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who got stronger through trading RAW - chapter (205)
202 시작(2)
성큼성큼 걸음을 옮긴 한율이 실외 훈련장에서 다른 차원의 협력자들과 합류해 마탑을 빠져나가는 마법사들을 한 차례 살핀 후에 다시 몸을 돌렸다.
“일반 몬스터, 그리고 하이시스 몬스터…….”
“언데드와 키메라입니다.”
“일반, 언데드, 키메라로 분류하겠습니다. 바다에서 출몰한 몬스터는 일반입니까?”
“일반과 언데드입니다. 위성 사진을 통해 확인한 결과 키메라는 익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살아남았다고 해도 물에 빠지며 날개가 젖어 오래 이동하지 못하고 다시 물에 빠져 익사한다고 합니다.”
“하늘 위에서 나타나 지상으로 떨어지는 몬스터는 키메라, 언데드?”
“그렇습니다.”
“바다 쪽은 군사 기지가 있죠?”
“있습니다.”
걸음을 멈춘 한율이 건물 옥상에 설치한 수십 개의 마법진 앞에 섰다.
마법진 바로 앞에 팻말을 설치했다.
인천, 광주, 부산 등등.
국내에 설치한 이동 마법진과 연결된 마법진을 빠르게 살핀 한율이 지원 요청을 기다릴 때, 뒤늦게 옥상에 도착한 이들이 한율의 옆에 섰다.
언소월, 레스트, 그리고 마법사의 탑에 소속된 헌터들.
한율이 고개를 돌려 먼저 레스트에게 물었다.
“다른 분들은요?”
레스트와 함께 옥상을 찾은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드래곤 님들과 함께 움직였습니다.”
“크라이스 님은요?”
“정보를 얻기 위해 몽골로 향했습니다.”
“…….”
걱정이 된다. 하지만 중간계의 수호자라 불리는 드래곤들의 대표, 골드 드래곤 크라이스다.
한율이 고개를 한 차례 끄덕이고 다시 연락을 기다릴 때, 국가 소속 헌터가 입을 열었다.
“부산. 지원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몬스터의 등급은 일반 B, 언데드 A입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레스트가 함께 옥상을 찾은 오러 마스터, 대마법사, 그리고 정령사와 함께 부산이라는 글자가 적힌 팻말 뒤에 있는 마법진 위에 올랐다.
“무전기는 계속 켜 두세요.”
“알겠습니다.”
한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레스트가 마법진에 마나를 주입했다.
푸른빛의 폭발과 함께 옥상 위에서 모습을 감춘 레스트와 레스트 차원의 협력자들.
한율이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언소월과 언소월 차원의 협력자들을 바라봤다.
함께 움직이기에는 성향이 너무 맞지 않아 정파의 무인들은 정파의 무인들끼리, 사파의 무인들은 사파의 무인들끼리 팀을 이루고 있었다.
“인천, 지원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몬스터의 등급…….”
협회 소속 헌터의 보고에 사파에 속한 무인들이 움직였고, 이어진 국가 소속 헌터의 보고에 마교에 소속된 무인들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렇게 언소월과 정파의 무인들만 남았을 때, 한율이 국가와 협회 소속 헌터를 돌아봤다.
입이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지만 보고는 없었다.
“언소월 님.”
“걱정 마십시오. 조심하겠습니다.”
언소월은 똑똑한 인물이다. 레스트의 가르침을 받아 성장 속도가 기존의 두 배, 세 배로 빨라졌지만 그럼에도 A등급 몬스터를 상대할 정도는 아니었다.
“후방에서 아군을 지원하고 민간인을 대피시키겠습니다.”
한율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지원 요청이 왔습니다.”
국가 소속 헌터의 보고.
언소월이 정파의 무인들과 함께 마법진 위에 섰다.
파앗!
빛의 폭발.
사라진 언소월과 정파의 무인들.
에리얼과 정령들은 따로 움직였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의 힘을 다루는 정령들은 지원 요청을 받고 움직이는 것보다 직접 움직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지원 요청이 왔습니다.”
