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376)
— —
약 13만 6,000개라.
강서우는 진지하게 가늠해보았다. 얼핏 보기에는 많아 보인다.
하지만 한두 달 장사하고 때려치울 게 아니지 않은가. 중요한 건 당장 확보한 물량이 아니라 앞으로 꾸준히 얼마만큼의 물량을 조달할 수 있느냐다.
거기에 맞춰서 장사 계획을 세워야 한다.
‘무게나 부피를 볼 때 성인 여자 기준으로 알 2개 정도면 1인분으로 적당하겠지.’
그는 일단 최우선 타켓을 성인 여성으로 잡았다. 여성 고객을 잡으면 남성 고객, 아동 고객도 자연히 확보할 수 있다.
‘가게 컨셉은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가는 게 좋겠어.’
강돈집은 단체 회식, 직장동료, 가족, 연인, 친구, 혼밥족 등 누구나 편히 찾을 수 있는 동네 고기집이다. 부담 없는 가격에 시끄럽고 왁자지껄한, 흔히 말하는 보통 고기집이다.
강서우는 이번에는 고급 요리 가게를 운영해보고 싶었다.
어차피 강돈집에서 나오는 순수익만 월 5,000만 원에 달한다. 서울에서 내려오고 오히려 장사가 더 잘 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 가게를 차리는 것에 금전적인 부담은 없다.
임대료도 많이 들지 않으니, 인테리어 비용만 고려하면 된다.
‘제니스 타운은 구매력이 유독 높은 편이니까. 앞으로 더 높아질 예정이기도 하고.’
현재 자신이 가게를 낸 곳은 향후 서울의 강남에 해당되는 상권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우선 유지웅의 저택인 제니스 팰리스와 가까운 데다가 제니스 타운이 가장 우선적으로 발전시킨 상업구역이기 때문이다.
‘알 2개를 쓴 요리를 메인으로 하고, 여기에 코스 요리도 따로 구상을 하고, 그럼 메인 요리의 가격을…… 21,000원 정도로 설정하면 되겠군.’
가격을 구상하느라 강서우의 머리는 쉴 새 없이 돌아갔다.
‘1요리당 알을 최대 2개까지 추가할 수 있게 하고, 추가 비용은 개당 8,000원 정도로 할까? 그리고 아예 처음부터 알이 1개만 나오는 미니 사이즈 요리도 편성해야겠어. 이건 13,000원 정도면 되겠군. 코스는 따로 구상해서 가격을 더 올리면 되고.’
고급스러운 음식점을 추구하되 너무 고급이어도 곤란하다. 회전율이 떨어지면 안 되니까.
고급스러운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돈도 많이 벌고 싶은 거지, 나도 이런 고급 가게를 운영한다고 주변에 자랑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니까.
‘일단 좌석은 4인 테이블 기준으로 30개 정도로 시작할까? 초반부터 너무 크게 벌리면 별로…… 아니야! 강서우, 너도 그 환상의 맛을 경험했잖아? 이건 무조건 잘 팔릴 수밖에 없어! 좋아, 테이블 50개로 시작한다! 아예 3, 4층 정도 상가 건물 하나를 통째로 임대하는 게 좋겠어.’
수많은 숫자가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얽히며 팍팍 지나간다.
‘11시부터 3시까지 영업하고, 다시 5시부터 10시까지 영업한다 치면, 총 영업시간 9시간. 평균 식사 시간을 1시간 30분으로 잡으면 총 6번 회전시킬 수 있겠고. 한 테이블당 평균 3명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3x50x6은 하루에 총 900명을 받을 수 있겠군.’
브라우니는 계산기 두드리는데 여념이 없는 강서우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한 명 당 평균 2.5개씩 먹는다고 가정하면 29,000원, 여기에 음료와 술을 포함하면 대충 두당 35,000원 정도 나오겠지? 그럼 일매출이 대충 3,150만 원쯤 될 테고……. 월 매출은 9억 4,500만 원 정도 되겠어. 알은 월 평균 67,500개 정도를 소모할 것 같고.’
“동업자님. 지금 물량으로는 딱 두 달 장사하고 끝입니다.”
