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170)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170
40. 제7본탑(1)
‘홍비연 공주가 실종되었다.’
교직원들이 아무리 쉬쉬하려고 해 도, 워낙에 거물급 생도가 실종되어 버린지라 소문은 아주 조용히 스텔 라 내부에 푹 퍼져 버렸다.
안 그래도 괴담 때문에 학생들 사 이에서 공포감이 조성되고 있는데,
하필이면 괴담과 똑같은 상황이 계 속해서 발생하다니.
풀레임은 흥비연의 실종을 살짝 다 른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실종’이라는 건 곧 제7본탑에 끌려가는 것을 의 미하는데, 원작 로판에서는 ‘주인공 에이젤’을 제외하고서 그 누구도 끌 려간 이가 없었다.
‘너는 자격이 없다’
잠시 사라질지언정, 피해자들은 저 런 새빨간 문장과 함께 복도 어딘가
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는 게 고작이 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주인공 에이젤 은 제7본탑으로 끌려가고 말았고 사 건의 전말을 파헤친 해원량의 도움 을 받아 함께 이겨낸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해당 에피소드에서 홍비연은 코빼 기도 비추지 않는다. 당시에는 그냥 딱 주인공을 괴롭힐 때만 등장하는 포지 션이 었으니 까.
그런데, 난데없이 홍비연이 제7본 탑으로 끌려갔다고?
‘잠깐. 그러고 보니, 자격이 뭐지?’
생각해 본 적도 없는 부분이었다.
소설을 읽을 당시에는 ‘그냥 주인 공이니까’라는 마음으로 ‘자격’이라 는 부분도 나중에 떡밥으로 풀리겠 거니 싶어서 넘겼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자 격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결국 끝까 지 밝혀지지 않은 채 소설이 완결 났다.
만약 그 ‘자격’이라는 것을 에이젤 뿐만이 아니라, 홍비연 또한 충족한 다면? 원작과는 다른 전개로 흘러가 는 바람에 그녀가 끌려갔다면?
‘돌겠네 진짜…….,
원래대로라면 여기서 한 일주일 정 도 뒤에 제대로 된 사건이 발생하였 을 텐데, 벌써부터 이 사달이 날 줄 은 몰랐다.
이번 스토리의 주체가 메이젠 티렌 이 아닌 다른 존재로 바뀌어 전개가 훨씬 앞당겨진 느낌이었다.
“……안 되겠어.”
풀레임은 불안한 표정을 짓고서 안 절부절못하는 에이젤을 바라보았다.
본디 앙숙 사이였던 모르프와 아돌 레비트의 두 소녀는 지난날 사건을 함께 겪으며 성장해, 이제는 당당히 라이벌이라고 해도 좋은 관계였다.
“우리가 들어가서 구하자.”
그러니, 풀레임이 그렇게 말해도.
“그렇게 해요.”
망설임 없이 저런 대답을 할 수 있는 것이겠지.
“자, 잠깐. 들어가는 방법은 알고? 교수님들도 못 들어가는 걸 너희들 이 어떻게 가려고……T
아넬라가 경악한 표정으로 물어왔 으나 이미 방법은 에이젤과 풀레임 둘 모두 알고 있다.
홍비연처럼 끌려 들어가지 않고서 직접 두 발로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그 아저씨가 올 때까지는 최대한 조심하려고 했지만……
어쩔 수 없다.
백유설이 언제 돌아올지도 기약이 없는데, 계속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까. 그가 없더라도, 자신들만 의 힘으로 직접 나서서 움직일 줄도 알아야 한다.
“가자. 그 싸가지 구하러.”
“네.”
풀레임과 에이젤은 굳게 다짐하고 서, 발걸음을 돌렸다.
“으아아… 유설이가 가만히 있으랬 는데……
그 사이에 끼어버린 아넬라만 괜히 울상이었다.
뚝, 뚜욱-!
“〇 으..”
—ロ ・
뺨에 와 닿는 차가운 감촉에 홍비 연은 부스스 눈을 떴다. 팔을 움직 이려고 했으나 무언가에 묶인 듯 꼼 짝도 하지 않았다.
“뭐…!”
다급히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시야 가 어둡다. 눈을 밝히는 마법은 나 이트 계열 중에서도 상위권이었고, 불빛을 만들려 해도 지팡이가 없었 으므로 불가능.
입술을 깨물고서 몸을 움츠러뜨리 려는데, 갑작스레 허공에 불꽃이 생 성되 었다.
화르륵!
“읏……!”
갑작스레 시야가 밝아지자 그 눈부 심을 견디지 못하고서 홍비연은 눈 을 질끈 감았다.
