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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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을 중심으로 형성된 수색팀은 다양한 인원이 혼재되어 있었다.
일단 장태준 총사무장을 중심으로 하는, 아마존 우림 수색 작전에 나선 다국적 레이더들이 있었다.
다음으로 니트로가 이끄는 제니스 컴퍼니 결정체 연구소 인력들이 있었다. 그들은 드론 운용을 통해서, 레이더로 구성된 수색대에 지형 및 에너지 분포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지모를 중심으로 뭉치는 미군 장교들이 있었다.
미국은 장태준의 공격대 운용법을 배우기 위해 고급 장교들을 파악해서 일손을 돕게 하는 한편, 장태준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도록 했다.
또 페르난도와 여자, 간부들이 있었고, 여기에 브라질 고위 관료들도 포진해 있었다.
참으로 다양한 군상들이 한데 모인, 좀처럼 보기 힘든 드문 조합이었던 것이다.
그런 그들은 초조함에 떨고 있었다.
“벌써 두 시간째입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건지…….”
“최초의 총성 이후로 아무런 소음이 없으니…….”
“한창 싸우고 있는 거라면 당연히 아마조니온이 난리 치는 소리가 들려야 할 텐데요.”
전투 현장이 어떻게 됐는지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그저 답답하기만 했다.
처음에는 두어 번 정도 톡으로 물어봤다.
하지만 유지웅은 한창 싸우고 있는 중이고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으니 안심하라고 했다. 더불어 전투 중에 자꾸 말을 걸면 집중력이 깨져서 위험할 수 있으니, 자기가 연락을 줄 때까지 기다리라고만 했다.
그래서 믿고 기다렸다.
그런데 너무 조용하지 않은가.
아무리 거리가 멀다 해도 어느 정도 소음이 들려야 정상이다. 특히 처음에는 들렸던 총성이 이제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렇게 그들은 꼬박 밤을 샜다.
유지웅이 아침에 나섰으니, 거의 20시간 넘도록 아무 소식이 없는 상황이었다.
“도저히 안 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물어봐야……!”
“총사무장님! B팀에서 보고입니다! 방금 총성을 들었답니다!”
“뭐, 뭐라고요?”
B팀은 아마조니온 2번째 개체 근처에서 대기 중이었다.
이곳에서 100km 이상 떨어져 있는 터라, 그곳에서 총성이 울려도 여기서는 듣지 못한다.
“서, 설마 해치우시고 이제 다른 놈을 잡으러 간 건가?”
“정황상 그게 맞지 않을까요?”
“하지만 최초 총성 외에 아무런 소음도 없었는데……!”
“한 번 장소를 수색해보는 게 어떻습니까?”
“아니에요. 의장님이 먼저 연락을 주기 전에는 안 됩니다. B팀이 들은 총성이 반드시 의장님이 낸 거라고 장담할 수도 없어요. 잘 모르고 들어온 밀렵꾼일 수도 있습니다.”
연락을 취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만약 정말 2번째 개체와 싸우는 중이라면 한창 위험한 와중에 방해를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렇게 대규모 수색팀은 간절한 마음을 품은 채 대기했다.
그리고 2번째 총성이 보고되고 약 2시간 뒤, 마침내 유지웅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톡 메시지가 아닌 전화였다.
「전투 끝났습니다.」
“예? 정말입니까?”
「네, 둘 다 잡았습니다. 역시 사체가 남지 않더군요. 죽자마자 허공에 녹아버리듯이 사라졌어요. 얼마 전 빈사 상태에 몰린 첫 번째 아마조니온을 소 뒷발질로 제가 우연히 잡았을 때와 동일한 현상입니다.」
유지웅은 빈사, 소 뒷발질이라는 단어에 유독 강한 억양을 주었다. 자기가 잘나서 잡은 게 아니라고 어필하려는 듯이.
「정말 힘든 전투였어요. 단 한 방도 맞지 않기 위해 치열한 무빙을 선보여야 했습니다. 다리가 떨어져 나갈 듯이 아프네요. 다시는 이런 전투 못할 거 같습니다. 위험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정말 3,000만큼 죽을 뻔했습니다.」
“수, 수고하셨습니다.”
