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youngest son of the golden spoon life RAW novel - Chapter 248
※?24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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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니 사장인 하진범은 청소 중이었고, 내가 들어오는 걸 보고는 난감하다는 표정이었다.
“이런….. 영업이 끝났군요.”
아쉬워하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하진범은 순간 고민을 하는 표정이더니 갑자기 뭔가 결심했다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주방장을 먼저 퇴근시켰습니다. 근데 제가 먹으려고 주방장에게 탕수육 하나 포장해달라고 했는데 이거 부사장님 드십시오.”
“에이….. 그럴 순 없죠.”
“흐음….. 그러면 이렇게 할까요? 이걸 안주 삼아 술 한 잔 어떻습니까?”
나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솔직히 술 한 잔이 생각났기 때문에 무조건 콜이었다.
“일주일간 학생들 특훈을 시킨다고요?”
“들으셨군요.”
“그러면 내일도 회사에 나오셔야겠네요?”
“그렇죠, 뭐…..”
“내일 와야 한다면 오늘 차 두고 가십시오. 진하게 한잔합시다.”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하진범 사장은 청소하다 말고 테이블 이에 여러 밑반찬과 함께 탕수육을 세팅했다. 그리고 한눈에 고급스럽다는 분위기의 술을 가져왔다.
“조금 독한 술인데 뒤끝은 없습니다. 이거 한잔해봅시다. 저도 언제 먹을까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오늘이 그날이군요.”
“아끼던 것 같은데 이렇게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하하, 오늘 마시지 않으면 평생 못 마실 것 같아서 그래요. 그리고 가끔 엘씨기획사에서 제게 일거리를 주곤 해서 고맙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진범은 결국 포장지를 뜯고 고량주 뚜껑을 따버렸다. 그는 내게 잔을 따르며 부담스러운 말을 했다.
“이게 마오타이라는 술인데 저도 가격을 잘 몰라요. 선물로 받은 거라서 되팔고 싶진 않더라고요.”
“대충 가격도 모릅니까?”
“글세….. 굳이 그걸 알고 마시고 싶진 않습니다. 그냥 기분 좋게 한잔합시다.”
하진범은 각자의 잔에 술을 채운 뒤 잔을 들었다. 나도 잔을 부딪치기 위해 잔을 들자 향긋한 향이 내 코를 자극했다.
독한 술을 입에 털어 넣자마자 그 기운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더니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마지막으로 아랫배까지 그 기운이 전해지는 듯했다. 그리고 입안 가득 향기가 퍼져 사라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호오….. 이것 참….. 뭐라 표현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한마디로 맛있군요.”
하진범은 내 감상평이 맘에 들었는지 흐뭇한 미소를 보이며 한 잔 더 따라주었다.
몇 잔이 오가고 탕수육도 절반이상이 사라지자 그 때부터 엘씨기획사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난 하진범 사장님이 부럽습니다. 건물도 물려받고, 어디 매여있지 않으면서 작곡도 하고 싶을 때 하시지 않습니까.”
“허허, 참나….. 엘씨기획사 부사장이란 분이 저에게 하실 말씀은 아닌 것 같군요. 전 부사장님이 얼마나 부럽냐 하면, 아주 작지만 대학가요제 같은 걸 기획할 수 있는 위치가 된다는 겁니다. 얘길 들어보니 예술고 가요제가 되는 것 같은데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부럽습니다.”
하진범 사장과 나는 앞으로의 가요계와 음반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대화를 이어갔다.
솔로가수와 그룹의 경쟁이 될 것인지 아니면 엄청난 프로젝트 그룹이 생겨날 수도 있을 것이란 말을 서로 주고받았다. 그러다 보니 거기에 어울리는 곡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로 이어갔는데 자연스레 김아준에 대한 얘기로 이어졌다.
“하진범 사장님, 주변에 줄리아드 출신들이 있습니까?”
“아준이 때문에 묻는 겁니까? 아준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 녀석은 줄리아드 들어가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죠.”
나는 살짝 미소를 머금으며 하진범 사장을 바라보았다.
“아준이 때문이 아닙니까?”
“내년에 대주식품이 미국으로 진출합니다. 실사단이 먼저 미국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저도 합류할까 싶어서요. 실사단 일정이 줄리아드 일정에 꼭 맞아떨어지더라고요.”
“네? 대주식품 실사단이 미국에….. 그게 뭔 말입니까?”
나는 하진범 사장에게 대주그룹의 내 위치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아준이가 줄리아드에 있을 때 함께 지내보려고 합니다.”
“부사장님이 굳이 왜…..?”
“한 번 배워보려고요. 기왕 배울바에 세계 최고의 장소에서 천재들 사이에 끼어 치열하게 배워보려 합니다. 그게 제 스타일이라서요.”
하진범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자신의 턱을 매만지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부사장님….. 저희 외가쪽 집안이 모두 음악가 집안입니다. 그래서 줄리아드를 나 온 분이 몇 명 됩니다. 게다가 조카 하나도 지금 다니고 있긴 한데….. 일단 여기까지 얘기합시다. 만약 확실하게 가게 된다면 그 때 다시 말씀하십시오.”
“지금 얘기하기 곤란한 상황인가보네요?”
