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567)
나는 귀족이다 1469화
[헬조선 편]
86장 은밀한 쿠데타(6)
“……괴물이군.”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응의 활약을 지켜본 박철원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대기 중이던 지원팀의 투입을
끝까지 고민하다가 결국 포기했다.
“지금 뛰어들어봐야 범한테 하룻강 아지 떼거리가 더 달려드는 것뿐이 다.”
박철원을 따르고 있던 탱커 부하들 은 그 말에 십분 공감했다.
‘저것’은 탱커가 어찌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차라리 레드 몹 레이드를 하는 게 낫지,저런 상대는 도저히 못 이깁 니다.”
“그 와중에 사정을 봐주고 있는 거 같습니다.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 보입니다. 저 정도면 힐러들이 나중
에 금방 치유할 수 있을 겁니다.”
“청와대 본관으로 진입하고 있습니 다!”
박철원은 유지웅의 뒷모습을 마지 막까지 노려보다가 결국 등을 돌렸 다.
“일단 여기서 물러난다. 우리 전력 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만이 정답이 야.”
유지웅이 탱커 경호원을 거느리려 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업무를 수행할 최소한 의 보좌진만 거느린 채 청와대에 들 어왔다.
그가 지닌 정보력으로 서울에 쿠데 타가 일어났다는 것을 모를 리가 없 을 텐데도.
‘믿는 구석이 있었다는 거군.’
본인이 지닌 힘을 믿고 있기에 저 런 자신감을 보인 것이리라.
‘제니스타운은 절대 건드려선 안 돼.’
오히려 이형원의 신중함이 맞았다 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이다.
“대장,괜찮겠습니까? 만약 회장님 이 이 사실을 알면……
말면,뭐가 달라지나?”
한 부하의 걱정 어린 말투에 박철 원은 오히려 희미한 비웃음까지 머 금은 채 반문했다.
부하는 박철원이 보이는 자신감에 어리둥절해했고,박철원을 비교적 초기부터 따른 탱커 동료들이 그것 을 보고 피식 웃었다.
“우리는 탱커야.”
“권력은 총구에서 나오는 법이지. 그리고 우리는 일반인이 어찌할 수 없는,초법률적인 권력을 지니고 있 다.”
우려를 나타냈던 부하 직원은 그
말에 퍼뜩 놀랐다가,이내 안에 담 긴 뜻을 깨닫고는 놀라운 표정을 보 였다.
“대장,혹시 회장님마저 넘어서실 작정이십니까?”
“굳이 넘어설 필요도 없지. 우리 탱커들이 하나로 결집돼 있는 한, 아무도 건드리지 못한다.”
박철원은 청와대 쪽을 홀끔 살피고 는 덧붙였다.
“저 괴물만 빼고.”
“하지만 굳이 저 괴물을 상대로 힘 을 뻘 필요는 없지. 총알받이는 얼
마든지 많아.”
비록 유지응 습격은 실패로 돌아갔 지만,박철원은 이것을 손해라고 생 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유지응을 왜 건드리면 안 되는지 그 이유를 철저히 확인할 수 있으니 다행이었다.
또한 이 일로 유지웅이 분노하더라 도,그 노여움은 이형원을 비롯한, 은밀한 쿠데타의 주역들이 받아내야 할 것이다.
‘드러나지 않고 세상을,권력을 쥔 다. 그것이 굵고 오래가는 방법이 지.’
박철원은 굳이 전면에 나설 마음은 전혀 없었다.
이형원으로 하여금 이 나라를 휘두 르게 하고,자신은 그런 이형원의 고삐를 단단히 쥔다.
그럼 되는 것이다.
“하지만 유지웅 의장이 대통령을 확보하면 담성그룹이 앞으로 운신하 기 어렵게 됩니다. 그럼 우리 행보 도 차질을 빚게 돼요.”
“지금은 어쩔 수 없다. 저 괴물과 얽히지 않는 게 최선이야.”
박철원은 즉각 현장에서 철수했다.
괜히 유지응한테 꼬리라도 잡혔다 가는 대업을 그르치게 된다.
청와대에서 탈출한 탱커들은 무사 히 합류했다.
그들은 박철원을 보자마자 겁에 질 린 채,유지응 앞에서 느꼈던 무력 감을 이야기했다.
“그냥 괴물이었습니다. 인간이 아 니었어요.”
“차라리 레드 몹을 상대하는 게 더 낫겠다 싶었습니다.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압도적인 힘의 격차를 느꼈 어요.”
