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ntier Lord - The reincarnation of a phantom demon RAW novel - Chapter 199
39. 변방영주 (2)
강한 기사나 마법사가 나타나면 왕국의 힘이 강해지는 것이니 경사일 수가 있지만, 국왕인 파론 2세의 입장에서 마냥 기뻐만 할 수 없었다.
지금의 탑 주인 로에난 크리에포 공작만 해도 버거운데 또 다른 강자가 등장하는 것이니 꺼림칙했다.
“이반 후작에게 엘프의 마법을 전수한다는 말도 있던데 성과가 있습니까? 그에 대하여 알려진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마탑 엔리케 별원에 나가 있는 마법사는 모두 탑 주의 측근들로 마탑에도 자세한 보고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다른 장로들도 그곳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소문만 몇 가지 났는데 탑 주님이 검술을 익히는 것 같다는 말까지 돌고 있습니다.”
테인즈 백작의 보고는 이어졌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일단 정보수집체계를 갖추는 데 주력해 주세요. 당장 어떤 결과를 내는 것보다 체계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마탑이나 이반 후작의 경우 함부로 접근하지 말아요. 괜히 경계심만 높이고 자칫 빌미만 주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어요.”
형인 이그니마의 추락이 유민을 무단으로 억류한 것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심기를 거슬렸다.
그런 사태가 벌어질 소지가 다분했다. 태자를 폐위한 그들이 국왕이라고 해서 그냥 둔다고 장담할 수는 없었다.
레오닐 클로란이 왕도에 진출한 이후에 그라나다는 암흑가를 석권했다. 왕국기밀총국이 들어서면서 그들과 충돌을 했지만, 더 깊숙이 지도부가 숨어들었고 잘게 조직을 분할하여 왕국과 유카리스 치안 당국의 단속을 피했다.
“우리에게 우호적인 상인과 사채업자들을 모아서 마탑에서 하던 수표발행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중원에서는 전장에서 전표를 발행했는데 유칼라드 왕국에서는 마탑에서 그런 역할을 했다.
물론 몇몇 상단에서 보관증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그런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 그 역할을 대대적으로 그라나다를 주축으로 한 상단이 시행했다.
“자금의 흐름을 감추는데 꽤 유용하겠군. 자칫 왕국의 재무부나 왕실과 충돌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군. 마탑에서도 고객을 빼앗기니 싫어할 것이고.”
“하지만 마탑의 경우에 실물자산을 담보로 제공해야 발급받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상단의 신용만 있으면 발급해주는 상황이라 이용이 훨씬 용이합니다. 대상이 주로 중소 상단이라 그들과 겹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파산하게 되면 막대한 손실을 볼 수도 있는데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자칫 큰 손해를 입을 수도 있어.”
“물론 그런 위험이 있기에 철저히 검증하고 일정 금액 이상의 경우에는 마탑과 같이 담보를 잡기도 합니다. 1천 골드 이하만 그런 식으로 거래를 합니다.”
레오닐 클로란은 왕국의 상권을 잠식하기 위해 금융 분야에 진출했고 성과를 내고 있었다. 이반은 굳이 반대할 필요가 없기에 중립을 지키기로 했다.
“마탑의 세스포 레온 후작을 만나보게. 굳이 충돌하는 것보다 타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보네. 서로 협약을 맺어 거래하면 득이 될 수 있으니.”
이반은 양측이 충돌하면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기에 중재를 하기로 했다. 그렇다고 자신이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그 사실을 언급할 때 마탑의 경계심만 높아질 것이니 일단 감추기로 했다.
“그리고 최근에 고위 귀족이나 원로원의 의원들과 접촉이 잦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두루 가깝게 지내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 좋기에 일단 안면이라도 익혀두려고 합니다. 거기다 그라나다를 비롯한 각 상단의 확장을 위해서는 귀족들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테인즈 백작의 시야에 들지 않도록 주의를 해. 괜히 표적이 되어 귀찮은 상황이 되지 않도록 해. 꽤 유능한 인간이라 단기간이지만 제법 정보조직을 만들었으니.”
“알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사람을 심은 것을 압니다. 정리하려다가 오히려 경계심만 키울 것 같아 그냥 두고 있습니다. 오히려 엔리케 영지에 많은 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 목적이 나나 마탑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것이니 당연한지도 모르지. 그보다 외부로 확장은 순조롭게 진행되나?”
“어지간한 영지에는 다 침투했습니다. 일단은 조직 전체보다 사람을 위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우리가 확보한 인원이 조직을 장악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쓸데없이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도록 해. 어느 정도 이득을 취하는 것이지 영지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니. 우리의 방식대로 하는 거야.”
