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134
0134 / 0473 ———————————————-
17.새로운 만남
벌써부터 호흡이 불안정해지고 뼈에 금이 갔는지 제대로 검을 드는것조차 힘들었다. 일단 심법을 운용하니 조금 가라앉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호전된건 아니었다.
무인이 무인을 쓰러트리는데에는 총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압도적인 힘과 강력한 초식으로 뭉개버리는 것, 두 번째는 빈틈을 찾아 무너트리는 것, 세 번째는 자신의 검세로 상대방의 검세를 서서히 무너트려서 압박을 가하는것이다. 이 중에서 성훈을 상대로 먹힐만한 방법은 아무래도 세 번째가 유일했지만 섣부르게 뛰어들었다가 반격을 당한 지금 장기전을 벌이기에는 무리가 있엇다.
“후우.”
숨을 내쉬면서 심법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무인이 평소 사용할수 있는 내공이 10이라면 그 이상의 힘을 발휘하는것은 초식이나 특별한 기공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10의 힘을 12로 늘릴수 있는 방법이 있다.
정신이 고양된 상태에서 전력으로, 폭발적인 기세를 타 심법을 운용하면 평소보다 흐름이 거세지면서 더 많은 위력을 낼수 있는것이다. 물론 그만큼 많은 힘이 소모되지만 12성의 힘을 사용할수 있으니 결정적인 순간의 필살기나 강력한 한 방을 필요로 할때 사용하는 방법이었다.
쌍검에서 솟아오른 검기는 검만 간신히 덮을정도였지만 반대로 일반적인 검기와 다른 모양이었다. 크게 일렁이지 않고 검 자체가 색깔만 변하고 약간 커진듯한 모습. 얼핏보면 강기와도 비슷해보였다. 양손에 들린 쌍검을 치켜세우면서 미리내가 말했다.
“성훈님. 검법에서도, 경험에서도, 심리전에서도, 상황대처능력에서도 전부 제가 밀립니다.”
“…….”
“알고는 있었지만 역시 저는 성훈님에 비하면 분명히 하수입니다. 하지만 하수에게는 하수의 오기가 있습니다. 제 전심전력을 한 번만 받아주십시오.”
“너 알고서 일부러 나 놀리는거지?”
“예?”
“…아니다.”
하수? 대체 누가 하수란 말인가?
자세한 사정까지는 몰랐지만 미리내가 여전히 강하다는 사실은 방금전의 공방으로 깨달을수 있었다. 어떻게 그런 느린 찌르기로 검을 튕겨낸단 말인가? 강해졌다고 강해지긴 했는데 여전히 미리내를 상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마음같아서는 거절하고 싶다. 하지만 이성은 여기서 정면승부를 하라고 하고 있다.
미리내는 굳이 평가하자면 중립이라고 할수 있다. 원하는건 오로지 강함. 몇일전 정체를 밝혔을때도 그녀는 잠시 생각한다고 하고서 별 다른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만약 정면승부로 그녀를 이긴다면 어떻게 될까?
‘완벽한 동료가 될수 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답은 정해져있었다.
철컥.
반원을 그리며 돌다가 발에서 느껴지는 묘한 촉감에 룬 블레이드를 앞으로 겨눈 성훈은 표정을 굳힌채 고개를 끄덕였다.
“와라.”
“그럼, 가겠습니다.”
해검(海劍).
바다와 같이 모든것을 포용하는 미리내의 검법이 성훈을 상대로 지금 이 순간 펼쳐졌다. 쌍검의 궤적에 지금까지 미리내가 배우고 깨닫고 만들어낸 모든 움직임이 담기기 시작했다. 하나의 검에 그 모든것을 담아서 펼쳐내는것은 무리였다.
하지만 절반으로 나눠서 펼치는건 가능했다. 좌검은 해일이 몰아치듯 거센 흐름을, 우검은 잔잔한 파도가 일렁이듯 부드러운 흐름을 유지한채 돌진하고 있는 미리내의 모습은 성훈에게 있어서 공포 그 자체였다.
‘어디를 공략하지? 오른쪽은 딱 봐도 위험해보이고 왼쪽은 쉬워보이는데 왠지 섣불리 들어가면 안될것같아.’
마음같아서는 일단 거리라도 벌리면서 어떻게든 시간을 끌고 싶었지만 현재 밟고 있는 함정 때문에 그건 불가능하다. 이 함정을 발동시키는 순간 최고속도의 8할 가량을 내는게 가능하다. 어느정도 가속을 받는것도 아니고 첫 걸음부터 그 정도의 속도를 낼수 있다는건 어마어마한 어드밴티지. 이 이점을 공격에 활용해야지 도망치는데 쓰는순간 얼마없는 승기는 모래처럼 빠져나갈것이다.
한편 미리내는 미리내 나름대로 놀라고 있었다. 자신의 공격을 앞에두고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는다니! 그만큼 실력에 자신이 있다는 것일까?
‘오히려 바라는 바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한층 검을 쥔 손에 힘을 불어넣는 순간, 성훈이 움직였다.
