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49)
00049 시작은 창대하나… =========================================================================
한쪽에는 전기혁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저도 실수한 건 아는 모양이다. 그래도 용서가 안 된다. 특히 딜러들은 금방이라도 그를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유지웅도 마찬가지 심정이었다.
“블루 결정체는 처음 만진 능력자한테 영구 귀속된다고 제가 몇 번이나 공지했나요? 절대 만져선 안 된다고 했잖아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니, 이게 죄송하다고 될 문제가 아니라고요. 내가 이럴 까봐 몇 번을 말했는데!”
유지웅은 그도 미웠지만, 누구보다 자신이 미웠다. 첫 레드 몹 레이드가 어렵사리 성공했다. 그 기쁨에 취해 긴장이 한꺼번에 풀렸고, 덕분에 이 사태를 막지 못한 것 같아서였다. 후회가 되었다. 대원들이 쓰러진 괴수한테 접근하지 못하게 강력하게 제지했어야 했다.
“네 탓이 아냐. 나도 스키너가 쓰러지고 아무 생각도 안 났으니까. 힘이 쫙 빠졌었어.”
“그래도 나라도 정신을 차렸어야 했어.”
유지웅은 이를 바드득 갈았다.
“도대체 사체에는 왜 올라간 겁니까? 뭐, 사진을 찍어요? 전기혁 씨가 그럴 입장이에요? 어그로 튄 것 때문에 가뜩이나 몸 사려야 할 입장 아닌가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게 죄송하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요! 저게 얼마짜리인지 알아요? 오천억이에요, 오천억! 그것도 최하라고요!”
유지웅은 블루 결정체를 손에 쥐고 답답한 듯이 가슴을 쳤다. 전기혁은 연신 허리만 굽혔다. 미칠 것 같았다. 죄송하다는 사람을 걷어찰 수도 없고 말이다.
심각한 분위기를 아는지 딜러진은 굳은 얼굴로 관망했다. 힐러진들도 어두운 얼굴로 다가왔다. 정부에서 나온 사람들도 유지웅 곁으로 왔다.
힐러장, 박현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어떡하죠?”
“…….”
누구도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꿀 먹은 벙어리처럼 서로의 얼굴만 쳐다봤을 뿐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기에 그들은 당혹스러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블루 결정체의 귀속 반응은 이미 몇 차례나 숙지한 사항이었다. 절대 만져서는 안 된다고 수차례 공지했다. 그러나 이렇게 사고로 한 대원에게 귀속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 못했다.
레이드 역사상 이런 일은 처음이다. 옐로 몹 레이드의 경우, 그린 결정체가 귀속되는 일은 없기에 이런 일이 생길 가능성 자체가 없다. 전례가 없으니 해결책을 고안하기가 난감했다.
정효주가 입을 열었다. 그녀는 강경했다.
“선례를 바로 잡아야 돼. 절대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돼.”
“어떻게 하게?”
“일단 결정체를 감정해주세요.”
그녀의 말대로 결정체 감정 작업에 들어갔다. 감정가는 무려 5800억이 나왔다. 막상 거금이 현실화되자 대원들의 눈빛이 더욱 흔들렸다. 저 거금이 허공으로 날아가 버린 것이다.
물론 레드 몹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 한 명의 사상자도 내지 않고 성공적으로 레이드를 마쳤으니, 앞으로 벌어들일 돈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그렇다 해도 눈앞의 5800억을 깨끗이 잊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5800억이에요. 두당 89억이 날아간 셈이네요. 이제 어떡하죠? 개개인이 저 딜러한테 89억을 청구라도 해야 할까요?”
“갚을 능력은 되나요?”
“레드 몹 레이드 꾸준히 다니면 언젠가는 갚지 않겠어요? 딱 65번 다니면 다 갚겠네요.”
“휴. 그렇게라도 받아내야 하나요?”
힐러, 파트장과 정부 관계자 사이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오고갔다. 유지웅은 정효주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눈빛으로 결정을 촉구했다. 다른 사람이 듣지 못하게, 그가 조그맣게 물었다.
“효주야, 좋은 생각 있어?”
“그런 건 없어. 하지만 할 말은 많아.”
“뭔데?”
“먼저, 저 딜러를 공격대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거야.”
“…….”
“사고였건 실수였건, 엄청난 일을 저질렀어. 5800억짜리 손해를 끼쳤는데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고 봐주는 건 말도 안 돼. 그런 사람을 공격대에 계속 남겨두는 건 옳지 않아. 저 정도 실수는 고의보다 더 나빠.”
