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432)
나는 귀족이다 1336화
[헬조선 편]
70장 알이 아니면 죽음을!(9)
“이제 여러분들도 어엿한 제니스 컴퍼니 임원이 되었으니,제 기본 가치관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으로 회사를 경영하거나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가장 유념해서 참고해야 할 사 항입니다.”
유지웅이 엄한 표정으로 입을 열자 임원 내정자들의 표정에 긴장감이 서렸다.
“이건 제니스 컴퍼니의 헌법이라고 생각하셔도 무방합니다.”
류이한 등 기존 임원들은 이미 여 러 번 경험이 있는 터라 다소 편안 하게 듣고 있었다.
“이 한 마디면 저의 성향을 이해하 실 겁니다. 저는 연간 1조 달러의 이익을 내는 것보다,인건비로 1조 달러를 지출하는 회사를 더 선호합 니다.”
임원 내정자들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인건비로 1조 달러를 지불하려면 대체 회사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되어 야 한다는 이야기란 말인가.
“통장에 쌓아둔 현금,귀금속,금 괴,부동산,이런 건 경제적으로는 결국 무가치합니다. 합격자 여러분 들은 돈이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당장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유지 웅도 애초에 대답을 기다리고 던진 질문이 아니었기에,바로 말을 이어 나갔다.
“돈이란 결국 다른 사람을 움직이 게 하는 수단이죠. 그러니 제 결론 은 간단합니다. 돈 그 자체보다는
저를 위해 움직이는 많은 사람을 가 지는 것,그것이 바로 진정한 부유 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지웅은 일찍이 안술이 일깨워줬 던 가치관을 신입 임원 내정자들 앞 에서 유감없이 늘어놓았다.
그들은〈6,000:1〉의 경쟁률을 뚫 고 임원 자리까지 쟁취한 인물들이 기에,유지응의 말을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었다.
“사비를 들여 제니스 타운이라는 사유지를 새로 만든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은 주거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동산
은 어쩔 수 없이 소수의 재력가들에 게 집중되게 마련이니까요.”
“제가 지금보다 더 많은 월세를 받 는다면 더 많은 임대 수입을 을릴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제 목적 은 임대 수입을 올리는 게 아니라, 주거 등에 고통 받지 않고 안락하고 여유 있는 삶을 누리는 ‘직원’들을 아주 많이 거느리는 겁니다. 그런 직원들을 한 몇 천만 명쯤 거느렸으 면 좋겠어요.”
임원 내정자들의 표정이 묘한 벅참 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한 남자가 손을 들었고,유지웅은 질문을 허락했다.
“제니스 타운을 지금 같은 방식으 로 운영하시는 이유는 공감이 갑니 다. 그럼 의장님께서는 이 나라 전 체를 제니스 타운처럼 만드는,아니 이 나라 국민 전부를 제니스 타운에 받아들이시려는 겁니까?”
“그건 안 됩니다. 아니,안 될 겁 니다.”
유지웅이 단호하게 부정하자 질문 자는 예상을 못했었는지 조금 당황 한 태도를 보였다.
“혹시 또라이 보존의 법칙이라고
아시나요?”
“……그,그런 말을 들어보기는 했 습니다.”
다행히 질문자는 그 한 마디에서 유지웅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바로 알아차렸다.
“다양성의 원리는 참으로 신비하 죠. 정상인으로만 가득한 세상이 되 면 참 좋겠는데,절대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요. 또라이는 시대를 막론하고 언제 어느 때든 우리 곁에 항상 있게 마련이죠.”
그래서 전 생각을 했어요. 어차피
또라이의 탄생 자체를 막을 수 없다 면 최대한 억제를 해보자. 그래서 또라이가 아닌 정상인들로 이뤄진 도시를 세워보자,이렇게 생각을 한 거예요.”
“하지만 의장님,그 법칙에 따르 면……
“알아요. 이렇게 정상인들만 모아 놔도 신기하게 그 사이에서 또 또라 이가 생겨난다는 거죠. 그래서 또라 이 보존의 법칙이란 신비로운 겁니 다. 참 이해할 수가 없어요.”
유지웅이 어깨를 으쏙하자 질문자 는 할 말을 잃고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장담합니다. 적어도 정상 인들만 모아놨는데 또라이가 생겨나 서 사회에 입히는 피해는,그렇지 않은 경우보다는 훨씬 적을 겁니다. 아무런 방책도 시도하지 않는 것보 다는 훨씬 낫죠. 다들 이 점은 동의 하시죠?”
