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028
8. 회귀자(2)
방과 후, 자율활동시간.
평소 같았다면 자습실에서 공부했 을 에이젤이었지만, 오늘은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백유설…….’
머리가 복잡했다.
분명, 그의 도움 덕분에 메이젠의 함정을 돌파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이다. 하지만, 그때 자신은 무얼 했 는가?
고작해야 백유설이 지시했던 사항 증 하나를 우연찮게도 할 줄 알아서 깨작거린 게 끝이지 않던가.
‘즉석에서… 그런 배합법을 만들었 다고?’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의 발상으로 는, 자신의 재능으로는, 자신의 지식 으로는 도저히 거기까지 닿을 수 있 을 것 같지가 않았다.
비록 연금술이 비주류라고는 하지
만…… 그의 지식이 연금술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는 게 문제였다.
이미 학과 내에 소문이 자자하게 퍼졌다.
‘예습을 전혀 하지 않고 들어온 천 재.’
백유설은 술식과 공식을 암기하지 않고서는 풀 수 없는 반 배치고사의 모든 문항을 백지로 제출했다. 평범 한 학생의 기준이라면 그게 당연한 일이었다. 스텔라의 반 배치고사 수 준이 어지간한 대학 시험에 맞먹었 으니까
평범하게 공부하여 평범하게 고등
부에 입학한 학생이라면, 대학 수준 의 문제를 풀 수 없을 테니까
다만, 모든 스텔라의 학생은 영재 였고 조기 교육을 받기에 그러한 것 들을 푸는 게 오히려 당연했다.
백유설은 그러지 않았다. 그는 예 습 따위 전혀 하지 않고 들어와서, 남들이 풀 수 없던 마의 3문항 풀 어 냈다.
그것도 모자라 그는 남들보다 뒤처 졌음에도 불구하고 무시무시할 정도 로 공부하여 벌써부터 크게 두각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어떤 과목에서도 막히는 게 없
었으며, 그의 발상은 모든 교수진이 감탄하고 인정하였다.
“아……
에이젤은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 었다.
,나의 딸,
문득, 아버지의 죽음이 떠올라 버 렸다.
‘사랑하는 내 딸아…… 너도, 언젠 가… 진실을 알게 될 거란다……
의문스러운 말을 남기고서, ‘배신 자’의 낙인과 함께 이슬이 되어 사 라져 버린 아버지.
아직도 그의 유언을 이해할 수 없 었다. 다만, 그녀가 아직까지 살아 있는 이유는 복수를 위함이었다.
‘아돌레비 트.’
자신의 아버지를 배신자로 몰고 가, 마침내는 죽음에 이르게 만든 더럽고 추잡한 가문.
아직도, 아직도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그 망할 여자의 얼굴이 잊히질 않았다.
복수를 해야만 한다.
아버지를, 그리고 자신을 나락으로 끌어내린 그들의 심장에 날카롭게 벼려진 복수의 칼날을 박아넣어야만
한단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고가 되어야 했다.
나는 천재니까. 하늘이 내린, 둘도 없을 천재라 불리는 마법사였으니 까.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녀에게 복수 의 수단은 단 하나밖에 남지 않았 다.
아돌레비트의 두 명의 공주보다 더 욱 위대하고 뛰어난 마법사가 되어 ‘천상계’에 도달하는 것.
모든 마법계를 좌지우지하는 최고 의 마법사가 된다면, 여태 당했던
모든 수모와 고통과 역경을 그대로 돌려줄 수 있으리라.
그런데.
‘이번의 나는, 대체 뭐였지?’
다른 학생의 임기응변과 지식에 의 존하여 물약을 흔들고 있었을 뿐인, 그야말로 포션 배합통과 다를 게 없 는 짐덩어리에 불과하지 않았던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최고가 되 어야만 하는데.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 어 떤 고난과 역경이 닥쳐와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는…… 더 달라져야만 해.’
에이젤은 이를 악물고서 일어났다. 이러고 자괴감에 빠져 있을 시간은 없다. 이 순간에도 백유설은 앞서나 가고 있을 것이며 한때 얼음과 불꽃 으로서 라이벌으로 엮였던 흥비연은 이미 왕가에서 철저한 엘리트 교육 을 받으며 자신보다 더욱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이 이상, 뒤처질 수는 없다.
* * *
“후루루룩!”
스텔라 아카데미에 온 이상, 꼭 해 보고 싶었던 게 있다. 교내에 존재 하는 스텔라리아 카페에서 아메리카 노를 ‘우아하게’ 마셔보는 것.
