 한 가지 내 취향을 고백하도록 하겠다.
‘호위는 기왕이면 여기사가 좋지.
후후후후후훗?’
저 실은 여기사 엄청 좋아합니다.
아리땁고 강인한 여기사 누님들에게 둘러싸인 나.
상상만 해도 좋은 그림이 되는군.
이거 웃음이 절로 나오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내 꿈을 이룰 기회가 왔다.
나만의 여기사 하렘을 꾸릴 찬스가 왔다고!
이거 아무래도 신중하게 뽑지 않으면 안 되겠군.
* * *
국왕께는 면접을 보고 나서 직접 선발하겠다고 말해 뒀다.
나를 호위할 인재니 서류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렵다는 적당한 이유를 대니까 납득해 주셨다.
……뭐, 핑계가 그렇단 거고.
정작 내 속내는.
서류만으로는 누가누가 예쁜지 알수가 없으니까 면접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여긴 사진이란 게 없으니까 서류만으로 얼굴을 알 수 없다.
그런 속물적인 이유와 또 다른 이유 하나 때문에 역시 호위 기사는 직접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면접날이 되었다.
면접은 내 집무실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나는 내 책상에 앉아 턱을 괸 채 멍하니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맨 처음 인생에서 나는…… 매번 면접만 보면 죄다 떨어 쳤었지?
그랬던 내가 지금은 이젠 면접관의 입장이 된 건가 크흐흐흐…
이래서 사람은 전생을 하고 봐야 하는 거구나.
확실히 전생을 한 백한 번쯤 하니까 팔자가 피네?
“우선은 남자 기사들 먼저 면접을 볼게.”
사내새끼 21명의 면접 과정은 패스하겠다.
솔직히 땀 냄새나잖아?
어차피 채용할 예정은 없기에 그냥 대충 면접만 보는 척만 했다.
여기사만 뽑을 작정이지만 그렇다고 남자 기사들을 면접을 보지 않으면 그건 그것대로 내 평판에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 자비를 주마.
5분 스피치 할 기회는 줄게.
자? 짖어 보렴.
그래 봐야 탈락이지만.
사내새끼들과의 면접이라는 이름의지옥 같은 시간을 끝내고.
왠지 정신이 깎여 나간 기분에 책상 위에 축 늘어진 나는 고개를 흔들고 정신을 바짝 당겼다.
“이제 여기사들 들어오러고 해. 아.
그냥 한꺼번에 들어오러고 해.”
기왕이면 여기사 하렘 같은 기분이라도 좀 느껴 보자.
지금부터가 본방이다.
두근! 두근!
방금 전까지 근육질 사내새끼들로 인해 칙칙해진 집무실 분위기도 이젠 좀 화사해 지겠지.
나는 진심으로 기대했다.
솔직히 털어 놓겠다.
이때 나는 방심하고 있었다.
물리적인 방심이 아니라 마음의 빈 틈이 있었다고 해야 할까.
누가 날 어리석다고 혼내더라도 지금만큼은 시무룩해진 상태로 들을 수밖에 없다.
“……이럴 수가.”
방금 전까지 방긋방긋 미소 짓던 내 큐트한 얼굴은 지금은 새파랗게 질려 있다.
내 손은 바들바들 떨리고.
어라? 이상하게 춥네.
추워 파트라슈…….
아. 깜박하고 현실도피 할 뻔했다.
그렇군, 이게 바로 공포인가.
이렇게 질려 본 게 얼마 만일까.
막 전생한 두 번째 인생 시절 정도를 제외하면 처음인가?
지금 내가 이리도 덜덜 떠는 이유는 지금 내 앞에서 면접을 위해 들어온 여기사들 덕분이다.
그녀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분명 그녀들은 기사로서는 우수하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그렇게 인정했으니 틀림없다.
그런데 뭐가 불만이냐?
굳이 말하면 내가 상상하던 여기사와 다르다.
