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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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스카이비는 어떻게 활용하지? 모습이 드러나면 미국에서도 바로 알아볼 텐데.”
“전에 말한 것처럼 자기들끼리 멋대로 각성해서 활동하고 다니는 것처럼 해야지.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는 것은 굳이 아직 드러낼 필요는 없어.”
유지웅은 ‘굳이’라는 부분에 특히 강조를 실었다.
“일단 원래 생각했던 대로 공격대 보조로 투입해보자. 멀리서 감시하다가 위험에 처하면 도와주는 식으로.”
“마침 이번에 프라임 예비 공격대 테스트 삼아 실전 투입할 예정이니까 잘 됐네.”
“그래, 적당한 괴수 나타나면 레이드에 투입해보자.”
그러나 스카이비를 투입할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장태준이 심혈을 기울여 훈련시킨 프라임 예비 공격대는 유지웅과 정효주, 황백호가 없음에도 첫 실전에서 무리 없는 전투를 치렀던 것이다.
비록 딜러 부족으로 괴수를 최종적으로 쓰러뜨리지는 못했지만, 괴수를 사람이 적은 지역으로 유인하고 로켓 등으로 시선을 붙들어 맨 뒤 공격대가 안전하게 철수하는 것까지 모두 완벽했다.
그런 날이 질리도록 반복되었다.
“브라우니, 오늘 도야?”
「예, 지금 지켜보고 있는데 스카이비를 투입할 만한 상황은 전혀 아닌데요. 오히려 이 상황에서 투입했다가는 실전 경험 쌓는데 방해가 될 것 같습니다.」
“와, 이거 참…… 스카이비 한 번 테스트해보자고 잘하고 있는 공격대더러 실수하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스카이비 투입은 그렇게 당분간 기약 없이 연기되었다.
프라임 공격대에 입사한 이후, 장태준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딜러 20명을 겨우 확보했어. 이제야 레이드다운 레이드를 할 수 있겠어.”
탱커와 힐러는 충분했지만, 딜러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딜러의 수가 상대적으로 워낙 희소했고, 그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경쟁적으로 확보하려고 애를 썼기 때문이다.
사실 마음만 먹으면 딜러를 확보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딜러들을 유혹하는 것은 각국 정부나 기관이 제시하는 돈다발이었고, 프라임 공격대는 세상에서 제일 부유한 공격대장을 오너로 두고 있었으니까.
그러나 프라임 공격대는 아이러니하게도 돈 경쟁에서 졌다.
“죄송해요. 그 돈 받고는 좀…….”
“연봉이 너무 적습니다. 조금만 더 올려주시면 안 될까요?”
“다른 곳에서 제시한 것의 50%만 맞춰주세요. 그럼 기꺼이 프라임 공격대로 가겠습니다.”
프라임 공격대가 제시한 금액은 연 1억 5,000만 원.
그러나 딜러들은 평균적으로 그보다 15배 내지 30배에 달하는 금액을 연봉으로 제안 받는다.
탱커나 힐러조차 2, 3억 원을 제안 받는 것을 생각하면, 프라임 공격대가 제시한 금액은 너무 터무니없이 적었다.
“팀장님, 딜러들도 우리 프라임 공격대에 가입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금액이 너무 터무니없어서 다들 망설이는 추세입니다. 조금이라도 금액을 올리면 안 될까요?”
유지웅, 정효주, 황백호.
그 셋이 주는 이름값 덕분에 프라임 공격대는 그 경쟁자를 찾아볼 수 없는 세계 최강의 공격대로 위명을 떨치고 있었다.
특히 유지웅이 블랙캣을 상대로 혼자서 사냥에 성공한 것, 그리고 짜르 레프를 팀웍을 이루어 안정적으로 사냥한 것 덕분에, 프라임 공격대는 개개인의 능력뿐만 아니라 팀 조직력도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래서 딜러들은 너도 나도 뛰어난 프라임 공격대에 가입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얼마 전 라테그룹에서도 공격대를 창설했습니다. 라테에서 제시한 딜러들 기본 연봉이 40억입니다. 그 짜기로 유명한 라테그룹에서조차 저렇게 돈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우린 겨우 1억 5,000만 원이지 않습니까.”
