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071)
1071
결정체의 3/4 소멸, 그리고 결정체 작물 퍼포먼스가 보인 위력은 대단했다. 북한의 무력 도발이 이슈는커녕 완전히 묻히게 만들기까지 했으니.
심지어 당사국인 한국 국민들마저도 ‘북한이 위협용 미사일을 쐈다고? 언제?’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보도 통제가 된 게 아니라, 제니스 컴퍼니가 보인 퍼포먼스가 보인 강렬한 인상에 지워진 것이다.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었다.
국제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미사일 발사 쇼까지 벌인 북한으로서는, 듣도 보도 못한 잡것 취급을 받으며 묻히는 것을 원하지 않을 테니까.
때문에 대북 전문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경계심을 드높인 채, 북한의 동태를 관찰하고 있었다.
“북한은 제니스 컴퍼니 때문에 몇 번이나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습니다.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까지 각오하고 벌인 미사일 발사까지 흐지부지 묻히고 말았으니, 절대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핵을 쥔 꼬마가 세상 누구도 자신의 투정을 알아주지 않아 단단히 화가 난 상태다.
그 화가 어떤 식으로 표출될 것인지, 한미일중러의 모든 군사 전문가들이 단단히 긴장한 채, 한반도 북쪽을 주시했다.
전문가들과 달리 일반 국민들은 북한의 동향에 관해서 전혀 무관심했다. 제니스 컴퍼니가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뿌리는 돈맛에 흠뻑 취해 있었던 것이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도시의 젊은 청장년층은 일자리가 넘치는 제니스 타운을 향해 내려갔다.
아직 주소지 이전이 이뤄지지 않아 통계에는 잡히지 않고 있지만, 대도시들의 실거주 청장년층 숫자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한달음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도정에 얽매여 바쁘실 텐데.”
유지웅이 전남 도정부에 정식으로 면담 요청을 전달하자, 도지사 및 도의회가 하던 일을 모두 내팽개치고 달려왔다.
“아닙니다. 의장님이 불러주시면 당연히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와야지요.”
“현 도정에서 제니스 컴퍼니를 제외하고 논할 수 있는 일이 어디 있답니까. 허허.”
그들은 제일 먼저, 유지웅의 뒤쪽에 거대한 방송 카메라 장비가 없는 것을 보고 안심했다. 적어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천만이 넘는 사람들 앞에 까발려지는 꼴은 면할 수 있으니.
“요즘 살 맛 나신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박정식 도지사는 마른 침을 삼키며, 도의회 의원들과 시선을 교환했다.
“물론입니다. 제니스 타운의 대공사 덕분에 전남 경제 전역에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모두가 의장님이 우리 전남 지역을 선택해주신 덕분입니다.”
제니스 컴퍼니가 들어온 것 하나만으로, 전남지역에서 흐르는 돈의 규모는 그 이전의 수십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당연히 주변 지역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사고 있었다.
당장 공사비로 책정한 금액만 1,000조 원 아닌가. 그들이 유지웅 앞에서 설설 길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잘 알고 계시니 다행입니다. 저도 도정부 관계자 여러분들과 협의가 쉬워질 것 같네요.”
협의라는 말에 그들의 얼굴에 실린 긴장감이 짙어졌다.
천문학적인 돈을 지역 경기에 무차별적으로 퍼부어대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자신들을 찾지 않은 그가 이제 와서 꺼낼 이야기, 결코 녹록하지 않을 것이다.
“먼저 제가 왜 제니스 타운이 들어설 자리를 이곳 전라남도 지역으로 선정했는지, 이해하시는 분 계시나요?”
“…….”
다들 서로 시선을 교환하기만 할 뿐, 말이 없었다.
처음에는 그들도 전남 지역에 결정체 광맥이 있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람들 모두 그렇게 믿어왔다.
하지만 결정체 작물이 등장한 이후, 더 이상 광맥설을 지지하는 사람은 없었다. 자연히 광맥 때문에 전남 지역을 선택했다고 보는 것도 억지였다.