내 머릿속에서 꿈꾸던 여기사는 이런 거라고.
우월한 미모를 자랑하며 우아한 검기를 휘두르는 그런 아리따운 누님 드-난 그런 예쁜 여기사를 상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나를 배신한다.
면접을 보러 들어온 여기사들을 처음 본 나는 그만 위축되고 말았다.
들어온 건 거의 역전의 용사라는 느낌의 여성들이었다.
리얼 아마조네스라고 해야 하려나.
와…… 탄탄한 근육과 위압감 보소…….
눈빛만으로도 사람 잡을 것 같네.
눈에서 검기를 발사할 수 있을 것 같다.
확실히 기사로서는 현실적으로 이상적이네.
확실히 전투적이야.
강한 친구! 강한 기사!
“……내가 꿈꾸던 여기사가 아냐.”
나는 무심코 작게 중얼거렸다.
“아렐 님. 죄송하지만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만.”
여기사들 중 한 명이 말을 건다.
나는 화들짝 놀래 초고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 아무것도 아냐! 아무 말도 안했어! 네. 아무 불만도 없습니다!
없고말고요!”
“?????? 네?”
내가 왜 이러는지 아마 그녀들도 의아할 것이다.
하긴 멋대로 불만을 품는 것도 너무한 일이지.
어디까지나 그녀들은 훌륭한 기사로서 쉬지 않고 단련했을 뿐이다.
칭찬하면 몰라도 그녀들을 비난할 순 없다.
다만 내가 이상한 망상이나 품고 있었지, 젠장.
그래 마음속의 히X미 끄자.
진지하게 면접을 볼까.
어차피 호위할 실력자가 필요하긴 했으니까.
“흐음? 다들 강해 보이네…… 웅.
진짜 강해 보여.”
……너무 강해 보여서 탈이다.
특히 겉모습으로만 치면 가장 강해 보이는 여기사는 자그마치 키가 눈짐작으로 2미터 30센티가 넘는 거 한이다.
우와…… 우리 아빠보다 근육이 많아…….
눈에서도 야성적인 안광이 뿜어져 나오는 게, 저건 거의 기사보단 야생의 광전사에 가까운 것 같은데?
확실히 얘한테 호위 받으면 평생 안전할 것 같다.
저런 호위가 옆에 있으면 제정신 박힌 녀석이라면 덤비지 않겠지.
다만 평생 아무도 다가올 것 같지 않지만.
난 그 정도로 약하지 않으니까 필요는…… 없겠지?
응? 없는 거지?
그렇게 거의 떨면서 한 명 한 명 훑어보던 중.
“.. 어?”
무심코 넋을 잃을 뻔했다.
나조차도 한순간 감탄할 만한 미녀가 한 명 있었다.
찰랑거리는 금발과 수수한 제복을 입었음에도 두드러지는 몸의 라인.
기사라기보다는 어느 귀족가의 아가씨라 해도 믿을 법한 미인이다.
‘……기사 맞지?’
모처럼 갈구하던 미녀 여기사를 발견한 건 좋으나 그녀의 첫인상을 본 나는 무심코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른 기사들과 비교해 보면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데, 외모 때문에 그런가?
일단 한 번씩 쭉 훑어보고 그 뒤에는 간단하게 말이라도 걸어 봤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면접이기도 하니 진지하게 해야겠지……
다만 면접을 이대로 끝낼 수도 없다.
호위 기사를 뽑기 위해 판단한 두번째 요소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잠깐 생각 좀 하고 싶으니까 밖에서 기다려 줄래?”
내가 양해를 구하자 여기사들은 동시에 예를 갖추고는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확실히 각은 제대로 잡혀 있네.
“그럼…… 나도 준비를 해 볼까.”
진짜 면접을 위한 준비를 하자.
나는 누구도 들어오지 말라고 명령한 뒤 방 안에서 좌선한 채 눈을 감고 명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