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 Rank Supporting Role’s Replay in a Prestigious School RAW novel - Chapter 1108
명문고 EX급 조연의 리플레이 (1108)
125. X (8)
‘이상해. 여긴 아까 지나친 길이야.’
믿을 수 없지만, 흑호는 천익산을 헤매고 있었다.
흑호는 호족 중에서 가장 천익산을 좋아하고 잘 알았다.
삿된 어둠이 하늘을 덮었을 때에도, 지력의 상승으로 천익산의 영기가 짙어져 산의 형태가 어그러졌을 때에도 흑호는 천익산에서 길을 잃지 않았다.
‘힘들어서 멀게 느껴지는 건가? 빨리 가야 하는데, 빨리 알려야 하는데!’
흑호의 작은 몸이 비에 녹고, 바람에 날아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바람이 강해졌다.
뒤늦게 자신이 어떤 술수에 걸려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미쳤지만, 아직 직접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 없다는 이유로 흑호는 헛된 희망을 품었다.
좀 더 빨리 달리면 빠져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척을 죽이면 상대가 자신을 놓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흑호는 있는 힘껏 달리고, 한껏 몸을 숨겼다.
그러나 흑호를 노리는 사냥꾼은 그저 그의 힘을 빼고 증원을 기다리기 위해 술식 속에 가둬 놓고 방치하는 것뿐이었다.
상대는 흑호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추잡하게 부패한 악의와 애증을 품은 자였고, 흑호의 힘으로는 당해 낼 수 없었다.
“아!”
흑호가 지쳐서 멈춰 선 순간, 웅족이 나타나 그를 둘러쌌다.
증오의 곰, 성노의 곰, 대욕의 곰 그리고 탐애의 곰.
흑호가 한 명도 상대하기 어려운 곰이 넷이나 있었다.
비에 젖어 엉망인 흑호와 달리 그 넷은 기로 몸을 감싼 덕에 조금도 젖지 않은 상태였기에 힘 차이가 더욱 커 보였다.
흑호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비켜! 난 집에 갈 거야!”
흑호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기로 했다.
은호는 첫 임무 때부터 만약 흑호가 적에게 잡히면 먼저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면서 버티며 구조를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괜히 가지고 있는 정보로 적을 자극해 봤자 죽음을 앞당길 뿐이었고, 여차하면 적이 정말로 모른다는 말을 믿어 속거나 흑호가 틈을 노려 숨을 기회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치만 쟤들은 속지도 않고, 틈을 내주지도 않을 거야. 어떡하지?’
태풍 속의 천익산으로 누가 구하러 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흑호는 친우들의 등장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곰들은 흑호가 품은 얕은 생각을 전부 읽어 내었다.
증오의 곰이 흑호를 내려다보다 말했다.
“무지를 가장하려면, 적의를 숨겨야 한다. 은호가 이를 가르치지 않았나 보군.”
은호는 배울 수 없는 것을 가르칠 수 없었다.
흑호는 못된 계획을 고안한 곰들을 좋게 볼 수 없었고, 이를 숨길 수 없었다.
“저 검은 호랑이를 인질로 잡자! 적호는 물론이고 호족 최고의 무재와 수장 대리가 아끼는 호랑이니까 우리 말을 더 잘 들어주겠지. 이걸 계기로 아예 입장을 역전시켜서…….”
“그만.”
대욕의 곰이 욕심이 가득한 눈으로 흑호를 보자 증오의 곰이 제지했다.
증오의 곰의 눈빛은 얼음으로 벼린 화살촉처럼 차가운 감정을 품고 있었는데, 이는 오롯이 천신을 향해 있었다.
“우리의 목적은 호족과 대등한 자리에 올라 손을 잡고 천신을 지우는 것이다. 호족이 품은 원한을 이 이상 늘리고 균형을 깨는 짓은 삼가도록.”
“증오여, 네 말에는 일리가 있으나 흑호를 방치하면 우리의 계획이 호족 우두머리의 귀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증거를 남기지 않고 어디에 가둬 놓거나 죽이는 건 어려울걸? 요새 은호가 건강이 별로라고 해도 흑호가 없어지면 나서겠지. 차라리 대놓고 인질로 이용하자!”
증오의 곰에 이어 성노의 곰과 대욕의 곰이 말을 이었다.
흑호의 처분을 두고 셋의 의견은 갈렸지만, 공통된 전제가 있었다.
‘내가 도망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
흑호는 숨을 고르고 틈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도망칠 수 없었다.