그 속도는 정지 상태에서 움직인것이라고는 믿을수 없을만큼 쾌속했다. 미리내가 예상한것보다 반호흡 빨리 이어진 부딪힘의 순간 좌검의 폭풍은 룬 블레이드와 마주쳤고 우검의 미풍은 책 위에 떠오른 뇌전의 구를 향해 움직였다.
만약, 미리내가 어렵게 생각할 필요없이 진심으로 나섰다면 성훈은 진작에 패배했을것이다.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온갖 함정을 꾸며놓는다고 하더라도 백합이나 버티면 잘 버틴 셈이다. 그러나 미리내는 성훈을 과대평가한 나머지 과하게 조심하고 아무렇지 않은 행동에 스스로 의미를 두어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이렇게 막상막하의 대결이 펼쳐졌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이 결정적인 순간에서도 미리내는 실수하고 말았다. 엄연한 적을 앞에 두고 그녀가 품고 있던 마음은 ‘이기겠다’, ‘죽이고 말겠다’ 같은 절박한 마음가짐이 아니었다. 성훈을 상대로 그녀가 품은 마음은
‘보여준다.’
였다. 자신이 어느정도의 경지에 올라와 있는지 보여주려는 마음, 그리고 오히려 상대가 이 정도 공격쯤은 받아내고 반격할거라는 생각을 한채로 검법을 펼쳤고 그 마음가짐은 현실에서도 영향을 끼쳐버렸다.
스윽.
룬 블레이드가 거친 폭풍을 뚫고 조금씩 전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미리내의 온 정신은 좌검에 집중되었다. 자신의 전력을 다한 검을 어떻게 받아낼지, 궁금하고 궁금해서 참을수 없었다. 그리고 신경이 다른곳으로 한 순간 틀어졌을때 변수가 생기고 말았다.
콰직1
우검에서 전해져오는 단단한 느낌에 무심코 시선을 돌린순간 그녀는 놀랄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휘두른 검은 어느새 손등에 위치를 바꾼 책에 박혀있었다.
그녀가 시선을 뗀 시간은 정말로 찰나였다. 그러나 그 찰나의 순간 성훈은 아무 생각없이 손에 들린 책을 ‘귀신 들린 책’ 스킬을 이용해 손에 잡혀있던 책을 손등으로 이동시켰다. 미리내의 무지막지한 검법을 알고 있는 성훈으로써는 왼손을 희생시킬 각오를 하고 책을 방패로 사용하려고 했던 것이다.
책에 관련된 스킬의 존재를 몰랐던 그녀에게 이건 정말로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본래는 손목을 베어내려던 검날은 책에 삼분지 일 가까이 박힌채로 움직임을 멈추고 말았다.
‘이, 이런!’
급하게 검을 빼려고 했으나 이미 스킬은 발동되고 있었다.
발레 스킬은 자연스레 미리내의 허리춤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순 능력치로 보면 미리내의 근력수치는 성훈보다 떨어진다.
덕분에 그 찰나의 순간 그녀의 검세는 완벽하게 흐트러지고 말았다. 미리내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자연스레 검과 책으로 움직임이 연결된 성훈의 균형도 무너졌다.
그러나 이 상황은 성훈에게 있어서는 더할나위 없이 이득이었다.
무술은 바른 자세에서 올바른 움직임을 취하는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춤은 다르다. 예술성을 높이고 보다 화려하게 움직이기 위해 불안정해보이는 자세는 물론 오히려 균형을 무너트리려고 한다.
넘어지는 와중에 자연스레 미리내의 허리춤을 낚아챈 성훈은 그대로 빙글빙글 돌면서 그녀의 목을 향해 검을 들이댔다.
최상급 춤이 만들어낸 최고의 장면이었다. 목에 겨누어진 시퍼런 검날을 바라본 미리내는 다만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리며 피식 웃었을뿐이다.
“졌습니다.”
———————————————————–
예, 알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짧냐구요? 그거야 당연한거 아닙니까? 컴퓨터가 맛이 가서!!!!!!!!!
9kb가량 썼을무렵, 이제 막바지를 남겨두고 있을무렵, 갑자기 컴퓨터가 블루스크린으로 변하면서 꺼지더군요. 예, 이 떄는 당황했지만 참았습니다. 그럴수도 있죠. 컴퓨터 정상이 아닌거 아니까.
그래서 재부팅 됐을때 메모장 하나만 켜두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메모장 하나만 켰는데 블루스크린 뜨겠어?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꽤나 썼나 싶은순간 갑자기 블루스크린으로 변하더군요. 덤핑 메모리 피지컬 리폼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다시 재부팅후 처음부터 다시 썼습니다. 이번에는 한줄쓸때마다 꼭꼭 저장해가면서!!!!!! 물론 그 이후에도 블루스크린 재부팅 및 이유없는 인터넷 끊김 크리가 더블로 찾아와서…
…덕분에 내용 축약 및 어느정도 썼던 글을 다시 쓰느라 의욕저하로 삭제된 부분이 많아 이렇게 되버렸습니다.(이거 진짜 포맷하던가 해야지 개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