“음….. 고민이 좀 되네요. 왜냐하면 조카가 보통 사람들처럼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아서요. 원래 천재들은 약간 외통수 기질이 보이지 않습니까? 저희 조카도 그런 부류라서요. 괜히 소개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
“하하, 말씀 안 하셔도 됩니다. 어쨌든, 사장님과 아준이 얘길 하다 보니 이번 프로젝트 꼭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다음 미국으로 빨리 가고 싶군요.”
“그렇게 할 수 있는 부사장님이 부럽군요. 자! 한잔 받으시지요…..”
***
다음날, 엘씨기획사에 도착하자마자 안면이 있는 젊은 피디가 날 찾았다.
“표광열 피디님이 제 1 녹음실로 곧장 오시랍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이번에 예술고 2주 차 진출한 학생들이 불러야 할 곡을 녹음한다고 합니다.”
“녹음이라고요? 도대체 뭔 소리야?”
나는 서둘러 지하층으로 내려갔다.
제 1 녹음실로 들어가니 표광열 피디가 손을 들어 아는 척을 했고, 그 옆엔 장미애가 앉아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어제 민우 네가 편곡한 걸 듣고 곧바로 악보 작업을 했어. 그리고 그걸 ‘헬 오어 헤븐( hell or heaven)’ 작곡가인 장항수에게 팩스로 보냈지. 자기 곡을 이렇게 편곡해봤는데 한번 들어보라는 식으로 보냈어. 반응이 아주 뜨겁더구나. 택시 타고 곧장 날아왔어. 민우 너, 확실히 음악적 재능이 있는가 봐…..”
“그래요? 그래서 작곡가는 뭐래요?”
“같이 몇 개 부분만 고친 다음 음원을 한번 들어보자고 하더라고. 그래서 지금 녹음 중이야. 어디 보자….. 올 때가 됐는데…..”
표광열 피디는 손목시계를 보며 시간을 확인했다. 그 때 갑자기 녹음실 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불쑥 들어왔다.
“아이고, 조금 늦었네요.”
더벅머리에 뿔테안경을 쓴 남자가 땀을 뻘뻘 흘리며 들어왔다.
대충 보면 외모에 신경 쓰지 않는 사람으로 보였지만 부스 안에서 노래 부르고 있는 바야바를 보더니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설마 저 사람이 바야바의 이상형인가….. 그런데 안 꾸며서 그렇지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키도 커서 거의 나와 비슷했다.
표광열 피디는 그에게 나를 소개했다.
“어이쿠, 말로만 들었던 부사장님을 이제야 만나게 되는군요.”
“반갑습니다. 저도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그래요? 저는 제 곡을 이렇게 환상적으로 편곡할 줄은 몰랐는데….. 표광열 피디님이 어제 팩스로 악보 하나를 보내 주시기에 한 번 봤는데 처음엔 별로 신경 안 썼습니다. 그런데 악보를 보니 연주를 하고 싶어졌지요. 피아노로 연주를 하다 보니 어라? 예사롭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더 충격적인 건 이걸 부사장님이 편곡했다고 해서 얼마나 놀랐다고요.”
“그런데 원곡을 만든 입장에서 제 편곡은 어떻습니까?”
그러자 장항수는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부사장님. 내가 작곡한 곡은 내 자식인데 갑자기 내가 알던 자식이 세련되어 있거나 고급스러운 옷을 입고 내 앞에서 재롱부리고 있으면 제 맘이 어떨 것 같습니까?”
“글세…..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사람 손을 거쳤다는 걸로 기분 나쁠 수도 있고, 아니면 자존심 상할 수도 있고요…..”
“하하하, 전혀 아닙니다.”
“기분 나쁘지 않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습니다. 부사장님도 한 번 자신의 곡을 만들어 보면 알 수 있겠지요.”
“아무래도 그럴 생각입니다. 그런데 그건 나중의 일이고….. 오늘은 딴 얘기 말고 발라드로 편곡된 새로운 분위기의 ‘헬 오어 헤븐( hell or heaven)’ 이야기만 합시다.”
“그렇게 하지요.”
장항수는 부스 안으로 들어가서 한참을 바야바와 얘길 나눴다. 그런데 장항수의 동작이나 행동이 약간 여성스러웠다. 게다가 얘길 나누는 중에도 바야바의 손을 만지작거리기도 하고 그녀의 어깨를 주무르기도 했다. 바야바의 성격을 내가 아는데 함부로 그렇게 했다간 그녀의 발차기에 나가 떨어지기 일쑤였지만 장항수는 적절하게 그녀의 기분을 맞춰주는 듯했다.
부스 밖으로 나온 장항수는 표광열 피디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한번 들어봅시다! 바야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면 어제 얘기한 학생에게 불러 보라고 해야겠어요!”
그가 말하는 학생은 차은수였다.
“표광열 피디님….. 바야바도 어제 같이 만나서 작업을 했습니까?”
“그럴 리가 있냐…..”
“근데 원곡자에겐 왜 팩스를 보냈습니까?”
“당연히 알려야지. 원곡자도 알고 싶을 거야. 그런데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어. 싱글 앨범부터 낼까 싶어.”
“누구 싱글을 낸단 말입니까?”
“당연히 바야의 싱글 앨범이지. 그리고 급하게 앨범은 안 낼 거야. 낼 준비만 하는 거지. 그런 상황에서 오디션 무대에서 저 노래를 불렀다고 해 봐. 대박이겠지? 당연히 오디션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싱글 앨범 발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