「뭐야? 그거 밖에 안 됨?」
“한 명 당 2.5개를 판다 치고 하루에 900명을 받는다 치면 한 달 내내 장사해서 67,500개 정도 들어가죠. 그러니 두 달 정도 밖에 장사 못합니다.”
「주기적인 확보가 가능한지 알아보겠음.」
“근데 그거 무슨 알입니까?”
「물고기 알임. 좀 큰 물고기지.」
“오, 실물이 어떤지 보여주실 수 있습니까?”
「나도 흔적만 봐서…… 일단 물고기 성체를 찾아야 함.」
브라우니는 다시 덧붙였다.
「사실 정말 물고기가 맞는지 아직 모름.」
브라우니는 남이섬 강바닥을 다시 찾았다.
13만 개가 넘는 알은 강바닥에 묻혀 있다. 아마 알을 낳은 모체가 외부의 위협에서 알을 보호하기 위해 그리 한 모양이라고 생각된다.
브라우니는 알이 파묻힌 강바닥 환경을 유심히 살폈다. 무언가 단서가 남아 있지 않을까?
‘최대 결정도가 20이라면…… 이 알을 낳은 놈은 260만이 넘는다는 소리가 되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말이 안 된다. 그만한 결정도를 품은 놈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자신에게 존재감을 들켰을 것이다.
‘알을 갓 낳았을 때는 결정 에너지가 거의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알이 외부의 결정 에너지를 흡수한다면…… 그렇다면 말이 되긴 하는데.’
브라우니는 차근차근 가설을 세워나갔다.
‘혹시 이 알들이 한 개체가 낳은 게 아니라, 여러 개체가 한 곳에 모아서 낳은 것이라면?’
또랑또랑한 매의 눈이 알이 묻혀 있는 강바닥을 훑었다.
흙과 바위에 파묻혀 있지만, 결정 에너지 그 자체를 보는 브라우니의 시선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아니면…… 둘 다?’
알이 모체에서 결정 에너지를 나눠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연계에 존재하는 양을 흡수하는 것이고, 한 개체가 아니라 여러 개체가 낳은 것이라면?
‘역시 남자라면 둘 다지!’
브라우니는 침착하게 사방을 살폈다. 분명 어딘가에 흔적이 남아 있을 텐데…….
‘아, 저건?’
그 순간 브라우니는 매의 눈으로 발견했다. 강바닥에 길게 움푹 파여 있는 자국을.
대충 보니 폭이 약 1.5미터쯤 되어 보이는 자국이 길게 나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물고기 같은 게 바닥에 배를 깔고 지나가며 남긴 흔적 같다. 하지만 이런 얕은 강에 그런 큰 물고기가 살고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이건가?’
흔적은 강 하류로 이어져 있었다.
‘이상하군. 전에 수색할 때는 이런 흔적을 본 적이 없었는데…… 만약 있었다면 나의 매의 눈이 놓칠 리가 없어.’
그렇다는 것은?
‘최근에 생긴 흔적?’
알을 발견한 이후로는 굳이 주변을 샅샅이 수색하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알을 발견한 게 며칠 되지 않았으니, 아마 이 흔적은 그 사이에 생긴 것일 것이다.
‘호오.’
브라우니는 흔적을 따라 이동했다.
아쉽게도 몇 km도 채 가지 않아 흔적은 끊겼다.
흔적이 끊긴 곳에 잠시 멈춘 브라우니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남이섬으로 올라온 흔적인지, 남이섬에서 내려간 흔적인지 이것만 봐서는 알 수가 없군.’
브라우니는 주변을 좀 더 살폈지만, 더 이상의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그쯤에서 잠시 수색을 멈춘 브라우니는 일단 다시 제니스 타운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강서우를 찾았다.
“아, 동업자님. 어떻게 됐나요?”
「성체의 흔적을 찾음. 아마 공급은 무리 없을 것으로 생각됨. 하지만 혹시 모르니 일단 준비만 할 것.」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분은 어떻게 합니까? 법적으로 조류는 지분의 주인이 될 수가 없는데……. 사람이 아니라서요.”
「제니스 컴퍼니에 말하면 됨. 지분을 그쪽으로 등록해놓으면 내가 알아서 돈 꺼내서 쓰겠음.」
그제야 강서우는 브라우니가 무엇 때문에 돈이 필요한지 궁금증이 미쳤다.
