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who got stronger through trading RAW - chapter (194)
191 한율과 레스트(3)
A+등급 게이트의 가디언, 레드 오크 워로드.
추정 등급 S.
“그레이트 실드!”
한율이 황급히 상위 방어 마법을 펼쳤다.
튕겨 나간 방패를 회수해 양손으로 붙잡은 이대한을 둘러싼 푸른색 돔 형태의 실드.
레드 오크 워로드가 같잖다는 듯이 미소를 머금은 채 대검을 휘둘렀다.
콰아앙!
거대한 폭발과 함께 상위 방어 마법, 그레이트 실드가 깨졌, 아니 산산조각이 났고, 레드 오크 워로드의 대검은 멈추지 않고 아래로 떨어졌다.
콰아앙!
그레이트 실드가 산산조각 날 때처럼 폭발음이 발생했다. 하지만 그레이트 실드가 파괴될 때와는 다르게 이대한의 방패는 파괴되지 않았다.
쿵!
놈의 힘을 이기지 못해 무릎을 꿇고.
“크윽.”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지만 이대한은 막아 냈고, 그렇게 레드 오크 워로드의 대검이 방패와 부딪쳐 멈춰 서는 순간, 이대한의 뒤에 서서 빈틈을 찾던 두 사내가 움직였다.
한 사내는 그대로 앞으로 달려가 무릎을 꿇은 이대한을 뛰어넘었고, 다른 사내는 이대한을 스쳐 지나가 레드 오크 워로드의 옆에 섰다.
쉬이익!
이대한을 뛰어넘은 사내, 제이든은 찔렀다.
쉬이익!
이대한을 스쳐 지나간 사내, 문수원은 휘둘렀다.
레드 오크 워로드와의 전투를 대비해 레드 오크와의 전투가 익숙해지자마자 레드 오크 워리어를 상대로 협공을 연습했던 두 사람이었다.
휘두르는 속도, 찌르는 속도는 아주 짧은 시간차가 있었지만 무시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똑같은 속도.
눈을 번뜩인 레드 오크 워로드가 입을 크게 벌렸다가 닫아 찔러 들어오는 롱소드의 검날을 물어서 부러트렸고, 옆구리를 노리는 망치를 막아 내기 위해 마나를 끌어올렸다.
콰아아앙!
마나를 잔뜩 주입한 검날이 부러지며 폭발이 일어났고, 마나를 잔뜩 주입한 망치가 마나를 두른 육체와 부딪치며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공격을 당한 레드 오크 워로드가 고통을 호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놈은 S등급 몬스터.
쿠당탕탕!
공격을 한 제이든과 문수원이 뒤로 튕겨 나갔다.
바닥을 구른 두 사람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자세를 잡았고, 찰나에 불과하지만 놈이 두 사람에게 집중할 때 방패를 놓고 뒤로 물러난 이대한이 능력을 사용해 방패를 회수했다.
레드 오크 워로드?
당연히 세 사람을 바라봤다. 하지만 레드 오크 워로드는 움직이지 못했다.
쉬이익!
레드 오크 워로드의 시선이 멀어진 세 사람에게 닿았을 때, 그때 은신하고 있던 김세혁이 화살을 쏘았다.
투두두두두!
이동 마법을 사용해 하늘로 올라가 플라이 마법을 펼친 한율이 방아쇠를 당겼다.
쒜에에엑!
다른 나라 A급 헌터의 보호를 받으며 집중력을 높인 얼음 여왕, 송아연이 거대한 얼음창을 날렸다.
등 뒤.
머리 위.
전방.
세 방향에서 날아오는 공격에 레드 오크 워로드가 대검을 놓고 양팔을 교차해 심장, 그리고 머리를 보호했다.
콰과과광!
이대한, 문수원, 그리고 제이든의 협공에서 발생한 폭발음과는 비교도 안 되는 큰 폭발음.
황급히 능력을 사용해 모습을 감춘 김세혁이 다시 화살을 활시위에 걸었고, 송아연이 수십, 수백 대나 되는 얼음 화살을 만들어 자신의 주변에 펼쳤다.
한율도 빠르게 탄창을 교체하고 푸른 마나 연기가 발생한 장소를 지켜봤다.
휘이익!