다른 곰은 의견 교환에 몰두하고 있었으나 탐애의 곰은 계속 흑호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다.
따가운 시선에 흑호가 돌아보자 눈이 마주친 탐애의 곰이 기분 나쁘게 웃었다.
“천칭을 써서 지웁시다. 그러면 아무 증거도 남지 않겠죠! 마침 웅녀가 천칭을 조정했으니 시험해 보는 게 어떻습니까?”
탐애의 곰이 한 제안에 세 곰이 말을 멈췄다.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여기면서도 다들 곧바로 찬동하지 않았다.
“웅녀가 흑호와 사전에 무언가를 모의해 천칭에 손을 댔을 수도 있다. 또, 흑호를 지우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천칭의 성능은 확실히 올라갔어요! 설령 뭔가 꾸미고 있다고 해도 우리의 신뢰를 사기 위해 천칭을 고친 게 아니겠어요? 일단 시험해 보면 알겠죠. 게다가 이런 약한 호족 하나 지운다고 큰 대가를 치르겠습니까?”
흑호를 지운다.
흑호는 본능적으로 지워지는 것이 죽음보다 더 끔찍한 것이라고 알아차렸다.
전시 중에 죽으면 천익산에 묻어 달라고 친우들에게 부탁했는데, 지워지면 흑호는 어디에도 있을 수 없게 될 것이다.
흑호는 그 미래가 무서워서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의외로군. 네가 처음으로 무언가를 지우려고 든다면 그건 적호나 제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야 지워 버리고 싶죠!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웅녀에게 반려와 자식을 뺏는 것만으로는 그녀의 사랑을 어쩔 수 없어요. 둘 중 누구를 지워도 웅녀의 사랑은 여전할 거고 지웠다는 사실을 알아내서 복수한답시고 호족과 함께 싸울걸요? 그러니까 전 이런 순간이 오길 기다렸어요.”
“탐애?”
이 자리에 있는 곰들은 호족과 웅족의 관계를 저울질하고 있는데, 탐애의 곰만큼은 달랐다.
갑자기 웅녀를 들먹이며 빠르게 말을 주절거리는 꼴이 예사롭지 않았다.
진웅팔선 중 가장 추악하고 미쳐 있는 곰을 꼽자면 누구나 탐애의 곰으로 꼽을 만큼 광증이 심상치 않았으나 지금은 더욱 이상해져 있었다.
“지금 흑호의 존재는 물론이고 이 세계에 존재하는 흔적과 기억까지 전부 지워 버리면 적호는 아무것도 모르고 호신총을 부술 거예요. 적호는 배신자가 될 거고, 제호는 배신자의 아이가 될 거고, 웅녀는 반려와 아이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간 자가 되겠죠!”
“멈춰라, 탐애. 흑호의 흔적과 기억까지 지운다고?”
“지울 거면 그냥 존재만 지우면 되잖아! 증거를 지우는 것 자체가 목적이니 굳이 큰 대가를 치르며 다른 이들의 기억에서까지 흑호를 지울 필요는 없어!”
“지우는 데에 집착할 필요도 없다. 적호가 호신총을 부술 때까지만 흑호를 붙잡아 두거나 기억을 조작하는 방법도 있어.”
파아아앗!
한 치 앞도 보기 어려운 폭풍우 속, 탐애의 곰이 쥐고 있던 주먹 속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손바닥에는 천칭을 부르는 술식이 새겨져 있었다.
탐애의 곰은 천칭에 가장 집착하던 곰으로, 웅녀처럼 도구 제작과 개량에 특화된 재능이 없는데도 천칭의 힘을 가장 잘 이해하고 다루고 있었다.
“웅녀의 사랑을 무너뜨리려면 아주아주 큰 희생이 필요할 거라고 여겼죠. 하지만 모든 열쇠를 이런 호랑이 하나가 쥐고 있다면, 놓칠 수 없어요!”
“우리의 목적은 천신을 지우는 것이란 걸 잊었나! 네가 그런 짓을 하면 호족과 웅족은 반목하여 힘을 크게 잃을 것이다.”
“순진하시군요. 당신의 증오는 강하지만, 지나치게 순수해요. 웅족이 엉망이 된 꼴을 보고도 모르겠어요? 천신에 반하는 자들이라 한들 저마다의 목적과 욕망이 있는 법이죠. 당신처럼 증오 하나만을 쥐고 살진 않아요.”