임원 내정자들은 수긍한다는 듯이 저마다 유지웅의 말에 얼른 동의했 다.
“때문에 국민 전부가 제니스 타운 에 들어와서 살게 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제가 금지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바로 또라이 보존의 법 칙 때문입니다.”
“알겠습니다. 완벽하게 이해했습니 다.”
“그리고 원래 인간이란 비교 대상 이 좀 있어야 활력 있게 돌아가는 동물이라고요. 그 왜,영화 매트릭스 에서도 그랬잖아요? 원래는 모두가 행복한 이상향을 만들어봤는데 사람 들이 생기를 잃고 다 죽어가더라, 그래서 차별과 고통,행복이 모두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었더니 활발하 게 잘 돌아가더라,하고요.”
웃으면서 하는 그 말에,임원들은 묘한 섬뜩함을 느꼈다.
천진난만해 보이는 청년의 모습 뒤
로 순간 냉정한 군주의 기질이 엿보 였던 것이다.
“아무튼 제 그런 가치관을 잘 숙지 하시고,거기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모든 사업을 이끌어나가시기 바람니 다.”
“알겠습니다.”
“당장은 유럽 쪽에만 유통업을 하 겠지만,호주나 중동,남미 등에도 수출로를 열어야 할 겁니다. 여러분 들이 아주 많이 바빠지시겠습니다. 2만 명 정도 뽑았다고 했죠? 겨우 그 정도로 되겠어요?”
“현지인 고용 숫자도 생각하면 일
단은 이 정도면 충분할 거라고 예측 했습니다. 부족하다면 예비자들에게 따로 연락해서 특별 채용을 할 계획 입니다.”
“아,그렇군요. 역시 빈틈이 없으 셔.”
임원이지만 같은 임원이 아니다.
제니스 컴퍼니는 단일 기업이지만, 그 아래에 여러 가지 다양한 사업부 를 두고 있다.
그중 으뜸 권한을 가지는 것은 바 로 류이한이 직접 이끄는 최고경영 그룹이다.
이번에 채용한 에그파우더 사업부
임원들은 어디까지나 에그파우더 사 업에 관해서만 권한을 행사하고 책 임을 진다. 같은 회사 소속이지만 일종의 자회사 같은 지위를 갖는 셈 이다.
“아무튼 제니스 컴퍼니에 입사한 걸 축하합니다. 그리고 연봉은……
“의장님! 그건 회사 내규에 따라 이미 책정했습니다! 굳이 의장님께 서 관여하실 필요는 없으십니다! 회 사 경영은 분명 저에게 전권을 위임 하신 걸로 아는데요?”
류이한이 급히 나서서 제지했고, 에그파우더 사업부 임원 내정자들은 왜 저러지 하는 눈으로 바라봤다.
‘의장님이 쓸데없이 연봉에 0을 몇 개나 붙이게 할 수는 없어! 아무리 제니스 컴퍼니가 돈이 많아도 모든 직원에게 연봉 100억씩을 줄 수는 없단 말이다!’
“아,그랬죠. 뭐,그럼 그 부분은 알아서 잘 하시리라 믿고혹시 또 질문이 있나요?”
질문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첫날이고 또 평소 존경하 는 사람을 처음 맞닥뜨린 것이다 보 니,다들 제대로 입이 떨어지지 않 았던 것이다.
그럼 식사 맛있게들 하시고요. 저
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유지웅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 다.
바로 그때,류이한 사장의 핸드폰 이 울렸다. 뿐만 아니라 다른 임원 들의 핸드폰도 요란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비상 연락이 쏟아져 들 어오고 있는 것이다.
“무슨 일들이…… 어? 내 것도 울 리네?”
유지웅은 스마트폰 알림을 확인했 다. 비서실에서 급히 전달한 톡 메 시지 였다.
에그파우더 유통사업부 임원 내정 자들만 무슨 영문인지 몰라 살짝 주 눅이 든 채 분위기를 살폈다.
메시지를 확인한,유지웅과 류이한 및 임원들의 표정이 가라앉아 있었 다. 그 점이 더욱 에그파우더 사업 부 신입 임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 다.
류이한이 먼저 침묵을 쨌다.