유지웅은 끄덕였다. 그 의견에는 그도 공감했다. 남자친구가 동조하자 힘을 얻었는지 정효주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5800억은 당연히 물어내야지. 하지만 단순배상만으로 일을 끝내선 안 돼. 그럼 다른 딜러들도 솔깃할 거야. 눈 딱 감고 귀속해 버리면, 공격대에서 쫓겨나더라도 S급 장비를 얻을 수 있는 거잖아? 아예 그런 마음을 품지 못하도록 하려면 철저한 본보기를 보여야 돼.”
“그래서 네가 그렇게 강경한 거구나.”
“어머, 얘는.”
강경하단 말에 부끄러움을 느꼈는지 정효주가 얼굴을 붉혔다.
유지웅은 전기혁을 한 대 치고 싶은 충동을 겨우 억누르며 고민에 빠졌다.
공격대는 사실 딱딱한 규칙보다는 신의가 중요하다. 다른 대원의 것을 가로채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무엇보다 우선하다. 일반 레이드에서는 이런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린 결정체는 능력자가 만진다고 해서 귀속되는 것도 아니고, 인생을 걸 정도로 눈 튀어나오게 비싼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블루 결정체는 다르다. 가치만 해도 무려 오천 억이 넘어간다. S급 장비로 가공한다면, 딜러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눈이 돌아가는 딜러도 나올 것이다. 전기혁이야 실수로 그랬다지만, 어영부영 넘어가면 엉뚱한 욕심을 품는 딜러가 반드시 나올 것이다.
그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선례를 만들어야만 할 것이다.
“일단 해산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결정체는 당분간 제가 보관하겠습니다. 이의 없으시죠?”
“네.”
“전기혁 씨는 저희와 잠시 가주셔야겠습니다.”
정부 인물들이 나섰다. 그들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유지웅에게 전기혁의 신병을 확보할 거라고 했고, 유지웅도 찬성했다. 전기혁은 풀이 죽은 채로 그들을 따라갔다.
「일단 전기혁 씨 소유 부동산과 예금 계좌 등 파악 가능한 모든 재산에 가압류 신청을 했습니다.」
김장호 변호사와 의논하자 그는 잠시 전화를 끊더니 가압류 신청부터 처리했다. 그리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자세한 상황을 말씀해 주십시오.」
“그러니까 그게…….”
유지웅은 자세한 상황을 설명했다. 다 듣고 난 김장호가 의문을 나타냈다.
「뭔가 조금 이상한데요.」
“뭐가요?”
「딱 짚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만…… 일단 제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아직은 확정적으로 말할 사안이 아닌 것 같군요.」
며칠이 흘렀다. 그동안 유지웅은 다음 레이드를 준비하는 한편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궁리했다. 파트장들과 잦은 미팅을 가지며 회의했다. 정부에서도 남기철을 보내서 해결 방안을 함께 의논했다.
“이건 공격대 내규에만 맡겨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군요. 시급히 관련 법안을 개정해서 또 다시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 규제를 해야 합니다.”
“맞아요. 눈 딱 감고 만진 다음에 배째라 식으로 나오면 정말 할 말이 없어져요. 그렇다고 결정체를 버릴 수도 없고, 결국 어떻게든 레이드를 끌고 다니면서 빚 갚게 만드는 수밖에 없잖아요.”
빚이라는 게 참 속성이 웃겨서 적은 액수면 채권자가 큰소리를 치지만 천문학적인 액수가 되면 오히려 채무자가 큰소리를 치게 된다. 채권자는 제발 갚아달라고 매달리게 되는 것이다.
블루 결정체는 귀속 반응이 있기 때문에 물리지도 못한다. 유지웅도 그 점을 이용해서 7000억의 빚을 1000억까지 깎지 않았던가?
“일단 정부에서는 전기혁 씨가 계속 레드 몹 레이드를 다니면서 대금을 갚게끔 하는 게 어떤가 하는데요.”
이왕 블루 결정체가 귀속되었으니, 아예 버릴 셈이 아니라면 그 방법이 효율적이긴 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하나라도 더 많은 블루 결정체가 국내에서 활용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유지웅은 입장이 달랐다.
“절대 안 돼요. 그런 식으로 봐주면 다른 딜러들도 욕심을 낼 수 있어요. 눈 딱 감고 귀속해 버린 다음에 천천히 갚아나가면 된다고 생각할 거예요.”
