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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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타닥, 타닥.
나뭇가지가 타오르면서 주변을 밝히고 있었다. 마른 나뭇가지를 사용하고 제대로 얼기설기 섞어올려서 일정한 화력을 유지한채 연기도 그다지 나오지 않는 익숙한 솜씨로 만들어진 모닥불. 어디인지도 모를 숲속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하루밤을 노숙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정도였다.
그리고 그 모닥불 근처에는 두명의 남녀가 서로 마주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거에요?”
“아직은 결정할수 없지. 아직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니까. 그래도 썩 좋은 느낌은 들지 않아.”
동양과 서양의 외모가 적절하게 어우러진듯한 금발의 남자, 아르벤은 옆에 누워있는 정체불명의 인물을 바라보면서 살짝 머리를 긁적였다. 미션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정체불명의 남자. 대체 얼마나 높은곳에서 떨어진지는 모르겠지만 상처는 꽤나 심각했다. 전체적으로 뼈에 금이 가고 강렬한 내상, 팔은 확실하게 부러지고 살갗이 길게 찢어져서 피투성이가 되버린 남자를 살려준 이유는 하나였다. 동료인 루시아가 그를 회복시켜주기를 원했던것이다.
‘이 날개를 보세요. 분명히 나쁜 사람은 아닐거에요.’
하늘에서 떨어진 남자는 등 한쪽에 아름다운 빛의 날개를 가지고 있었다. 정신을 잃으면서 금방 그 날개가 사라지기는 했지만 그 날개 하나만으로 루시아는 남자를 선한 사람으로 구분했다. 물론 아르벤은 전혀 납득할수 없는 논리였다.
신성력을 쓴다고 착한 사람만 있는것도 아니고 흑마력을 사용한다고 나쁜 사람만 있는것은 아니다. 물론 다른 사람을 치료한다는것과 해를 입힌다는 특성 때문에 어느정도 선입견을 가지고 볼수도 있지만 그렇기에는 지금까지 그들이 겪어온 사람들이 너무나 가지각색이었다. 신성력을 사용하면서 여자들을 강간하고 다니는 미친 늙은이부터 사령술을 사용하지만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여린 동료.
‘물론 이런점이 루시아의 특징이기는 하지만.’
세상 모든것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어떤 악적에게도 자비를 베풀어주는 성녀. 그것이 바로 루시아다. 그 대책없이 착한 성격 때문에 이번 미션에도 그녀를 보호하기위해 자기가 따라와버렸다.
“으으으음.”
“아, 이제 깨어나려나 봐요.”
“최고급 포션과 성녀의 회복마법을 동시에 받는 호사를 누리고도 이렇게 늦게 깨어나다니. 그건 그렇고 루시아, 잠깐 뒤로 물러나.”
“예? 자, 잠깐….”
루시아의 앞을 가린 아르벤은 체내에 잠들어있는 마력을 끌어올리면 감각을 깨우기 시작했다. 겉으로 볼때는 전혀 변한게 없었지만 지금 이 순간 아르벤은 확실하게 전투태세에 들어간것이다.
‘더 미션의 세계에 떨어진 유저인지, 아니면 이 세계에 존재하는 NPC인지 그런건 나중에 생각해도 된다. 지금 생각해야할건 이 녀석의 능력은 심상치 않다는 점.’
기절하고 있는 사이 간단하게 몸을 살펴본 결과 왠만한 상처는 순식간에 치유되어버리는 회복력과 몸속 깊은곳에 잠들어있는 엄청난 마력을 확인할수 있었다. 이만한 상대가 만약에 적의를 드러낸다면 어느정도 고전을 각오할수밖에 없다.
스윽.
“…….”
자리에서 일어난 남자는 아무런 말 없이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대로 일어나려고 했지만 부러진 팔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밀려오는 통증에 살짝 이마를 찌푸릴수밖에 없었다.
“회복된건 다행이고 일어났으면 이 쪽의 질문에 몇가지 대답해줬으면 하는데.”
“저기.”
“아무 말도 하지 마. 질문은 내가 하고 너는 대답만 하면 되. 그걸 못하겠다면 대답을 할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줄수도 있어.”
“아르벤, 아무리 그래도 그건…”
“루시아.”
아르벤을 말리기위해 그의 허리를 붙잡고 있던 루시아는 그의 눈빛을 보고 살짝 입술을 깨물며 뒤로 물러날수밖에 없었다. 검은 저 멀리 떨어져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르벤은 기묘한 위압감을 뿜어대고 있었다. 어디를 공격해들어가든, 설령 도망가더라도 끝내 잡히고 말것이라는 느낌을 받는 자세.