“이거 아무래도 새로 입사하신 에 그파우더 유통사업부 여러분들도 들 으셔야 할 내용 같습니다.”
“저희가 맡는 사업과 관련된 일입 니까?”
“네,그렇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기에? 에그파우더 유통사업부 임원들의 표정이 안 좋 게 변했다.
설마 에그파우더 생산 과정에 치명 적인 타격이라고? 입사하자마자 대 기 발령 조치를 받는 것은 아니겠 지?
“현재 프랑스에서 에그파우더를 더 많이 공급하라고 격렬한 시위가 벌 어지고 있는 것은 다들 아실 겁니 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각지에
서도 시위가 이어지고 있죠.”
“물론입니다. 설마……?”
“탱커들이 이끄는 프랑스 시위대 일부가 경찰서를 습격하고 무기를 탈취해서 시위대에 나눠주었다고 합 니다.”
신입 임원들의 표정이 창백하게 굳 었다.
놀라는 게 당연했다. 자신들이 담 당해야 할 영업 지역에 그런 말도 안 되는 사고가 벌어지다니.
“그게 다가 아닙니다. 무장한 시위 대가 프랑스에 있는 에그파우더 보
관소를 습격했습니다. 현재 프랑스 군이 사방을 포위한 채 대치 상태 중입니다.”
신입 임원들은 더 이상 듣고 있기 힘들었다. 류이한이 아닌 다른 사람 이 말했으면 아마 거짓말로 치부했 을지도 모른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선진국이 라는 프랑스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나 고 있는 중이라니.
“그럼 진압을 하면 되는 거 아닙니 까? 무장한 시위대는 이미 반군이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혹시 인질이 많 이 잡혀 있나요?”
“인질은 없습니다. 하지만 에그파 우더가 자칫 손실될까 두려워서 프 랑스군은 섣불리 진입을 하지 못하 고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겨우 에그파우더 때문에요?”
가장 어린 신입 임원이 허탈한 둣 이 반문했다. 다른 동료들도 같은 표정으로 같은 심정을 나타내고 있 었다.
겨우 에그파우더 때문에?
이 짧은 말에는 다양한 감정이 묻 어나고 있었다.
겨우 에그파우더 때문에 폭력 시위 를 한다고?
겨우 에그파우더 때문에 무장하고 보관소를 습격한다고?
겨우 에그파우더 때문에 인질도 없 는데 진압 시도를 못한다고?
“유일한 에그파우더 보관소를 잃으 면 프랑스는 당분간 시민들에게 에 그파우더를 공급할 수 없게 되니까 요. 어찌 보면 프랑스 정부 입장에 서도 자국민의 안위가 달린 문제라 서 섣불리 진압할 수 없는 겁니다.” 인질은 없다.
하지만 에그파우더를 통해 간접적 으로 프랑스 국민 전체를 인질로 삼 은 모양새가 되었다.
물론 무장 시위대는 그럴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그저 에그파우더를 확보할 수만 있다면,그 외의 다른 문제는 상관없다는 생각을 품고 일을 저지 른 게 아닐까?
‘애초에 생각이라는 것을 하는 이 들이었다면,처음부터 무기를 털고 보관소를 습격하지도 않았겠지……
허탈함과 동시에 가볍게 소름이 끼 쳤다.
이것이 에그파우더가 프랑스에서, 아니 전 세계에서 가지는 위상이란 말인가.
고작 음식을 좀 더 맛있게 먹기 위한 향신료 탈취를 위해 정부군과 대치하는 것도 불사하지 않는단 말 인가.
“과,과연 혁명의 원조답군요.”
신입 임원 중 한 명이 더듬거리며 말하자,약속이라도 한 듯이 가벼운 실소가 터졌다.
류이한은 억지로 웃음을 참은 채 말했다.
“그만큼 에그파우더의 중독성이 강 하다는 뜻도 되겠죠. 앞으로 여러분 들은 그 보이지 않는 향신료 전쟁을 무사히 헤치고 나아가는 길입니다.
소매 공급까지 도맡아 하다 보면 분 명히 강도나 절도 등 다양한 골칫거 리에 휘말릴 겁니다. 그 부분에 관 해서 충분한 안전대책을 논의해주세 요.”
“알겠습니다.”
에그파우더 유통사업부 임원들은 자신들이 어떤 판에 올랐는지를 실 감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