“1억 5,000만 원은 연봉이 아니라 애초에 기본적인 생활을 위해 지급하는 겁니다. 급여가 아니라 복지입니다. 우리 프라임 공격대는 애초에 다 함께 싸워서 다 함께 나눈다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딜러들이 그 차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짜르 레프를 사냥하고 프라임 공격대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250만 달러를 받았다. 짜르 레프의 사체를 매각하는 대가로 받은 돈이었다.
프라임 공격대는 대원들끼리 그 돈을 공평하게 나누었다. 적어도 대원들 개개인은 한 번의 전투로 몇 억씩 되는 돈을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일 년에 수십억 이라는 금액을 보장받은 대원들에게 그런 비정기 수입은 크게 끌리지 않은 모양이었다.
“사체 매각 수익 배분은 다른 공격대에서도 보장한 내용이라서 우리 공격대가 더 나을 것도 없습니다.”
“짜르 레프 이후로 우리 공격대가 레이드를 성공적으로 마친 적도 없구요. 피해는 없었지만 결국 전투를 중지하고 물러나지 않았습니까. 출동 비용만 허공에 날린 셈입니다.”
장태준은 한숨을 쉬며 설명했다.
“짜르 레프는 짜르 공격대원들과 머릿수를 합쳐서 진행했기에, 그리고 공대장님도 함께 했었기에 딜이 전혀 부족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이후 국내에서 한 레이드는 전혀 그 내용이 다릅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그는 말을 이어 나갔다.
“딜러 숫자도 부족했고, 공대장님 포함 세 분의 원로 없이 우리끼리 진행한 레이드였습니다. 당연히 딜이 부족했고, 처음부터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레이드를 진행한 게 아닙니다. 경험을 쌓고 전술을 가다듬기 위한 예열 작업이었죠.”
처음부터 괴수 처리를 염두에 두지 않은 연습용 레이드였으니 수확이 없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우리는 더 이상 딜이 모자라지 않을 만큼 충분한 딜러진을 구축했고, 경험도 쌓았으며, 전술도 가다듬었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나타난 괴수들을 상대로 레이드에 임한다면, 수익 면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
“팀장님께서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야…….”
장태준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조곤조곤 설명하자 공격대 관리부 직원들은 어느 정도 납득한 눈치였다.
장태준은 손뼉을 치며 분위기를 환기했다.
“자, 자. 생각을 해봅시다. 지금이야 귀중한 딜러들을 남들보다 무리해서 확보한다고 이런저런 회사나 기관, 국가에서 무리한 출혈 경쟁을 하고 있어요. 어리석은 치킨 레이스죠.”
“팀장님은 나중에는 딜러가 부족하지 않을 거라고 보시나요?”
“아닙니다. 지금 이 비율대로 간다면 결국 어떻게 되든 간에 딜러는 부족합니다. 물론 그 수는 상대적인 거라서, 우리가 염려할 게 아닙니다. 공격대 구성 비율 문제 때문에 레이드를 못 가고 공칠 날이 많은 탱커나 힐러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걱정해야 할 문제지요.”
“공격대 운영 측에서 염려할 바는 아니라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제대로 된 공격대를 구성해서 운영할 수 있다면 딜러가 부족한 것은 별 문제가 안 됩니다. 이미 확보한 딜러 숫자에 맞춰 탱커와 힐러를 추가로 구하면 그만이니까요.”
다들 장태준의 예측에 납득한다는 듯이 끄덕였다. 아까에 비해서 표정이 한결 풀어져 있었다.
“세계는 결국 자본주의로 돌아갑니다. 지금 무리해서 치킨레이스를 벌인다면 그 출혈을 어떻게든 채워 넣어야 합니다. 적어도 대기업은 그래야 합니다.”
“음, 맞는 말씀입니다.”