“알고 있습니다. 적당히 공존하면서 이득을 취하려고 합니다. 힘들게 사는 민초들의 중심이 되려고 합니다.”
“물론 정 문제가 되는 자들은 제거할 필요도 있지만 그건 중원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최후의 수단이야.”
이반은 세상의 중심이 되려는 욕심은 부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렇게 해서 득이 될 것은 아니었다. 굳이 뭔가 이루려고 하다가 분란을 일으킬 생각은 없었다.
이반은 알레시안을 만나서 전처럼 대련하고 있었다. 알레시안은 태극혜검을 전개하여 이반을 압도하고자 했지만, 벽을 넘은 상황이라 오히려 맥없이 제압을 당하고 말았다.
알레시안의 무공 수준은 이반보다 뒤처지지만, 그가 익힌 각종 무공은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다른 우내사존이 익힌 무공은 화경이 끝이지만 알레시안의 무공은 그보다 한 단계 높은 곳을 지향하기에 생각할 여지가 많았다.
“우리가 어떻게 이 세상에서 환생하게 되었는지 아나?”
이반은 대련이 끝나 몸을 추스르면서 그런 질문을 던졌다. 그런 비밀을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답답했다. 이미 레오닐 클로란에게도 이야기를 한 상황이니 알려준다고 해도 문제는 아니었다.
“모르지. 하지만 이 세상을 관장하는 조물주가 원하는 것이 있기에 환생을 시킨 것 아니겠나? 아니라면 중원을 관장하는 조물주와 이 세상을 관장하는 조물주가 같거나 아니라면 뭔가 타협을 하여 환생을 시켰거나?”
뭔가 거창한 소명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말에 자신도 모르게 실소하고 말았다. 전에 자신과 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뭔가 선택된 존재라는 선민의식마저 있었다.
“나도 그런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상은 다른 것 같더군.”
그렇게 말하고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알레시안에게 세계수에 대하여 언급했다.
“세계수가 진짜로 있다는 말인가? 그런 기록이 있지만, 설화 속에 있는 이야기라고 알고 있는데.”
“얼마 전에 던파스 평원에 내가 이식을 했네. 아공간 반지에 봉인이 되어 있는 것을 꺼냈지.”
그러면서 세계수가 봉인된 아공간 반지를 우연히 얻은 사실과 봉인을 해제하는 과정에 대하여 언급했다. 또한 드래곤에 대하여 언급하고 초월자와 그 위에 있는 존재에 대하여 설명을 했다.
그런 것은 처음 듣는지 알레시안은 호기심을 보였다. 그러니 더 자세히 설명했고 종종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일 때는 자신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안심되기도 했다.
“이 세상에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 외에 다른 세상인 마계라는 곳이 있다고 하더군. 신계인지 천계인지 하는 것도 존재하고. 물론 다른 세상도 한두 개 더 존재하고. 세계수의 말로는 그런 곳에 있는 존재를 드래곤이 소환하려고 했는데 초월자가 막았고 그 과정에서 우리가 휩쓸린 것으로 생각하더군.”
“일종의 실수로 우리들의 혼백이 이곳으로 이끌려 왔다는 말인가? 오류 때문에 시간마저 뒤틀리고 말이야.”
“맞아. 초월자는 절대로 외부의 존재를 소환하지 않는다고 하네. 율법으로 정해져 있는 내용이라 절대 그런 일을 못 한다고 하니. 누군가 그런 시도를 하면 철저하게 응징하고 외부에서 소환된 존재를 제거하는 것이 임무라고 하니. 초월자는 드래곤을 막다가 지쳐서 지금 수면에 들었다고 하더군.”
이반의 설명이 이어지자 알레시안도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 되었다. 일종의 오류로 인해 자신들을 이 세상으로 와서 환생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것 같았다.
“우리도 이 세상에 동화가 되었기에 이제 이 세상에 속한 존재라는 말인데, 그러면 초월자가 깨어나도 문제가 없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정 문제가 되면 한바탕하면 되는 일이지. 굳이 귀찮게 하지 않으면 조용히 지내면 되는 일이고. 그보다 혹시라도 미련이 남지 않아? 넷이 모이면 뭐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던데. 특히 로젠만과 파타칸은. 그런 생각이라면 한 번 정도 제대로 결판을 내고 싶은데. 그래야 아쉬움이 남지 않을 것 같은데.”