“하하하! 불꽃의 축복을 받았어도 눈부신 건 어쩔 수 없나 보지? 소 문으로 듣자 하니, 불에 완전한 내 성을 지녔다고 하던데……
기분 나쁜 어조의 목소리가 들려왔 음에도 홍비연은 한동안 눈을 뜨지 못했다. 그리고 서서히, 고통을 이겨 내어 간신히 눈꺼풀을 올리니.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체키렌 교수님?”
“그래! 우리의 우등생 공주님을 이 렇게 보게 돼서 참으로 안타깝군.”
툭 튀어나온 뱃살에 번질거리는 피 부, 항상 기분 나쁘게 웃는 표정 때
문에 평소에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 았던 체키렌 교수가 그곳에 서 있었 다.
“자네 가문의 마법은 참으로 예술 이란 말이 ス〕. 가장 고결하고 순수한 불꽃이라……. 어차피 산소와 마나 가 화합하여 연소하는 현상에 불과 한 것을, 뭣 하러 순수를 따지나 했 더니 과연! 이런 느낌이었어. 역시 아돌레비트라는 말이 이해가 가.”
처음에는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체키렌이 손끝에 피우고 있는 불꽃을 보고서 홍비연 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저건…… 내 불꽃?’
오로지 아돌레비트의 순수 혈통만 이 피워낼 수 있는 가장 맑고 순수 한 불꽃.
여타의 불꽃과 위력 면에서 큰 차 이는 없지만, 그것은 시조 마법사의 열두 제자 ‘아돌레비트’의 마법을 상징하는 심볼이었기에 결코 아무나 피워낼 수 없다.
그런데 그것을… 완전한 외부인의 손끝에서 발현되다니.
‘설마, 아돌레비트라고?’
그럴 리가 없다.
아돌레비트의 순수 혈통은 반드시 불꽃처럼 활활 타오르는 붉은 눈동
자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체키렌 교수는 짙은 보라색 의 눈동자였고, 애당초 전공과목이 불꽃 계열도 아니었다.
“……당신, 대체 뭔가요?”
“어허. 홍비연 학생. 교수님한테 말 버릇이 그게 뭔가?”
“대답이나 하세요.”
“쯧, 시조 가문 놈들은 하나같이 싸가지가 없다니까…….”
체키렌은 혀를 차면서도 이내 다시 기분이 좋아졌는지 헤벌쭉 웃었다.
“현 흑마도왕께서 남기고 간, ‘마
지막 프로젝트’다.”
“마지막 프로젝트…?”
”그래. 어째서 시조 마법사가 남기 고 간 마법을, 너희 열두 가문만이 사용할 수 있는가. 그에 대한 의문 을 최초로 품으신 위대한 흑마도왕 께서 계획한 일이란 말이지.”
그는 신나는 듯 경쾌한 발걸음으로 걸어서 어딘가로 향했다. 그를 바라 보고 있던 홍비연은 자연스레 그곳 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는데…….
“..거울?”
그곳에는 웬 커다란 전신거울이 홍 비연을 비추고 있었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하다.
거울 속 세상의 색깔이 완전히 반 전되어 있는 것이다.
거울 속 홍비연은 흑색 머리칼에 푸른 눈동자를 하고 있었는데, 어째 서인지 표정 또한 완전히 음울하여 생긴 것만 비슷할 뿐 자신이라는 생 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너희 열두 가문은 ‘콘스텔라티오’ 에게 선택받았다. 그게 무얼 의미하 는지는 알고 있나?”
**……알게 뭐야.”
“푸하핫! 우습구나 우스워. 우리 흑마인보다도 더 ‘완벽한 세계’에
가까운 곳에 서 있는 주제에 그것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니. 그 무한한 세상을 단 한 번이라도 맛보았다 면…… 너도 헤어나올 수 없을걸?”
“흑마인… 이라고……T
“그래! 아, 정체를 밝히면 안 됐 나? 뭐…… 흠. 아냐. 괜찮아. 그렇 지? 그렇군. 뭐, 교주께서도 허락 해 주셨으니 괜찮지 않을까?”
“잠깐.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 야?”
“그래그래. 괜찮아. 어차피 내가 이 학교에 잠입한 건 오로지 흑마도왕 께서 남기고 가신 이 프로젝트 때문
이었으니 말이야! 후우, 그 싸가지 없는 개자식에게 빼앗길 뻔했을 때 는 얼마나 식은땀이 흐르던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이 해할 수 없을 정도로 체키렌은 횡설 수설하기 시작하였다.
‘미친놈……
단단히 돌아버렸다.
하지만, 그 돌아버린 놈에게 목숨 이 저당 잡혔다는 생각 때문에 공포 감이 스멀스멀 가슴을 잠식하였다.
,……정신 차려야 돼.’