드넓은 테라스에서 야경이 전부 보 이는 전망을 바라보며 고급 원두를 우린 커피를 마시는 건 그야말로 귀 족들이나 하는 고품격스러운 여가 생활이지 않은가?
“음. 한 잔 더 마시고 싶은데….”
그런데, 우아하게 뭘 즐기고 자시 고 할 것도 없이 원샷으로 들이켜고 말았다. 솔직히 뭔 맛으로 먹는지도 모르겠다. 300원 주고 자판기에서
뽑아먹던 믹스커피가 더 맛있다.
“에라이, 더럽게 비싸기만 하고. 맛 도 없네.”
의자에 몸을 눕힌 뒤, 나는 야경을 구경하는 척하며 직박구리 안경을 활성화하였다.
[메이젠 티렌]
*흑마 침식 진행도 : 37%
지난번 조별과제 때, 그럭저럭 굴 욕을 줬음에도 불구하고 진행도가 아직 37%밖에 되지 않았다.
‘이걸 또 어떻게 올린다……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레 침식도는 오르게 되겠지만, 그때는 늦는다. 어 떤 사건을 계기로 교수의 침식도가 단번에 폭발적으로 상승해 버리면 대처할 새도 없이 사건이 터져 버릴 테니까
내 목표는 한 번에 50%를 달성하 도록 만들어서 흑마척살대가 메이젠 의 존재를 알아차리도록 하는 것이 었는데, 어째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정해진 운명대로 간다는 건가. 앞 으로 석 달 안에는 사건이 터질 텐 데.’
메이젠 티렌 교수의 ‘흑마화’는 랜 덤으로 다른 학생 한 명에게 영향을 미친다.
나는 그게 누가 될지 정확히 모른 다.
스토리를 외우지 못해서가 아니라, 시뮬레이션 게임답게 하나의 에피소 드에도 수많은 분기가 있어서 이 세 계의 미래를 확정 짓는 건 불가능했 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해진 후보는 있다.
풀레임의 친구, 제키.
홍비연 파벌의 소녀, 아르슈앙.
그리고…… 해원량.
‘해원량이 휩쓸리는 건 정말 최악 의 경우겠지.’
수십 만의 플레이어 사이에서도 해 원량의 흑마 침식을 본 사람이 극히 적을 정도로 굉장히 드문 일이다. 하지만 해원량의 흑마화는 특히 조 심해야 한다. 그의 흑마 침식은 그 즉시 [배드엔딩]이나 다름없는 결과
를 낳으니까.
‘그래도 대충 예상가는 사람이 있 긴 한데.’
제키. 그 아이가 제일 의심스럽다.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거의 90% 이상의 확률로 그 아이가 흑 마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확정은 아닌지라 밝혀낼 방도는 없 다만.
‘에휴. 고민할 시간이 어깨 근육이 나 조져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카페에서 일어났 다.
카페에서 나와 훈련장을 향해 천천
히 걸어가는데, 누군가가 정원에 가 만히 앉아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 다.
‘•••풀레임?’
그녀는 나를 빤히 쳐다보더니, 벌 떡 일어나 성큼성큼 내게 다가왔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가까이 다가온 그녀는 흑색의 단발을 흔들거리며 다짜고짜 물었다.
“너, 뭐야?”
“……뭔 소리래?”
“저번에 제대로 대답 안 해줬잖아. 네 정체.”
또 이 질문인가.
사실 이전번에 ‘조별과제’를 겪고 서, 슬슬 그런 고민이 들었다.
내가 아는 미래의 정보와 풀레임이 아는 미래의 정보는 다르다. 그녀는 사소한 스토리까지 모두 기억하는 반면 나는 그런 것들을 거의 알지 못하였으니까.
그런데 만약, 풀레임에게서 신뢰를 얻어내 둘의 정보를 합칠 수 있다 면?
틀림없이 ‘진 엔딩’으로 도달하는 과정 역시 쉬워질 것이다.
‘질러버려?’
꿀꺽. 목울대가 움직인다. 아직 그
녀의 본심을 알아내지는 못했으나, ‘더 쉬운 길’이라는 욕망이 자꾸만 나를 유혹하였다.
그리고 그 유혹을 막은 건, 내 본 능이 아니었다.