흑호는 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지 이해하지 못했으나 곰들의 의견이 갈렸다는 걸 눈치챘다.
하지만 여전히 탐애의 곰은 흑호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고, 틈이 없었다.
빛을 머금은 탐애의 곰이 손끝으로 흑호를 가리키자 시야가 명멸했다.
흑호가 눈을 질끈 깜빡였다가 떴을 때, 흑호는 거대한 천칭의 접시 위에 올라가 있었다.
[…….]천칭 위, 순백의 곰 가죽으로 눈가를 가린 자가 있었다.
거대한 천칭의 등장과 범상치 않은 존재의 등장에 모두가 말을 잊었다.
웅녀가 천칭에 손을 대기 전에는 나타나지 않았던 것들이었다.
증오의 곰은 신령한 존재를 눈앞에 두고도 방자한 말투로 물었다.
“당신이 천칭을 움직이는 자인가? 천칭을 움직이는 힘은 분명 외신(外神)에게 있었을 터. 어째서 곰을 상징하는 가죽을?”
[웅녀가 천칭에 새긴 게 무엇인지 모르는가.]곰 가죽을 몸에 걸친 자는 비웃듯이 싸늘하게 말했다.
[나는 천칭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웅녀가 새긴 의지에 따라 대가를 접시 위에 올리기 위해 왔다. 무엇을 지울 것인가.]“흑호의 모든 것을 지우겠습니다!”
다른 곰이 제지할 틈도 없이 탐애의 곰이 소리 지르고, 그 자리에서 즉시 언약이 맺어졌다.
천칭에 올라간 흑호가 멀리서 ‘싫어!’, ‘안 돼!’라고 외쳤지만 공허한 울림만을 남길 뿐, 곰들에게는 아무 영향도 주지 못했다.
증오의 곰은 혀를 차면서도 대가를 치를 준비를 했다.
그들은 천칭을 개량해 지우는 대가를 쌓아 온 부와 진족 특유의 무한한 수명으로 대체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순백의 곰 가죽을 착용한 자는 그들이 꺼내는 귀금속에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
[초대 웅족의 수장은 웅녀의 혼례를 보지 못했지만, 죽기 전에 미리 선물을 줬단다. 그게 무엇인지 아느냐? 바로 진웅팔선의 의지란다.]“진웅팔선의 의지? 그걸 사용하기 전에 수장은 죽었다.”
[죽기 전에 웅녀에게 넘겼지. 그 수장은 너희를 믿지 않았으니 말이다.]천신만 한 권능은 없지만, 웅족을 아껴 그들에게 은혜를 내리는 신도 있었다.
그 신들은 은총을 내릴 상대로 맑은 혼을 지닌 초대 웅족의 수장을 택했으나 수장은 은혜를 많은 웅족과 나누는 것을 택했다.
그래서 초대 웅족의 수장은 여덟 개의 자리를 만들고, 어울리는 이름과 은혜를 주는 대신 충성을 상징하는 의지를 받았고 이것이 진웅팔선의 시작이 되었다.
그 의지란 단 한 번의 명령권이었다.
진웅팔선에 속한 웅족은 힘을 얻는 대신 유하게 구는 수장의 명령을 한 번 듣는 것이라면 나쁘지 않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 절대 명령권이 웅녀에게 넘어가 있었고, 지금은 천칭에 새겨져 있었다.
의지는 단 한 번 사용할 수 있으므로, 웅녀는 진웅팔선 중 역겨운 모략을 꾸미는 자들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사용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전쟁 중에 이들은 흩어져 있었고 전후에는 명분이 마땅히 서지 않았다.
[‘다음에 천칭을 사용한다면, 대가는 그 자리에 있는 진웅팔선이 존재를 걸고 전부 치를 것이다’, 이게 웅녀가 새긴 의지다. 천칭에 올려야 할 것은 너희의 존재다. 부나 수명 따위로 대체할 수는 없어.]“웅녀가 그런 짓을 했나? 설령 그렇다고 한들 전공 하나 없는 흑호 하나 지운다고 뭐가 어떻게 되지 않을 터.”
“게다가 이 천칭은 대가를 적게 치르도록 개조되었지. 여차하면 나중에 대가를 미뤄서 치를 수도 있다.”
성노의 곰이 분노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여유가 넘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순백의 곰 가죽 주변에서 무거운 힘이 흘렀다.
