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who got stronger through trading RAW - chapter (29)
⤷ 사흘간 짐꾼 알바 하실 분 찾습니다.(1/3)
골든 베어의 사체가 고가에 판매되기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미 게이트에서 활동 중이었다.
“오늘 빼면 닷새, 그렇다면 나흘 안에 삼백 개면 하루에 75마리.”
마지막 하루는 부족한 수량을 구입하는 데 쓸 생각이니 나흘로 계산.
파티는 없다.
“오늘 빡세게 하면 3서클이 가능할 것 같은데.”
확신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크 슬로프, 다크 울프와의 전투 덕에 레스트의 강의를 들어도 이해 못 하던 마나, 그리고 마법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등급인데.”
D등급 헌터는 D급 이하 게이트에서만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한율은 골든 베어 게이트에서 활동할 수 없다.
등급 재심사를 받아 C급 헌터가 된다?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걸린다.
잠시 고민하던 한율은 이내 자신이 향할 곳이 ‘동대문구’에 위치한 골든 베어 게이트라는 것을 깨닫고 바로 화장실을 나왔다.
“할아버지.”
한율이 자리로 돌아오자마자 손녀를 바라보던 이상남을 불렀다.
“음?”
“부탁 하나만 드려도 될까요?”
“부탁?”
“네.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흐음…….”
부탁이라…….
가만히 한율을 바라보던 이상남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부탁인지 먼저 들어 보고.”
“레온 길드 압박해서 골든 베어 게이트에 들어갈 수 있게 해 주세요.”
“……음?”
“레온 길드 압박해서 D급 헌터가 골든 베어 게이트에 들어갈 수 있게 해 주세요.”
***
-사후 처리로 매우 바쁠 텐데 참 미안하네.
“아닙니다. 또 필요한 것이 있으십니까?”
-없다네. 아, 대신이지만 1개월 정도 줄여 주지.
“감사합니다.”
겨우 1개월이 아니다. 무려 1개월이다.
이상남이 웃음을 터트리며 먼저 통화를 끊자 백호준은 스마트폰을 내리고 정면, 소파에 앉아 있는 정보팀 팀장, 이만휘를 바라봤다.
“계속해.”
“5월 1일. 전역과 동시에 각성한 헌터. 원거리 다중 능력자로 스스로 마법이라는 초능력을 각성했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게임처럼 매직 미사일이라 외치면 마나 화살이 나타나고, 실드라고 외치면 마나 방패가 생성되니 거짓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관종?”
“아닙니다. 감정 시스템으로 확인 결과, 우연히 백색 마석을 확보했는데, 하필 전역복에 백색 마석이 묻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관종이 아니라고?”
“대전에서, 그것도 각성하고 며칠 후에 전역복에 백색 마석이 묻었으니 우연일 확률이 높습니다.”
“……마법사라는 인간이 지팡이가 아니라 총을 사용하는 이유는?”
“군인의 신분으로 몬스터와 전투를 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헌터, 한율이 사용하는 총기는 K-7. 군인들이 김치라고 부르는 총이었습니다.”
“…….”
이 혼종은 대체 뭐라고 해야 할까.
정리가 안 된다는 생각에 백호준이 입을 다물 때, 사무실에서 휴식을 취하던 김건우 팀장이 피식 실소를 흘리며 대신 대답했다.
“정말 괴랄한 혼종이네.”
“혼종…….”
총 쏘는 마법사.
마법이라는 초능력을 각성했음에도 총을 쏘는 마법사.
“틀린 말은 아니네.”
헛웃음을 터트린 백호준이 고개를 돌려 정보팀 팀장, 이만휘가 아닌 레온 길드 3팀을 책임지는 강중기를 돌아봤다.
“중기야.”
“예. 형님.”
“어제 같이 움직였다며.”
“예. 그랬습니다.”
“그때도 그랬냐?”