이반의 말에 알레시안은 무슨 말이냐는 표정이었다. 그러자 다시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생각, 제대로 한 번 겨루고 싶은 내심을 드러냈다. 서로 우열이 가리지 않고 어정쩡하게 지내는 것도 문제였다. 그러니 오히려 더 불안했다.
“조용히 사람이 없는 곳에 가서 한바탕하면 어떨까 싶어서. 던파스 평원에서 겨룬다면 누구도 알지 못할 것 같은데.”
그들이 대련하려면 인적 없는 곳이 필요했고 그런 면에서 던파스 평원이 적당했다. 그곳은 방원 1천여 km 정도는 인적이 없는 곳이니 시끄럽게 싸워도 문제가 없었다.
“말은 해보도록 하지. 사실 내심으로 불복하는 면도 있고 한편으로 이대로 승복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이기도 하니.”
한 번 겨룬 알레시안이나 무사카는 이반의 수준을 알기에 함부로 겨룰 생각이 없지만, 로젠만이나 파타칸은 이반의 실력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물론 마법의 수준이 뛰어난 것은 알지만 그것도 전투를 하면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친선대련이라고 하지만 대련이 이루어지면 생사 결에 가까울 정도로 격렬해지겠지만 나야 자신이 있으니 나서는 것이고.”
이반이 패배한다면 목숨마저 위태로울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야 지금도 열세나 마찬가지이니 패배해도 문제가 아니지만, 이반은 득보다 실이 컸다. 하지만 그런데도 나서는 것은 확실하게 정리하여 귀찮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알레시안의 이야기를 들은 나머지 세 명의 환생자는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자신들의 환생이 뭔가 숨겨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던 그들인데 오류로 인해 우연히 발생한 것, 그것도 강한 순으로 다시 세상에 환생했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그들 중에 가장 먼저 세상에 나온 것이 로젠만이고 무사카, 파타칸 순이었고 알레시안이 가장 나중이었다. 마운기란 자는 로젠만 보다도 두세 살 않다고 하니 가장 약하다고 봐야 했다.
마지막으로 알레시안은 이반이 제안한 대련에 대하여 언급했다. 미련을 갖지 않도록 결판을 내자는 제안이었다.
전생에 다 하지 못한 승부를 내자는 제안이 솔깃하지만, 한편으로 다시 패배할까 두려웠다. 전생에도 사실상 자신들이 패배한 상황이었다.
“아예 화근을 없애겠다는 의도인 것 같군.”
무사카가 그런 반응을 보였다. 우위에 있는 자가 도전을 받아주겠다는 것은 확실하게 승리할 자신이 있다는 의미였다. 아울러 일말의 여지도 없이 확실하게 정리하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그렇겠지. 이번에 확실히 서열을 정리하여 이제는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도이지. 확실히 승부가 갈리면 우리도 미련을 두지 않을 것이니 마음이 편할 것이고. 더구나 우리가 환생한 것이 신의 의지가 아니라 마계 소환의 오류라니 어이가 없군.”
“그러면 한 번 제대로 붙어보도록 하세. 그가 벽을 넘은 것이 확실한지 확인하는 것도 좋아. 왕궁을 비운다고 해서 문제 될 것도 없을 것이고,”
로젠만도 왕궁을 비우겠다고 말을 했다. 사실 왕궁을 비운다고 허튼짓하는 자들이라면 비우지 않더라도 언젠가 반역할 것이고 차라리 조기에 색출하는 것이 나았다. 아울러 문제가 되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회복할 자신도 있었다.
“자네들도 현경이 어떤 경지인지 직접 겪어보면 앞으로 나아갈 길이 보일 것일세. 나야 이번에 그것을 절감했네.”
알레시안의 말에 다들 눈빛이 달라졌다. 화경에 도달하는 것으로 백 년 이상의 수명을 얻었지만 현경은 그보다 훨씬 더 긴 세월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극성에 도달한 태극혜검이 단 한 번의 손짓에 해소가 되더군. 같은 태극혜검을 전개했는데 같은 검법이라 생각할 수 없었네. 물론 그것도 그저 맛만 보여준 것이지만.”
알레시안은 다른 세 사람이 깨끗이 포기하기를 원했다. 그렇지 않고 계속 이기려고 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수가 있었다.
“그런데 던파스 평원으로 가려면 며칠이 걸리지 않나?”
무사카가 다소 난감하다는 표정이 되었다.
“그자가 마법으로 이동시킬 수 있겠지.”
그런 말에 로젠만이 눈을 빛내었다. 뭔가 꼼수를 생각하는 기색이지만 무사카와 알레시안이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