[경고! 서사력이 부족합니다!] [경고! 해당 인물에게 당신이 ‘빙 의スト’라는 사실을 밝히지 마시오.] [경고! 당신이 알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해당 인물에게 세세히 공유 하지 마시오.],……돌겠네 진짜.’
별의별 제약을 다 걸어댄다. 경고 를 무시했다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 겠으나, 아무튼 어겨서 좋을 건 없 어 보였다.
하는 수 없이, 나는 또다시 풀레임 에게 핑계를 대는 수밖에 없었다.
“시조 마법사가 마법을 가르치면서 했던 유명한 말이 있어. 알아?”
,,…알아.,,
아주 간단하지만, 가장 유명한 명 대사였다.
‘마법사여, 그대의 본모습을 세상 에 절반만 보이도록 하라.’
당시에도 마법사는 세상을 지키기 위해 이계의 존재에게 맞서 싸웠으 나, 그 숫자가 극히 적었다.
그래서 마법사라는 존재가 거의 신 적으로 추앙받고는 했는데, 자신들 의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가 사실은 마법을 단련하기 위해 뒤에서 피를 토하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단 것을 알게 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마법사는 대중에게 항상 완벽한 모 습만을 보여야 했다. 언제나 멋들어
진 옷을 차려입고, 강력한 마법을 구사한 뒤에도 전혀 지치지 않아야 했으며, 결코 아플 일이 없어야만 했고,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용 기를 가져야만 했다.
그래서 시조 마법사는 그런 말을 한 것이다.
본모습을 절반만 보이라고.
“우리도 속마음을 절반만 털어놓기 로 하자. 너나 나나 각자 밝히고 싶 지 않은 비밀을 가지고 있을 테니 까.”
“……그래. 좋아.”
풀레임은 빠르게 수긍하였고, 즉시
물어왔다.
“너, 미래를 알고 있지?”
엄청나게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이거 절반만 밝히자니까, 아예 모든 걸 들춰내려고 하네.
하지만 아무리 그녀가 추론해도 내 가 ‘로판 게임 빙의자’라는 사실은 모를 것이다. 그것만 밝히지 않으면 충분하다. 이미 내가 어느 정도 미 래의 지식을 가지고 있단 사실은 그 녀도 유추하고 있을 터.
어쩌면, 나 또한 자신과 같은 ‘원 작 로판 빙의자’라고 생각할지도 모 르는 일이다.
원래는 이것도 밝히고 싶지 않았는 데…… 이제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나는 곧이 곧대로 밝히지 않았다. 대답을 하면서도, 얼마든지 상대방의 정보를 유추할 수 있을 테 니까
“그런 질문을 한다는 건, 너도 마 찬가지라는 거네?”
나는 ‘마찬가지’라고 대답함으로써 긍정하였고, 풀레임은 대답하지 않 음으로써 긍정하였다.
이미 그녀가 빙의자란 사실을 알고 는 있지만 그렇다고 아는 척을 해서
는 안 된다. 일부러 내가 어디까지 아는지를 숨김으로써, 정보적으로 우위를 가져야만 했다.
“이번에는 내 질문이야. 네가 학교 에 다니는 목적은 뭐야?”
솔직히 딴 건 다 필요 없다. 어차 피 풀레임의 외부적인 스토리에 대 해서는 대부분 알고 있으니까. 하지 만 그녀가 내부적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게 제일 궁금하다.
그녀는 잠시 머뭇거렸으나, 이내 입술을 달싹였다.
“……세계가 멸망하지 않는 방향으 로 움직이는 거야. 이 세상은 너무
나도 위태롭거든.”
진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이 건 그래도 꽤 긍정적인 답변이었다. 아예 세계 멸망을 위해 움직이겠다 는 답변이 아닌 게 어디야.
원작 로판에서도 ‘흑마인’ 집단이 존재했으며 아마도 새드엔딩이라고 듣기는 했는데, 그녀도 그런 엔딩을 맞이하기는 싫은 모양이다.
“다음, 내 질문이야. 너는 어째서 그렇게 행동하는 거야?”
나는 고민하는 척을 했다. 풀레임 은 그런 나를 기다려주었다.
그런데.
질문에 문제가 있다.
그런 행동이 뭔데……?,
그녀가 말하는 ‘행동’이 뭔지 이해 를 못 했다. 하지만 여기서 대뜸 모 른다고 해도 될까? 이 사소한 질답 으로 풀레임이 내가 ‘원작 로판’을 모르는 사실을 알아내 버리면? 그건 곤란하다. 정보적으로 불리해지는 건 피해야만 했다.
