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Reformed Emperor Prevented Destruction RAW novel - Chapter 150
36. 후반부가 다가온다?
제국의 비밀병기의 파괴력에 대한 충격이 컸던 것일까?
무리해서 일곱 번째 멸망을 불러들이려는 여섯 번째 멸망.
이미 멸망들은 예정보다 훨씬 빠르게 대륙에 넘어왔고, 그 대가를 지불하고 있었다.
그런데 후반부라 불리는 일곱 번째 멸망마저 그렇다면?
“오히려 좋군.”
알렉시안이 오히려 잘되었다는 듯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일곱 번째 멸망부터는 명확하게 후반부에 나오는 녀석들이다.
절망적일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가진 녀석답게 일곱 번째 멸망을 제대로 공략한 이는 없다.
그렇기에 다들 후반부의 멸망이 사실상 최종 보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유일하게 알렉시안만이 일곱 번째 멸망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냈다.
“미지의 영역이라···.”
알렉시안이 이제는 흐릿해져 가는 과거를 떠올렸다.
두렵다고 여겨질 만큼 강력한 존재.
중수를 넘어 고인물의 영역에 들어서는 이들조차 어둠의 능력을 제대로 끌어낸 이들은 드물다. 죄다 어둠의 첫 번째 능력에 죄다 꼬라박았기 때문이다.
“그림자 영역···.”
중반부의 멸망들의 파상공세를 버텨내면서 꾸역꾸역 발전시킨 고인물들이 일곱 번째 멸망이 시작되자 빠르게 리타이어 되는 이유.
초보자들이 첫 번째 멸망의 게이트 공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망하는 것과 같다.
이 빌어먹을 멸망은 게이트를 통해서 넘어오는 것이 아닌 그가 퍼뜨린 어둠이라는 개념을 통해 그림자 영역을 만들어 그곳에서 자신의 군대를 대륙으로 보내온다.
그렇다고 게이트가 닫히냐?
그것도 아니다.
게이트는 게이트대로 계속해서 몬스터들이 넘어온다.
겨우 희망을 품어볼 타이밍에 절망적인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알렉시안이 중부지역의 사람들을 살리는 것을 포기했다.
꾸역꾸역 살려봤자 어차피 후반부의 멸망을 버티지 못할 것이기에.
“다시금 시험대에 올라야 할 터.”
이제 좀 해볼 만하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다시금 절망이 찾아올 것이다.
제국조차 이번만큼은 힘들다고 느껴질지 모른다.
당장 알렉시안조차 여섯 번째 멸망을 통해 보이는 어둠을 보고 손에 땀이 흥건해질 정도이니까.
“그래도 해볼 만은 해.”
최상의 조건은 아니다.
알렉시안이 초기에 계획했던 마도기술의 수준에는 올라오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비밀병기는 제 위력을 발휘해준다.
사실 본래 지금의 기술력이라면 불가능해야 맞다. 그러나 부족한 기술을 막대한 자금을 때려 박아 완성한 것.
그렇기에 단 한 발 쏘고 다시금 만드는데 많은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도 일단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폐하. 아직 몸이 다 회복되시지 않았습니다.”
에르헨이 노트에 무언가를 적고 있는 알렉시안을 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냥···생각을 정리한 것뿐이야.”
그렇게 말하며 노트에서 손을 뗐다.
“이건···다음 계획입니까?”
에르헨의 물음에 알렉시안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초월의 영역을 만드는 것도, 멸망에게 유의미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마스터들의 숫자를 늘리는 건 계산할 수 없다.
그러니 계산할 수 있는 영역에서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다.
– 3세대 마도무기 양산. –
3세대 무기들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아직 양산이라 부를 만큼 기술적 성숙도가 오르지 않았다.
그러니 최대한 자금을 때려 박아서라도 일곱 번째 멸망이 오기 전까지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을 완성해야 했다.
– 2세대 성물 만들기. –
이번 티엔의 싸움을 하면서 확실히 깨달았다.
마도무기와 기존의 신전의 성물을 통해선 답이 없다는 것을.
거기에 더해 자신의 사도가 된 두 소녀를 보면 신성력만을 위한 보다 확실한 무기체계가 필요했다.
