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200
39. 변방영주 (3)
“그런 일은 생각도 하지 마. 이동마법을 전개할 때 저항을 하거나 마나를 사용하면 오류가 생겨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 워프 반동이 발생하면 우리가 이 세상에 환생한 것과 같은 일이 벌어져. 그나마 이 대륙이 떨어진다면 어떻게든 복귀할 수도 있지만 다른 대륙이나 바다에 떨어지면 간단하지 않아. 심지어 다른 세상으로 가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어.”
무사카가 로젠만 에게 경고를 했다. 마법을 전개할 때 기습적으로 공격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하던 로젠만은 달리 반박을 하지 못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을 들킨 것이 무안한지 시선을 돌리고 말았다.
이반은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과 대련을 하고 있었다. 사실 마법으로 대련을 하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모든 것에 대한 제약을 해제하고 대련을 했다.
‘마나 역장을 전개했지만 그건 소용이 없지.’
이반은 상대에 맞춰 영역을 전개했다. 마나 역장과 비슷했지만, 차이가 컸다. 마나 역장이 마나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면 영역은 그보다 한 차원 높은 개념의 통제력이었다.
“졌습니다.”
마나를 사용할 수 없는 마법사는 이제는 저항할 능력이 없었다. 거기에 고작 마스터에 불과한 상황에서 영역이 전개되니 신체는 움직일 수 있지만 검기마저 발현할 수 없었다.
“8서클이 되거나 언령마법의 수준이 최소 고위 마법을 전개할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아니면 검술이 마스터 상급은 되어야 할 것이고요. 셋 다 한 단계 정도 미치지 못하니 대련 자체가 성립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더구나 이반은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에게 처음으로 그와 계약을 맺은 8대 정령을 전부 다 소환하여 보여주었다.
“상대 자체가 안 된다니 어이가 없습니다. 그간 큰 노력을 기울여 제법 발전했다고 생각했는데 차이가 큽니다.”
이반이 이렇게 실력을 확실히 드러낸 것은 힘의 우위가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마탑의 탑 주인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이 그를 존중해 주지만 그것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었다. 탑 주 자신은 약해도 마탑 전체가 나서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면도 있었다.
그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큰 문제는 없지만, 결정적인 순간 선택이 달라질 위험이 있었다.
절대적인 우위를 보여주는 것이 귀찮은 일을 예방할 수 있었다. 아예 선택의 여지 자체를 주지 않는 것이 최선이었다.
“신기한 것을 한 가지 알려줄까 합니다. 같이 이동합시다.”
이반은 탑 주가 흐트러진 복장을 챙기자 워프를 전개하여 세계수의 근처로 이동했다.
“저기 나무가 한 그루 보일 것입니다.”
이반이 30km 정도 떨어진 곳에 서 있는 100m 높이의 커다란 나무를 가리켰다. 거리가 있어 작은 나무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압도적인 크기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곳에 저런 나무가 있다니? 무슨 나무입니까?”
“세계수입니다. 기존에 저 자리에 세계수가 있었는데 이번에 봉인을 해제하고 제 자리를 찾게 해주었습니다.”
이반은 우연히 아공간 반지를 얻었고 그 안에 세계수가 봉인되어 있었던 사실을 언급했다.
그리고 원래 있던 자리에 세계수를 이식한 것을 알려주었고 세계수에게 결계를 개방하도록 하여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에게 세계수의 진면목을 살피도록 했다.
“마나의 순도가 아주 높은 것 같습니다.”
세계수의 위세에 눌려 아무런 말도 못 하던 로에난 크리에포는 결계를 벗어나자 그렇게 한마디를 했다.
이반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탑 주는 세계수의 기운에 위축이 되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세상의 모든 마나를 정화하는 것이 세계수의 임무입니다. 세상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죠. 함부로 접근하다가는 어떤 일을 당할지 모릅니다. 그러니 마법사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함부로 접근하지 말도록 말입니다.”
이반이 탑 주를 데려온 것은 세계수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단속하기 위함이었다. 불상사가 벌어진 이후에 적대적인 관계가 형성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세계수가 왕국이나 마탑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걱정이 됩니다. 그런 일은 없겠지요?”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득이 되면 되었습니다. 앞으로 글로셜은 훨씬 줄어들 것입니다. 사실 글로셜이라는 것 자체가 마기의 증가로 인해 발생하는 요인이 크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마기는 줄어들 것입니다.”
