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726)
위그드라실 (6)
“혹시 곤란한 거라는 게… 저의 집에서 했던 거 말씀인가요?”
“어… 집에서 했다는 게 무슨…?”
나는 일부러 모르는 척하며 시선을 돌렸다.
한가을의 확신에 찬 질문으로 봤을 때, 이미 오해가 풀리고도 남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여기서 바로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오해의 매듭은 오해를 한 사람이 풀어야 깔끔하게 풀리는 법이니까.
내가 모르는 척하자, 한가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다 봤어요. 모르는 척하지 마세요.”
“….”
“저도 잘한 건 없죠. 몰래 봤으니까.”
한가을은 질타가 아닌, 속죄하듯 술술 불기 시작했다.
“저의 집이지만, 저도 모르게 방을 엿봤어요. 미안해요.”
신기한 상황이었다.
한가을은 딱히 사과할 이유가 없었다.
아무리 채널의 존재가 시켰다고 해도 내가 한 짓이 무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가을은 싱글벙글 웃으며 수다를 떨 뿐이었다.
“우연히 지나가다가 소리가 들려서 봤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거기다 평소에 보여주던 진중한 태도를 던져 버리고, 마치 예전부터 친분이 있는 사람을 대하듯 서슴없이 나를 대하기 시작했다.
마치 몇 년 동안 같이 지낸 대학 선후배처럼….
신나서 떠드는 모습의 한가을.
나는 그런 한가을의 모습에 신기한 듯 쳐다봤다.
‘사람이 완전 딴판이 됐네.’
얼마 전까지 한가을의 모습은 친분은커녕 동료의 범주에도 들어서지 않았던 여자였다.
그런 여자가 갑자기 무슨 심경의 변화를 느낀 건지 수다쟁이로 변한 것이었다.
그것도 자위 사건을 계기로….
내가 수다를 떠는 한가을을 뚫어지게 쳐다보자, 그녀는 그제야 어둠 속에서 내 시선을 깨달았다.
그리고는 보라색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 넘기며 내 눈치를 봤다.
“왜요? 혹시 말 많은 여자 싫어해요?”
나는 툴툴거리는 한가을의 모습에 머리를 긁적이며 쓰게 웃었다.
“아뇨. 그냥… 신기해서요. 저를 싫어하는 줄 알았거든요.”
저래 봬도 한가을은 한여름과 합심해서 내 [케르베로스의 안구]를 가지려고 하다가 내게 빚까지 생겼다.
그 후에 그런 빚이 있음에도 자위한 사건 때문에 또 탐탁지 않아 했었다.
애매하게 쌓인 악연.
민하연과 한봄이라는 다리가 없었다면 나와 한가을은 진작에 파투 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한가을은 내가 내뱉은 의미심장한 말에 피식 웃으며 내게 점점 다가왔다.
“너무한 거 아니에요?”
“네?”
한가을은 마비침에 당한 내 팔을 슬며시 만지며 점점 다가왔다.
어느새 목덜미에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워진 한가을의 얼굴.
어둠 속에서도 그녀의 얼굴은 마치 태양 빛 나무 아래 그늘에서 보이는 것처럼 또렷하게 보였다.
그리고 한가을이 내 고막을 자극하듯 얇고, 가느다란 목소리를 실처럼 뽑아내기 시작했다.
“제가 목숨을 구해준 남자한테까지 예의 없을 정도로 악녀 같이 보이나요?”
섭섭함과 장난기가 동시에 어우러진 눈동자.
나는 그런 빨려 들어갈 것 같은 한가을의 눈동자를 보며 감탄했다.
‘이야… 하연이랑 봄이랑은 완전 딴판이네.’
민하연은 여장부, 한봄은 남자 혐오.
두 사람은 분명 눈길만으로도 남자를 홀릴 정도로 매력이 있었지만, 남자에게 전혀 관심이 없던 여자들이었다.
그에 비해서 한가을은 남자를 홀리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아마 점집을 하다 보니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고, 심리를 꿰뚫는 능력이 단련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었다.
거기다 여자가 운영하는 점집이다 보니 남자 손님이 자주 발을 들일 수 있는 방식을 몸으로 체득한 것 같았다.
한가을이 나를 슬며시 껴안으며 체온과 체향을 풍기며 내게 다시 물었다.
“왜 대답이 없으세요?”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에요. 제가 괜한 소리를 해서….”
“아… 인제 그만…!”
한가을은 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나를 바닥에 눕힌 뒤, 나를 올라타며 말했다.
“딱 두 개만 질문할게요. 그것만 대답해주세요.”
“…?”
