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940)
00940 %3C프리시즌 딜러편%3E우린 이제 준비가 됐다 =========================================================================
“정말 200개면 되겠어요?”
안슐리제의 적극 개입 때문에, 영국은 안타까운 눈물을 삼키면서 200개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아쉬워서 죽겠는데, 유지웅이 오히려 염려가 된다는 듯이 물어온다.
영국 입장에서는 환장할 일이었다. 아니, 안 괜찮다고! 우리는 더 받아내고 싶다고!
“그 정도면 영국 시민을 위로하는데 충분하다고 봅니다.”
“으음, 세상 참 오래 살고 볼 일이야. 겨우 200개로 16만 명의 목숨값을 치를 수 있다니……. 뭐, 내가 죽인 건 아니니까 상관없긴 하지만.”
유지웅은 그렇게 중얼거렸다. 통역이 중얼거림까지 전달해주었다. 영국 수상은 다소 멍해졌다. 정말로 아니야?
‘그럴 리가 없다!’
유지웅 학살론은 최근 영국에서조차 심심찮게 진위 논란이 일고 있는 쟁점이었다. 그가 잘못된 누명을 썼다는 주장이다. 물론 대다수 영국 시민들은 학살론을 지지했지만.
그러나 일반 시민의 감정과 국정은 별개의 문제다.
유지웅이 런던 대참사를 일으킨 주범이든 아니든 간에, 지금 영국은 유지웅을 증오하고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런데 그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영국이 입고 있다.
왜냐하면 유지웅이 국제 결정체 시장을 꽉 쥐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가공품이긴 하지만, 블루 결정체로 연료 및 소재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데, 영국 혼자 ‘유지웅 척결!’을 외치고 있으니, 이런저런 손해를 입고 있었다.
결국 어떻게 해서든지 유지웅과 화해를 해야 한다. 국민감정과는 동떨어져 있지만, 정치인들의 인식은 그러했다.
그러나 유지웅이 순순히 ‘내가 죽였습니다.’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를 할 것 같진 않다. 힘의 역학 관계를 볼 때, 그가 그렇게 굽힐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내가 한 건 아닌데, 나도 유감이다.’ 정도의 성명만 이끌어내도 감지덕지였다. 오늘의 일은 수상의 정치적 업적으로 남게 될 것이다.
“자, 여기 있습니다. 가져가시죠.”
“그, 그건 내 먹이통이지 않느냐!”
“저리 꺼져. 퍼플은 안 들었어.”
유지웅이 주머니를 내밀자 히카리는 기겁을 해서 달려들었다가, 퍼플은 안 들었다는 말에 순순히 물러났다. 영국 수상은 엉겁결에 주머니를 받아들었다.
‘뭐지, 이건?’
본능처럼 슬쩍 안을 열어보니 블루 결정체가 한 가득 들어 있었다. 얼추 200개는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대뜸 이 자리에서 받아도 되는 건가?
“성명 발표는 뭐 그쪽에서 알아서 준비해주시면 제가 가서 원고만 읽어드리고 나올게요.”
“그, 그러지요.”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봅시다. 저도 축구 종국이랑 사이 나쁜 게 내내 마음에 걸렸어요.”
그렇게 유지웅은 악수를 청했다. 수상은 여전히 얼떨떨한 기분으로 악수에 응했다.
일이 잘 됐다. 잘 됐어. 정말 잘 풀리긴 했는데……. 가슴속을 메우고 있는 이 찜찜함은 뭐란 말인가?
“잠깐! 그럼 브라우니와 모비딕 먹이는!”
“네 것을 나눠 먹어야지.”
“히잉! 안 된다! 퍼플이 얼마나 맛있는데!”
“어허, 아직도 식탐을 못 버렸어. 내가 그래서 널 자율급식을 안 시켜주는 거야.”
유지웅은 히카리를 사정없이 야단쳤고, 앞으로 먹이가 줄어들게 된 히카리는 눈물까지 글썽거렸다.
수상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손에 쥔 결정체 주머니를 흘끔거렸다.
왠지 몸에서 힘이 빠진다.
* * *
“양국의 화합을 위해, 건배!”
헨드릭슨 부통령이 부드럽게 분위기를 주도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영국과 유지웅이 오래 묵은 감정을 풀고, 관계 개선을 시작한 역사적인 날이다.
아직 영국 시민들은 모르고 있지만, 수상이 귀국하는 대로 화해 모드에 들어설 것이다. 적잖은 반발이 있겠지만 그것을 잠재우는 것이 수상의 정치적인 역량이다. 그리고 200개의 블루 결정체는 그에 관해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도 어떻게 좀…….’
부통령은 머리를 굴렸다. 16만 명이 죽은 영국은 블루 결정체 200개를 얻었는데, 190만 명이 죽은 미국은 뭐 없나?
사실 휴스턴 대참사는 유지웅이 그랬다는 증거가 전혀 없지만……. 그냥 근거 없이 일어난 증오의 감정일 뿐이다.
“미스터의 배포와 결단력에 진정으로 감탄했습니다.”