“다시 한번 묻는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대답하는게 좋을거야.”
“…….”
“네 이름은 뭐지?”
“…….”
“…….”
“…….”
잠시간의 침묵이 이어지고 점점 공기가 싸늘하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르벤이 재촉을 하는 순간 남자가 먼저 선수를 쳤다.
“말할 생각이 없다는 건가?”
“…저기, 제 이름이 뭐죠?”
지금까지 온갖 상황을 다 겪어보며 단련된 아르벤은 상대방이 그 어떤 반응을 하더라도 충분히 대응할 자신이 있었다. 일단 경계심을 풀기 위해 착한 사람인척 위장할수도 있었고 반대로 이쪽을 의심하며 경계를 취할수도 있었다. 대놓고 적대하는 사람이나 다짜고짜 공격하는 사람까지 겪어본적이 있다.
그러나 단언컨데 지금처럼 황당한 대답은 들은적이 없었다.
“지금 뭐라고 했지?”
“제 이름이 뭐냐고 물어봤는데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보는거지? 넌 자기 이름도 모르는거냐?”
아르벤의 질문에 남자는 굉장히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대답하는 저도 좀 말이 안되는걸 알지만 제 이름이 기억이 안나요. 제 이름이 뭐죠?”
“…설마 기억상실증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건 아니겠지?”
“아, 지금 그 말을 하려고 했어요.”
“…….”
“…근데 배고픈데 뭐 요깃거리라도 주면 안될까요?”
꾹꾹.
옆구리를 찌르는 루시아를 슬쩍 바라본 아르벤은 일단 흥분을 가라앉혔다.
저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는 믿을수 없지만 일단은 여기서는 한 발자국 물러날수밖에 없었다. 아르벤이 옆으로 한 발자국 비키자 루시아는 만들어놓았던 따듯한 수프를 담은 그릇을 내밀었다.
경계심이라고는 전혀 없는 동작으로 루시아가 내민 그릇을 받아들고는 수프를 퍼먹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한 그릇을 비우고는 넉살좋게 한 그릇을 더 요구하는 모습에는 감탄성이 나올 정도였다. 백번 양보해서 진짜 기억상실을 했다치더라도 그런것치고는 너무나 여유로운 태도가 아닌가?
“진짜 이름이 기억 안나세요?”
“예. 뭐 제가 아는 사람이었던 같은 이름은 몇개 기억나지만 그건 확실하게 제 이름은 아닐겁니다.”
“그럼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기억하세요?”
“아, 예. 그건 기억합니다. 대한민국 사람이에요. 그러는 그 쪽은 어느나라 사람입니까?”
“저랑 아르벤은 캐나다 사람이에요.”
“잠깐! 너 방금 기억상실증이라고 했지? 그런데 그건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거야?”
천연덕스럽게 자신의 국적을 대는 남자를 바라본 아르벤이 태클을 넣었다. 그러나 수프에 빵을 찍던 남자는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완벽한 기억상실증이 아니라 ‘저’에 관련된 정보만 사라졌습니다. 이를테면 저는 검이나 마법, 요리에 관한 지식은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검술을 이용해서 뭘 했는지, 제가 누구에게 요리를 해줬는지, 저에 대한 정보를 추측할수 있는 것들만 기억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애초에 완벽하게 기억이 날아갔으면 이렇게 대화도 못할거 아닙니까?”
‘그런 기억상실증이 있냐?!’
아르벤이 런쪽에 관해서 자세히 아는것은 모르지만 그렇게 편리할대로 써먹을수 있는 기억상실증의 존재는 아마 없던것으로 생각난다.
“그것 참 편리한 기억상실증이로군. 자기가 누구인지에 대한 정보만 새까맣게 까먹고 그 밖의 다른건 다 기억해?”
“진짜 그런걸 저보고 어쩌란 말입니까? 저는 사실을 말했으니 당신은 믿던가 믿지 않던가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될 일이겠죠.”
“그럼 이 세계가 뭔지는 알겠지?”
“더 미션이라는 세계 아닙니까?”
“강제미션에 대해서는 알아?”
“당연히 알죠.”
“그런데 네 자신이 누구인지만 모르겠다고? 자기가 누구인지 추측할만한 일도 기억이 안 나고?”
“예.”
안면에 철판이라도 깔았는지 조금의 표정변화도 없다. 루시아야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다는 기색이 풀풀 풍기는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아르벤에게는 이 남자가 한없이 불길하게만 여겨졌다. 트집을 잡으려면 얼마든지 트집을 잡을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럴수 없었다.