“……그냥, 내가 이러는 편이 가장 낫다고 생각하니까.”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대답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레, 풀레임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무슨, 그런… 어째서…….”
뭐ス]. 내가 예상했던 반응이 아니 다.
풀레임은 고개를 떨구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고개를 도리질 쳤다. 그러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믿을 수 없어.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바보 같은 거야? 거짓말하지 마. 분명, 무언가… 뭔가, 목적이, 원하는 게 있을 거야.”
“그런 거 없는데.”
“빨리 말해!!”
깜짝이야. 지금 내가 질문할 차례 아니던가? 마음이 살짝 상했지만 나 중에 질문 두 번 더 하면 되겠거니 싶어서 답했다.
“원하는 거라고 해봐야… 음, 사실 잘 모르겠어.”
“모르겠다고?”
“어. 분명 있긴 있는데, 이게 맞는 지 나도 확신이 안 서거든.”
십이신월을 찾는 게 과연 진 엔딩 으로 향하는 길이 맞느냐 아니냐. 솔직히 아직도 헷갈린다.
“그래서 지금 남은 목적이라면… 그냥, 살고 싶어. 그게 전부야.”
사람이 다 살고 싶어서 이런 개고 생을 하는 게 아니겠나?
“살고… 싶다고……?”
내 대답에 풀레임은 두 눈을 크게 뜨더니, 이내 허탈하게 웃었다. 그 눈빛에 순간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 었다.
어째서 일까.
그 눈에 슬픔과 연민이 담겨있던 이유는.
‘뭐야 이거.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야?’
그녀는 자조적으로 중얼거렸다.
“……그렇겠지.”
그러면서, 풀레임은 고개를 떨군 채 한참이나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러다 갑작스레 고개를 들어, 살 짝 눈물 맺힌 눈동자로 나와 눈을 마주하였다. 순간이지만 가슴이 철 렁일 정도로 아찔한 눈빛.
“미안. 내가 실례했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서 그대로 뒤 돌아 뛰어서 사라져버렸다.
“어…?”
너무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붙잡 지 못했다.
‘내가 질문할 차롄데?’
뭔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멍하니 서 있는데, 이번에는 뒤쪽에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유설.”
낯설지만 익숙한 목소리. 고개를 돌려보니, 해원량이 무시무시한 표 정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방금, 무슨 대화를 나눈 거지?”
“어… 별거 아닌데. 왜, 왜?”
세계관 최강자 마유성의 라이벌 격
인 해원량이 저런 싸늘한 표정으로 쏘아보니 솔직히 좀 쫄렸다.
이대로 지하 주차장에 끌려가서 처 맞는 건 아니겠지…?
“똑바로 대답해. 어째서, 풀레임이 울면서 돌아갔느냔 말이다.”
그 말에, 나는 저 소년이 무언가 착각하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다.
생각해 보니 게임에서의 해원량이 풀레임을 짝사랑한다는 설정이었던 가. 해원량 루트로 이어지기를 원했 던 플레이어들이 상당히 많았기에 아직도 기억난다.
“아무 일도 없었어. 특히, 네가 생
각하는 일은 더욱 아니야.”
개인적으로는 풀레임이 마유성과 조금 더 가까운 사이가 되었으면 좋 겠으나, 그렇다고 해원량의 연애사 를 방해할 생각은 없었으므로 오해 를 풀었다.
물론 내 말에도 해원량은 완전히 납득하지 못했는지 계속해서 나를 노려보았으나, 이내 고개를 휙휙 돌 리더니 말했다.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군. 너 희 둘이 나눈 대화를 굳이 캐물어서 미안하다. 스마트하지 못하게 프라
이버시를 침해하려고 했군. 사과하 지.”
“어, 그러냐….”
그러면서 돌아가는 해원량. 어쩐지 축 처진 어깨가 안쓰럽다.
아니, 안쓰럽다기보단…….
불안했다.
‘쟤 원래 저런 애가 아닌데?’
내가 아는 해원량은 그 누구보다 냉소적이고 냉철하며 냉혈한이었고 냉정하였다. 사랑하는 여인에게조차 그 속마음을 끝끝내 드러내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차도남이란 말이
그런 해원량이라기에 지금의 저 모 습은 너무나도 어색하고 불안정해 보였다.
‘상당히 분위기가 쎄한데….’
뭔가 좋지 않은 느낌이 들었으나 애써 떨쳐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