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435)
00435 사냥은 끝났다. 그러나… =========================================================================
로스차일드가 은닉한 재산이 상당히 되는 모양이다. 현재 여러 나라에서 두 팔을 걷고 조사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발각이 쉽지 않았다.
워낙 시대를 주름잡았던 가문이라 얽힌 인맥이 많았다. 그중에는 벌써부터 로스차일드가 다시 일어섰을 때를 대비해 줄을 대려는 이들도 있었다. 유지웅이 무섭긴 하지만, 로스차일드에도 잘못 보이기는 싫다는 간사함이었다.
그 때문에 차명 등으로 은닉한 재산 발각은 쉽지 않았다. 적극 신고하는 것보다는 침묵하는 게 낫기 때문이다. 신고해서 받는 보상금보다는, 로스차일드한테 받을 사례금이 훨씬 많을 테니. 정 안 되면 그대로 자기가 꿀꺽 해도 되고.
“구명 활동이 대단히 활발합니다. 특히 유럽 쪽에서 상당한 로비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외교적 압박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청탁입니다.”
“과연 수백 년을 세계 정상에 군림했던 가문의 저력은 대단하군요.”
대통령은 침음성을 삼켰다. 무력행사가 대충 마무리 되고, 행정 절차가 시작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다방면에서 로스차일드 관련 인사들의 로비가 들어왔다. 저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떠들어대지만 요지는 하나다.
대가를 지불할 테니 죄를 감면해 달라.
사실 못할 것은 없다. 어차피 한국은 실질적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게 아니다. 사망자가 나오긴 했으나, 대가를 받고 적당히 사면해주는 것이 국가 입장에서는 더 큰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국제정치라는 게 원래 이렇다. 명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실익을 생각해야 한다.
로스차일드를 옹호한 로비스트 집단이 제시한 대가는 눈을 감고 뿌리치기에는 너무 크고 달콤했다. 무엇보다…….
“금 일만 톤이라니…….”
대통령이 신음처럼 내뱉은 말에 국무위원들의 표정도 저마다 긴장감이 맴돌았다.
상상만으로도 힘이 빠지는 숫자다. 한국 정부가 보유한 금이 겨우 110톤 밖에 안 된다. 민간에서 보유한 금까지 합치면, 한국 전체의 보유량은 아마 800톤이나 될까 말까 할 것이다.
그런데 1천 톤도 아니고 1만 톤이란다. 한반도가 보유한 총량의 10배가 훨씬 넘어가는 수치다.
“다른 건 몰라도 그건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국민들에게는 뭐라고 말합니까? 유지웅 회장에게 금을 주고 내란범을 풀어주다니요. 또 다른 사법비리입니다.”
“어차피 로스차일드를 잡아들인 건 유지웅 회장의 지시를 받은 러시아입니다. 애초에 우리 정부가 끼어들 소지가 없던 일입니다. 상관없지 않을까요?”
“이건 어떻습니까? 금을 받는 주체를 우리 정부로 하는 겁니다. 그럼 돈을 받고 합의를 해주는 셈이 되니, 국민들도 불만이 없지 않을까요?”
“그럼 유지웅 회장이 섭섭하지 않겠습니까? 로스차일드는 사실 그 사람의 몫인데…….”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저마다 의견이 달랐지만, 대체로 금 일만 톤은 포기하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무슨 치욕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받는 것도 아니다. 잘못을 지은 자가 ‘죄를 사하여 주십시오.’하고 두 손으로 떠다 받치는 것을 못 이기는 척 받아들고, 죄를 적당히 감면해주면 된다. 국가 체면도 서고, 금 일만 톤도 챙길 수 있으니 대단한 이익 아닌가?
“오히려 끝까지 처벌을 고수하고 금을 거절할 경우, 그 사실이 알려지면 국민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을 겁니다. 자존심에 눈이 멀어 실익을 챙기지 못하는 결정을 했다고요.”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에 다들 수긍했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깟 로스차일드 일원이 징역을 살거나 사형을 당하는 것보다는 금 일만 톤을 받는 게 더 중요할 것이다. 물론 바이러스 괴수 희생자 유족의 감정은 다르겠으나, 금 일만 톤이면 정부가 그들에게도 충분한 보상을 해줄 수 있다.