앞으로 던파스 평원과 세틀 반도가 좀 더 따뜻해지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면 개발이 가능한 곳을 넘보는 자들이 많아질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세계수의 존재를 알리고 함부로 접근하지 않도록 주의를 시키겠습니다. 마나 동결이 일어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접근해도 세계수가 보이고 싶지 않으면 찾지 못할 것입니다. 제가 같이 갔기에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지, 혼자였다면 존재 자체를 감지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공간 왜곡도 가능하기에 접근조차 불가능합니다.”
“알겠습니다. 어쨌든 주의를 하도록 지침을 내릴 것입니다.”
마법사는 호기심에 죽고 사는 자들이라 어떤 짓을 할지 몰랐다. 아무리 경고를 해도 듣지 않는 자들이 속출할 수도 있었다.
마운기는 이반이 파사칸 왕국에 있는 우내사존의 환생자와 대련을 하기로 했다면서 그 자리에 같이 가자고 하자 반색을 했다. 그로서는 다른 환생자의 수준이 어떤지 궁금했다.
이반은 그를 아유리아 대습지 주변으로 데려갔다. 유칼라드 강 주변은 초여름이 되었지만, 그곳은 아직도 얼음이 녹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하얀 설원이 펼쳐져 있었다.
레오닐 클로란은 처음으로 이반이 전개하는 공간이동마법을 경험하면서 자신도 마법을 익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경공으로 힘들게 종일, 며칠 동안 달릴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하는 것은 경이로울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어디인지 모를 암굴을 두 군데 거치면서 그런 곳을 왕국 곳곳에 설치한 것에 놀라고 말았다.
“텔레포트와 워프를 동시에 전개할 수 있는 마법진이 설치되어 있어. 단거리, 대략 1천 리 이내는 직접 이동마법을 전개해도 되지만 장거리는 이런 마법진을 이동해야 한 번에 갈 수가 있어. 제일 좋은 것은 양쪽에 모두 마법진이 있는 것이고 그다음이 도착지, 출발지에라도 있으면 좋고. 아예 없으면 모든 것을 전개하는 자가 다해야 하기에 힘도 들고 불안하지.”
그렇게 설명했다. 왕도에서 왕도 인근에 있는 마법진으로 이동하고 거기서 엔리케 산맥에 있는 마법진으로 이동한 후에 다시 외부로 나와 한 번 더 이동하여 당도했다.
“마법진도 여러 가지가 있지. 워프 게이트처럼 마력마저 공급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마력은 마법사가 공급하고 그저 마법을 전개하는데 용이하도록 해놓은 방법도 있고. 나는 굳이 마력 공급장치까지 설치하지는 않았지. 그거 하나 설치하려면 대략 20만 골드 이상이 필요하니.”
이반은 이동하는 동안 쉬면서 그런 것을 설명해 주었다. 바로 이동해도 되지만 워프 반동이 있기에 쉬는 것이 좋았다.
“공간 마법까지 익히려면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합니까?”
“마법에 전력하면 충분히 텔레포트는 익힐 수 있을 거야. 워프는 마법진을 익혀야 하고. 벽을 돌파하여 현묘한 경지에 도달해야 직접 워프를 전개할 수 있지. 그전에는 마나가 부족해서 전개하지 못할 거야.”
이반은 그를 데리다 놓고 기다리라고 한 후에 파사칸 왕국으로 이동했다. 그는 왕궁으로 가서 로젠만과 넷을 데리고 이동을 했다.
혹시라도 기습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그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사전에 그런 짓을 하다가는 공간의 미아가 되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왕궁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동한 후에 헤메른 산맥에 있는 곳으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세 번에 걸쳐 워프해서 레오닐 클로란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혼자라면 바로 이동할 수 있었지만 넷이나 동행한 상황이라 짧게 이동했다.
“여기는 마운기의 환생자. 그리고 여기는 우내사존의 환생자이지. 양쪽 다 전생이나 지금이나 얼추 나이가 비슷할 것 같군. 전생에는 마운기가 서너 살 적을 것이고 지금은 이쪽의 나이가 그럴 것이니.”
이반은 그렇게 양측을 소개하고 마운기가 참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그들에게 마운기가 참관할 것이라고 설명한 상황이라 달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잠깐 준비한 다음에 대련을 시작했다. 이반은 공간이동마법을 전개하느라 마나가 소진이 되었지만 잠깐 쉬면서 충분히 회복한 상황이었다.
오히려 오랜만에 공간이동을 한 상황이라 우내사존이 워프 반동으로 인해 기력이 소진된 것 같았다.
