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Live as a Villain RAW novel - Chapter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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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흔한 설정이군요?
“죄송하지만 잠시 이야기를 나눌수 있겠습니까?”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데요.”
“잠깐이면 됩니다.”
“잠깐도 싫습니다.”
남자는 내심 눈을 부라리며 성훈을 쳐다봤다. 예전의, 아니 삼일전의 자신이었다면 그 눈빛에 위축되었을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시작의 방에서 몇번이나 생명체를 죽여본 성훈에게 있어서 남자가 검을 잡고 위협하는것 따위는 조금도 무섭지 않았던것이다. 아니 오히려 남자는 정체를 알수없는 한기에 자기도 모르게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나고 말았다.
그러나 뒤에 있는 여자를 한번 바라보고 다시 앞으로 한 걸음 걸어나왔다.
“방금전에 쥐떼잡기라는 퀘스트를 완료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실례가 되지 않으신다면 그 내용에 대해서 조금만 알려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거절해도 되고 여기서는 거짓정보를 흩뿌려 사람들을 혼란시키는것도 나쁘지 않다.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종이를 만지작거리는척을 하면서 자신과 이 남자의 대화에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냥 간단하게 씹고 가려던 성훈은 갑자기 드는 생각에 입을 열었다.
“대답해드리는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뭡니까? 보시다시피 저는 돈이 없습니다.”
“돈을 요구하는게 아닙니다. 가지고 있는 칭호를 알려주실수 있겠습니까?”
남자는 잠시 머뭇거렸다. 만약 상대가 길드를 요구했더라면 바로 거절했을것이다. 자신과 여자친구의 길드는 전부 합해서 오십길드도 채 남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칭호를 가르쳐달라니? 능력치도 아니고 칭호를 가르쳐달라는 조건은 그다지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제 칭호는 「용감한 생존자」입니다.”
“그렇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신은 비겁한 생존자라는 칭호를 얻었고 상대방은 용감한 생존자라는 칭호를 얻었다. 이름으로 추측하건데 아마 어느정도 믿을만한 사람인것 같았다. 이제 남은 문제는 정보였다. 가짜 정보를 줄까 아니면 진짜 정보를 줄까 고민하던 성훈은 이내 마음을 정했다.
“쥐떼잡기는 가능하면 하지 마십시오.”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직접 해보시면 알겠지만 쥐를 잡으라는게 결코 쉬운 퀘스트는 아닙니다.”
“그래봤자 고작해야 쥐들인데….”
“쥐를 상대하는것 자체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는 쥐를 잡으라는 거죠. 충분한 준비를 하지 않으셨다면 쥐떼잡기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성훈은 진짜 정보를 주는것을 선택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한 두명이 아니었고 지금도 꾸준하게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쥐떼잡이가 쉽다고 말해주면 여기에 있는 사람 대부분이 쥐떼잡이를 선택할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는 분명히 퀘스트를 완수하는 사람도 생겨날것이다. 괜히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서 원망을 사느니 여기서는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게 훨씬 더 나았다.
‘그리고 어차피 옳은 정보를 제공해줘도 믿지 않는 사람은 있다.’
“흥, 고작해야 쥐새끼 잡는게 쉬운 퀘스트가 아니라고? 저거 뻥치는거 아니야?”
“다른 퀘스트를 봐봐. 개나 늑대를 잡는것보다는 쥐를 잡는게 백번 낫지.”
“저게 거짓말이라고?”
“그래. 조금만 생각해보면 간단한거야. 쥐잡기가 어렵다고 뻥을 치고 들개잡이 같은걸로 사람들이 몰려서 실패하는걸 보고 즐거워하는거지.”
“저 새끼 말에 속지 마!”
사실을 말해줘도 믿지 않는다.
그 이유는 하나였다. 바로 쥐떼잡이라는 이름이 그들의 이성을 흐리고 있는것이다. 게임을 해본사람은 누구나 알것이다. 쥐는 어느 게임에서든 기초중의 기초였다. 굳이 게임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쥐라는 존재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아무래도 개보다는 쥐가 훨씬 상대하기 쉬울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리라.
게다가 누군가가 그럴듯한 추측을 하자 순식간에 성훈은 나쁜놈이 되버렸다.
“쥐떼잡기 하겠습니다.”
“저도 쥐떼잡기요.”
“이, 이거 선착순 같은건 아니죠? 저도 쥐떼잡기로 해주세요!”
누가 말리기도전에 수많은 사람들이 빛에 휩싸여 사라지기 시작했다. 악순환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문을 열고 임무소 안으로 들어오던 사람들이 쥐떼잡기라는 말과 함께 사라지는 사람들을 보고 달려가서 쥐떼잡기 퀘스트를 받아들이기 시작한것이다. 성훈이 말리려고 한다면 말릴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성훈은 말리지 않았다.