“하지만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
허진석 결정체 자원관리부 장관이 넌지시 입을 열었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대통령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남기철 국장한테 이야기를 들었는데, 유지웅 회장이 전혀 그럴 마음이 없다고 합니다. 돈을 받고 죄를 덜어주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법대로 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 가장이 되더니 성격 좀 바뀐 거 같군요. 예전 같았으면 금 일만 톤이면…….”
“겨우 500조 원이죠. 물론 금의 가치를 돈으로만 환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나, 그 사람에게는 고작 500조 원 밖에 되지 않는 액수입니다.”
“그래도 금 일만 톤의 가치를 주변에서 충분히 설명했을 텐데요. 자문단은 뭘 하고 있답니까?”
“남기철 국장이 이미 그것도 설명했답니다. 그래도 죄를 감면해줄 수는 없다고 합니다.”
“아니, 왜요?”
범죄 피해를 입었다. 피의자를 잡아다가 혼쭐을 내는 중이다. 그런데 피의자가 많은 돈을 줄 테니 용서해달라고 애원한다. 적당히 혼내주고 놓아주면 많은 돈이 생긴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지 않는가?
특히 국가의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금 일만 톤이 뉘 집 강아지 이름도 아니고 말이다. 국무위원들은 이해가 안 갔다.
“정 교수님한테 듣기로, 유지웅 회장은 의외로 세간 평판을 엄청 신경 쓴다고 들었습니다.”
어느 한 위원이 발언을 했다. 제니스 자문단 소속 교수와 친하게 지내는 위원이었다. 모두가 그의 말을 경청했다.
“금 일만 톤은 국가 경제 입장에서 볼 때는 대단히 큰 귀금속 자산입니다. 그러나 유 회장 개인 입장에서는 결국 500조 원짜리 현물일 뿐입니다. 추정 자산이 경 단위를 넘어가는 인물이, 500조 원을 위해서 세간의 욕을 먹을 짓을 하는 것은 부담스럽겠지요.”
“그게 왜 욕을 먹을 짓이라는 겁니까? 국민들도 자세한 상황을 알면…….”
“거기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발언자의 지적에 모두들 일순 침묵했다. 간단하지만 대단히 효과적인 정공법이 있었던 것이다.
“과연, 국민 전체의 합의를 이끌어내면…….”
“유 회장도 거부하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좋아라 하면서 수락할 겁니다. 그것이 제니스 자문단의 의견입니다.”
* * *
오랜만에 정효주를 두고 혼자 출장을 나온 유지웅은 호텔 스위트룸에서 뒹굴었다. 왠지 몸이 찌뿌드드했다.
“갑자기 엄청 땅기네.”
와이프의 하얀 속살이 눈앞에서 어른거렸다. 특히 아이를 낳고 더 커진 듯한 가슴이 뇌리에서 가시질 않는다. 여자 가슴은 다 그렇게 훌륭하고 멋진가? 하는 사기적인 착각을 그에게 심어준 명품이다.
밤마다 주무르면서 자던 멋진 가슴이 옆에 없으니 왠지 허전했다. 이대로는 잠이 안 올 거 같았다. 그래서 정효주한테 전화를 걸었다.
“자?”
「아니, 금동이 젖 먹이고 있는데?」
“나도 먹고 싶다.”
「피. 그럼 와서 먹을래?」
“아, 괜히 너 두고 나왔어. 그냥 데리고 올 걸.”
「왜, 잠 안 오니?」
그녀도 즐거운 듯이 묻는다. 신랑의 욕구 수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하루라도 거스르면 술 먹고 양치를 생략한 채 잠든 다음날처럼 뭔가 찜찜하다.
“응. 막 너랑 지금 하고 싶…….”
똑똑.
조그마한 노크 소리가 들리며 문이 조심스레 열렸다. 누가 말도 없이 이 방에? 유지웅은 놀라서 고개를 돌렸다가 그만 침대에서 떨어질 뻔했다.
‘뭐, 뭐야!’
얇고 하얀 나이트가운을 걸친 소녀가 사뿐사뿐 다가오고 있었다. 피부와 옷이 구별이 가지 않을 만큼 살결이 희고 곱다. 눈이 마주치자 배시시 웃는데 숨이 멎을 만큼 예쁘다.