‘너무 엉성해서 어디에서부터 태클을 걸어야할지 감이 안 잡혀!’
기억상실증을 연기한다면 적어도 좀 더 현실성있는 대답을 꺼냈을것이다. 이게 만약 연기라면 저렇게 천연덕스러운 표정으로 저렇게 의심스러운 대답을 할리가 없으니, 반대로 진짜 기억상실증인 경우에는 그건 그것 나름대로 머리가 아파왔다. 진짜 자신에 관한것만 잊어버리는 속편한 기억상실증이 존재하는가?
그 기억상실증에 걸렸다고 치더라도 이렇게 태연하게 대응하는게 가능한가? 한참을 머뭇거리던 아르벤은 곧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 일단 기억상실증이라는 말은 믿어주지. 거짓말을 치려면 좀 더 그럴듯한 거짓말을 쳤을테니 말이야. 하지만 잊어버린 네 이름이나 네가 착한지 악한지는 알아낼수 있지.”
“어떻게요?”
“네 상태창을 열고 거기에 나와있는 정보를 말해줘라.”
“아!”
기억상실증이라는 처음보는 증상에 당황했던 루시아는 아르벤이 제시한 가장 기본적인 해결책에 짧게 감탄성을 토해냈다. 기억상실증이라고 하더라도 상태창에는 이름이 나온다. 그간 그가 행동해왔던 방식에 따라서 명성과 악명도 쌓이기 때문에 성향을 판단할수 있다.
“맞아요! 그러면 되겠네요. 이름이 뭐에요?”
루시아가 순진무구한 눈동자로 바라보자 남자는 멍하니 뭔가를 보고 대답을 해주려고 했다. 그러나 남자가 뭔가를 말하려고 입을 달싹이는순간 살짝 이마를 찌푸리며 엉뚱한 소리를 꺼냈다.
“제가 왜요?”
“…뭐?”
“…예?”
“아니, 생각해보면 좀 이상하잖아요. 당신들이 저를 못 믿겠어서 정보를 필요로하는건 알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저도 당신들을 못 믿는건 마찬가지거든요? 아닌 말로 당신들이 제 뒷통수를 치고 기억상실증이라는걸 이용해 막 정보를 빼내려고 하는거면 어떻게 해요? 개인정보가 악용되면 얼마나 큰 피해가 생기는지 몰라요?”
“야 너….”
“아르벤 오빠! 고운 말만 쓰기로 저랑 약속하셨죠!”
냉각되는 두 남자의 분위기를 녹인것은 유일한 여자인 루시아였다. 황금을 녹여서 만든것같은 금발과 어떠한 꿍꿍이도 없다는듯 순수하게 빛나는 눈동자로 간절히 쳐다보자 결국 남자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유성이요.”
“유성? 희안한 이름이군. 성이 유에 이름이 성이냐?”
“아뇨, 그냥 이름이 유성입니다. 성은 나중에 당신들을 믿을수 있다고 생각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이름은 알려주면 안될것 같아.’
남자, 아니 유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신의 이름 중 앞의 두 글자만 따 유성이라는 가명을 댔다.
“그럼 이제 다음으로 넘어가야겠군. 성향 수치는?”
“그건 진짜 알려주기 싫은데요.”
“아르벤 오빠. 본인이 싫다고 하잖아요. 너무 재촉하지 마세요.”
“루시아. 넌 너무 다른 사람들의 말에 쉽게 넘어가는게 문제야. 지금이야 내가 붙어있으니까 괜찮다지만 내가 도와주지 못할때에는 어떻게 하려고?”
“두 분은 연인이십니까?”
“…그, 그런건 묻지 마세요!”
“쓸데없는데 관심을 가지지 말도록 유성. 어차피 네가 직접 입으로 불러준 수치는 얼마든지 조작할수 있기 때문에 더 확실한 방법이 있지.”
아르벤이 팔을 내밀자 모닥불옆에 놓아두었던 검이 저절로 날아들어 그의 손에 잡혔다. 검신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검집안에 꽂혀있는 모습만으로도 엄숙한 기분이 들었고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갖춘 손잡이는 그것이 보통 검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검을 아르벤은 망설임없이 유성에게 던졌다.
“이건?”
“한번 그 검을 뽑아봐라.”
“정보를 확인해도 됩니까?”
“얼마든지 해도 상관없어. 다만 그 검을 완벽하게 뽑기만하면 되.”
스르릉.