“저… 여자로서 괜찮나요?”
황당하다 못해 어처구니없는 질문이었다.
위그드라실 모든 층에 존재하는 소환사들… 그것도 남자들만 놓고 그런 질문을 하면 대답은 하나뿐이다.
“최고죠.”
한가을은 내 대답을 듣자마자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망토를 벗어내기 시작했다.
“그럼 저희… 여기에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을까요?”
나는 망토를 벗으며 천천히 단추를 푸는 한가을을 보며 느꼈다.
이 질문의 답은 하나뿐이다.
“무조건 살아서 봄이랑 하연이 만나게 해줄게요.”
“후후… 그럼 저도 언니들 보고 싶어서라도 뭔가 해드려야겠네요.”
한가을은 상의 단추를 전부 풀고, 브래지어에 가려진 C컵 가슴을 드러냈다.
가슴은 신기하다.
여자마다 다른 형태를 띠고 있음에도 저마다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런 가슴의 매력은….
“크읏….”
내 자지를 언제나 발기시키는 좋은 촉매제로 작용했다.
나는 발기하는 자지가 한가을의 고간 사이를 누비자, 나도 모르게 한가을에게 되물었다.
“저는 굳이 이렇게 해주지 않아도 한가을 씨를 구해드릴….”
“아, 진짜!”
한가을은 내 말에 허리를 숙여 누워있는 나를 코앞에서 내려다봤다.
브래지어에 걸린 한가을의 가슴이 내 상체에 눌리며 자리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한가을은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투덜거렸다.
“저도 몸 막 굴리는 여자 아니에요. 진짜… 진짜 용기 내서 이렇게 하는 거라고요.”
“…알겠습니다.”
“후우….”
한가을은 내 대답을 듣고 나서야 분이 풀렸는지 정신을 차리고 나를 내려다보기 시작했다.
너무 가까워진 거리 덕분에 숨이 불규칙해졌고, 엉망진창으로 내뱉어지는 숨결이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켜갔다.
그리고 한가을은….
“….”
천천히 눈을 감고 나를 기다렸다.
나는 그런 한가을의 모습에 눈길을 옆으로 돌려서 바닥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 한여름을 보며 쾌재를 불렀다.
‘거기서 여동생 신음이나 들어라. 얼간아!’
나는 그렇게 속으로 외치며… 차음마법을 해제했다.
***
고요함에 잠식된 동굴.
그 안에서 한여름은 그 고요함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런 씨발!!!’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속으로 욕을 내뱉는 것뿐이었다.
바닥에 얼굴을 처박은 채 그저 고통스럽게 속으로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는 처지.
한여름이 이런 꼴이 된 이유는 단 하나였다.
‘성수호 이 개 씨발 새끼가!!!’
언제나 그렇듯 성수호 덕분… 아니, 때문이었다.
정체불명의 레드 소환사에게 잡힌 한가을과 한여름.
한여름은 성수호를 끌어들일 인질 취급을 받으며 안대를 쓰고, 포박당한 채 성수호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한여름은 빌고 또 빌었다.
제발 레드 소환사가 성수호를 죽이기를….
하지만 그의 기대와 다르게 안대를 쓴 채 귀가 들리는 한여름은 소리만으로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성수호가 죽는 게 아닌, 성수호가 레드 소환사들을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그나마 한가을을 구하느라 피해를 본 것 같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새 발의 피 수준인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성수호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레드 소환사들을 거의 몰살 시킨 뒤, 도리어 한가을과 자신을 구해낸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장소에 왔다.
알 수 없는 장소.
그리고 이곳에 오자마자 성수호는 한여름을 마약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는 얼간이 꼴로 머리를 바닥에 처박게 만든 상태로….
‘이 개새끼가!!! 또 나를 이런 꼴로 만든다고!?’
1층에서 무수히 당했던 마비 가루를 한여름에게 흡입시켰다.
허리가 나갈 것같이 고통스러운 상태임에도 한여름은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거기다 마비 가루를 흡입하고 나서 갑자기 귀가 나간 듯이 주변의 어떠한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저 동태 같은 눈으로 이끼가 잔뜩 낀 돌부리를 보며 욕설을 내뱉을 뿐….
그나마 그의 고통을 경감시켜주는 존재들이 있었다.
└아아… 또 이거냐!?
└아니, 씨발 도대체 왜 이렇게 명줄이 긴 거야!
└성수호 개새끼… 왜 이런 새끼를 살려 놔서는….
한여름의 끊어질 것 같은 허리 고통은 채널의 존재들에게 향하는 분노로 덜어낼 수 있었다.
