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434)
나는 귀족이다 1338화
[헬조선 편]
기장 혁명의 프랑스(1)
프랑스 대통령은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죽어? 누가? 왜?
한 나라의 국가 원수까지 오른 그 가 순간적으로 패닉에 빠질 만큼,
방금 들은 보고 내용은 충격적이었 던 것이다.
국방참모총장은 송구한 표정을 감 추지 못했다. 아니,송구한 정도가 아니라 금방이라도 식은땀을 줄줄 흘릴 기세다.
그도 이런 사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탱커를 제외한 시위대가 전원 죽 었습니다.”
“혹시 내분이라도 일어났습니까?”
“……아닙니다.”
“그럼 우리 군이 내 승인 없이 미사 일이나 로켓탄이라도 퍼부었습니까?”
“그것도 아닙니다.”
“그럼 대체 왜 죽은 겁니까?”
“그,그건 아직 파악을 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전부 죽 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어떻게요? 아직 탱커가 살아남아 있다면 내부 진입을 하지 못했을 텐 데,그들이 죽은 건지 그저 쓰러지 기만 한 건지 무슨 재주로 확인합니 까?”
“살아남은 시위대 일부가 다른 시 위대원들을 보관소 앞뜰에 가지런하 게 늘어놓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원 격 카메라로 확인한 결과 그들이 모
두 죽은 것을 확인했습니다. 한 명 도 숨을 쉬지 않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 다.
그저 암담하기만 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구나, 싶었다.
“그럼 말해 봐요. 대체 그들이 왜 죽은 겁니까? 혹시 상수도 파이프에 마비약이 아니라 독이라도 랐답니 까?”
“그,그걸 지금 확인 중에 있습니 다. 협상가를 보내어 어떻게 된 건
지 일단 알아봐야겠지만,살아남은 시위대원들이 크게 흥분해 있는 상 태인지라 접근이 조심스럽습니다.”
“듣고 있으니 뭔가 이상하군요. 탱 커만 살아남았다는 것은 어떻게 알 았습니까?”
“죽은 동료들을 운반하는 이들의 근력이나 움직임을 보고 탱커라고 판단했습니다. 적어도 확인된 생존 자 중 탱커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이는 없었습니다.”
“내분을 일으키지 않은 게 확실합 니까? 탱커들이 그냥 자기 동료들을 다 죽여 버린 게 아니고요?”
“출혈이나 외상 흔적은 전혀 보이 지 않았습니다. 물론 자세한 건 확 인을 해봐야 합니다만, 분노하는 탱 커들의 태도를 보면 내분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탱커들은 우리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서 일부러 시신을 밖 에 쌓아두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 말은,시위대원들이 죽은 것을 우리 탓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입 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하,대관절 어떻게 된 겁니까? 빨
리 알아내세요.”
프랑스군은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부랴부랴 움직였다.
일단 시위대 생존자와 접촉하는 것 은 너무 위험했다. 잔뜩 홍분해 있 는 생존자들이 어떻게 나올지 예측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협상을 하러 갔다가 목을 내려놓고 돌아올 수도 있으니.
그래서 직접적 접촉을 제외한 다양 한 수단을 동원해서 상황 파악을 위 해 애썼다.
고성능 원거리 카메라로 시신들의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여 의사들의
자문을 구하는 한편,무인 드론을 이용해 무전기를 보관소에 전달해서 대화를 시도했다.
“사람들이 죽은 것을 확인했다. 대 체 어떻게 된 일인가?”
「어떻게 된 일이냐니! 너희들이 죽이지 않았더냐!」
“우리는 영문을 알지 못한다. 자세 한 설명을 원한다.”
「네놈들이 우리 소중한 동료들을 죽였다! 네놈들이 물에 독을 타지 않았느냐!」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생존자들의 거부 반응이 거셌다.
프랑스군은 그들의 비난 내용을 듣 고 깜짝 놀랐다.
의사들의 소견도 대체로 일치했다.
“시신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반점 을 볼 때 독살일 가능성이 높습니 다. 너무 멀리서 본 터라 더 자세한 이야기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그 부분을 한 번 중점적으로 파악해 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독살이라니. 우리는 독 같은 건 타지 않았는데. 어디까지나 마비약 을 넣었을 뿐인데.”