“위치는요?”
“바로 앞입니다.”
“……?”
한율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마법진을 바라보며 보고를 하던 국가 소속 헌터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남서쪽을 바라보며 대답했다.
“서울, 장한로! 몬스터는 키메라! 등급은 S등급입니다!”
한율이 몸을 홱 돌렸다. 그는 주변에 있는 헌터들과 함께 옥상 위에서 몸을 날린 후, 공중에 실드를 생성하고 그 위에 착지해 아래를 내려 봤다.
지하철역에서 장안동 사거리까지.
직선 도로 중앙.
그 중앙에 거대한 몬스터가 서 있었다.
퀘스트가 수정되고 몬스터가 소환되기까지 시간이 있었다. 또한 퀘스트 수정과 동시에 국가가, 협회가, 기업이 나서 지구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대피를 알렸기에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래. 많지 않았다.
“움직입니다!”
한율은 큰 목소리로 외치며 실드 위에서 다시 도약했고, 헌터들도 그런 그를 따라 키메라가 서 있는 방향으로 도약했다.
***
파앗!
“후우.”
텔레포트 마법을 사용해 몽골을 방문한 노인, 골드 드래곤 크라이스는 바로 한숨부터 내쉬었다.
만만치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차원의 돌을 흡수하던 언데드 드래곤, 혼돈의 정령왕도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하이시스도 만만치 않을 거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건 너무한데.”
곰방대를 툭툭 두들겨 담뱃재를 털어 낸 크라이스가 다시 곰방대를 입에 물며 중얼거렸다.
읽어 낼 수가 없었다.
골드 드래곤인 자신이 리치의 힘을 읽어 낼 수가 없었다. 오히려 육감이 자신에게 경고를 내렸다.
도망치라고.
하이시스로 추측되는 유일하게 능력을 읽어 내지 못하는 존재를 지나친 크라이스가 고개를 돌려 흑색 거성 앞, 초원을 가득 채운 몬스터를 살폈다.
아공간에서는 쉬지 않고 몬스터들이 걸어 나오고 있었고, 그렇게 초원 위에 발을 디딘 몬스터들은 오래 가지 않아 땅 위에 생성된 텔레포트 마법진을 타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고 있었다.
능력.
헌터 협회의 도움을 받아 분류되는 등급으로 보면 대부분이 A등급이었다. 가장 약한 몬스터는 B등급이었으며, 흑색 거성을 둘러싼 성벽 앞에 자리한 몬스터는 S등급이었다.
S등급으로 분류되는 몬스터들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 위에 떠 있는 크라이스를 바라봤다.
“하이시스만 상대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하이시스만 상대하면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초원을 가득 메운 몬스터들을 쓰러트리고 흑색 거성 바로 앞에 자리한 S등급 몬스터를 쓰러트린 후, 흑색 거성을 무너트리고 그 안에 자리 잡은 하이시스를 끌어내 쓰러트려야 했다.
그때였다.
빠르게 몬스터의 힘을 파악하고, 어떻게 해서라도 하이시스의 힘을 읽어 내기 위해 마나를 끌어올릴 때, 크라이스가 표정을 굳히고 손을 뻗었다.
파!
황금색 실드.
흑색 거성 바로 위에 생성된 마법진에서 튀어나온 검은 구체가 황금색 실드와 부딪쳤다.
콰아아앙!
거대한 폭발과 함께 황금색 실드는 파괴되었고, 실드를 생성했던 크라이스는 작은 금이 난 것이 전부인 검은 구체를 확인하고 마법을 사용했다.
파앗!
블링크 마법을 사용해 공격을 피한 크라이스가 고개를 들었다.
콰아아앙!
검은 태양을 연상시키는 검은 구체가 폭발했다. 구름이 사라졌고, 순간적으로 밤이 찾아왔다.
찰나에 불과하지만 검은 구체에 담긴 마나가 공간을 장악할 정도로 많은 양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려 줬다.
***
도로 위에 나타난 키메라.