‘개 같은 새끼들… 씨발…! 아파!! 아프다고!!!’
한여름은 목과 허리, 동시에 디스크가 나갈 것 같은 자세를 하면서도 채팅을 보며 분노로 삭일 수 있었다.
그렇게 욕설을 쉴새 없이 내뱉던 한여름의 눈에 하나의 채팅이 들어왔다.
└그런데 한여름 귀머거리 됐음? 소리가 하나도 안 들리네.
한여름도 그 부분이 의아했다.
이 마비 가루는 1층에서도 당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몸을 움직이지 못할 뿐이지, 모든 오감은 정상적으로 작동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유독 청각만 이상하리만큼 전혀 들리지 않았다.
└소리는 귀머거리랑 상관없을걸? 눈 안 보이는 소환사 채널도 최소한 주변 상황은 볼 수 있게 해주니까.
└요정 불러야 하나?
└한여름 아마 블랙리스트 돼서 불러도 안 올걸?
└내 살다 보니 요정 블랙리스트는 또 첨 들어보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블랙리스트 됨?
└그게….
다들 어느새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며 한여름의 상태를 신경 쓰지 않기 시작했다.
‘개 같은 새끼들… 씨발… 아파!!!’
편한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금 이 자세는 지옥 순례를 하는 악마들조차 혀를 내두를 것 같은 고통스러운 자세였다.
엉덩이만 들어 올린 채 바닥에 얼굴을 처박고 있는 자세.
10분 만에 허리와 목이 나갈 것 같았고, 1시간이 지나자 척추와 목뼈가 이탈하는 것 같은 고통이 몰려들었다.
거기다 고통만큼 한여름을 두렵게 하는 것이 있었다.
‘이 씨발 새끼가… 한가을한테도 뭔 짓을 할지 몰라!’
구출된 건 한여름뿐만이 아니었다.
한가을도 성수호에게 구출되었다.
다만 이곳에 오고 나서 마비된 채 청각이 들리지 않아서 한가을이 어떤 상태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한여름은 고통스러운 자세와 암울한 미래를 새기며 욕설로 버텨내는 순간이었다.
“츄으읍… 츄릅!”
“…?”
갑자기 청각 신호가 정상으로 잡히기 시작했다.
들려온 소리… 물기가 가득 머금은 동굴의 물방울 소리인가 싶었지만….
“츄읍… 츄르릅….”
분명 익숙한 소리였다.
└와… 씨발 설마 또…?
└이건 개연성 박살 아님?
└이번에는 빼박 한가을 자는 거 덮치는 거다!
한여름만큼 자세히 알고, 수도 없이 이 소리를 들어본 존재들….
‘아냐… 씨발 저 새끼들 말처럼 한가을이 그럴 리가 없잖아. 성수호 새끼가 분명 이상한 짓을….’
하지만 한여름의 정신은 이미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합리화가 진행 중이었다.
합리화할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에이… 그러면 레드 소환사 되니까 절대 안 할걸?
└맞아. 성수호잖아. 한가을도 이미 넘어갔을 확률 100%임.
성수호.
어느 순간 한여름에게 성수호라는 존재 자체가 개연성이 되어 버렸다.
평생 자신만 봐줄 것 같았던 민하연을 뺏은 남자.
평생 다른 남자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을 것 같던 한봄을 홀린 남자.
회귀 전에 자신에게 달라붙어서 아양을 떨던 삼인방마저 소유한 남자.
그리고….
“츄으읍… 하아… 언니들이 키스, 키스 거릴 때, 왜 그렇게 좋아했는지… 이제 알겠네요.”
성수호에게 또 넘어간 여자가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씨발… 뭐야… 뭐냐고!!! 씨발 또 뭔데!!! 왜!!! 왜애애애애!!!’
한여름은 한가을의 목소리가 들린 순간 온몸을 관통하던 모든 고통이 사라졌다.
아니, 고통이 사라진 게 아니었다.
고통이 다른 감각으로 강제로 변환된 것이었다.
들리는 소리는 혀를 섞는 소리뿐이었다.
하지만 한여름의 몸은 이미 미래를 예지한 것처럼 반응하기 시작했다.
마비됐음에도 유일하게 반응하기 시작하는 한여름의 물건.
‘씨발! 왜!! 도대체 왜!! 개 같은 년아!!! 왜 그런 새끼랑!!!!’
한여름은 엉덩이를 들어 올린 채 바닥에 처박힌 상태로….
“후우… 저… 처음이니까 실수해도 뭐라고 하시면 안 돼요?”
한가을의 목소리에 땅바닥을 향해 점점 발기하기 시작했다.
‘씨바아아아아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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