도의원 한 명이 자신이 없는 듯, 쭈뼛거리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혹시 값싸고 넓은 평지를 확보하기 쉬워서가 아니신지…….”
“오, 맞습니다. 역시 현직 도의원이라 그런지 매우 똑똑하시군요.”
유지웅이 박수까지 치며 칭찬을 하자 도의원은 머쓱해하면서도 기분이 좋은지 헤죽거렸다. 다른 의원들은 ‘내가 저 대답을 해야 했는데!’라고 속으로 분함을 삼켰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제니스 타운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개발되지 않은 넓은 땅이 필요한데, 아쉽게도 대한민국에는 그런 지역이 전남 말고는 없어요. 부산이나 세종시 같은 곳은 아무래도 제가 새로 들어가기에는 확보할 수 있는 부지 면적이 너무 좁지요.”
유지웅은 차분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그래서 제가 전남 지역을 선택한 겁니다. 필요로 하는 넓은 토지를 충분히 확보하기에 용이하니까요. 좌좀 빨갱이라서 전남을 선택한 게 아니구요.”
“네? 그게 무슨…….”
“아, 그런 식으로 저를 비난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어서요. 물론 한 명도 남김없이 인적사항을 조사해서 블랙리스트에 올려두었습니다. 그 친구들은 앞으로 영원히 제니스 타운에 발을 붙이거나 혜택을 받지 못할 겁니다.”
무슨 내용인지는 언뜻 이해하지 못했지만, 평온한 이야기가 아닌 것만큼은 분명했다.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제가 현재 전남에서 확보한 면적은 약 1,200제곱킬로미터입니다. 일단 그 중 650제곱킬로미터인 제니스 타운 중심지역만 공사를 하고 있고, 나머지는 아직 토지를 확보한 선에서 그쳤지요.”
“예, 알고 있습니다.”
현재 공사 중인 650제곱킬로미터의 부지, 그리고 그 부지 외곽으로 추가 확보한 부지가 약 250제곱킬로미터, 그리고 진도와 해남, 완도의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확보한 부지가 또다시 300제곱킬로미터.
“하지만 저는 이 정도로 만족할 수가 없습니다. 적어도 9,600제곱킬로미터 이상은 확보하기를 원합니다.”
순간 도지사를 비롯한 이들은 자신들의 귀를 의심했다.
아까 칭찬을 받았던 도의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9,600제곱킬로미터라 하시면…… 전라남도 전체 면적의 80%에 달하는 면적입니다.”
“역시 계산이 빠르시군요. 맞습니다.”
“서, 설마 전라남도 전체를 사들이시겠다는 겁니까?”
“마음 같아서는 100% 사들여서 사유지로 만들고 싶지만, 그게 어렵다는 점을 압니다. 국립공원 같은, 민간에 매매가 불가능한 국유지도 있을 테고요. 하지만 그런 것들을 제외한 모든 땅을 제가 사들이고 싶습니다.”
“어째서 그런…… 지금 확보하신 면적만 해도 충분하시지 않습니까?”
“충분하기는요. 한참 부족합니다. 이것으로는 모자라요.”
그들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이렇게 부지 확보에 집착하는 것인가.
평당 가격을 평균 30만 원으로 잡아도 1,000조 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다. 물론 유지웅에게 그만한 금액을 동원할 능력이 있음은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가면서까지 그래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그래서 도정부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다행히 제니스 타운의 영향을 받아서 땅값이 뛸 만한 지역은 제가 급히 선점을 해뒀습니다. 이제 나머지 지역을 확보하는 게 관건입니다.”
“토지 확보를 위한 정책 도입을 원하시는 겁니까?”
“예, 바로 그겁니다.”
“하, 하지만 그런 엄청난 면적의 부지를 지방 정부의 힘만으로 확보시켜드리는 건 어렵습니다. 현실적으로 도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테고요.”