알의 놀라운 맛에 감탄해서 동업을 하자고 제안을 하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동물인 브라우니가 돈을 어디에 쓰려고 할까?
“그런데 동업자님은 돈을 벌면 그걸 가지고 무엇을 할 생각입니까?”
「일단 벌어두려고. 벌어놓고 보면 나중에 언젠가는 쓸 곳이 생기겠지. 원래 돈이 그런 거 아님?」
‘사, 사람보다 더 사람 같다.’
동업자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믿음이 가는 대답이었다.
드론 100기를 동원한 수색 작업은 크게 신통치 않았다.
산악지대에 잠복해 있는 괴수를 발견하긴 했지만 전부 옐로 몹이었고, 활동량도 적었다. 크게 위험한 대상은 아니었고, 남이섬 강바닥에서 발견된 알과도 연관성은 없어 보였다.
물론 도시 근처에 있는 괴수를 가만히 놔둘 수는 없는지라, 정부에서 공격대를 동원해서 토벌했다.
발견된 옐로 몹 모두 이미 한 번씩 공략이 된 개체들이라 크게 어렵지 않았다. 다만 공격대의 안전을 위해 한 번 레이드를 할 때마다 과다하다 싶은 인원을 투입했다.
“생각보다 발견이 더디네요. 이제는 알을 낳으러 오지 않는 걸까요?”
“그럴 수도 있고, 물 때문에 관측 자체가 방해받는 걸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강바닥이나 호수 아래를 투시하는 데는 노이즈가 있는 편입니다.”
최윤을 비롯한 세 박사들은 포기하지 않고 남이섬 인근을 샅샅이 뒤졌다. 결과물이 나오지 않자 그들은 강을 중심으로 수색 지역을 넓혀나갔다.
어느덧 팔당호 아래를 내려와 한강 상류까지 수색 지역 내에 들어온 상태였다.
언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는지 유지웅이 초조해하고 있을 무렵, 뜻밖에도 브라질에서 먼저 소식이 날아왔다.
「찾았습니다! 찾았어요! 아마존 강 얕은 지류 바닥에서 알과 갓 부화한 새끼들을 찾았습니다!」
“오, 그게 정말인가요? 알았어요, 지금 바로 브라질로 날아가겠습니다!”
유지웅은 급히 옷을 챙겨 입으며 브라우니를 찾았다. 하지만 브라우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놔. 이놈 또 어디 간 거야?”
알을 샅샅이 관찰한 결과, 브라우니는 결정 에너지 농도가 낮은 알들이 상대적으로 하류 쪽에 몰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알의 결정 에너지 농도가 점점 짙어지는 것도 확인했다.
‘농도가 일정 이상 오르면 부화하는 걸지도 몰라.’
알의 부화를 막아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든 브라우니는 곧바로 방법을 취했다. 매일 강바닥을 드나들면서 알에서 결정 에너지를 흡수한 것이다.
완전히 흡수한 것은 아니고 그저 적당량을 유지하는 선에서만 흡수했다.
이른바 알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그나저나 메뉴 구성은 어떻게 한다?’
브라우니는 성체의 흔적을 찾는 한편, 알 요리를 어떻게 할지도 곰곰이 생각했다.
‘기존 도구로는 조리가 불가능하니 어쩔 수 없이 내가 조리사를 해야겠군. 조리사 월급도 따로 챙겨야겠어.’
‘알은 굽거나 찌면 되고…… 날알은 깨서 노른자와 흰자로 소스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아. 괜찮은 맛이 나겠군.’
‘그나저나 대체 성체는 어디에 있는 거지? 아마존이라도 한 번 가봐야 하나?’
매일 죽치고 있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우면 주인이 혼을 내니 그럴 수가 없었다. 성체 수색 외에 다른 것도 해야 하니, 남이섬을 들릴 수 있는 것은 고작 30분 정도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헉, 저건?
브라우니는 강바닥을 파고 알을 낳고 있는 괴수, 아니 괴수들을 발견했다.
놀랍게도 그들은 물고기가 아니었다.
―아마조니온? 아니, 저 놈들이 왜 여기에?
브라질에 있는 놈들보다는 훨씬 작긴 했지만, 분명히 아마조니온과 똑같이 생긴 놈들이 수십 마리가 넘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