광휘의 검뿐만 아니라 알렉시안의 힘을 더 강력하게 만들어줄 보구 역시 필요했다.
그러나 당장 급한 건 이것이 아니었다.
※(최우선 과제) 일곱 번째 멸망이 나오기 전까지 모든 멸망 공략하기.
게임에서 수많은 고인물들이 버티지 못한 건 결국 쌓인 물량 때문이다.
첫 번째 멸망을 비롯해 몇몇 멸망들을 공략했다 하더라도 결국 남은 멸망들이 발목을 잡는다.
멸망을 공략한다고 폭주한 정령이나 오염된 정령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그러나 살아있으면 결국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쌓인다.
마침 멸망들이 제국의 비밀병기를 막으면서 해롱거리는 상태.
다시 오지 않을 기회였다. 이 기회를 놓치면 멸망들을 잡을 기회는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확실한 마무리를 위해서라도 알렉시안이 움직여야 했다.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전력을 이용해 지금 결판을 본다.”
그런 알렉시안의 말에 에르헨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곧장 최전선으로 가시겠군요.”
에르헨의 걱정스러운 얼굴을 보며 쓴웃음을 지은 알렉시안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의 지휘야 다른 지휘관으로도 충분했다.
거기다 전진하기 시작한 동남부의 연합군과 중부지역 연합군들과 함께 움직이는 것도 나쁘진 않을 터.
그 전에···
“이것을 중앙에 전해.”
“이것은···.”
“여섯 번째 멸망에 대비할 방법.”
알렉시안의 말에 에르헨이 눈을 커다랗게 뜨더니 소중하게 접어 품속에 넣었다.
뭐 대단한 정보를 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모르고 하나씩 알아가는 것보다 알고 대응하는 것이 한결 편할 터.
그런 의미에서 아는 정보를 적어 전해준 것이다.
첫 번째 멸망을 제외한 다른 멸망들이 단순히 자연적 개념이었다면 여섯 번째 멸망은 생명 그 자체의 변화를 이루는 존재들이다.
거기에 더해 잠들었거나 사라진 이들 역시 변화를 일으킨다.
당장 기존에 정령들이 깃들면서 생긴 영수들이 10배 이상 늘 것이다.
거기에 민간신앙에서 신목이라 불렸던 존재들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사라졌던 환수종들이 게이트를 통해 나타났다.
거기에는 멸망의 전조라 일컫는 용과 같은 계열의 존재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문제는 이들 전부가 타락했다는 것.
거기에 개념이라는 것은 기존에 있던 생물들 역시 변화를 일으킨다.
“오염된 지역의 정화작업. 조심하라고 해. 지금부터는 식물들도 전부 적으로 봐야 한다.”
철저하게 정화된 지역이 아니라면 식물들도 안전하다 볼 수 없다.
그런 알렉시안의 경고에 에르헨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인 후 황급히 이 정보를 중앙으로 전달하기 위해 움직였다.
티엔에서 제국으로,
제국에서 다시 대륙으로,
대륙에서 세계로.
알렉시안이 전달한 정보들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마치 예언가처럼 알렉시안이 말했던 모든 현상이 대륙 곳곳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변종 동물들이 대거 늘어났습니다.”
“변종 식물들이 늘어났습니다. 현재 대수림과 제국 동부지역에서 대규모 변종 식물 군단이 나타나 남하하는 중입니다!”
가장 먼저 대수림이 말썽을 일으켰다.
그러자 북부산맥, 대륙 곳곳의 숲속에서 걸어 다니는 거대 식물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변화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사막지역에서 숲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과거 마법, 혹은 대전쟁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황폐해진 땅.
그곳에 다시금 숲이 들어선다면 환영할 일이다.
쓸모없는 땅이 다시금 비옥한 대지로 변화되는 것일 테니까.
문제는 그 숲 전체가 검게 물든 오염된 숲이라는 것.
이것뿐이었다면 멸망들이 여섯 번째 멸망을 지키기 위해 애를 쓰진 않았을 것이다.
“오염된 지역들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오염되었던 지역들이 폭주하면서 강력한 개체를 만들어냈다.