그녀는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이제 보니 이곳은 참으로 기이한 공간이었다.
탁 트인 홀의 창문 바깥으로 보이 는 하늘은 붉은색을 띠고 있었는데 마치 색상이 반전된 것만 같았다.
게다가 사방에 느껴지는 이 수상한 마나의 향기는 틀림없는 이면 세계.
즉, ‘페르소나 게이트’였다.
하지만 그렇다기엔 뭔가 이상하다.
페르소나 게이트는 일종의 설계된 세계로서 현실과는 달리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구조적 결함이 있었다.
그런데 이 장소는 완벽했다.
단순히 거대한 홀을 봤을 때의 느 낌이었지만, 흐르는 마나의 향기만 맡더라도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여타의 페르소나 게이트와는 다르 게 ‘수수께끼조차도 존재하지 않았 으니까.
”운이 좋아. 운이, 아주 좋아.”
체키렌은 피식피식 웃으며 홍비연 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이 역겹고 끔찍하여 당장에 라도 달려가 지팡이로 귓구멍을 후 벼버리고 싶었으나, 묶여 있다는 게 천추의 한이었다.
*’반세기 전, 그분이 이것을 완성하
지 못한 덕분에 내가 물려받았으니 말이야. 흐흐…… 게다가, 열두 제자 의 후손이 두 명이나 입학하다 니….”
중얼중얼, 횡설수설.
허공에 대고 이야기하며 저 혼자 웃고 저 혼자 화내던 체키렌.
그러다 갑작스레, 말을 뚝 멈추더 니 얼굴을 삐걱 돌려 홍비연을 바라 보았다.
고개를 기이하게 꺾은 채 바라보는 그 눈빛에서는 이미 자아라는 게 존 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서 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홍비연조차도 가슴
이 철렁 내려앉았다.
“음? 음음〜 으음!”
하지만, 애당초 체키렌은 지금 홍 비연에게 관심이 없었다. 다른 ‘누 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기 에.
-……체 키렌.
뇌를 긁어서 뜯어낼 것만 같은 서 늘하고 거친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 려 퍼졌다. 하나, 홍비연은 듣지 못 한다.
이 목소리는 오로지 이면 세계에 자신의 혼을 바친 흑마인만이 들을 수 있었다.
“예~ 접니다! 부탁하신 대로 ‘별의 축복,을 받은 아이를 바쳤습니다.”
열두 제자의 후손을 제물로 바치면 힘을 얻는다.
제7본탑에 잠들어 있는 ‘누군가’와 체키렌이 맺은 계약의 조건. 하지만, 그 계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고작, 이 정도로…… 만족하는가?
,,예?,,
그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체키렌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누군가의 목소리가 말했다.
-지금 나의 또 다른 심부름꾼
이…… 진정한 별의 아이를 이곳으 로 인도하고 있다…….
“진정한…… 별의 아이?”
-너는 그 아이를, 내게 제물로 바 치도록 해라…….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게다가 또 다른 심부름꾼이라니.
그의 심부름꾼은 영광스럽게도 자 신 혼자가 아니었던가?
’……설마, 레이딘 그 개자식이?’
그럼 그럴 줄 알았다. 뻔뻔한 낯짝 뒤에 이기적인 심보를 숨기고 있을 게 틀림없으니, 숟가락 하나 얹어보
려고 애를 쓰고 있겠지.
하지만 뭐, 어쨌든 상관없다.
진정한 별의 아이가 누군지는 모르 겠지만, 어쨌든 제물로 바치면 또다 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되지 않겠는가?
‘흐흐, 기대되는군.’
체키렌은 진심으로 본 적도 없는 흑마도왕이 고마워졌다.
이 대단한 프로젝트를 거의 완성시 켜놓고 제대로 실행하지도 않은 채 스텔라를 떠나다니.
덕분에 자신만 득을 보게 되었으니 좋은 게 좋은 거지만.
‘다음은 누굴까〜‘
그는 기대 어린 신나는 발걸음으로 그렇게 자리를 떠나갔고, 자리에 혼 자 남게 된 홍비연은 입을 꾹 다물 고서 벽에 몸을 기대었다.
“하아……
심장의 써클에서 서서히 마나가 빠 져나가고 심력이 점점 소진되었다.
마치 영혼이 몸에서 벗어나는 것처 럼.
버텨내야 한다.
버텨내야 하지만, 도저히 그럴 수 없어서 그녀는 눈을 감았다.
‘졸…려……
한숨만 자고 일어나자.
여태 쉬지 않고 달려왔으니 잠깐 정도는 내게 허락해 줘도…… 괜찮 지 않을까.
그녀는 그리 생각하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영원히 일어나지 못할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