「여기 근처에 B팀 있죠? B팀 차량 타고 복귀하겠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아요. 아, 내가 늙긴 늙었구나. 예전 같았으면 밤새서 게임해도 다음날 또랑또랑하게 눈뜨고 활동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확실히…….」
방금 뭔가 이상한 말이 중간에 끼어 있었던 거 같은데?
“의장님, 전투 기록은…….”
「카메라 설치해서 녹화는 해놨어요. 하지만 공개는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저와 같은 방식으로 싸울 수 있는 레이더는 우리 효주뿐이에요. 우리 방식은 보편적인 공격대 전술을 다듬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우리는 타고난 거라서요.」
유지웅의 음성은 확실히 지쳐 보였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이 힘이 없었다.
얼마나 힘든 전투였을까 생각하니 장태준은 가슴이 숙연해졌다. 동시에 홀로 레드 몹을 잡은 그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하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역시 일반 공격대로는 레드 몹을 잡는다는 게 거의 불가능한 걸까?’
탱커가 어그로를 확보한 상태에서 딜러들의 공격으로 레드 몹을 잡는 방식, 그건 역시 안 되는 것일까?
유지웅처럼 기동성이 좋은 원거리 딜러가 한 대도 맞지 않아가며 공격을 퍼부어서 쓰러뜨리는 것만이 답일까?
‘다수의 원딜을 동원한다면…… 하지만 무조건 희생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탱커나 근딜이 원딜을 업고 다니면서 공격을 한다 해도 역시 위험해.’
「아, 저기 B팀이 보입니다. 그럼 페르난도 집에서 봐요.」
전화를 끊고, 장태준은 브라질 장관을 돌아봤다. 야지에서 밤을 새운 그는 눈이 벌겋게 충혈 되어 있었지만, 굳건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었다.
장태준은 시선을 마주친 채, 힘 있게 끄덕여 보였다.
“성공입니다.”
“오오! 역시!”
“프라임 공격대, 만세입니다!”
브라질 관료들은 얼싸안은 채 기뻐했다.
하지만 장태준은 그들의 기쁨에 마냥 공감할 수 없었다. 아마조니온을 해치운 것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아직 오염의 원인이 되는 괴수 성체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에서 오는지는 일절 밝혀진 바가 없으니.
“자, 그럼 전투 현장을 확인하러 가봅시다.”
“현장으로 가신다고요?”
“네, 비록 사체가 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현장은 확인해야 할 것 아닙니까. 전투 흔적을 토대로 공략법에 보완할 내용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저는 돌아가야겠습니다. 고된 전투에 피로하실 폐하를 곁에서 영접해야만 합니다.”
페르난도가 나서서 복귀 의사를 밝혔고, 장태준은 특별히 만류하지 않았다.
“니트로 교수님과 지모 대위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전 당연히 가보고 싶습니다.”
“저도 가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바로 출발하지요.”
브라질 관료, 그리고 페르난도 조직원을 제외한 이들은 전투 현장으로 출발했다.
아직 날이 완전히 밝은 건 아니지만, 보름달이 찬란하게 떠 있어 그렇게 어둡지 않았다.
여기에 차량에 매달린 다수의 대형 서치라이트가 사방을 비추니, 새벽에 잠긴 밀림이지만 시야를 확보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천천히 나아가던 중 조금씩 동이 터오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들은 지도에 표시된 좌표 지역에 도착했다. 원래라면 아마조니온이 있어야 할 지점이었다.
“아무것도 없군요.”
“너무 깨끗한데요. 전투가 있었다는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아, 저기 길게 파인 자국이 있습니다! 아마 아마조니온이 누워 있던 흔적이 틀림없습니다!”
탱커 한 명이 한쪽을 가리키며 그렇게 외쳤다.
과연 그의 말대로 아마조니온이 누워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흔적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부러진 나무 한 그루 없이, 평화로운 밀림의 모습만이 사방에 드리워져 있었다.
장태준을 포함한 이들은 다 같이 혼란스러웠다.
“흔적이 있기는 한데…….”
“너무 얌전한데요? 누워 있었다는 흔적만 있지, 움직인 흔적은 전혀 없어요. 격렬하게 싸웠다면 분명히 주변에 남아나는 게 없어야 하는데…….”
