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3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38
49. 마녀⑸
늦은 밤.
도서관에 도착한 풀레임은 사서로 부터 대뜸 한마디를 들었다.
“너무 늦게 오셔서 대여는 안 됩니 다.”
“상관없어요.”
애당초 책을 빌릴 생각은 없었기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늦은 밤의 스텔라 도서관에는 사람 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야간 도서관 귀신’이라는 괴담이 한때 학 생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적이 있다.
알고 보니 귀신이 아니라 대학 마 탑에 진학하기 위해 밤새도록 공부 하던 3학년 선배들의 폐인 같은 몰 골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금방 사그라들었지만.
‘아무도 없네……
“찾으시는 책이라도 있으신가요?”
“아뇨, 그냥 뭐……
물어볼 게 있어서 왔다고 말하려던 풀레임은 입을 다물었다. 생각해 보 니 백유설의 자취를 굳이 여기까지 와서 묻는 행위 자체가 상당히 우스 운 꼬라지였기 때문이다.
‘뭔가 쪽팔린데…….’
그냥 돌아갈까? 그런 생각이 들 무렵, 풀레임의 이름표를 빤히 쳐다 보던 사서가 손뼉을 치더니 말했다.
“아! 백유설 학생 여자친구 맞죠?”
“네?”
아닌데요, 라는 말이 자연스레 나
오지 않은 이유는 뭘까.
“아까 깜빡하고 놔둔 책이 한 권 있거든요. 백유설 학생이 찾던 종류 라 아마 좋아할 것 같은데…… 나중 에 대신 전해주실래요?”
그리 말하며 사서가 책을 건네주자 풀레임은 그것을 받아 들었다.
[마녀와 진실]
그러니까, 달리 말하자면 백유설이 줄곧 도서관에서 찾던 정보가 다름 아닌 마녀라는 이야기가 되겠다.
“……네. 전해줄게요.”
책을 받아 든 풀레임은 도서관을 나와 거리를 걸으며 생각했다.
‘마녀는 실존한다.’
원작 로판을 읽었기에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세상의 이면에 숨어 사네 어쩌네 하면서도 툭하면 언급 되고 툭하면 등장하는 이들이 바로 마녀라는 존재였으니까.
그리고 아마도 조만간, 아르카니움 에서 마녀로 인해 큰 소란이 벌어질 것이다. 예정대로라면 에이젤이 그 곳에 휘말렸겠지만 백유설이 사전에 차단해 놓은 덕분에 안전하다.
하지만 결국 에이젤이 안전해졌을 뿐 마녀가 사고를 벌인다는 미래는 여전할 터. 백유설은 아마도 마녀를
막을 생각인 것 같은데…….
‘마녀에 대해 찾아볼 필요가 있 나?’
도서관에서 마녀와 관련된 서적을 암만 읽어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다.
마녀라는 존재에 대해 제대로 기록 된 서적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백유설은 그러한 사실을 누구보다 도 잘 알고 있을 텐데, 그럼에도 책 을 찾아가면서 읽는다는 건 분명히 무언가 이유가 있다.
‘지식을 잃었거나, 혹은 백유설조 차 모르는 무언가 의문이 생겼거 나.’
전자의 경우에는 걱정할 필요가 없 겠으나, 만약 백유설도 알지 못하는 미스터리가 발생했다면 그 부분은 풀레임이 도와줄 수도 있다.
원작 로판에서는 에이젤이 ‘마녀 화,가 될 뻔했을 정도로 마녀에 대 한 설정이 상세히 나와 있었기에, 따지고 보면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흐음……
자신의 기숙사로 돌아가려던 풀레 임은 발걸음을 남학생 기숙사 방향 으로 옮겼다. 비록 시간은 늦었으나, 어쨌든 백유설 또한 취침을 위해 돌
아올 테니 그의 기숙사에서 기다릴 생각이었다.
* * *
스텔라 총괄기사단장 아레인.
원작 게임에서 마주했던 그의 성격 을 단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싸이 코’라고 할 수 있겠다.
“왔나.”
,,예.,,
아레인의 집무실에 도착한 나는 슬 그머니 주위를 관찰하였다. 분명 내
가 알기로 그는 미친놈에 가까운 성 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와는 정반 대로 집무실의 인테리어가 화사하고 깔끔한 것을 보아하니 상당히 어색 한 느낌이 들었다.
저 성격에 꾸미기를 좋아하는 취미 라니. 믿을 수가 없다.
“이쪽으로 앉도록.”
그 흔한 차나 커피조차 없이 대뜸 자리에 착석한 아레인은 곧바로 본 론을 꺼냈다.
“최근, 네가 개인적으로 마녀에 대 해 조사하는 중이라고 들었다.”
“……예. 뭐, 그렇죠.”
“특별한 이유가 있나?”