영문을 모르는 프랑스군으로서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게다가 이 일이 언론에 대서특필되 는 바람에 프랑스 정부의 입장도 난 처해졌다.
생존자들이 유튜브 등 공개 매체를 이용해 자신들의 상황을 알리면서 프랑스 정부를 맹렬히 비난하고 나 섰던 것이다.
「우리는 그저 에그파우더 해방을 끌어내고 싶었을 뿐이다! 소수의 부 자들에게만 에그파우더가 집중되는 현상을 타개하고,모든 프랑스 시민 들이 공평하게 자기 권리와 자유를 누리기를 원했을 뿐이다!」 가지런하게 누워 있는 죽은 동료들
을 가리키며 분노와 슬픔을 터뜨리 는 모습은,많은 프랑스 시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한데 이걸 보아라! 정부는 보관 소에 들어오는 상수도 파이프에 독 을 타서 우리 동료들을 전부 죽였 다! 독에 면역을 가진 탱커들만 살 아남을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정 부의 대답이란 말이더냐!」
「우리의 목적은 모든 시민들을 위 한 에그파우더 해방이었기 때문에, 보관소를 점거했을 때도 무고한 직 원들을 즉시 석방했다. 거기에 어떤 조건도 붙이지 않았고 단 1분도 지 체하지 않았다.」
「이렇게 인명을 경시하는 정부에 게 과연 미래가 있을까? 듣고 있는 가,자유와 인권을 사랑하는 프랑스 시민들이여!」
자유,그리고 인권.
가슴을 울리는 그 짧은 단어에 프 랑스 시민들은 뭉클하면서도 설명하 기 힘든 감정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결국 수많은 프랑스 시민들이 다시 금 거리로 뛰어나왔다.
에그파우더 공급을 부르짖으며 행 진하던 극렬 시위대와는 비교도 되 지 않는 숫자였다.
무크랑 대통령은 아차 싶었다.
“일이 이렇게까지 번지다니!”
“생존자의 호소가 시민들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지금 우리 군이 너무 가혹했다는 여론이 팽배합니다.”
“아니,애초에 우리 군이 독살을 한 적도 없잖소! 그런데 왜 전부 우 리 탓을!”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탄 핵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처 참한 지지율이었다.
보관소를 점령하면서 직원들을 조 건 없이 즉시 석방한 점,에그파우 더 공급 해방을 원한다는 점,부자 들에게만 에그파우더가 집증되는 점
(사실과 전혀 다르다) 때문에,시민 들의 마음이 시위대 생존자들에게 쏠린 것이다.
“인질극을 벌인 것도 아니고 사람 을 죽인 것도 아닌데,대화를 해보 지도 않고 독살해버린 것은 정말 잔 인하다.”
“언제부터 우리 프랑스가 남미 독 재국가나 저지르는 이런 야만스러운 짓을 서슴지 않게 되었지?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다.”
“나가자,시민들아! 거리로 나가서 정부를 규탄하자! 우리의 자유와 권 리는 우리 스스로 쟁취하는 것이 다!”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가 두행진을 벌였다.
에그파우더 공급을 늘리라던 이전 의 극렬 시위와는 차원이 다른 규모 이자 열기였다.
시민들은 ‘고작’ 에그파우더 공급 해방을 부르짖던 선량한 시위대가 무참히 독살당한 것에 분개했고,정 부가 자유와 인권을 짓밟으려 한다 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무크랑 대통령은 무언가 심상치 않 다는 것을 감지했다.
“분위기 돌아가는 게 이상합니다. 다들 말 좀 해보세요.”
“시위대 생존자들의 호소가 이렇게 까지 큰 불똥을 튀게 만들 줄은 몰 탔습니다. 일단 그들이 죽은 원인부 터 밝혀내는 게 급합니다.”
프랑스 경찰들은 가급적 시위대가 홍분하지 않도록 자제하려 했지만, 어디 그게 마음대로 되나.
곳곳에서 유혈 충돌이 일었고,거 리가 불랐으며,피에 젖은 시민들이 항쟁을 외쳤다.
“독재자 무크랑 대통령은 물러가 라!”
“살인자 대통령 따위는 필요 없 다!”
“사죄하라! 사임하라! 탄핵하라!”