“공격대를 운용해서 얻는 수익보다 대원들에게 주는 급여가 더 높다면, 그 공격대는 결국 파산입니다. 결국 수익을 합리적으로 쉐어하는 것에 중점을 맞춰야 하는데…… 지금 우리 공격대 말고 그런 공격대가 하나라도 있습니까?”
“…….”
“우리 공격대는 다른 공격대와 달리 이미 몇 번이나 안정적으로 레이드를 성공했습니다. 기록으로 따지면 세계에서 경쟁자를 찾아볼 수 없는 1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공격대 운영으로 번 수익을 모든 대원들이 공정하게 나눴죠.”
전체 수익을 1/n으로 나눠서 갖는 것.
이보다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수익 배분이 있을까?
“공격대가 100개가 있다고 치면, 그 중에서 실제 수익을 전혀 못 내는 공격대는 한 99개 되나요? 가만히 있기만 해도 일 년에 수백억, 수천억 씩 인건비로 나가는 공격대들 말입니다.”
“음, 듣고 보니 확실히…….”
“유지웅 공대장님이 짜르 레프 매각 수익을 공평하게 나눈 것도 바로 거기까지 이미 내다보셨기 때문에 취한 조치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대기업들이 설립한 공격대는 그렇게 오래 가지 못하겠군요.”
“뭐, 어느 정도는 버틸 겁니다. 대기업들이 그동안 쌓아놓은 잉여이익을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개념이니……. 괴수를 잡으면 결정체가 나오고, 또 우리 제니스 컴퍼니에서 괴수를 사주고 있으니 수익 자체는 확실하죠.”
다만 대기업의 투자를 받아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공격대들은 수입과 지출의 균형이라는, 하나의 조직이 오래 존속하기 위한 단순한 이치를 망각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그저 결정체 시대, 괴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훌륭한 공격대를 유치해야 한다는 공포감과 절박감에 사로잡혀, 그동안 벌어놓은 돈을 마구잡이로 쏟아내고 있을 뿐이다.
이른바 진정한 치킨 레이스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괴수의 증가는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하게 보고되고 있었다.
처음 세계 각국은 자국에 출현한 괴수에 관해 국가 기밀로 지정해서 다루는 경향이 심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기밀주의는 사라졌다.
굳이 괴수의 존재를 타국에 숨겨야 할 정도로 대단한 게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히려 괴수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것이 인류 전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덕분에 근래 들어서, 국가 및 단체 간 괴수에 대한 데이터 공유는 한결 쉬워지고 있었다.
그런 위기의식을 느끼게 한 것은 바로 한반도 남쪽에 출현한 신수(브라우니)가 준 위압감이었다.
―지금 인간끼리 서로 다투고 경쟁할 때가 아니다.
―괴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쉬지 않고 증가하고 있다. 머지않아서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벅찬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적어도 괴수 대응에 있어서만큼은 국경과 갈등 없는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
그런 인식이 맞아떨어지며, UN에서는 괴수 공동 대응을 위한 결의안이 빠르게 채택되기도 했다.
공조 시스템 구축까지는 무리더라도, 적어도 각국이 확인한 괴수의 출현 및 정보만큼은 제한 없이 공유하자는 취지였다.
UN에서 낸 통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괴수의 수는 평균 하루에 1.3마리씩 증가하고 있었다.
물론 인간이 포착한 괴수에 해당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수는 더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 모든 괴수가 인간에게 직접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었기에, 당장 혼란을 빚지는 않았다.
출현하는 괴수의 90% 이상이 다행히도 인간의 발이 닿지 않는 험난한 산악지대에 있었던 것이다.
나머지 10%는 인간이 먼저 건드리지만 않으면 공격을 하지 않고 얌전히 있는 편이다.
때문에 괴수가 차지한 지역을 포기할지 아니면 물리칠지 손실을 계산한 후, 행동하면 되었다.
공식적으로 활동이 기록된 괴수의 수는 어느덧 200개체가 넘어갔지만, 인류는 다행히 아직까지 평화로웠다.
아직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