뭐라고 말을 꺼내면 좋을까.
그냥 흥미가 생겨서?
아니.
아레인은 그런 흔한 대답을 원하지 않는다. 그는 쓸데없는 일로 자신의 시간을 결코 낭비하지 않는 성격이 었으니,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는 게 좋을 것이다.
“마녀를 사냥하고 싶습니다.”
“멍청한 생각이군.”
……괜히 말했나.
아레인은 딱딱한 표정을 고수한 채
자신의 팔목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마법사는 마녀를 사냥할 수 없다. 그건 너도 잘 알겠지.”
“예. 알고 있습니다.”
환상 마법을 주로 사용하는 마녀는 실체를 과학적으로 다루는 마법사에 게 있어서 절대적인 상성이었다.
암만 열심히 불꽃을 소환하고 얼음 을 굴려봐야 정신을 건드려 망가뜨 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바보가 되어버리니까.
그리고, 아레인 또한 12년 전 과거 에 마녀를 상대로 맞서 싸우다가 치 명상을 입었다고 알고 있다.
직접 마녀를 상대해 봤으니, 마법 사로서 마녀를 상대한다는 게 얼마 나 멍청한 짓인지 누구보다 잘 알겠 지.
“하지만…… 너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군.”
아레인은 내 눈을 바라보았다.
“마력누설지체.”
“너는 여타의 마법사들과 다른 구 조의 신체를 가지고 있지. 네 몸은 마법의 사용에 상당히 불리한 체질 을 타고났지만…… 반대로 말하자 면, 마법에 걸릴 위험도 적다는 뜻
이지.”
“맞습니다.”
실제로 나는 환상 마법을 완전히 홀려보낼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너에게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
아레인은 탁자 위에 회중시계를 올 려놓았다.
회중시계는 마법사들이 자신의 소 속을 증명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물건이었는데, 현재 내가 가지고 있 는 생도 회중시계와는 달리 아레인 의 것은 황금색으로 반짝이는 별무 늬가 양각으로 새겨져 있었다.
‘스텔라 기사단 회중시계’
그는 무덤덤하게 입술을 떼었다.
“임시로 스텔라 기사단의 자격을 증명할 수 있는 회중시계다.”
“그렇다는 건…….”
“너는 지금까지 혼자 활동해왔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일을 해냈 지. 하지만 혼자의 몸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거기까지 말하고서, 아레인은 회중 시계를 내 쪽으로 밀어 넣었다.
“네가 만약 그것을 받아 들고서 기 사단의 일원이 된다면, 정식 기사
못지않은 예우를 약속하며, 또한 일 반인으로서는 알 수 없는 정보를 제 공해 주도록 하겠다.”
“……입단 제의인가요?”
“그래. 너는 스텔라 내에서도 독보 적인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이 정 도의 조건은 걸어야겠지.”
스텔라의 기사단은 세계 최고의 무 력 기관으로서, 일종의 ‘세계 경찰’ 이라고 불리는 만큼 아무나 입단할 수 없다.
마법의 수준이 높아야 하는 것은 물론 수년 동안 흑마인 사냥이나 마 수 토벌 등의 커리어를 쌓아 올리며
스스로의 실력을 증명해야만 간신히 발을 들일 수 있는 장소였다.
그래서 더욱 이상하다.
분명히 내가 여태 많은 사건을 해 결하고는 다녔다지만 스텔라 기사단 원들 하나하나의 업적과 굳이 비교 하자면 굉장히 보잘것없기 때문이 다.
“네가 이 회중시계를 받아들인다 면, 학생의 신분으로도 기사단의 권 리를 일부 사용할 수 있으며 졸업과 동시에 정식 기사단원이 될 수 있 다. 내가 보증하지.”
“저한테는…… 상당히 과분하네요.”
“그렇게 생각해도 좋다”.
나는 회중시계를 빤히 바라보았다.
‘이거, 진짜 괜찮은데?’
애당초 내가 혼자서 활동한 이유는 함께 움직일 사람이 없어서였다.
물론 기사단에 소속된다고 해도 미 래의 정보를 발설하는 건 불가능하 기에 혼자 활동하는 건 매한가지겠 지만, 기사단의 도움을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큰 메 리트였다.
거기에 더해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 다. 항상 고민하던, ‘미래의 멸망을 막은 뒤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해결이다.
마법도 못 쓰고 연금술도 사용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단순히 무력 하나 만으로 등급이 결정되는 마법 기사 단이야말로 가장 잘 어울리는 집단 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조건이 하나 있다.”
”..조건인가요?”
“현재 스텔라 기사단은 소속 국가 가 없는 무력 단체로서 싸구려 해결 사 노릇을 하고 있다.”
마법 기사라는 직업에 대해 자부심 따위가 코빼기도 느껴지지 않는 말 丁 갔다.
