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get on the protagonist's flower path RAW novel - Chapter (13)
2. 인맥을 관리하는 방법 (3)
10화 내용은…… 그거였다.
충격과 공포의 나유한 업보 전설.
나는 나유리가 설명을 이어 가는 장면과 사기꾼이 충격받는 장면을 대충 스크롤해서 넘겼다.
그 부분의 내 분량은 말을 받아 주는 정도밖에 안 나왔거든. 사기꾼이 받은 충격 따위 알 게 뭐람.
중요한 건 내 등장씬이다. 그것도 인상 깊은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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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굳어 있던 나는 강나현의 말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 발언, 유한이를 견제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거라 볼 수도 있어.”
“압니다. 아무 증거도, 지금은 제시할 수 없어요…….”
저 말을 듣고도 나를 옹호하는 건가?
“그럼에도, 나는 유리 네가 거짓말을 하는 거라고는 볼 수가 없네.”
혼란스러웠다.
“내 환경을 조사해 봤다면 알겠지만, 난 말이야, 죽어도 좋을 정도로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을 숱하게 보아 왔어.”
그건 강나현도 마찬가지인 듯, 혼란, 슬픔이 뒤섞인 얼굴의 강나현은,
“그 사람들의 눈빛과 당신의 눈빛이 너무나 같아서, 나는 당신을 거짓말쟁이라 할 수가 없어…….”
그럼에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유한이를 믿어보고 싶어.”
나를 믿겠다 선언했다.
……마음속에 묵직한 것이 얹힌 기분이다.
“하지만……!”
“그러니까!”
주먹을 꼭 쥔 채, 온 힘을 다해 선언하듯, 강나현은 외친다.
“유리가 우리를 지켜봐 주지 않을래?”
“제가, 요?”
“응. 난 아직 경험이 좀 부족해서, 유한이가 정말 그런 사람이라도 눈치채지 못할지도 몰라. 하지만 유리는 시험 때 차석을 했을 정도로 똑똑하고 강하잖아?”
바보같이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그러니까 유한이가 정말 변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예전처럼 못된 사람이라면 유리가 나 대신 유한이를 많이 혼내 줘.”
……멍청하고, 순진하고, 정말 이용하기 쉬운 엑스트라 캐릭터.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말 유한이가 변한 거라면, 우리 같이 그 친구에게 사과하라고 하자. 미안하다고 말해 달라고. 그때는 나도 함께할게.”
“당신…… 정말 바보 같네요.”
“그런가?”
게임 속 세계라 그런가? 아니면 이런 사람이 존재할 수 있을 리가 없지.
“바보 같고, 순수하고, 이상해…….”
처음으로 나유리의 말에 공감했다. 사기당하기 너무 쉬운 녀석이다.
잘 모르겠지만, 어려운 환경이라면 좀 더 남을 경계하는 법을 배우며 자라야 하는 게 아닐까? 설정을 잘못했잖아, 제작진 녀석들.
“좋아요, 제가 나현 씨를 지키고, 나유한이 죗값을 치르도록 만들지요! 저는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는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에요! 맡겨 주세요!”
“응. 잘 부탁해!”
그래도 그 덕분에 내가 이득을 봤으니, 감사하다고 말해야 할까?
아니, 살아 있는 강나현에게 감사하다 말하는 게 낫겠지.
나는 바람에 휘둘려 쓸려 나가는 나뭇잎들과, 그 사이로 내리쬐는 빛과, 그 사이에서 웃고 있는 그녀들을 멀거니 바라봤다.
아름다운 한순간.
그래. 이 세계는, 내가 있던 현실과 다르게 너무나 아름답다.
강나현과 나유리가 떠드는 모습을 지켜보던 그때 종이 울렸다.
이런, 강나현보다 늦게 도착하면 뒤를 밟았다는 의심을 할지도 모른다. 서둘러야겠군,
나는 무기 상점에서 산 바람의 장화를 덧신고 빠르게 달려 나갔다. 그럼에도 늦어서 선생님에게 한 소리를 들어야 했다.
옆자리에 앉은 강나현을 보고 고개를 돌린다. 아주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
“……고마워.”