특급이라 불리는 기존의 몬스터들 그 이상의 존재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일단 방어에 집중해! 주변 도시들 전부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예!”
피오라의 말에 모든 군단장들이 고개를 숙였다.
알렉시안이 최전선으로 향한다.
제국의 주요 전력들이 전부 멸망을 공략하기 위해 움직이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 어렵다고 징징거릴 수는 없었다. 그녀 역시 이번 기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특급 이상의 개체들을 환수종이라 명명한다. 그들은 폐하께서 오실 때까지 공략을 미룬다. 방어에만 전념해!”
알렉시안이 황궁에 복귀할 때까지 버티기 작전으로 가기로 정한 군부.
티엔을 시작으로 대륙의 전선이 빠르게 북상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일이 터졌다.
그러나 다들 이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기에 최전선의 병력을 뒤로 빼진 않았다.
“그대로 전진해! 조금이라도 적 병력을 끌어내!”
알렉시안의 예상과는 다른 선택.
그러나 어느 정도 예상되는 일이기도 했다. 그동안 탐욕 때문에 멸망한 국가들, 도시들, 심지어 지금 살아남은 대도시들조차 제국의 눈총을 사며 코너에 몰렸다.
그러니 이번만큼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는 것.
문제는 동남부였다.
「동대륙 사막지대의 대규모 몬스터 군단이 산맥을 넘는 중.」
알렉시안에게 직접 전달된 현상황에 에르헨을 바라보며 물었다.
“동남부 국가들은?”
“최전선에 투입된 병력들은 그대로 놔두었습니다. 있는 병력으로 버텨보겠다고 합니다.”
에르헨의 말에 알렉시안이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중부국가들이야 이번에도 자신들의 이권만 생각하면 제국이 철퇴를 들 가능성이 크니 어쩔 수 없이 따른다고 해도 동남부 국가들은 아니었다.
당장 산맥으로 넘어오는 몬스터 군단을 막는다는 명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국을 통해 동남부 국가의 수장들이 전해달라는 말이 있습니다.”
에르헨의 말에 알렉시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멸망의 공략을 꼭 성공하길 기원한다면서 중부지역에 파견한 군대에 대한 각국의 작전권을 제국에 넘겼습니다.”
동남부 국가들의 진심에 알렉시안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결정을 절대 후회하지 않게 만들 것이라 전해. 그리고 제국은 이번 일을 절대 잊지 않고 보답하겠다는 것도.”
“예. 폐하.”
이번 전투의 중요성을 잘 알기에 서부국가들 역시 모든 것을 걸다시피 움직였다.
멸망을 죽일 무기는 제국이 쥐고 있다.
그렇기에 마도 왕국 카디아조차 이번 전쟁에서 철저히 제국을 후원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티엔에서 알렉시안을 괴롭혔던 각 멸망을 보좌하는 최상위 정령들을 서부의 강국들이 맡아주기로 했다.
마도왕국 카디아가 공중을, 기사왕국 네이튼이 지상을 담당하며 서쪽을 치고 나갔다.
대수림은 숲 전체가 적이 된 상황에서도 산맥을 통해 동쪽을 압박했다.
서로의 본진이 위험한 상황에서 대수림은 동남부 국가들의 도움을, 서부는 용병국가 키르스가 전력을 파견해주었다.
자신의 이득만을 생각하던 에스톤조차 해상의 방어를 담당하겠다 전해온다.
이번만큼은 대륙 전체가 제국을 돕는 상황.
대륙 모든 국가들의 도움 속에서 마침내 알렉시안을 태운 비공정이 최전선에 도착했다.
“폐하를 뵙습니다.”
제국의 결전병기를 실은 거대한 비공정에 들어서자 주요 인사들이 일제히 알렉시안을 향해 고개를 숙인다.
그런 그들의 환영 인사 속에 알렉시안이 저 멀리 보이는 검은 나무를 보았다.
“저번 공략은 우리의 실패였다.”
두 번째 멸망을 소멸시키지 못한 시점에서 공략은 사실상 실패였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그러나 이번엔 다를 것이다. 이번엔 모든 멸망의 숨통을 확실하게 끊는다.”
알렉시안의 다짐과 같은 맹세에 모든 이들이 눈을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