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101)
1101 < — 글로벌 공격대 — >
“반년 정도 생각하고 왔는데, 이거 생각보다 더 빨리 끝나겠는데요.”
새벽이 밝아올 무렵, 3인 회의 자리에서 유지웅이 그렇게 말을 꺼냈다.
“두 달 정도 밖에 안 됐지만 우리 목적은 이미 충분히 달성한 것 같군요.”
본래 반년 동안 필드 드래곤을 몰고 다니며 중국 각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들어줄 계획이었다.
하지만 너무 열심히 일을 한 덕일까.
반년은커녕 아직 두 달이 조금 못 되었는데도 처음 생각했던 목적을 초과 달성했다.
“중국이 입은 재산상의 피해가 몇 조 달러 이상이라고 하니 이만하면 만족스러워요. 사실 우리가 언제까지 이 일에 매달려 있을 수도 없고요.”
“그럼 후루다오 시까지만 밀어버리고 이제 종료하는 거야?”
정효주가 물었고, 황백호는 조금 아쉬운 기색을 보였다.
사실 그는 지금 하는 몹몰이가 너무 재미있었다. 하루가 지날수록 중국이 입는 피해는 커져 갔고, 그의 속마음에서 희열도 덩달아 커져 갔다.
그는 아직도 네이팜탄에 불타버린 자강도를 잊지 않는다.
중국은 필드 드래곤을 잡는다는 명분이었지만 실제로는 황백호 자신을 제거하기 위한 폭탄 투하였고, 덕분에 압록강 중류의 1만 6765㎢에 달하는 하나의 도는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폐허가 돼버렸다.
“그래도 먼 걸음 했는데 기름값은 챙겨 가야잖아. 중국 정부가 알아서 챙겨주겠다는데 거절할 것은 없지.”
“탕산 시에서 온 비밀 제안은 어쩌려고?”
현재 필드 드래곤이 머물고 있는 진저우 시에서 해안을 따라 후루다오 시, 친황다오 시를 지나면 나오는 도시가 바로 탕산 시였다. 인구 800만의 지급시에 해당하는 중공업 도시다.
얼마 전 탕산 시에 거점을 둔 부호들이 알음알음 돈을 모아 은밀히 제안을 해왔다. 자기 거점이 붕괴되는 것을 볼 수 없었던 그들은 50억 달러의 돈을 제시했다. 전부 미화였다.
“물론 그 돈도 받아야지.”
“그럼 친황다오 시에서 끝내는 거야?”
“아니지. 후루다오 시까지 밀고 그 다음에 바로 베이징으로 직진하면 되지. 우리로서는 탕산 시, 그리고 중앙 정부와 한 약속을 모두 지키는 거야.”
중앙 정부가 한 약속은 베이징을 지켜달란 게 아니라(애초에 그게 가능할 거라 생각하지도 않았다) 시간을 벌기 위해 해안 지역으로 방향을 틀어달라는 것.
그리고 탕산 시가 한 제안은 자신들의 구역에 피해가 오지 않게만 해달라는 것.
유지웅의 말대로 하면 그 둘과 한 약속 모두를 지키는 셈이 된다.
“어우, 힘든 여정이었어. 두 달 동안 빡세게 일하고 겨우 기름 값만 벌고 가네.”
황백호는 도합 1,000억 달러가 넘는 거액을 겨우 기름 값이라고 일축하는 유지웅의 배포에 속으로 박수를 치며 감탄했다.
아침부터 중국 정부는 발칵 뒤집어졌다.
필드 드래곤이 후루다오 시를 습격한 뒤 곧바로 베이징을 향해 방향을 틀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쑥대밭이 되었던 다른 도시와 달리 후루다오 시는 파괴된 건축물이 전체의 10%도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좋아할 바가 아니었다. 베이징이 위험 진로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말았으니.
그렇다고 약속을 어겼다고 공격대 연합을 비난할 수도 없었다.
그들은 분명 약속을 지켰다. 힘들게 노력해서 후루다오 시로 유인했으니.
다만 그 이후의 일이 약속 계획에 없었다는 게 문제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베이징만큼은 오지 않도록 유인을 하라는 요구를 할 걸 그랬습니다.”
어느 공산당원이 체념하듯 말했지만, 이제 와서 별반 의미는 없었다.