“아뇨. 어제만 해도 총이 아닌 석궁을 사용했습니다. 그것도 공격용 무기가 아닌 견제용 무기로 사용했고, 화살에 마나를 주입해 사용하지도 않았습니다.”
즉, 하루 만에 물건에 마나를 주입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백호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책상 위에 내려놓은 스마트폰을 빤히 바라봤다.
갑작스러운 이상남의 연락.
이상남은 C급 게이트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D급 헌터가 있으니 그의 출입을 허락해 달라는 요청을 했고, 그 헌터라는 한율의 정보를 넘겼다.
“흐음…….”
첫 만남에서 준 인상이 최악이라고 끝까지 그 인상을 유지할 필요는 없다.
바꿀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이미지 체인지를 시도하는 것이 원활한 사회생활을 하는 방법이다.
하물며 빽마저도 어마어마했다.
상대는 헌터로 각성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C등급으로 분류되는 다크 슬로프를 토벌한 D급 헌터, 아니 D급 마법사.
“중기야.”
“예, 형님.”
“네가 다녀와야겠다.”
“……예?”
“아니, 우리가 당장 움직이는 건 영 그러니까.”
일단 강중기가 한율과 인연을 맺었으니 그 관계를 유지해 가며 천천히 상대와 친분을 쌓아간다.
‘스카웃을 할 수도 있고.’
친분을 계속 쌓아가며, 길드에 가입함으로써 따라오는 혜택을 은연중 설명해 길드에 가입시킨다.
이해했다는 듯 강중기가 고개를 끄덕이자, 백호준은 굳은 결심을 한 듯 서랍에서 꺼낸 백색 상자를 내밀었다.
“그거 전해 주고.”
“뭡니까.”
“백색 마석.”
“…….”
“…….”
“예?”
“백색 마석이라고.”
***
저녁 식사와 후식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돌아온 집.
갈아입을 옷을 챙기기 위해 방으로 향하던 한유라가 물었다.
“괜찮겠어?”
“응? 뭐가?”
“C급 게이트.”
“야. C등급으로 분류되는 다크 슬로프도 쉽게 처리했다.”
“…….”
두 눈으로 보았기에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서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번에 새로 배운 마법과…….”
말끝을 흐린 한율이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어 놓은 K-7의 개머리판을 툭툭 두들겼다.
“요것만 있으면 C급 게이트도 껌이지.”
“골든 베어는 물리 저항력인가, 그거 높다고 하던데.”
“괜찮아. 그냥 총알을 쏴 대는 게 아니라 마나를 주입한 총알을 쏴 대는 거니까.”
“…….”
아무 말 없이 바라보는 것도 잠시, 고개를 한 차례 끄덕인 한유라가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미소를 머금은 채 개머리판을 연신 두들겨 대던 한율이 조용히 스마트폰을 꺼내 헌터 협회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물리 저항력?”
골든 베어.
부드러운 털과 단단한 가죽이 특징인 동물형 몬스터.
“예를 들어 100의 힘으로 공격해도 골든 베어에게 전해지는 데미지는 60에 불과하다……. 이래서 비쌌구만.”
사람들이 왜 골든 베어 게이트를 찾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끄으응. 총이 안 통할 것 같은데…….”
타이밍이 참 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이나 입, 손바닥……. 아니, 발바닥은 총알이 박히겠지만, 그 외에 부위는 안 될 것 같고.”
달칵.
다시 열리는 한유라의 방문.
한율은 황급히 스마트폰을 내린 뒤에 TV를 시청하는 척을 했다.
그리고 유라가 화장실로 이동하자 다시 스마트폰을 들고 골든 베어의 약점을 찾기 시작했다.
“끄으응.”
전신을 뒤덮은 털은 충격을 흡수하는 효과를 지녔고, 가죽은 C급 몬스터답게 평범한 칼질로는 흠집도 내지 못한다.
약점?
없다.
“쩝.”
굳이 꼽는다면 눈, 코, 입, 심장, 뇌 등등, 동물형 몬스터들의 공통적인 약점.
“진심으로 3서클에 올라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