작은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그 바람은 마나 연기를 흩트리는 데 충분했고, 그렇게 마나 연기가 걷히며 레드 오크 워로드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자 송아연, 김세혁, 그리고 한율이 인상을 찌푸렸다.
상처가 나 피를 흘렸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심각한 외상을 입은 것도, 심각한 내상을 입은 것도 아니다.
툭, 투둑, 투두둑.
레드 오크 워로드가 천천히 양팔을 내리는 순간 피부를 뚫지 못한 총알이 바닥에 떨어졌고.
쾅!
살가죽을 뚫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진 김세혁의 화살이 뒤늦게 폭발했다.
“취익.”
양팔을 내린 레드 오크 워로드가 전신에 힘을 주자 어깨에 박힌 얼음창이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천천히 허리를 숙여 대검을 쥔 레드 오크 워로드가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었다.
“…….”
“…….”
레드 오크 워로드, 그리고 한율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는 것도 잠시, 레드 오크 워로드가 무릎을 살짝 굽혔고, 한율이 메모라이즈 마법을 사용해 블링크 마법을 사용했다.
콰앙!
“블링크!”
공중으로 높이 도약한 레드 오크 워로드의 대검이 몸을 두동강 내기 직전에 이동 마법을 사용해서 공격을 피한 한율, 그가 빠른 속도로 추락하는 적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쉴 틈을 주면 안 됩니다!”
문수원, 이대한이 자신의 무기를 던졌고, 새로운 검을 꺼낸 제이든이 검신에 오러를 두른 상태에서 크게 휘둘러 오러 소드를 날렸다.
김세혁, 송아연도 마찬가지였다.
팔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활시위를 강하게 잡아당긴 김세혁이 레드 오크 워로드를 향해 화살을 쏘았고, 송아연이 수백 대나 되는 얼음 화살을 날렸다.
“추가 증원!”
마나를 개방해 육체를 강화한 레드 오크 워로드가 몸으로 공격을 받아 내며 아래로 떨어질 때, 제이든이 자신도 모르게 소리치며 주변을 둘러봤고, 이내 이를 바득 갈고 다시 검신에 오러를 둘렀다.
레드 오크 워로드를 담당하는 헌터 팀만 힘든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걸립니까!”
쿠웅!
큰 목소리로 외친 제이든이 착지한 레드 오크 워로드에게 달려갔고, 문수원, 이대한이 그 뒤를 따랐다.
-최소 20분!
“빌어먹을!”
언덕 위에서 모습을 드러냈을 때, 레드 오크 워로드는 자신의 이름 그대로 커다란 울음을 터트려 주변에 있는 레드 오크들을 불렀다.
레드 오크 워로드의 능력을 미리 파악한 상태에서 주변에 있는 모든 레드 오크를 토벌하고 워로드에게 접근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모든 소멸 팀이 달라붙어 레드 오크 워로드를 공격했다.
하지만 30분.
30분이 흐르자 군주의 명령을 받은 멀리 떨어져 있던 레드 오크가 도착해 소멸 팀은 팀을 둘로 나눌 수밖에 없었고, 10분 후에는 두 개의 팀을 다시 반으로 쪼개 네 개의 팀으로 나눠야 했다.
레드 오크는 레드 오크 워로드보다 약하다. 하지만 레드 오크도 A+등급 몬스터로 분류되는 몬스터다. 한두 마리가 아닌 수십 마리나 되는 레드 오크를 상대해야 하니 레드 오크 워로드를 담당하는 팀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파트너!”
다리에 힘을 주어 갑작스레 멈춰 선 문수원, 이대한과는 다르게 다리에 힘을 주어 속도를 높인 이대한이 큰 목소리로 한율을 불렀다.
“그레이트 실드!”
한율은 다시 상위 방어 마법을 펼쳤고, 레드 오크 워로드의 바로 앞에서 멈춰 선 이대한은 방패를 앞으로 내밀었다.
콰아아앙!
***
“…….”
강제로 아공간을 열고 안으로 진입한 레스트가 자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언데드 드래곤을 확인하고 지팡이를 가볍게 흔들었다.
타다다닥.
사방으로 흩어지는 오러 마스터, 대마법사.
언데드 드래곤의 눈동자가 잠시 돌아갔다. 사방으로 흩어져 자세를 잡는 마스터와 대마법사를 확인하는 것도 잠시, 언데드 드래곤의 검은 눈동자가 다시 레스트에게 향했다.