“지금까지 유지웅 의장은 세상에
대해서 철저히 힘을 감추고 있었던 겁니다. 저건 일개 탱커의 힘이 아 니에요. 일인군단 그 자체입니다.”
“저런 힘을 감추고 있으면서도,옐 로 몹을 혼자 상대하는 데 그렇게 오래 걸릴 리가 없는데……
대통령을 인질로 잡는 데 성공했던 최후의 두 탱커까지도 마침내 무사 히 합류했다.
‘포로로 잡힌 이는 없다.’
박철원은 일단 그 사실에 안도하 고, 당분간 조직의 존재를 철저히 은폐하기로 결정했다.
이형원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부회장,왜 섣불리 유지웅 의장 을 건드린 건가? 그자가 화가 나서 서울로 진격하면 어떡하려고?」
“유지웅 의장을 몰래 치기 정말 좋 은 기회였습니다.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였죠. 그 찬스를 놓칠 수 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이렇게 되지 않았 나?」
“당시에는 천금 같은 기회였습니 다. 만약 그대로 넘어갔더라면 두고 두고 아쉬워하는 이들이 나왔을 겁 니다. 나중에는 불만 세력으로 성장
할 수도 있고요.
틀린 말은 아닌지라 이형원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오히려 이번에 유지응 의장이 지 닌 힘을 적극적으로 알게 돼서 다행 이라고 생각합니다.”
r……예방주사를 맞았다 치는 건 가 U
“자존심과 혈기 넘치는 탱커들이 앞으로는 제니스타운의 전력을 냉정 하게 보게 되겠죠. 물론 저를 포함 해서 말입니다.”
r일이 크게 번져서는 안 돼.」
“다행히 포로로 잡힌 친구는 없습 니다. 한 명도 빠짐없이 무사히 탈 출했습니다.”
r……그나마 안심이 되는 말이군. 그럼 앞으로 어쩔 텐가?」
“일단 전력을 보존하고 조용히 있 어야지요. 탱커 전력은 우리 그룹을 지켜줄 최후의 보루입니다. 무의미 하게 소모하거나 세상에 드러내서는 안 됩니다.”
「조심하게.」
“예,회장님도 조심하십시오.”
이형원은 느끼고 있을 것이다.
유지웅의 진노를 잠재우기 위해서 이제는 자신이 직접 나서야 할 때라 는 것을.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다.
청와대에서 잠시 머무른 뒤 나선 유지응은 공개적인 행보를 밟으며, 곧바로 제니스타운으로 복귀해 버렸 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잔뜩 긴장해서 지켜보던, 박철원이 이끄는 담성그룹 탱커 부 대가 허탈함을 느껴야 했다.
그 뒤로 며칠 동안 제니스타운을 지켜봤지만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제니스타운은 여전히 내실을 다지 는 데 집중하고 있었고,북한도 국 가경제발전 기초를 잡는 데 바빴다.
북한의 특무총리이기도 한 유지응 은 그 기간 동안 한 번 북한을 방 문하긴 했다.
하지만 북한의 경제개발에 관해 거 시적인 조율 및 공식행사를 마친 뒤 에는 곧바로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 다.
“왜 아무런 움직임이 없지?”
탱커 부대를 내세워서 청와대를 다 시 점령해 볼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유지응이 무슨 함정을 파놓았는지
알 수가 없어 관두었다.
불안한 며칠을 보낸 이후,청와대 에서 조용한 연락이 왔다.
-이형원 회장을 만나고 싶다.
만년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취임한 이형원한테 은밀하면서도 정중한 초 청장이 날아왔다.
“믿을 수가 없군.’
트럼프는 벌써 몇 번째나 전투 영 상을 돌려보는 중이었다.
백악관 참모진도 다들 혼들리는 눈 빛으로,영상 속에서 유지웅이 펼치 는 무쌍 활약을 주시했다.
“저것은 어떻게 한 거지? 무슨 염 력 같은 건가? 왜 손을 휘두르기만 했는데 탱커가 저렇게 날아가는 건 가?”
“현재 분석 중입니다만,레이드 능 력 중에서 현존하지 않는 힘이라고 합니다. 다만 원거리 딜러의 능력으 로 일부 비슷한 구현이 가능하다는 추정은 있습니다.”
“원딜 능력이라고? 손 한 번 휘둘 러서 사람을 날려 보내는 게?”
“저 정도까지는 아니지만,염력 비 숫한 형태로 물체를 움직인 사례가 있습니다. 대상물의 무게가 겨우 300g에 불과했지만……
청와대가 쿠데타를 주도한 탱커들 에게 점령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 던 백악관은 유지웅의 청와대 방문 을 우려했다.