“그런 문제가 있긴 하지만…….”
남기철은 못내 미련을 못 버린 듯싶었다. 유지웅은 그가 결국 어쩔 수 없는 관료라고 생각했다.
“5800억은 물론 갚아야죠. 하지만 제 공격대에는 더 이상 끼워줄 수 없어요. 갚는 건 알아서 하라고 해요. 그리고 다 갚기 전까지 블루 결정체는 줄 수 없어요. 아니, 배상금으로 2천억쯤은 더 물어내야 결정체를 줄 생각이에요.”
“일개 딜러가 레드 몹 레이드를 가지도 않고 어떻게 그런 천문학적인 빚을 갚을 수 있겠습니까? 결국 결정체를 땅바닥에 내버리는 셈이 될 겁니다.”
“네. 차라리 내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어요. 아니, 그냥 내다버릴 생각이에요. 아, 눈 딱 감고 귀속해봤자 내가 얻을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구나 하고 사람들이 깨닫게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해요. 그래야 이런 일이 또 안 생겨요.”
전기혁이 돈을 지불할 능력은 없다. 프라임 공격대에서 퇴출된다면 결국 블루 결정체는 그냥 버리는 셈이 된다. 하지만 헛되이 버리는 것이 아니다. 블루 결정체를 욕심내봤자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을, 다른 딜러들에게 본보기로 보이는 게 중요했다.
아마 전기혁은 이 바닥에서 더 이상 딜러 생활을 하지 못할 것이다. 아예 레이드계에서 퇴출되는 것이다. 그것을 보고 딜러들이 경각심을 가지는 것이, 5800억보다 더욱 중요했다. 레드 몹은 앞으로 또 잡으면 되니까.
하지만 남기철은 못내 아까워했다.
“결국 블루 결정체를 버리실 셈이군요.”
“본보기가 중요하니까요. 일단 정식으로 전기혁 씨한테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거예요.”
전기혁은 집과 예금, 그리고 장비까지 포함해서 전 재산을 탈탈 털어 지불해야 할 것이다.
눈 딱 감고 블루 결정체를 내다버리는 대신 확실한 본보기를 세우자는 건 정효주의 제안이었다. 유지웅도 거기에 십분 동의했고 다른 파트장들도 그 이야기를 듣고 찬성했다. 레이드 한 번이 거저 날아간 셈이지만, 레드 몹은 또 잡으면 된다. 프라임 공격대의 역량이 증명되지 않았던가.
결국 5800억짜리 교훈 및 본보기를 얻은 셈이다.
공격대 결정을 통보받은 전기혁이 유지웅을 만날 것을 간절하게 요구했다. 그는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나 보려고 만났다.
“제가 그 돈 갚겠습니다. 그게 저에게도, 프라임 공격대에도 낫지 않을까요?”
“무슨 수로요? 일반 공격대 다녀서 갚을 수 있을 거 같아요? 한 푼도 안 쓰고 거의 12000번은 다녀야 갚을 수 있는데요?”
단순 계산으로 그가 사흘에 한 번 레이드를 간다고 해도 95년이 걸려야 갚을 수 있는 돈이다. 김장호는 이미 전기혁의 재산 상태를 파악했다. 부동산, 예금, 장비까지 합쳐서 모두 약 100억 가량이었다. 그 중 장비만 80억이 넘는다. 그것들은 모두 동결처분이 내려져 있었다.
전기혁이 진지하게 말했다.
“갚을 수 있습니다. 내일 당장이라도 갚아드릴 수 있어요.”
“……?”
“그러니 차라리 블루 결정체를 제게 파시죠. 그게 서로 윈윈하는 길 아닐까요? 버리는 것보단 낫지 않습니까?”
퍼뜩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 전기혁의 태도는 뭔가 아귀가 맞지 않았다. 유지웅은 세차게 뛰는 가슴을 억누르고 억지로 태연한 척 연기했다.
“정말 갚을 수 있습니까? 당신, 재산 얼마 안 되던데…….”
“갚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결정이 났는데 이제 와서 말을 바꾸기는…….”
“유지웅 씨한테 500억을 더 얹어드리겠습니다. 리베이트라고 생각하시죠.”
잠시 생각하는 척 하던 유지웅이 끄덕였다.
“좋아요. 언제?”
“내일 당장이라도 가능합니다.”