“…….”
오러 마스터, 대마법사의 뒤를 이어 드래곤이 진입했다. 그들도 다른 이들처럼 이동 마법을 사용해 사방으로 흩어져 자세를 잡았고, 당연히 언데드 드래곤의 눈동자가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에도 놈의 눈은 다시 레스트에게 돌아갔다.
-차원의 조각을 가지고 있나?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사내의 목소리.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것과 동시에 대량의 마나가 자신에게 쏟아졌다.
대량의 마나가 자신에게 쏟아져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던 레스트가 작게 호흡을 고르고 다시 언데드 드래곤을 바라봤다.
목소리를 타고 대량의 마나가 전해진 것은 한 번이 아니었다. 지속적으로 대량의 마나가 자신의 몸을 짓눌러 레스트가 마나를 개방하려 할 때, 그의 옆에 서 있던 크라이스가 가볍게 손을 흔들어 쏟아지는 마나를 되돌려 보냈다.
“어느 일족이냐?”
-불이다. 황금이여.
“……그렇군.”
고개를 끄덕인 크라이스가 무의식적으로 왼손을 입가에 가져갔다.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다보니 곰방대를 물었다고 착각했던 그가 다시 손을 내리고 언데드 드래곤을 바라봤지만 그의 눈동자는 다시 레스트에게 향한 상태였다.
‘흐음. 꽤 귀찮겠군.’
언데드 드래곤.
차원의 조각을 흡수하고 있는 불사체가 된 언데드 드래곤.
크라이스는 자연스럽게 언데드 드래곤을 살폈고, 놈의 심장부에 둥둥 떠 있는 검은 보석을 발견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심장에 마나를 둘렀다. 아주 작은 충격조차 전해지지 못하도록 대량의 마나를 심장에 둘렀다.
-다시 한 번 묻지. 차원의 조각을 가지고 있나?
언데드 드래곤이 레스트에게 물었다.
“아니. 가지고 있지 않다.”
-헌데 왜 너에게서 차원의 조각이 가진 기운이 느껴지는 거지?
“…….”
차원의 조각이 품은 특유의 힘을 자신도 가지고 있다?
레스트가 고개를 돌려 크라이스를 바라봤다.
“제게서 차원의 조각이 품은 기운이 느껴집니까?”
“그래. 희미하지만 차원의 조각이 품고 있는 기운이 느껴진다. 아마 능력 때문이겠지.”
“아하.”
이해했다는 표정을 지은 레스트가 다시 언데드 드래곤을 바라봤고, 바닥에 누워 있던 언데드 드래곤이 두 사람의 대화에 관심이 생겨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능력?
“…….”
레스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화를 이어 가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크라이스 님.”
“그래.”
“시작할까요?”
“……?”
“대화를 나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 말입니다.”
어깨를 으쓱이며 진심을 담아 말하는 레스트.
웃음을 터트린 크라이스가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오로지 레스트만 바라보고 있는 언데드 드래곤을 향해 손을 뻗었다.
주문을 외우지 않았다.
마법을 사용할 때에 일어나는 특유의 마나의 유동도 없었다.
파앗!
언데드 드래곤의 머리 위에 나타난 거대한 마법진.
콰아앙!
붉은빛으로 둘러싸인 마법진에서 튀어나온 활활 타오르는 돌덩어리가 아래로 떨어져 폭발했다.
8서클 마법, 헬파이어.
바로 머리 위에서 8서클 마법, 헬파이어가 펼쳐진 것이다. 하지만 언데드 드래곤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처럼 공격을 당하기 전 그 상태, 그 자세를 유지한 채 레스트를 바라봤다.
-능력이 뭐지?
“생각보다 단단하군요.”
“생각 이상으로 시간이 걸릴 것 같군.”
-능력이 뭐냐고 물었다.
언데드 드래곤이 자신을 무시하는 두 사람에게 다시 물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한 번 더 그의 말을 무시하고 대화를 나눴다.
“처음에 세운 작전대로 진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동의하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크라이스, 그는 바로 방어 마법을 펼쳐 레스트를 보호했고, 드래곤의 실드에 둘러싸인 레스트는 작전을 위해 거래창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