그들은 공격대 연합이 의도적으로 필드 드래곤을 유인한다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헛되이 날린 미국채 960억 달러가 아쉽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 때가 아니었다. 방관하고 있다가는 중국의 수도가 날아간다.
“할 수 없네. 이제 방법은 하나뿐이야.”
사진팡 주석이 결연한 안색으로 말하자, 중앙군사위원회 위원들의 눈빛에 차가운 기색이 내려앉았다.
백악관은 비상이 걸렸다. 중국 지부에서 전해진 특급 정보 때문이었다.
“중국이 핵 카드를 쓸 작정입니다!”
“맙소사! 이것들이 진짜로 미친 것인가?”
국무부 장관은 비명을 질렀다.
결코 선택해서는 안 될 카드를 중국이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바로 자국 땅에 핵을 써서 필드 드래곤을 진압한다는 계획이었다.
“아무리 베이징이 위험하다지만, 이런 극단적인 수를 선택하려 하다니!”
트럼프는 책상을 내려치며 분개했다.
괴수가 계속 출몰할 가능성이 있는 이상, 괴수를 핵으로 진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매번 핵을 썼다가는 지구상에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은 지역이 남아나지 않을 테니.
“전 세계에 단 셋 뿐인 대괴수 인적 자원을 자기들 멋대로 소모하려 하다니!”
트럼프는 분노를 참지 못한 채 중국을 향한 저주 섞인 언사를 쏟아냈다.
CIA 직원이 창백한 안색으로 브리핑을 이어 나갔다.
“젠창현에서 서쪽으로 대략 150km 떨어진 지역을 작전 포인트로 삼은 것 같습니다.”
“공격대연합에 이 사실을 알려 주었나?”
“물론입니다. 하지만 레이드 도중이라 현장 이탈이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필드 드래곤의 눈을 피해 현장을 이탈하는 것도 어느 정도 녀석이 지쳐야 가능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당장 중국 핫라인을.”
트럼프는 손을 내밀었고, 비서실장이 얼른 전화기를 갖다 주었다.
사진팡 주석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 아마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것이리라.
트럼프는 호흡을 크게 들이마셨다.
만약 중국의 핵공격에 유지웅이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설악마스터가 진노할 것이다.’
한반도의 주인이자 영물인 그가 진노하면 어떤 보복을 펼칠지 상상하기도 어렵다.
심지어 설악마스터는 유지웅을 가리켜 측정할 수 없는 거대한 선을 가슴에 품은 자라고 하지 않았던가.
“막을 방법은?”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중국과 전면전을 하든, 세계 대전이 재개 되든 뒷일은 생각하지 말고, 당장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말해보시오!”
트럼프가 호통을 쳤고, 국방부 장관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핵은 핵으로만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도 핵 협박을 하는 겁니다.”
“핵 협박을? 어떻게 말이오?”
“만약 공격대연합이 핵 피해를 입게 된다면 베이징 또한 핵으로 날아갈 거라고 협박하는 겁니다.”
“…….”
여기저기서 묘한 탄식이 터져 나왔다. 국방부 장관의 주장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단지 그 이후에 닥칠 파급력이 어마어마할 뿐.
국무부 장관이 거들었다.
“옳습니다. 우리 전력이 제아무리 강대한들 이제 몇 시간도 안 남은 중국 내 군사 작전을 저지할 수는 없습니다. 중국이 핵 카드를 꺼낸 것은 베이징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그 카드를 사용했을 시 베이징이 핵으로 날아가게 된다면, 핵카드를 사용할 의미가 없지요.”
“중요한 것은 중국이 핵카드를 선택했을 때 우리가 정말 핵 협박을 실행한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단순한 협박이다, 이미 일이 벌어지고 나면 우리 미국도 어쩔 수 없다, 이런 식으로 받아들인다면 중국은 우리 의도를 듣지 않을 겁니다.”
“우리는 이미 한 번 전례가 있습니다.”
“…….”
전례라는 말에 트럼프는 물론이고 국무 위원들의 표정이 일제히 무거워졌다.
중국은 황백호를 제거하기 위해 미국의 강력한 경고를 무릅쓰고 자강도를 불태웠다. 그 덕분에 중국 공군과 미 해군의 직접적인 교전이 일어났고, 실제 피해까지 발생했었다.