상대방이 무기를 빼드는것도 아니고 자기가 무기를 빼드는거니 큰 문제는 없을거라고 생각한 유성은 그대로 검을 뽑기 시작했다. 금속으로 만들어졌다고는 믿을수 없을정도로 조금의 소리도 내지 않고 부드럽게 뽑혀져나온 검은 검집안에 들어가있을때보다 몇 배는 더 거룩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었다.
먼지하나 묻지 않은 은백색의 날에는 수많은 기하학적인 문양과 문자들이 음각되어 있었고 주변의 어둠에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 빛나고 있었다.
프라가라흐(Fragarach)
등급 : 갓(中)
종류 : 장검
-켈트 신화에 등장하는 신의 검. 요정왕 마나난 막 리르의 검으로, 양아들인 빛의 신 루에게 물려줬다. 검의 이름은 ‘대답하는 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 소유하고 있는 주인의 성향을 반영해 두 가지의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성(聖), 마(魔), 풍(風) 속성 보유.
-극한의 절삭력 보유.
-유니크 급 이하의 아이템 절대 절단.
-프라가라흐로 가격할시 모든 데미지 100% 상승.
-프라가라흐로 갑옷과 방패위를 가격시 데미지 100% 상승.
-프라가라흐에 베인 상처는 일정시간동안 자연 치유 불가 및 레어 급 이하의 회복 마법 무효화.
-마력 증폭 200%
-모든 능력치 +150
-8서클 마법 ‘윈드 캐논(wind cannon)’ 보름에 한번 사용 가능.
-사용자의 성향이 선(善)에 가까울시 성(聖). 풍(風) 속성을 띕니다.
-사용자의 성향이 마(魔)에 가까울시 마(魔), 풍(風) 속성을 띕니다.
-이 검은 에고 소드(ego sword)입니다.
“…와우.”
기억속에 있는 몇몇개의 아이템들중에서도 이렇게 화려한 능력치는 본적이 없다. 설명창에 나와있는 옵션의 갯수만 12개라는 것을 확인한 유성은 마지막 세개의 줄을 읽고 이마를 찌푸렸다.
“성향에 따라 속성이 결정되?”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은색의 검신이 검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빛마저 빨아들일 칠흑의 색으로 물든 검을 바라본 아르벤이 코웃음을 치며 손을 내밀자 유성의 손안에 잡혀있던 검은 어떻게 할틈도 없이 스스로 빠져나와 그에게 되돌아갔다. 아르벤에게 잡히자 검게 물들었던 검신은 다시 은색으로, 그 이상으로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굳이 변명을 들을 필요도 없을것같군. 이 놈은 ‘악’이다.”
아르벤의 두 눈동자에 떠오른 것은 철저한 경멸이었다. 루시아도 검게 물든 검신을 바라보고 살짝 떨고 있었다.
“이 검은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서 다른 속성을 가지지. 방금전은 나도 본적이 없을만큼 빠르게 변했어. 너 성향이 분명 악이나 마겠지?”
확신하는듯한 어투. 꽤 심각한 상황에서 유성은 잠시 패닉에 빠졌다. 설마 이런 종류의 아이템이 존재하는지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머리속이 복잡해질수록 이상하게 가슴은 차분하게 가라앉기 시작했고 곧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게 뭐 어쨌다는겁니까?”
“뭐?”
“그 상태창이라는것에 나와있는 성향 하나가 제가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를 판가름 해주는겁니까? 성향이 선인 사람은 무조건 착하고 악인 사람은 무조건 나쁘다는 이야기입니까?”
“…그럴 가능성이 높겠지.”
“그 기준이 대체 뮙니까? 백명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대신 한 사람을 괴롭고 슬프게 만들면 그건 결과적으로 선이라고 하는겁니까? 한명을 위해서 백명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은 무조건 악이라고 할수 있습니까? 어쩌면 저는 사람들에게 핍박받고 손가락질 받는 소수의 약자를 보호하려는 사람이었을수도 있습니다.”
뭔가 이상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다. 아르벤은 어차피 무기도 없는 이 놈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나 보자는 생각으로 입을 다물고 있었고 루시아는 유성을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를테면 장애인, 낙오자, 부적응자같은 소수의 약자를 위해서 강자나 다수가 불행으로 느낄만한 일을 저질렀을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스템으로는 성향이 악으로 판단된 경우, 그런 경우에도 전 악인입니까?”
“그래서 네가 그 소수를 위한 일을 했다는거냐?”
“그건 저도 기억에 없으니 모르겠고 일단 말은 그렇다는거죠.”
‘…어째 이 녀석 짜증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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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서버관리 제대로 안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