지금의 나를 믿어 줘서.
지금의 나를 봐 줘서.
***
[이야기의 파편] 쫑긋, 그녀의 머리 위에 달린 고양이 귀가 가볍게 움직였다.“흐음~ 뭔가 프라이빗한 이야기를 듣고 말았네. 어쩌지?”
곤란하다는 듯한 말과는 달리, 그녀의 덧니가 삐죽 튀어나온 입꼬리는 한껏 올라와 있었다.
그녀는 무언가를 고민하듯 꼬리를 느긋하게 살랑였다.
“듣고 나니 뭔가, 작년의 하나와의 일이 떠오르네. 저 아이들은 어떤 결론을 내려나?”
흐응, 하는 소리를 내며 흥얼거리던 그녀가 중얼거렸다.
“좋아, 옆에 가까이 가서 지켜볼까!”
그녀는 콧노래를 흘리며 바람을 타고 그 자리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185
음, 엿듣고 있던 사람이 하나가 아니었네.
방금 본 등장 파트의 묘사를 보면 소설 속 히로인 중 하나 같은데. 아마 바람을 다루는 히로인일 것이다.
이름은 최수정.
고양이 수인 혼혈로, 고양이 귀와 꼬리가 달린 미소녀다.
원래는 중간고사 이후에나 사기꾼에게 흥미를 가졌을 텐데 전개가 뒤틀려 버렸네.
영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라서 이 시점에 그녀가 사기꾼에게 흥미를 가진 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상이 안 된다.
이 일은 나중에 최수정이 우리에게 접근한다면 다시 따져 보자.
댓글은 이 충공깽적인 상황에 대한 비명과 그럼에도 사기꾼을 믿은 천사 같은 나에 대한 찬사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새 히로인(추정)에 대한 호기심으로도.
c_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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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빙의 전 나유한 이ㅅㄲ 진짜 대체 무슨 삶을 산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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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업보가 너무 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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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레전드 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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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지휘관 천직 ㅇㅈ합니다. 사람을 막 휘둘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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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미친놈……미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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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히로인? 히로인각? 히로인각? 히로인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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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미미 히로인? 아 ㅋㅋ 이건 주식 박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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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물은 하렘이 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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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나현 주식 매수 안한 멍청이 없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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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주식이 있어야 사지 미친놈아 지금 강나현 원툴이잖아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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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히로인 등장했잖아 미친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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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만 했잖아 뭘 한 게 있어야 주식 사든 말든 하지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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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주식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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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충 ㅎ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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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충 ㄲ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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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주식은 언젠가 떡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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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은 이번화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냐? 대단한 ㅅㄲ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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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이야기를 듣고도 주인공을 믿는다? 크~ 이건 사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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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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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강나현! 강나현! 강나현!
아무래도 메타 포인트가 급격히 상승한 것은 이 편에서 남긴 임팩트와 히로인적 면모 덕분인 것 같았다. 마음이 절로 따뜻해졌다.
늘 감사합니다. 더 큰 성장으로 보답해 드리겠습니다.
내 주식을 사는 사람들이 좀 많은 게 아닌가 싶지만, 뭐 지금이야 등장하는 히로인, 어필하는 히로인이 나밖에 없어서 그렇다.
다른 히로인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 이런 매력 없는 히로인은 금방 인기가 떨어질 것이다.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존재감을 차츰 지워 나가면 되겠지.
마침 나유리와의 파이프 연결도 성공했으니, 새 히로인들이 등장하기 전에 나유리, 박시우와 친분을 빨리 다지고 넘어갈 준비를 해 두자.
전화위복이라 하던가? 힘든 일을 하나 이겨 내니 오히려 모두 다 좋게 풀려만 가는 것 같았다.
다음 쉬는 시간에 약간 너덜너덜해진 나유리가 찾아올 때까지, 분명 그렇게 생각했다.
내 인생에 왜 이렇게 풍파가 많지?
나는 평소와 다르게 다소 흐트러진 복장을 한 나유리의 꼴을 보고 차마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리야, 무슨 일 있었어?”
“그 고양이 자식이…… 아니,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하, 최수정이 그새 나유리를 건드렸나 보군.