자신은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줬고 그것을 믿지 않고 움직인건 사람들의 선택이다.
그들은 아직도 현실감을 느끼지못하고 있었다. 툭 치면 위에 데미지가 표기되고 아이템을 드랍하는 쥐를 상상하고 있겠지.
“쿡쿡쿡.”
불에 달려드는 불나방들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성훈은 작게 웃기 시작했다. 남자와 여자가 계속해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지 않았다면 폭소를 터트렸을것이다. 간신히 입가를 매만지면서 웃음을 가라앉힌 성훈은 그대로 몸을 돌렸다.
“들개사냥 퀘스트 부탁드립니다.”
“잠깐만요! 파티 플레이를 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파티가 가능합니까?”
“예. 저와 제 여자친구는 튜토리얼부터 같이 행동했습니다. 여기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퀘스트는 파티플레이로 수행이 가능하다더군요.”
파티 플레이라는 말에 순간 성훈의 몸이 굳었다. 생각해보면 게임의 룰을 따르는데 파티 플레이가 있는것은 당연했다.
들개와 동료. 잠시 장단점을 비교하던 성훈은 마찬가지로 고개를 저었다.
‘나는 충분히 들개정도는 잡을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 저 두명을 끌여들였다가는 배신을 당할 각오도 해야해. 그리고 저 여자는 전투에서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것 같기도하고 무엇보다 나에 대한 정보를 너무 많이 주게 된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후라면 모를까 이제 막 게임이 시작한 상황인데 코트와 검부터 시작해서 검술과 포션, 음식까지 계속해서 꺼내면 분명히 자신의 정체에 대해서 의심하게 되리라. 어쩌면 재산을 노리고 뒷치기를 할수도 있겠지.
“거절합니다. 저는 혼자 사냥하겠습니다. 들개사냥 퀘스트 안주십니까?”
“아, 지금 드릴게요!”
-들개사냥 퀘스트를 받으셨습니다. 미션 장소로 이동합니다.
우우우웅!
새하얀 빛이 주변을 감싸기 시작했다. 이대로 아무 말 없이 사라져도 되지만 성훈은 자기도 모르게 문득 입을 열었다. 그것은 파티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정보를 전해준 남자에게대한 보답이었다.
“진지하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차라리 해충제거를 하십시오.”
“잠깐….”
말리기도 전에 남자는 빛 너머로 사라지고 말았다.
그 모습을 바라본 이영기는 팔을 거두어들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점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고 그들은 대부분 쥐떼잡기라는 퀘스트를 선택하고 있었다. 자기도 마음같아서는 쥐떼잡기를 선택하고 싶었다.
그러나 여자친구인 박혜나가 마음에 걸렸다. 그녀는 갑작스레 이 세상에 떨어지고나서 반쯤 정신이 나가있는 상태였다. 튜토리얼 퀘스트 도중에는 자신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금방 목숨을 잃었으리라.
몇일간 안정할 필요가 있을것 같았지만 중요한건 바로 길드였다.
임무소에 들리기전 휴식을 취하기 위해서 여관같아보이는곳을 찾은 영기는 하루 숙박비용이 백길드라는 말을 듣고 입을 떡 벌렸다.
‘삼십길드.’
기본 보상과 보너스로 받은 길드로 무기와 기본적인 검술같은것을 구입하고 남은 돈으로는 여관에서 단 하루도 묵을수 없었다. 좋든 싫든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션을 해야만 했다.
그것도 아직 힘이 남아있을때 해야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처럼 지치지 않았을때 미션을 하면 그나마낫다. 아직도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고 한탄만 하거나 이리저리 떠돌아다니가 배가 쫄쫄 굶어오고 지친 상태에서 미션을 수행하면 그건 그야말로 최악의 선택이었다.
“혜나야. 움직일수 있지?”
“으, 응. 움직일수 있어.”
“그럼 우리도 퀘스트를 하자. 내용은.”
잠시 고민하던 이영기는 사라진 남자의 충고를 떠올리며 말했다.
“해충제거로 부탁드립니다.”
“오빠, 나 때문이라면 괜찮아. 우리도 쥐떼잡기로….”
“아니야. 너 때문이 아니야. 내가 불안해서 그래. 우린 아직 초보잖아? 쥐보다는 그래도 벌레가 더 상대하기 쉽겠지.”
결국은 남자의 말을 따르기로 한 영기였다. 둘이 빛무리와 함께 사라진 이후에도 사람들은 끊이지 않고 꾸준히 임무소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쥐떼잡기라는 퀘스트를 선택했다.
진실은 항상 통하는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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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올리지 못할수도 있기에 오늘 미리 연참을 하고자합니다.
이왕 연참할거 코멘이나 많이 달리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