프랑스 총리가 웃음을 지으며 한 잔 권했다. 유지웅은 시원스럽게 마시고는, 그의 잔을 받았다.
“뭘요, 화합을 위해서는 당연한 일이 아닙니까. 어차피 누군가는 손을 내밀어야 했습니다.”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시원스럽게 말한다. 몇 명이 그에 감탄한 듯이 탄성을 아끼지 않았다.
턱을 괴고, 유지웅이 말을 이어 나갔다.
“좀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라도 화합의 장을 마련했으니, 앞으로 인류는 더 번영할 수 있을 겁니다.”
“하하하! 역시 대단한 배포이십니다!”
정효주가 물을 마시다가 뿜을 뻔한 것도 모르는지, 각국 정치인들은 호탕하게 웃어댔다. 유지웅의 좌측에 앉은 안슐리제는 조용히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반대쪽에 앉은 정효주는 연신 안슐리제를 살폈다. 자신도 미모라면 어디 가서 뒤지지 않지만, 안슐리제는 미모 이상의 매력이 있었다.
단순히 미모를 떠나, 이국의 왕녀라는 점이 그녀의 분위기를 한층 더 신비하게 만들었다. 정효주는 왠지 자신이 작아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 고개를 숙였다.
“심심하다. 재미없다.”
“하하하, 이 녀석. 주인님께서 사교 활동에 열심이신데 재롱은 피우지 못할망정 어디서 칭얼대느냐.”
“하지만 심심하다.”
“이 녀석이 정말 크게 혼을 나야겠구나.”
유지웅은 엄한 표정을 지으며 한 손을 위로 들었다. 히카리는 흠칫 놀라며 두 손으로 후다닥 엉덩이를 감쌌다. 그의 손길로부터 엉덩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 광경은 헨드릭슨 부통령을 비롯한 다른 이들의 눈에도 경악 그 자체였다. 저 어린 소녀가 정말 블랙 몹이란 말인가?
이미 맨손으로 옐로 몹을 잡아오는 걸 보긴 했지만, 여전히 믿기지가 않는다. 차라리 오피라고 하는 게 더 현실성 있겠다.
한편 몇 몇 이들은 다른 관점에서 유지웅을 보고 있었다.
‘부럽다…….’
왼쪽에 안슐리제, 오른쪽에 정효주, 뒤에는 쿤겐, 아래에는 히카리……. 그야말로 남자의 꿈같은 모습이 아닌가. 그리고 보라. 이런 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아무렇지 않은 저 모습을…….
“사실 제가 조만간 국제회의 하나를 개최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적당히 무르익었을 때, 유지웅이 말을 꺼냈다.
“국제회의요?”
국제회의란 말에 헨드릭슨 부통령이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다른 이들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호기심을 드러냈다.
“예, 제가 하해와 같은 이해심으로 영국과 화해를 결심하게 된 것도 사실은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그 사항을 국제회의에서 논의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 계신 분들은 국가 정상은 아니지만, 저마다 자국에서 한 영향력 하시는 분들이잖아요? 미리 말씀을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허허, 말이 왠지 심각하니까 이거 무섭습니다.”
독일 대통령이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하해와 같은 이해심’이라는 부분에서 표정이 구겨져 있던 영국 수상도 질문했다.
“천하에 무서울 게 없으신 분이 그렇게 분위기를 잡으니까 괜히 불안하군요. 저희는 들을 준비가 됐습니다.”
“음…….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지구 어딘가에 대단히 강력한 괴수가 있습니다. 로버라는 놈인데, 저로서도 감히 승리를 점칠 수가 없습니다.”
“로버요?”
웃고 있던 얼굴에 저마다 긴장이 드리워졌다. 유지웅의 어조가 그만큼 심각했던 것이다. 다들 그가 장난이 아니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네, 가히 최강의 괴수라고 할 수 있죠. 그 놈을 물리치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없습니다.”
유지웅은 단언하듯이 말을 이어 나갔다.
“저는 로버를 물리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알겠지만, 지난 제 과감한 행보에 여러 모로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그런 이유에서죠.”
“…….”
“그렇다고 해서 제가 숭고한 영웅이 되고 싶다, 뭐 그런 건 아닙니다. 저는 단지 저는 물론이고 다 함께 살아남고자 노력했을 뿐이니까요. 그러니까 저를 추켜세우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 그렇게 흠모하는 영웅 보듯 보지 마시라니까요. 저 진짜 쑥스럽다고요.”
정치인들은 조용히 서로의 눈빛을 쳐다봤다. 그리고 알아차렸다. 다른 이들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각국의 힘이 필요합니다. 휴, 어쩌겠어요. 이 일을 해결할 수 있는 게 저밖에 없는 것을……. 그러니 여러분들도 자국에 돌아가셔서 적극 협조해주세요.”
‘지금 이 자리에 모인 나라들을 강탈하겠다는 거 맞지?’
‘맞는 것 같은데…….’
‘어디서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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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결혼식인데 왜 하필 비가 오는 걸까요……
는 친구 결혼식임다ㅋ
다녀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