“연락드리죠.”
전기혁과 헤어진 유지웅은 바로 김장호에게 전화했다.
“김 변호사님. 방금 전기혁 씨를 만났는데 이상한 소리를 하더군요. 5800억과 저에게 따로 리베이트로 500억을 줄 테니 블루 결정체를 달라고 했어요. 그 사람, 전 재산이 100억이라는 게 사실인가요?”
「그런 말을 했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저도 이상한 점이 있어서 심층 조사를 하는 중입니다만.」
“이상한 점이요?”
「전기혁 씨의 지난 경력을 모두 조사했습니다. 함께 레이드를 다녔던 인물들의 증언도 수집했습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전부 그런 실수를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침착하고, 덜렁대지 않는 인물이라고 하더군요. 왜 괴수 사체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답시고 그런 사고를 쳤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습니다.」
“……알겠습니다.”
블루 결정체가 귀속된 것은 순전히 사고였다. 모두가 그렇게 알고 있었다. 수천억의 돈이 날아간 것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전기혁 본인에게는 조명이 비춰지지 않았다. 그게 본질을 흐리게 만들었다.
“남기철 국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유지웅은 곧바로 남기철에게 연락해서 방금 겪은 일과 김장호에게 들은 말을 전부 설명했다. 남기철의 목소리도 심각하게 굳어졌다. 그는 바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날 저녁, 전격적인 수색 작업 끝에 전기혁의 저택 마당 한구석에 묻혀 있던 서류 가방 하나가 발견되었다. 서류 가방에는 8억 달러어치의 무기명 양도성 예금증서 뭉치가 들어 있었다. 전기혁은 초능력자 부대 손에 체포 및 구금되었고, 남기철이 직접 예금증서를 들고 유지웅의 집으로 왔다.
예금증서를 내려다보며 유지웅은 혀를 찼다.
“그러니까 일부러 그런 거라고요?”
“네. 모든 게 연기였습니다. 블루 결정체가 귀속되면 어쩔 수 없이 자신에게 넘겨야 한다고 계산한 거죠. 대금만 해결한다면 간단하게 블루 결정체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누군가가 사주한 겁니다.”
“누가, 왜요?”
“개인이나 단체는 아니겠죠. 아마도 블루 결정체를 원한 나라일 겁니다. 블루 결정체 배상금을 대신 지불해줄 테니 자국으로 귀화하라고 제안했을 겁니다. 전기혁 입장에서도 전혀 손해가 아니니 승낙했던 거고요. 귀속 반응 때문에 이민가더라도 그 나라에서 중요한 대접을 받을 테니까요.”
대금도 대신 내준다. 블루 결정체도 자기 것이 된다. 전기혁으로서는 욕 한 번만 먹으면 팔자를 고치는 것이다. 그러니 그런 연기를 했던 것이다.
그들의 착오는, 유지웅이 본보기를 위해 수천억짜리 블루 결정체를 과감하게 내다버릴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어느 나라죠?”
“그것까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전기혁이 입이 무거운 모양이군요.”
“……자살했습니다. 호송 도중에.”
유지웅의 안색이 굳었다. 그는 무겁게 예금증서 뭉치를 어루만졌다.
블루 결정체는 허공에 내다버리게 됐지만 결과적으로 프라임 공격대가 손해 본 것은 없었다. 애초에 프라임 공격대가 원한 것은 돈이었고, 예금증서는 프라임 공격대 몫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전기혁의 예는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유지웅은 자초지종을 알리고 원화로 8000억에 상당하는 예금증서를 공격대원들에게 분배했다. 대원들은 전기혁이 외국으로 내뺄 작정으로 일부러 그랬다는 것을 알고 경악하면서도, 5800억이 8000억으로 늘어난 것을 좋아했다.
사망자가 없었기에 탱커와 딜러들은 세금을 감면받았고, 유지웅은 감면액의 70%를 자기 몫으로 챙겼다. 덕분에 그는 나라에 진 빚을 청산하고도 많은 돈이 남았다. 그렇지만 마음이 가볍기는커녕 무거웠다.
‘확실한 대책을 세워야 해. 이런 일이 또 생기면 안 돼.’
수천억짜리 블루 결정체. 딜러라면 능히 목숨을 걸어 볼 만한 과실이 아닌가? 확실한 본보기를 세웠다지만 또 다른 눈먼 나방이 생기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유지웅은 공격대장으로서 안일했던 자신을 깊이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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