가슴이 터질 듯이 두근거렸다. 슬쩍 슬쩍 보이는 하얀 가슴골에 머리끝까지 피가 쏠렸다. 안 그래도 한나절이나 굶어서 터질 것 같은 녀석이 더욱 성을 냈다.
서양인? 혼혈? 우유처럼 하얀 살결과, 순금처럼 눈부시게 빛나는 금발 머리카락이 치명적일 정도로 아름답다. 나이는 이제 16? 17쯤 되었을까? 아니, 그보다 이 여자 누구야? 누가 여기에 들여보냈어?
‘설마 박 실장이?’
유지웅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효주와 금슬이 얼마나 좋은지 누구보다 잘 알면서 이런 짓을 했단 말인가?
“오늘 밤, 주인님을 모시겠사옵니다.”
뜻밖에도 유창한 한국어다. 그보다 말투가 이상하다? 어디 전통 요정에서 교육이라도 받았나?
미소녀가 나이트가운 끈을 풀고 아래로 내렸다. 유지웅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아, 안 되는데. 내보내야 하는데. 이거 효주가 알면 끝장인데…….
옷이 벗겨지고, 가늘고 하얀 팔다리와 균형 잡힌 근사한 가슴이 드러났다. 눈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슬픈 남자의 본능인가. 소녀가 방긋 웃으며 몸을 기대어 왔다. 착 감기는 살결은 따스하면서도 미치도록 부드러웠다.
순금을 녹여 만든 듯한 멋진 금발이 눈앞에서 찰랑거린다. 코끝에 스치는 살결 내음은 그저 향기롭다. 유지웅은 소녀를 밀어내려고 팔뚝을 잡았다. 하지만 손안에 착 감기는 부드러운 감촉에 그만 멎고 말았다. 아, 슬픈 남자의 본능이여.
“너, 너 뭐야!”
“주인님? 왜 이러시옵니까?”
“누군데 날 주인님이라고 불러! 너 누구냐고! 박 실장이 들여보냈어? 난 여자 필요 없다고!”
“소녀가 싫으신 것이옵니까?”
미소녀가 눈물이 글썽거리며 쳐다본다. 남자의 가드를 한없이 낮추는, 가장 위협적인 무기다. 유지웅은 진심으로 딱 한 번 눈 감고 일을 칠까 번뇌했다. 그만큼 소녀가 뿜어내는 매력은 치명적이었다.
“말투는 또 왜 그래? 무슨 조선시대에서 왔어?”
“주인님…….”
“너, 이름이 뭐야? 전화번호 뭐야? 빨리 말해! 내가 업소에 전화해서 아주 그냥…….”
“소녀, 이만톤이라 하옵니다.”
유지웅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지금 뭐라고 했지?
오죽 황당했으면 가슴팍으로 안겨들며 뺨을 비비적거리는 것도 멍청하게 놔두었다.
“어, 뭐라고……?”
소녀는 행복한 듯이 그의 가슴에 뺨을 비비며 대답했다.
“이만톤이라 불러주소서. 그게 소녀의 이름이옵니다.”
“그게…… 이름?”
무슨 여자 이름이 그래?
* * *
“허억!”
유지웅은 벌떡 일어났다. 주위를 둘러보니 밤이었다. 급히 옆을 돌아보니 여자 하나가 나체로 자고 있다. 소스라치게 놀라서 자세히 보니 정효주다. 그제야 부부 침실임을 깨달은 유지웅은 겨우 가슴을 쓸어내렸다.
얼마나 놀랐는지 온몸이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겨우 숨을 고른 그는 잠든 정효주를 껴안으며 다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조그맣게 투덜거렸다.
“에이씨, 진짜 별 개꿈이 다 있네.”
피곤했던 그는 스르륵 잠이 들었다. 와이프의 가슴을 만지작거리면서 중간중간 잠꼬대를 해댔다.
“이만톤…… 이만톤아…… 으음…….”
============================ 작품 후기 ============================
금의 미소녀!
ps : 뒤통수 안 아프세여? 발은여? 한 대 더 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