“너 또한 평상시에는 학생의 신분 으로 활동하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명령에 따라 움직여야만 한다.”
—ロ ・
그건 조금 별로다. 내가 영 탐탁치 않다는 표정을 짓자 아레인이 즉시 조건을 정정했다.
“하지만 학업에 열중해야만 하는 나이에 잦은 임무는 곤란하겠ス】. 지 금처럼 네가 관심을 가진 사건에 한 해서 따로 임무를 부여하도록 하겠 다. 이 정도면 충분한가?”
“충분하다 못해, 좀 과한데요. 이렇 게까지 저한테 잘 대해주시는 이유
가 대체 뭡니까?”
“나는 너를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 스텔라 기사단의 미래를 위해서…… 네가 반드시 필요하다.”
“에이, 제가 뭘 잘했다고 그렇게까 지 말하십니까.”
너무 과하게 과대평가를 하는 것 같아서 분위기 전환 삼아 농담조로 말했으나, 그는 여전히 딱딱한 표정 그대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정말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인 가요?”
그래.”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더 이상 망
설일 필요는 없었다. 조건도 충분히 좋았고 이유는 모르겠으나 아레인이 나를 굉장히 신뢰하고 있으니, 나는 그것을 이용해먹기만 하면 된다.
“하겠습니다.”
내가 회중시계를 받아 들자 그제야 만족했는지 아레인의 표정이 아주아 주 살짝이지만 풀렸다.
“임시 스텔라 기사가 된 것을 축하 한다. 그럼, 곧바로 첫 번째 임무에 대해 이야기해야겠군.”
“…아니, 임명장도 안 받았는데 바 로 임무부터 주시는 겁니까?”
“네가 흥미로워할 만한 임무다. 마
녀와 관련되어 있지.”
그는 마녀라는 단어를 입에서 꺼낼 때마다 자신의 손목을 자꾸만 만지 작거렸다.
“그건…… 네. 흥미롭네요.”
내가 긍정하자 아레인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미리 준비해 놓은 서류를 꺼내서 탁자 위에 올려놓았 다.
“네가 맡을 임무는 아르카니움에서 설치고 다니는 마녀의 행적을 확보, 가능하다면 제거하는 것.”
거기까지 말한 뒤 그는 깍지를 끼 고서 말했다.
“할 수 있겠나?”
나는 망설임 없이 서류를 받아 들 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 * *
그 이후, 나는 아레인과 마녀라는 존재에 대해 한참이나 더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너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마녀는 실존한다.’
그렇게 말하며 서두를 꺼낸 아레인
은 절대 자신이 마녀에게 패배했다 는 과거를 꺼내지 않으면서, 최대한 많은 정보를 내게 제공하려고 노력 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은 나도 이 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상당히 흥미로 운 이야기가 하나 있기는 있었다.
아마도 내 귓가에 자꾸만 환청이 들리는 이유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았을까 싶은 내용이었는데 원한을 가진 마녀는 자신의 영혼을 물건에 귀속시킨다고 했던가…….
“음?,,
기숙사로 돌아와서 보니, 문이 살
짝이지만 열려 있었다. 내가 문을 제대로 안 닫았던가?
‘뭐 어때.’
어차피 CCTV도 있어서 도둑이 들 일은 거의 없다.
기숙사로 들어온 나는 가볍게 샤워 를 끝마친 뒤 서류 봉투를 간이 보 관함에 꽁꽁 숨겨두었다.
그러고서 불을 끈 다음 침대에 풀 썩 드러누우려던 나는, 옆에서 부드 럽고 따뜻한 물체의 촉감이 느껴져 서 화들짝 놀라 상체를 벌떡 일으켰 다.
“미, 미친 뭐야…….”
서둘러 안경을 소환하여 시야를 밝 히니, 웬걸.
“……풀레임?”
단발머리의 자그마한 소녀가 몸을 새우처럼 웅크린 채 새근새근 잠을 청하고 있었다.
‘내가 기숙사를 잘못 찾아왔나…?’
그건 아니다. 방의 구조는 틀림없 이 내 기숙사였으니까.
얘는 여기서 대체 뭘 하는 거야.”
침대의 구석 한쪽을 차지한 채 잠 을 청하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화가 난다기보다는 그저 어이가 없
을 따름이었다.
이걸 들쳐 업어서 원래의 기숙사로 돌려놔야 할까. 아니면 내가 다른 데서 자야만 하는 걸까.
“에휴, 모르겠다.”
하지만 생각하고 보니 전부 귀찮았 다. 내일부터 매일같이 아르카니움 전역을 돌아다닐 예정이었기에 휴식 만큼은 제대로 취하고 싶었기에 풀 레임을 구석으로 밀어 넣고서 침대 에 풀썩 누웠다.
뭔가, 상당히 신경 쓰이고 불편했 지만…….
그래도 잠은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