소설 속에 묘사된 그녀는 본인이 흥미를 가진 대상엔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드는 성격이었다.
아마 곧장 나유리에게 달려가서 이것저것 캐묻지 않았을까? 그녀 특유의 능력으로 바람에 올라탄 채 내내 흔들거리면서 말이다.
이렇게 되면 최수정이 나에게도 생각보다 빠르게 접근하겠는걸.
나는 별일 아님을 알지만서도 나유리를 생각해 넘어가는 듯한, 걱정 가득한 표정을 지어 주었다.
“……그래.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면 꼭 말해 줘? 친구잖아.”
“치, 친구…… 물론이죠!”
나유리가 언제 짜증스러워했냐는 듯 환하게 웃었다. 주변에서 빛이 나는 것 같다.
그래. 기쁘니? 네가 좋다면 나도 좋지 뭐.
“동생아- 나도 왜 그런지 궁금한데. 나한테 말할 생각은 없어?”
한창 나유리와 화기애애하게 대화하는 꼴을 두고 보지 못한 사기꾼이 그새 얼굴에 철판을 깔고 어그로를 끌었다.
이 자식도 참 대단하다. 아까 그 사정을 듣고도 태연하게 말을 걸 용기를 내다니.
“당신에게 할 말? 그런 건 없습니다. 자퇴하시지 않겠어요?”
차갑기 그지없는 나유리의 대꾸에 나는 허허 웃었다.
그래도 불같이 화를 내지 않는 게 어디야. 아까 나유리에게 해 준 말이 효과가 있었나 보다. 성과금 내놔, 사기꾼.
“유한이한테 너무 그러진 말고, 응? 지켜보기로 했잖아?”
“그건 그렇지만…….”
“둘이 무슨 약속이라도 했어? 사이좋네.”
“당신은 입 다물고 있으세요!”
사기꾼 넌 왜 자꾸 깐족대냐? 관심이 고파? 이상하다, 아까 수업 시간에 열심히 보살펴 줬는데.
대화에 끼어들려 시도하던 사기꾼은 유리가 계속 매몰차게 대하자 슬슬 머쓱해졌는지 말 거는 방향을 나에게로 돌렸다.
“아, 강나현. 오늘 수련장 가기로 한 거 잊지 않았지?”
수련장 이야기는 일부러 안 했다. 다 모여 있을 때 하는 게 분량 뽑기 좋을 것 같아서. 먼저 이야기해 주니 좋네.
“아, 응. 물론이지! 근데 유한아, 그거 말인데……”
“저도 같이 가기로 했어요. 그렇게 됐으니, 허튼수작 부릴 생각은 마세요.”
“네가? 나랑? 같이 수련을 하겠다고?”
“아뇨, 제가, 나현 씨를 지키면서, 나현 씨와 함께 수련하는 거예요.”
나유리가 나를 꼭 끌어안았다.
……너 힘이 너무 세다, 유리야.
차마 그런 속마음을 꺼내진 못한 채, 두 사람 사이의 불꽃 튀는 신경전을 구경했다.
그런데.
“하지만 시우도 우리랑 같이 하기로 했잖아. 시우한테도 얘기했어?”
“박시우요?”
나유리는 나를 감싸듯 더 폭 끌어안은 채 사기꾼을 노려봤다.
“그새 박시우에게도 접근했군요. 역시 감시를 해야만…….”
“와, 사람 면전에서 감시를 하겠다 말하네.”
어이없다는 듯 나유리를 보던 사기꾼은 어깨를 으쓱였다. 정말 재수 없어 보였다. 과연 어그로 만렙 페이스.
“마음대로 해. 난 찔리는 거 없으니까. 너도 보다 보면 알겠지.”
그렇겠지. 넌 빙의 전의 나유한이 아니니까.
나유리도 계속 보다 보면 결국 그걸 깨닫게 되겠지. 그럼 둘 사이도 원작보다는 더 나아지려나?
그게 좋은 일일지, 나쁜 일일지는 모르겠다.