“근처 나무나 갈대도 다 멀쩡합니다. 땅이 파헤쳐진 곳도 없고요. 정말 레이드가 여기서 벌어진 게 맞는 겁니까?”
“아, 저기 뭔가 또 있습니다!”
그때 다른 탱커가 또 무언가를 발견했다. 역시 눈이 좋다 보니까 이상한 게 있으면 바로바로 찾아낸다.
장태준은 서둘러 그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탱커가 발견한 물체를 확인했다.
“이게 뭐지?”
“아, 그건 우리 미군 전투식량입니다. 의장님께서 맛있다고 좋아하시는 제품입니다. 아침에도 잔뜩 챙겨가셨는데…… 아무래도 의장님이 여기서 드신 것 같습니다.”
“음, 그렇다면 전투가 끝나고 이곳에서 잠시 식사를 하시면서 휴식을 취하신 거군요.”
“여기 이거, 캔맥주 아닙니까? 브라질 맥주는 아닌 거 같은데…….”
“그것도 의장님께서 한국에서 챙겨 오신 거네요. 제가 전용기 냉장고에서 봤습니다.”
“…….”
“…….”
괴수를 잡고 나서 전투식량으로 식사를 했다 치자. 하지만 캔맥주까지?
“배낭에 게임기만 넣으신 게 아닌 모양이군요. 어쩐지 배낭이 큼직하게 가득 차 있다 싶긴 했습니다만…….”
빈 캔은 무려 20개가 넘었다. 식사를 하면서 가볍게 반주했다고 볼 양은 아니다.
“이렇게 술을 많이 드시고 바로 다음 개체를 잡으러 간 것일까요?”
“의장님이 원래 보통 술이 아닙니다. 전 의장님이 한 번도 취하시는 걸 못 봤습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몇 번 죽었을 치사량을 드셔도 물을 마신 것처럼 얼굴도 전혀 붉어지지 않습니다.”
“혼란하군요, 혼란해요.”
전투가 끝난 현장을 한 번 확인하러 왔는데, 공략법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는커녕 지독한 혼란만 잔뜩 준다.
이래서 유지웅이 자기가 레드 몹 솔로레이드하는 걸 봐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린 것일까?
‘오히려 더 보고 싶어지는데.’
장태준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대관절 몇 시간 전, 이곳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전투를 끝내고 휴식을 취한 흔적은 있고, 거대 뱀 괴수가 쉬고 있었던 흔적도 있는데, 왜 전투를 치른 흔적은 없단 말인가?
“……일단 아마조니온이 땅에 남긴 자국을 한 번 훑어봅시다. 뭔가를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수색대는 두 팀으로 나뉘어서 아마조니온의 자국을 따라가 보기로 했다.
몸길이가 600미터에 달하는 거대 괴수이다 보니 두 편으로 나뉘어서 훑어보는 게 효율적이었다.
“사무장님! 저길 보십시오!”
“뭡니까?”
“저기 뭔가가 잔뜩 떨어져 있습니다! 아마조니온이 누워 있던 흔적 그 위입니다!”
탱커가 먼 곳을 가리키며 외치자 일행의 걸음걸이가 빨라졌다.
마침내 그곳에 도착한 장태준은 놀라움에 그만 우뚝 굳어버렸다. 다른 이들도 비슷한 심정이었는지, 그 자리에 못 박힌 듯이 멈춘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이건, 대체…….”
“……알이군요.”
놀랍게도, 아마조니온이 땅에 남긴 흔적 위에 천여 개에 달하는 알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었던 것이다.
이걸 대체 어떻게 해석하면 좋은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장태준은 여러 가지 가설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어느 것 하나도 끄집어낼 수 없었다.
혼란에 빠진 그를 대신해서, 니트로가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아마조니온이 머무른 흔적, 알이 놓인 위치,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아마조니온이 죽으면서 알을 남긴 것 같소. 사체는 사라졌지만 알은 별개의 존재이니 그 자리에 그대로 남은 거겠지.”
“…….”
“아마 이쪽이 꼬리 쪽이라서 의장님도 미처 남겨진 알들을 보지 못한 듯하군요. 설마 피콜로도 아니고 입으로 알을 낳지는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