자칫 공격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 던 것이다.
더군다나 유지웅은 탱커 경호원도 일절 거느리지 않았고.
하지만 그가 사실을 모르는 것도 아니기에,뭔가 믿을 만한 구석이 있으리라 여겼다.
그리고 그가 믿었던 게 무엇인지, 이 자리에서 실시간으로 또렷이 확 인할 수 있었다.
“유지웅 의장을 단순히 탱커,원딜 복합 능력자라고 정의할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맞습니다. 이 정도면 마치 탱커, 힐러,딜러를 넘어서는 전혀 다른 새로운 클래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지웅 의장이 공산독재주의를 추 진하지 않는 것으로도 우리 미국으
로서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로군 요.”
어느 각료가 꺼낸 농담이었지만, 다들 마음 편하게 웃을 수만은 없었 다.
핵으로도 어찌할 수 없고,언제든 백악관을 쳐들어와서 행정기능을 마 비시킬 수 있음도 확인했다.
그런 인물이 세계 패권에 욕심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는 입장인 것이다.
“그런데 김호 대통령과 무슨 이야 기를 했는지는 확인이 안 되나?”
리스크를 감수한다면 도청을 할
수도 있있겠지만,지침상 유지응 의 장의 사찰은 절대금지 사항입니다.”
“도청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야. 김호 대통령이나 유지웅 의장의 측 근을 만나서 슬쩍 물어볼 수도 있지 않느냐 하는 말이야.”
“제니스컴퍼니 인사들과 조용히 접 촉을 해보았지만,제니스타운의 독 립과 보존을 위해 유 의장이 뭔가 결심을 했다는 것 외에는 알지 못한 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독립과 보존이라……. 지금 제니 스타운이 지닌 위상만 해도 충분한 데,여기서 뭘 더 추진하겠다는 거 지?”
그에 대한 의문은 머지않아 청와대 에서 흘러나왔다.
“……이에,특별반테러법을 정부 상정 법안으로 추진을 할 계획입니 다.’
청와대는 줄여서 ‘특별반테러법’이 라는 새로운 법안이 국무회의 심의 를 거치게 했다.
특별반테러법은 한 마디로 말하자 면 제니스타운을 위한 특별법이었 다.
이미 제니스타운은 특별자치법안의 영향력 아래에서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고 있는 상황이었는데,여기에 새로운 칼을 한 자루 쥐여주려고 하 는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심의 중인 법령안의 내 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다양한 의견 을 내놓았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 법안은 제니 스타운에 자체적인 군사력을 허락한 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제니스타운은 무장한 탱커 군대를 거느릴 수 있게 됩니다.”
“지금도 제니스타운은 탱커 전력이
24시간 치안을 맡고 있지 않습니 까?”
“그들은 군인이 아닙니다. 민간인 신분의 경호원이죠. 아무리 높게 봐 도 준경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니 다.”
“군인 신분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 질까요?”
“테러 등 외부 위협 등에 관해서 군사적 대응올 할 수 있게 됩니다. 도시를 지키기 위해 더 강력한 정당 방위,이른바 적극적 자위권까지도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테러 조 직을 역으로 추격해서 몰살시켜도 사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 권한을 가 지게 됩니다.”
“왜 제니스타운은 이런 법안을 요 구했을까요?”
“이번에 한국을 크게 휩쓸었던 유 행성 괴수 습격 사건 때문인 것 같 습니다. 대대적으로 공표되지 않았 지만 괴수들의 다발적인 습격 때문 에 혼란스러운 가운데,상당수의 탱 커들이 은행을 침입하거나 공공기관 을 습격하는 등 소요 사태를 일으켰 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나요? 전혀 몰랐습 니다.”
“괴수 방어에 온 정신이 쏠려 있었 으니 알 수 없었죠.”
정부의 지침을 받은 ‘어용 전문가’ 들은 그렇게 착실하게 거짓된 대본 을 옮었다.
“제니스타운도 몇 차례 그런 습격 을 겪었지만,다행히 인명 피해 없 이 막아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일 때문에 제니스타운 도시관 리위원회가 도시방위력 증강의 필요 성을 절실히 느꼈겠군요.”
“네,그렇게 보입니다.”
제니스타운에 새로운 무기를 쥐여 주자는 법안은 국회에 제출되었고, 간단하게 본회의를 통과했다.
참고로 테러를 틈타 선포된 아직 계엄은 해제되지 않았다.
자택에 강제구금돼 있던 야당 인사 들은 정부의 요구에 따라 의사당에 출석해서 착실한 거수기 역할을 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