나유리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가끔 말을 붙여 오려 애쓰는 사기꾼과 나유리가 기 싸움을 하는 패턴이 반복된 끝에, 쉬는 시간이 끝났다.
“유리야, 이제 가야 할 것 같아.”
“젠장…… 학교 끝나고 봐요.”
그때까지 나현 씨에게 손대기만 해 보세요!
그런 말을 남기고, 나유리는 끝까지 사기꾼을 노려보며 돌아갔다.
나는 사기꾼이 내 뒤를 밟은 걸 모른다는 설정이다. 그래서 아까 나유리와 나눴던 대화에 대해 사기꾼에게 에둘러 말하며 적당히 알려 주고자 했다.
눈 가리고 아웅 하기도 힘들다 진짜…….
“그, 유한아.”
“왜?”
“네가 전에 나쁜 짓을 했다는 말을 들었어.”
“아아.”
“그렇지만, 설사 유리의 말이 사실이라 해도 난 모두에게 다정한 지금의 유한이를 믿으니까…….”
우물쭈물하며, 사기꾼이 상처 입지 않도록 열심히 말을 고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 준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선생님께 혼날 때 쓰면 늘 효과가 좋았던 울먹울먹 연기 수법이다.
“그래서 유리에게도 유한이의 달라진 모습을 봐 달라고 했어.”
“그것뿐이야?”
‘나’는 거짓말을 했다는 약간의 죄책감이 얼굴에 새어 나왔다는 것도 모른 채, 어두운 안색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응.”
한참을 날 빤히 보던 사기꾼이 피식 웃는다.
아아- 하는 소리를 내며 능청스레 머리 뒤로 깍지를 끼는 그의 모습은 역시 정말 재수가 없었다.
그래도 넘어가 주기로 한 모양이네.
“나 참, 동생이 오빠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네.”
“음, 유리는 늘 유한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부정적인 관심이어서 문제지.”
“우우…….”
“우우”라니, 내 입으로 뱉은 감탄사지만 정말 소름이 끼쳤다. 아니, 우리 막내 나나(7세)도 이런 옹알이는 안 한다. 얼마나 똑똑한데. 또박또박 말도 잘해.
아무튼 사기꾼의 말에 침울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나를 힐끔 본 사기꾼은 내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왜, 왜?”
갑작스럽게 머리를 쓰다듬는 바람에 하마터면 걸쭉한 욕을 퍼부으며 캐붕을 일으킬 뻔했지만 난 간신히 참아 냈다.
“귀여워서.”
“으, 응?”
참으로 개 같은 플러팅이다. 다른 히로인한테는 이딴 식으로 굴지 않았으면 좋겠다. 뺨 맞을 테니까.
“유한이도 참…….”
나는 빡침에 붉어지는 얼굴을 양 손바닥으로 살포시 가리며 부끄러운 히로인을 연기했다.
그러고선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바람에, 애꿎은 칠판을 뚫어져라 노려보며 속으로 기도를 올렸다.
선생님, 제게 사기꾼에게 죽빵을 날리지 않을 인내심을 주세요.
고통의 시간이 지나, 방과 후가 되었다.
덤덤이에게는 나유리가 소식을 전한 듯, 중앙 현관에는 나유리와 덤덤이가 같이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
“안녕.”
덤덤이는 묵묵히 손을 들어 흔들었고, 나유리는……
“다시 보네요, 나현 씨! 옆에 쓰레기가 붙어 있는데 버리고 오면 좋을 것 같아요.”
……평소대로였다.
그새 나유리의 매도에 익숙해진 사기꾼은 자연스럽게 나유리를 무시하며 내 옆에 붙었고, 그를 견제하듯 나유리도 내 옆에 붙었다.
덤덤이는 같은 반인 나유리의 옆에 서서 걸었다.
그리고 침묵.
침묵, 침묵.
한없이 고요하기 짝이 없는 시간이 계속 이어졌다. 식은땀이 다 날 정도였다. 어떻게 이렇게 대화 스킬이라곤 없는 애들만 셋이나 모였을까?
결국 나는 총대를 메고 말문을 텄다.
정확히는 트려 했다.
“냐하하! 다들 여기에 있었네!”
갑작스럽게 최수정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