이반은 그들의 무공을 충분히 견식 했다. 충분히 공격할 기회를 주었다. 그들에게 확실하게 승복을 받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깨우쳐줄 필요가 있었다.
이미 전생에 한 번 겪은 상황이지만 그때는 막 화경에 진입한 상황이고 지금은 화경의 끝자락에 도달한 상황이니 그 위력에서 차이가 컸다. 위력 자체가 대단했지만, 이반은 여유롭게 그들의 공격을 받아냈다.
하나하나는 그리 위력적이지만 않지만 넷이 합공을 하니 이반도 경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반의 모든 것을 끌어낼 수준은 아니었다.
일각의 넘는 시간 공방을 하여 충분하다 생각이 들자 이반은 본격적으로 공격을 전개하면서 한 편으로 새로운 검을 세 개나 날려 어검술을 전개했다.
이반은 혼자이지만 사실 1:1이나 마찬가지였다. 세 개의 검은 호시탐탐 그들을 노렸고 결국은 정면으로 상대하는 하나만이 전력으로 공격을 해왔다.
“사상검진이군. 격공까지 사용하여 힘을 하나로 모으다니.”
이반은 다소 감탄하는 어조로 그들의 합공을 평가했다. 하지만 그것을 신호로 하여 이반은 마법과 정령마저 소환했다.
상급 정령 여덟이 소환되어 각기 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반은 눈이 수십 개나 되는지 네 사람을 마법으로 공격했다.
“고작 매직 미사일인데 제대로 방어를 못 하다니.”
알레시안은 이반과 상대를 하는 상황인데 불과 뇌전의 정령이 공격해오는 상황에서 엉덩이를 향해 날아온 마법 화살을 방어할 수 없어 결국은 타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냥 몽둥이로 한 대 맞은 것 같지만 거기에 실린 힘은 만만치 않아 두 다리가 들썩일 정도였다.
알레시안만이 그렇게 낭패를 당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반은 알레시안을 1:1로 상대하면서도 뒤통수에 눈이 달렸는지 세 개의 검을 어검술로 움직여서 다른 세 사람을 공격하고 있었다.
또한 한 사람당 두 정령이 좌우에서 합공하고 역시 각종 마법이 난무하면서 가볍게 타격하고 있었다.
이반과 우내사존의 환생자가 1:4의 대련을 하고 있지만, 대련의 내용은 각기 1:1의 대련상태가 되었다. 그런데도 일방적으로 이반이 우세한 상황이 벌어졌다.
“졌군.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군. 보지도 않고 상황을 판단하는 신안, 그에 따른 심어검이라니, 마침내 심검에 도달한 것인가? 양의兩意가 아니라 다의多意에 이르렀으니 상대가 되지 않겠지. 만일 공격에 살기를 담았다면 상황은 끝이 났겠지.”
알레시안은 대련을 포기했고 그러자 모두가 뒤로 물러났다. 이미 그들은 10여 회나 공격을 허용한 상황이었다. 전에 무사카와 알레시안이 합공을 할 때보다 못한 상황이었다.
그때는 격렬한 공방이라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공방도 없었고 공격으로 상대를 타격하지도 못했다.
심지어 대부분의 초식이 이반의 방어에 막혀 주변에 영향을 미치지도 못했다. 설원에 발자국과 바람에 휩쓸린 자국만이 남아 있었다.
이반은 공격을 멈추고 우내사존의 환생자들을 보았다. 혼이 쏙 빠진 표정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니 원하던 목적을 달성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이제는 자신을 노리는 행위는 하지 못할 것 같았다. 이런 상황을 뒤집으려면 현경에 들어야 하지만 그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었다.
“대단하군요. 한순간에 이 정도 차이가 나다니.”
무사카의 경우 순간 어투가 달라졌다. 전에는 어정쩡하게 평대를 하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어조 자체가 공대였다. 이반의 우위를 확실하게 인정하고 있었다.
사실 약한 마법으로 툭툭 공격해서 그렇지 만일에 위해를 가하려고 했다면 한두 번 공격했을 때 이미 사망이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그들은 공격다운 공격도 못 하고 당했을 것 같았다.
“이제는 유칼라드 왕국이나 그대에게 위해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대신 한 가지 부탁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우리 왕국에서 공격하지 않는 이상 공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로젠만은 국왕이라서 그런지 아직도 자세가 뻣뻣했지만, 기가 팍 죽은 모습이었다. 그래도 이제는 대립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았는지 파사칸 왕국의 안위를 보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대결로 이반이 마음만 먹는다면 왕국을 멸망시킬 수 있음을 절감한 상황이니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