모두가 키메라를 공격할 때, 한율은 실드 위에 서서 키메라를 관찰했다.
붉은색, 푸른색, 그리고 초록색 머리를 가진 거대한 드레이크였다. 얼마나 큰지 도로 옆 건물까지 무너트릴 정도였다.
붉은색 머리가 입을 쩍 벌렸다.
화르르륵!
붉은색 머리가 쏟은 브레스.
헌터들이 좌우로 흩어져 브레스를 피해 다시 공격을 시작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번에는 초록색 머리가 입을 쩍 벌렸다.
붉은색 머리와 마찬가지로 브레스를 쏟는 초록색 머리.
다른 점은 불을 뿜어내는 붉은색 머리와는 다르게 초록색 머리는 초록색, 연기를 내뿜는 액체를 쏟아 냈다는 것이었다.
빠르게 좌우로 흩어졌던 헌터들이 황급히 허리춤에 차고 있던 허리띠, 허리띠에 달린 작은 주머니에서 해독초를 꺼내 집어삼켰다.
붉은색 머리가 화염 브레스.
초록색 머리가 독, 포이즌 브레스.
한율이 고개를 돌려 이번에는 키메라 드레이크의 푸른색 머리를 관찰했다.
브레스를 뱉는 붉은색 머리, 초록색 머리와는 다르게 푸른색 머리는 브레스를 뱉지 않았다.
크뤄러러러!
헌터들을 노려보며 울음을 터트린 푸른색 머리가 입을 다무는 순간, 헌터들의 머리 위에 거대한 마법진이 나타났다.
“산개!”
김세혁의 외침에 헌터들이 사방으로 흩어졌고, 그 순간 마법진에서 튀어나온 거대한 얼음기둥이 아래로 떨어져 땅에 박혔다.
푸른색 머리.
키메라 드레이크의 푸른색 머리는 브레스를 뱉지 않았다. 푸른색 머리는 마법을 사용했다.
주문을 외워 마법을 사용하느냐?
그건 아니다.
놈은 육체에 문신처럼 새겨진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마법진을 관찰해 확인한 결과, 키메라 드레이크의 마법은 6서클로 분류할 수 있다.
“후우.”
관찰은 끝났다.
크게 숨을 들이쉰 한율이 크게 숨을 뱉고 실드 위에 서서 무언가를 기다렸고, 붉은 머리가 입을 쩍 벌리자 빠르게 주문을 외웠다.
화르르륵!
“아이스 실드!”
붉은색 머리가 화염 브레스를 뿜는 순간, 그 순간 놈의 앞에 얼음 속성 거대한 실드가 생성되었다.
불의 파도가 얼음벽에 부딪친 것이다.
불과 얼음이 만나자 안개가 생성되었고, 지상에서 드레이크를 상대하던 헌터가 주문서를 꺼내 찢자 그 안개가 드레이크의 주변으로 이동했다.
“라인데인!”
6서클 마법사가 사용하는 4서클 마법.
콰르르릉!
하늘에서 떨어진 벼락의 창이 떨어졌다. 직접적으로 키메라 드레이크에게 타격을 주는 것은 물론 주변에 생성된 물안개에 의해 2차로 타격을 주었다.
“…….”
“…….”
잠깐의 침묵.
크르르르.
그 끝에 푸른 마나 연기 속에서 흘러나오는 괴물의 울음소리.
“블링크!”
한율이 이동 마법을 사용해 지상으로 내려왔고, 그와 동시에 불의 파도가 푸른 연기를 없애며 하늘 위로 쏟아졌다.
붉은 파도가 푸른 마나 연기를 집어삼켰다. 당연히 드레이크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라이데인에 직격한 키메라 드레이크를 확인한 한율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마법 한 발로 쓰러트릴 정도로 방어력이 낮은, 마법 저항력이 낮은 몬스터가 아니라는 것은 예상했다. 하지만 그을리는 것에서 그칠 것이라고는 예상 못 했다.
“약점을 찾아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한율이 입을 열자 키메라 드레이크를 바라보던 헌터들이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니 약점을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