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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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금상첨화
“데려올 사람 없다고 하지 않았어요?”
“어, 어쩌다보니 이렇게 되버렸네. 한 명까지는 더 데려와도 된다면서?”
“그건 그렇지만….”
엘리는 성훈의 뒤에 서 있는 미리내를 바라보더니 작게 한숨을 내쉬며 자기 뒤에 서 있는 사람을 앞으로 밀었다.
“에휴, 일단 소개할게요. 제 동생 사종원이에요.”
“동생?”
금발 청안의 엘리와 흑발 흑안의 사종원이 남매관계가 되려면 대체 어떤 가계도를 그려야 하는것일까? 대하역사소설을 방불케하는 복잡한 가계도부터 입양까지 여러가지 가정을 생각해보는 성훈과 미리내였다.
“무슨 상상을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친동생이라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죠? 더 미션의 세계에서 알게 된 동생이에요.”
“아, 난 또 괜히 이상한 상상을 했잖아.”
“입양…아 죄송합니다.”
“뭐해. 인사 안하고?”
사종원은 이제 아무리 많이 쳐줘도 중학생밖에 되보이지 않는 얼굴이었다. 고작해야 160cm정도밖에 되지 않는 자그마한 체구. 게다가 체구에 어울리게 목소리도 자그마했다.
“…원이라고 합니다.”
“뭐?”
“사종원이라고 합니다. 직업은 머더러입니다.”
그 한 마디만을 내뱉고 사종원은 다시 뒤로 물러났다. 비리비리해보이는 몸과 부실해보이는 장비는 도저히 좋게 봐주기 힘든지경이었지만 성훈은 더 이상 알아보려하지 않았다. 엘리가 자신있게 데려온 이상 적어도 기본 이상은 할것이고 이쪽에는 무려 미리내가 있다.
머더러라는 직업명이 조금 신경쓰이기는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겼다. 직업 이름에는 워낙 특이한것이 많았으니 말이다. 강제미션 진행도중 3차각성을 마친 강무한의 직업명은 전설이었다. 머더러라는 이름정도야 대단한것도 아니었다.
“저는 엘리라고 해요. 직업은 마녀에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엘리님, 사종원님. 제 이름은 미리내. 직업은 검군입니다.”
“굳이 말하지 않으셔도 미리내 언니는 저 알고 계시죠?”
“오, 오랜만입니다.”
“말 놓기로 했잖아요. 딱딱하게 그러지 마시고 동생이라고 불러주세요. 헤헤.”
아저씨같은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면서 다가오는 엘리를 본 미리내는 어떻게 대해야할지 모르고 양 손을 휘적거릴뿐이었다. 그녀에게 있어서 엘리와같은 타입은 정말로 상대하기 곤란했다. 마검이라는 위명아래 언제나 그녀를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설설 기는 사람만 만나왔기 때문이다.
‘지난번에는 단순히 아는 사이인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그런 수준이 아니었어. 마검 미리내를 동료로써 데려오다니. 역시 겉으로 보이는것만으로 판단할수 없는 남자야.’
기어코 달라붙어 한쪽 팔을 붙잡은 엘리와 미리내는 그럭저럭 잘 어울리는것 같았다.
“제 이름은 유성훈. 직업은 마검사입니다. 보아하니 여기서 제가 제일 나이가 많은것같은데 말을 편하게 해도 될까요?”
“얼마든지요.”
“저는 상관없습니다. 애초에 저한테 말을 높이는게 조금 불편하던 차였습니다.”
“…예.”
이미 엘리와 미리내는 자신을 파티장으로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사종원은 어영부영 고개를 끄덕였다. 간단하게 지휘권을 획득한 성훈은 드디어 본론을 꺼내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사람도 다 모였으니 간단하게 작전을 짜보자. 모두 이걸 봐.”
성훈이 꺼내놓은 것은 네 장으로 이루어진 지도였다. 꽤 복잡해보이기도 했고 군데군데 나오는 몬스터의 숫자나 종류, 그리고 함정까지 그려져있는 정밀한 지도였다.
“해태파에서 십만길드나 주고 구한 미친마법사의 던전의 내부구조다. 이것을 참고로 할때 우리는 아마 이런 길로 갈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가면 꽤 돌아가게 되는것 아닌가요?”
성훈이 그린 궤적을 바라본 엘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성훈이 그린 궤적은 상당히 돌아가는 길을 그리고 있었다. 지하1층에서 2층으로, 2층에서 다시 1층, 1층에서 3층등 꽤 번잡한 궤적.
“최대한 협공당하지 않고 몬스터들을 적게 만나는 루트야. 정식루트에 비해서 상당히 돌아가는 길이 되겠지만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게 가장 저합하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의견있어? 미리내?”
“저는 이렇게 가면 될것같습니다만.”
미리내가 뽑은 루트는 그야말로 일직선이었다. 시작부터 최종목표까지 최단으로 관통하는 라인.