어어 하는 사이에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모르는 상황으로 돌변하 고 말았다.
밤낮으로 대책을 논의했으나, 성난 군중을 달랠 만한 수단을 찾기가 여 의치 않았다.
언론을 이용해서 연예인 가십거리 등 온갖 미끼를 던져 보았지만,거 리로 나온 군중은 끄떡도 하지 않았 다.
그들은 오로지 무크랑 대통령의 탄 핵만을 부르짖을 뿐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드디어 조사 결과가
나왔고,무크랑 대통령을 아연실색 하게 만들었다.
“그게 정말이오?”
“네,대통령님. 몇 번이고 확인한 사실입니다. 우리 군이 마비약을 푼 게 아니라 독약을 풀었습니다.”
“대체 어떻게?”
“약을 잘못 투입한 것 같습니다. 비슷한 이름의 극독이 있었는데,현 장 병력이 착각하고 그만…… 대통령은 분통을 터뜨렸다.
“아니,그게 말이 됩니까! 아무리 이름이 비슷한 극독이 있다 쳐도, 그런 극독 관리를 그렇게 소홀히 했
다는 게 도대체가 말이 되는 이야기 인가요!”
“하,하지만 조사 결과 그런 정황 이 나왔습니다.”
“샅샅이 뒤져요. 왜 비슷한 이름의 극독을 그렇게 쉽게 꺼낼 수 있었는 지,취급자가 정말로 착각을 한 게 맞는지,다른 의혹이 끼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낱낱이 뒤지란 말입니 다!”
이대로 사실을 공표할 수는 없다.
약을 잘못 썼든 아니든 간에,극독 을 보관소 상수도 파이프에 푼 게 밝혀진다면,그 모든 죄는 현 정권
이 뒤집어쓰게 된다. 탄핵 정도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이 일은 절대 함구하시오. 만약 외부로 유출되면 엄중한 책임 을 물을 겁니다.”
“알겠습니다,대통령님.”
국방참모총장 입장에서도 자기 목 이 걸린 일이었다.
가뜩이나 분노한 저 많은 군중이 진실을 알게 되면 어찌 될지 상상조 차 하기 싫었다. 21세기 버전 프랑 스 대혁명이 일어날 수도 있으리라.
박찬석은 국정원 소속 화이트 요원
이었다.
그는 제니스 타운에 상시 파견 중 이었는데,바로 유지웅과 청와대를 잇는 비밀 메신저 역할을 하기 위함 이었다. 공식적인 루트로 전달하기 모호한 메시지를 듣고,청와대에 전 달하는 것이 바로 그의 임무다.
그는 에그파우더 보관소를 점거한 무장 시위대가 독살 당했다는 생존 자의 호소를 보며 혀를 차고 있었 다.
“쯧쯧,이런 식으로 나오면 무크랑 대통령이 제법 난처해지겠는데. 대 중이야 믿고 싶은 것만 믿으니까.”
상식적으로 무크랑 대통령이자기 입지에 해가 되는 그런 무모한 작전 을 지시할 리가 없었다.
사고 아니면 다른 음모가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프랑스는 또 한바탕 난리가 나겠 군.”
그렇게 혀를 차고 있는데,갑자기 제니스 펠리스에서 호출이 왔다. 유 지응이 만나고 싶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지?’
말이 메신저 역할이지,유지웅을 만날 일은 좀처럼 없었다.
때문에 그는 휴가를 즐긴다는 기분 으로 반쯤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급히 연락이 올 줄 이야.
어쨌든 그는 서둘러 제니스 펠리스 로 달려갔고,유지웅은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용건부터 꺼냈다.
“위장 여권 준비하세요.”
“위장 여권 말씀이십니까?”
첫 마디를 듣는 순간 뭔가 엿 됐 다는 예감이 가슴속에 내려앉았다.
“네, 프랑스에 갈 거예요. 적당한
신분으로 하나 만들어주세요.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일본,브라질에 이어 이번에는 프 랑스?
게다가 하필이면 반정부 시위 때문 에 탄핵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지금 이 시기에?
“말로 설명은 못 해요. 하지만 강 한 예감이 떠나질 않아요. 무언가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지금 프랑스 를 덮치려 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직접 제 눈으로 확인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