마치 눈앞에 있는 곰들에게서 엄청난 대가를 받아 갈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흑호는 너희가 알지 못하는 깊은 인연을 쌓았고,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흑호의 연주를 기억하는 자는 신인의 노래를 기억하는 자만큼 많다. 천칭은 이 모든 것을 지우겠지. 이 천칭이 지우는 것에 비해 가벼운 대가를 요구하고, 너희가 긴 시간에 걸쳐 대가를 나눠서 치르더라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흑호를 앞에 두고 내내 여유로웠던 곰들이 처음으로 평정심을 잃었다.
웅녀를 향한 저주를 토하는 곰도 있었고, 달아나려는 곰도 있었다.
그러나 천칭 주변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울면서 벌벌 떨기만 하던 흑호가 곰들의 추태를 보며 조금 안도했다.
‘웅녀가 저 곰을 없앨 무언가를 천칭에 해 둔 거구나.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날 지우고 웅녀랑 제호를 어떻게 하지 못할 거야!’
흑호의 안도는 길게 가지 못했다.
콰드득!
갑자기 흑호에게 바윗덩이가 날아왔다.
바위를 던진 건 대욕의 곰이었다.
흑호는 간신히 몸을 웅크려 피했지만, 곰들은 더 매서운 공격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우기 전에 죽이자. 천칭의 발동을 막자고!”
대욕의 곰이 선언하자 증오의 곰과 성노의 곰도 공격을 날릴 준비를 했다.
흑호는 이미 천칭 접시에 올라가 있었기에 공격을 맞추기 어렵겠지만, 저들이 힘을 합치면 용이할 것이다.
탐애의 곰은 어찌 됐든 흑호를 지우고 싶어 했지만, 흑호가 죽을 정도로 공격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기는 듯했다.
죽느냐, 지워지느냐라는 갈림길에서 흑호의 운명이 죽음 쪽으로 기울어졌을 때였다.
콰지직!
아공간이 갈라지고, 그 틈 사이로 비바람과 함께 누군가가 나타났다.
한순간 흑호는 친우의 존재를 기대했지만, 나타난 건 낯선 곰이었다.
“번민의 곰이 헛소리를 떠들기에 뭔 일인가 했더니, 정말로 어리석은 짓을 벌이고 있었군.”
“의구의 곰!”
“흑호를 죽일 생각인가?”
의구의 곰의 눈 아래가 새카맣게 죽어 있었고 눈빛도 흐리멍덩했지만, 영민하게 상황을 판단했다.
의구의 곰은 그들이 흑호를 죽이려 든다는 걸 알아차렸다.
“지금 이 자리에서 호족을 죽이게 두지 않겠다. 오방색을 상징하는 호족이 허무하게 죽는다면 내 의문은 풀리지 않겠지.”
“어리석은 놈, 지금 흑호를 죽이지 않아 봤자 사라질 것이다. 죽이지 않으면 너도 진웅팔선 중 하나로서 대가를 치러야 하겠지!”
“천칭은 완전치 않아. 죽으면 흑호로서의 삶이 끝이겠지만, 지워지면 누군가가 기억해 낼 수도 있겠지. 나보다 의심 많은 누군가가.”
증오의 곰, 비탄의 웅녀 뒤를 잇는 제3선 의구의 곰이 전력으로 방해하자 흑호를 노리는 공격이 닿기 어렵게 되었다.
게다가 천칭이 지불할 대가의 계산을 마치고 발동을 앞두자 진웅팔선의 움직임이 점점 느려졌다.
흑호 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천칭의 균형이 맞춰져 갔다.
두려움에 제대로 된 생각을 못하던 흑호는 젖지 않게 잘 품고 있던 나뭇잎의 존재를 떠올렸다.
‘이걸 전하지 못하면 웅녀는…… 적호는…… 제호는…….’
그러나 생각은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흑호는 존재 자체가 흔적도 남기지 않고 찢기고 부수어지는 격통 속에 내던져졌다.
마지막 순간에는 친우들이 너무나도 보고 싶었으나 곧 얼굴은 물론이고 이름도 떠올릴 수 없게 되었다.
천칭의 균형에 가까워질수록 흑호의 존재가 사라져 가고, 그 자리에 있는 진웅팔선의 혼이 뒤흔들렸다.
두 곰이 실성하고 세 곰이 잠들었을 때, 흑호는 완전히 사라졌다.
천칭이 사라지자 태풍 속에 쓰러진 다섯 곰만이 남았다.
이 과정을 모두 지켜본 흑호의 유일한 아군은 천익산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