하지만 황백호는 무사했고, 그 이후 북한의 재건과 여수 회담 등의 중요한 국제 일정이 겹치면서, 미중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다른 큰일에 밀려서 해결이 되지 않은 채로 어정쩡하게 무기한 보류가 되고 만 것이다.
“우리가 의도한 바는 아닙니다만, 이미 한 번 어물쩍 넘어간 적이 있으니, 중국은 이번에도 우리의 협박을 말로만 치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말로만 치부하지 못하게 해줘야겠지. 현재 7함대 위치는?”
“한국 제주도 북서쪽 해역에서 대기 중입니다.”
“핵탑재 전투기 부대를 즉시 출격시키게. 베이징 쪽으로. 그 정도는 되어야 녀석들이 정신이 번쩍 들겠지.”
트럼프는 절대 물러나선 안 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국무위원들을 둘러보며 선언하듯 입을 열었다.
“중국에 최후통첩을 보내게. 절대 핵을 쓰지 말라고. 그리고 만약 이번 경고를 어기면 베이징을 날려 버리겠다고 전해.”
어쩌면 중국이 경고를 어기더라도, 그 협박을 실행에 옮기지 못할 수도 있다. 심정적으로야 베이징을 핵으로 날려버리고 싶지만, 아쉽게도 미국은 민주국가다. 그랬다가는 당장 미국 내에서부터 온갖 지탄이 쏟아지고, 자신은 탄핵될 것이다.
트럼프는 부디 중국이 이 경고를 듣길 바랬다.
3인 공격대는 한창 레이드 중이었다.
이제 어느 정도 노련미를 갖춘 황백호는 자연스러운 전투 행동으로 필드 드래곤의 진격로를 유도하고 있었다.
원리는 간단하다. 적당히 약을 올려서 뒤로 살짝 빼면 필드 드래곤이 잔뜩 화가 나서 달려들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유인 방향이 정해진다.
유지웅은 필드 드래곤의 단단한 등껍질에 비거가 거의 담기지 않은 맨 화살을 쏘아대던 중, 본부에서 전해진 교신을 들었다.
“중국이 핵을 준비 중이라고요?”
「미국에서 전해준 극비입니다. 지금 위치에서 서쪽으로 80km 정도 더 떨어진 곳이 작전 지역이라고 합니다. 어서 그 자리를 이탈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이탈은 불가능해요! 괴수가 적당히 지친 상태에서야 적극적으로 추적하지 않는 거지, 지금처럼 힘이 쌩쌩하게 넘칠 때에는 눈 가리고 이탈해봤자 악착같이 달려들어요! 그렇게 되면 주변 피해가 더 커집니다! 차라리 힘이 완전히 빠질 때까지 우리가 붙들고 있어야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어요! 지금 내가 한 말 전부 다 잘 녹음하고 있죠?”
「예? 아, 예. 물론입니다!」
“좋아요! 우리도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잠시 이쪽 교신을 끄자 정효주가 어이없다는 듯이 픽 웃으며 말했다.
“또 뭐 때문에 그렇게 신났어? 핵을 쓴다는 게 그렇게도 좋아?”
“아아, 그런 거 아니야. 왜 사람을 그렇게 몰아가고 그래.”
그렇게 어설프게 둘러댈 거면 킬킬 히죽대는 웃음이나 좀 지우고 말하던가.
황백호는 교신을 알지 못했다. 전투 중에 그는 교신 장치를 빼두기 때문이다.
괴수의 공격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다 보니 교신 장치를 착용하고 있으면 전투 개시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서져 버리고 만다.
“어떻게 해? 의장님한테 말해줘야 하지 않아?”
“말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어. 오히려 핵을 의식하면 움직임이 어색해질 뿐이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는 명분이라고.”
“하지만 핵을 쓴다잖아?”
“여기서 퀴즈. 핵을 쓰면 미국이 베이징을 핵으로 날려버릴 거라고 협박했어. 그래도 핵을 쓸까, 안 쓸까?”
“아, 그럼 핵을 안 쓰려나?”
정효주가 방아쇠를 당기며 갸웃거리자 유지웅은 화살을 시위에 올리며 빠르게 말했다.
“난 쓴다에 내 왼손의 흑염룡을 걸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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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잘알 유노스(인생 3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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