“전라남도 전체가 한 명의 사유지가 된다는 박탈감과 위기심이 널리 퍼질 겁니다. 그건 의장님께도 결코 좋은 일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결심만 해주신다면 중앙 정부는 제가 움직일 테니까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지역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제가 80% 이상의 부지를 확보해야 합니다.”
“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지역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라고? 그가 80% 이상의 토지를 독점하는 게 어째서 그런 이유가 되는가?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돈이 몰리는 곳에서는 반드시 땅값이 천정부지로 솟아오릅니다. 하지만 그로 인한 이익은 소수의 땅주인에게 집중될 뿐이지요. 그리고 대다수의 선량한 근로자들은 천문학적인 지가와 임대료에 신음하고요. 지금 강남 땅값을 한 번 보세요.”
“…….”
“제니스 타운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는 미래를 상상해보세요. 과연 제2의 강남불패가 전라남도에 생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지금 이 순간에도 강남 큰손들은 주판을 튕기며 언제 들어올지를 염려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부동산 신화를 훗날 이곳에 재현하기 위해서이지요.”
유지웅은 보란 듯이 손가락을 흔들며 설명을 계속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익의 집중 현상을 통해 소수가 부를 긁어모으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죠. 그걸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것도 많은 부작용이 있고요. 그래서 제가 그 문제를 미리 예방해보려고 합니다.”
“그 예방법이란 게 의장님이 전남 지역 전체를 사유지로 만드는 겁니까? 하지만 그래서야 토지로 인한 이익이 소수 여럿의 땅 주인에게 집중되는 것에서, 의장님 한 명에게로 집중되는 것으로 바뀔 뿐이지 않습니까?”
맞는 말인지라 다들 끄덕였다.
땅주인들이 챙기게 될 이익이, 결국 유지웅 한 명이 전부 독차지하는 것뿐 아닌가.
그걸 도정부에서 도와야 할 명분은 없었다. 당장 도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터이니.
“이런이런…… 이렇게 소식이 느리셔서야. 제니스 타운 상가 중심지역에 입점하게 될 르메어 백화점이 내야 할 임대료가 얼마인지 아십니까?”
아무도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눈만 꿈뻑거렸다. 유지웅은 한숨을 쉬고 말했다.
“월 사용료가 1제곱미터당 2만 원 정도입니다. 상업의 가장 요충지에 들어설 초대형 백화점이 평당 임대료로 6,000원 정도 밖에 안 내는 거예요.”
“……!”
“지금 르메어 백화점 서울 강남점 면적이 75,000제곱미터 정도 되거든요. 그 지점이 월세로 15억만 내고 영업한다고 한 번 가정해보세요. 얼마나 터무니없이 저렴한 임대료인지 납득이 되시나요?”
그제야 유지웅의 의도를 파악한 몇 몇 도의원들은 입을 떡 벌리며 놀라워했다.
“상업 요충지에 입점한 백화점한테서도 임대료를 그것밖에 안 받는데, 일반 회사나 소규모 자영업자, 그리고 주거 지역 거주자들한테서는 얼마나 받겠어요?”
“그, 그럼 의장님 생각은…….”
“제니스 타운 때문에라도 어차피 이곳 전남 지역에는 돈과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강남 땅값은 갖다 붙이는 것 자체가 웃긴 일이 될 걸요? 도쿄나, 맨해튼, 런던과도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땅값 폭등 현상이 벌어질 겁니다.”
그제야 미처 이해를 못한 이들도 하나둘씩 유지웅의 의도를 이해하는 표정이었다.
“제가 적절한 금액을 내고 땅을 몽땅 사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컴퓨터의 공정한 계산을 통해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으로 널리 땅이 이용되게 하겠습니다. 물론 일시적이 아닌 영구적인 조치입니다.”
유지웅은 여전히 얼이 빠진 그들을 둘러보며 덧붙였다.
“자본주의로 인한 문제는 더 큰 자본으로 해결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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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정할 수 없는 위대한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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