“잠깐. 그렇게가면 몬스터들이랑 정면으로 맞붙게 되는데? 그건 너무 위험해.”
“그, 그렇습니까? 저는 이런식으로 계획을 짜서 가는건 처음이라.”
미리내는 이런 회의가 오히려 신기하게 여겨졌다. 그녀의 미션을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검을 들고 단순히 돌격. 이 무식한 방법으로 지금까지 수많은 미션을 해결해온것이다.
몬스터는 단신으로 깨부수고 함정은 발동되면 최속으로 빠져나가거나 몸으로 견뎌냈고 말이다. 고려해볼 가치도 없다는듯이 성훈이 고개를 젓자 미리내의 어깨에서 약간 힘이 빠지는것 같았다.
“서종원?”
“…저는 누님이 선택하시는대로.”
“좋아. 그럼 엘리 너는?”
“저는 이렇게 갔으면 하네요.”
엘리가 그리는 궤적은 성훈과 엘리의 의견을 적당히 섞어놓은듯한 길이었다. 몬스터를 과도하게 만나지도 않고 너무 많이 돌아가지도 않는 길. 그러나 이 역시 선택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미리내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몬스터를 과도하게 만나게 되는건 변함이 없어. 아무리 몬스터를 대량으로 처리하는 스킬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길로가면 적어도 천정도 되는 언데드 무리를 만나게 될텐데?”
“제가 분명히 말했죠? 그것들을 전부 처리할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설마 저를 믿지 못하는건가요?”
“그, 그런건 아닌데.”
물론 내심은 절대 믿을수 없었다고 외치고 있었지만 여기서는 믿는다고 할수밖에 없었다.
“미션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아실수 있을거에요. 후후.”
엘리의 호언장담을 들은 성훈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뒤로 물러났다. 물론 이미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고 대비하고 있는 중이었다. 만약 아이템을 노리고 던전 안에서 수작을 쓰는것이라면 그 대가를 치르게 해줄 자신이 있었다.
여기에는 마검 미리내가 있다. 그리고 자신은 물극필반을 이용해서 춤을 전투에 응용할수 있게 된 이후로 왠만한 위험은 다 이겨낼수있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부디 날 배신하지말도록 엘리. 마음에 드는 동료를 죽이는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해.’
성훈의 냉담한 눈동자를 알아차리지 못한건지 엘리는 싱글벙글한 표정을 지으며 NPC에게 미션을 부여받고 있었다. 그러나 엘리의 표정은 웃고있을지언정 눈만큼은 성훈과 마찬가지로 냉혹했다.
‘미리내. 유성훈. 둘을 이겨낼수 있을까? 서종원과 힘을 합하면 둘 중 하나는 확실하게 처리할수 있다. 하지만 둘이 한곳에 있다면 장담할수 없어.’
물론 성훈을 배신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저 언제나 일어날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것 뿐이었다. 만약 성훈이 자신을 향해 칼을 들이댄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대가를 치르게 할 자신이 있었다.
아직 본실력을 드러내지 않은 성훈, 그리고 탑랭커인 마검 미리내 중 한 명이 상대라면 확실히 이겨낼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엘리는 미션을 받아들였다.
미친 마법사의 던전은 문자 그대로 미친 마법사가 만든 던전이었다. 온갖 곳으로 통하는 길과 기괴한 몬스터. 그리고 음산한 분위기와 정신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조각품등은 멀쩡한 사람도 미쳐버릴듯한 느낌이었다.
“주변 경계!”
미션에 진입하자마자 모두는 각자의 무기를 꺼내들며 사방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모두 한 마음을 합한것처럼 보이고 있었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마법만 날려봐라.’
‘조금만 이 쪽으로 움직이면.’
성훈과 엘리는 정신을 서로 다른곳에 팔아먹고 있었다. 이 중에서 진심으로 주변을 경계하는 사람은 미리내와 사종원 둘 뿐이었다. 일단은 동료가 되기는 했지만 서로를 완벽하게 믿고 있는건아니었다. 아니, 둘이 다른 사람들처럼 타인을 완벽하게 믿을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몰랐다.
그리고 아무런 몬스터가 나타나지 않자 긴장을 풀었다.
서로 의미심장한 눈길을 나눈 성훈과 엘리는 아무일도 없다는듯이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이제 미션에 진입했으니 그 감춰둔 수를 보여주면 안될까? 뭔지 궁금해서 참을수가 없는데.”
“여기서 보여줄수는 없어요. 몬스터가 보이는 공간에 가야만 ‘설치’할수 있거든요. 이건 한번 꺼내면 움직일수 없어서.”
“설치?”
뭔가 묘한 어투에 사람들이 엘리를 쳐다봤다. 엘리는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리며 말했다.
“예. 제가 미션보상으로 받은건 스킬이나 아이템, 길드같은게 아니에요. 마도포(魔道砲)를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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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부무장으로 뭘 채택할까요? 제가 볼때는 맞출 사람이 없을것 같습니다만…
맞추면 창의력 대장으로 인정해드리겠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