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284)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284
53. 바람에 드리운 그림자(5)
인간과 흑마인의 관계는 일방통행 이다. 이것은 운명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은 아닐 것이다.
‘인간은 흑마인이 될 수 있으나, 혹마인은 인간이 될 수 없다.’
아주 단순명료한 명제였으며, 절대 불변의 법칙이기도 했다.
위의 ‘인간이라는 단어에는 이 세 상 대부분의 종족이 포함된다.
엘프, 수인, 드워프를 포함하여 지 성을 갖췄으며 마법을 사용할 수 있 고 감정과 이성을 지닌, 모든 존재.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존재라면 그게 설령 다람쥐나 강아지라고 할 지라도 누구나 이면 세계와 계약하 여 심장을 바쳐 자신의 마나를 흑색 으로 물들일 수 있다.
심장을 바친 대가로 마법사는 자신 의 재능을 초월한 힘과 지식을 얻을 수 있으며 또한 미지의 세계에 동화 되어 그것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
다.
실제로 페르소나 게이트를 연구하 던 어떤 마법사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강력한 페르소나와 계약하였 으나 그것을 버티지 못한 탓에 모든 지식과 마법 이성마저도 잃어버렸다 는 유명한 이야기도 있다.
다만 강력한 힘을 얻으며, 마법사 들은 심장만 바치는 것이 아니다.
감정은 물론 이성마저도 바치는 경 우도 다반사였으며 더 이상 인간답 게 살 수 없는 것은 물론, ‘흑마인 이 되기 전 자신의 종족’의 심장을 섭취해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제약 이 걸리게 된다.
엘프 출신의 흑마인이라면 엘프의 심장을, 인간 출신의 흑마인이라면 인간의 심장을.
아주 극히 예외가 있기는 하다.
0.000001%라는 극악의 확률로 흑 마인과 이종족 사이에서 태어난 자 식은 심장을 섭취하지 않더라도 살 아갈 수 있으며 심지어 흑마인과 인 간의 능력을 모두 아주 강하게 타고 태어날 수 있다고 하는데……. 위의 이야기는 실제로 본 사람이 아무도 없는 전설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흑마인은 자손 번식이 불가능했으니까.
또한 그런 존재가 있다고 해도 태 어나는 순간 죽을 것이다.
혹마인은 인간 따위와 번식한 나약 한 흑마인을 사회에 들이고 싶어 하 지 않는다.
‘여기까지가 종족 특성.’
마녀의 왕.
또는 계절의 주술사.
또는 최악의 마녀.
또는 연녹탑주의 스승.
또는…… ‘스칼렛 메이든’.
우윳빛 흰색 머리칼에 황금색 눈동 자를 지닌 외견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살벌한 이름을 가진 그녀는 천 천히 머릿속에 저장되어 있는 지식 을 곱씹고 또 검색했다.
모든 종족에게는 ‘종족 특성’이 정 해져 있다.
엘프들이 채식을 선호한다거나, 드 워프가 손재주가 좋다든가, 인간은 반드시 집단을 이뤄야만 한다든가.
하지만 이는 절대적이지 않고, 개 개인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한다.
예를 들어 최근 1세기 동안 육식 을 좋아하는 어느 특이한 엘프 덕분 에 많은 젊은 엘프들이 육식을 즐기 기 시작했으며, 손재주를 전혀 연마
하지 않아 형편없는 대신 마법에만 몰두하는 드워프가 나오는가 하면, 집에 콕 틀어박혀 사회생활을 전혀 하지 않는 인간이 존재하는 등 주변 상황과 개인의 성향에 따라 종족 특 성은 언제든 바뀔 수 있었다.
흐卜지만 단 하나.
‘종족의 운명’은 바뀌지 않는다.
마우로 부족은 태어날 때부터 모든 개체가 3클래스 이상의 마력을 타고 나는 천재적인 특성을 타고났다.
단, 이 특성에는 단점이 있었으니.
결코 8클래스 이상의 경지를 도달 할 수 없으며, 50세가 되는 해에 7
클래스에 도달하지 못하면 마나로 산화해 공중으로 흩어진다는 것이
마우로 부족은 태어날 때부터 3클 래스의 힘을 지닌 덕분에 한때 번성 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7클래 스에 도달하는 이들이 점차 줄어들 면서 결국 그들은 500년 전에 멸족 하였고 지금은 그 문명의 흔적밖에 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종족의 운명.
지상의 생명체 따위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결코 바꿀 수 없는 절대불 변의 법칙이란 말이다.
-……저게 무슨 일이야.
스칼렛은 솜털처럼 곤두선 머리카 락을 가라앉힐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아넬라를 바라보았다.
후두둑!
“뭐, 뭐야…!”
“잠깐, 잠깐만……
마을 사람들의 외형을 뒤집어쓴 스 텔라의 1학년 생도들이 지팡이마저 떨어뜨린 채 뒷걸음질을 친다.
겁을 먹은 것일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인간… 이었어……r
아넬라를 둘러싸고 있던 흉측한 검 은색 액체 덩어리의 외모가 벗겨지 면서, 그 내부에 감춰져 있던 어리 고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말도 안 돼……
스칼렛이 저들에게 사용한 마법은 별로 특별할 것도 없었다.
아넬라의 눈에는 ‘암시’를 걸어 스 텔라의 생도들을 마을 사람처럼 보 이도록 만들었고, 그녀의 심장에 백 유설의 부적을 삽입하여 ‘진실된 모 습’만을 내보이도록 하였다.
즉, 흑마 제어술로 숨기고 있던 흑
마인의 본모습을 저들에게는 더 이 상 숨길 수 없도록 억제한 것.
흑마인의 진실된 모습을 본 적이 없는 스텔라 생도들은 아넬라의 외 모를 보고서 단순히 괴물이라고 생 각했고, 당연히 잡아 죽이려고 했다.
그런데.
그 흑마인의 흉측한 외모가, 산산 조각 부서져 흩어지고 있다.
땀에 젖어 뺨에 달라붙은 머리카락 과 오밀조밀 작고 귀여운 이목구비.
어느 누가 보아도 예쁘다고 칭찬할 만한 천사 같은 외형의 아넬라가 흉 측한 괴물의 모습 속에서 등장하자
그 효과는 몇 배가 되어, 스텔라 생 도들의 전의를 순식간에 상실하도록 만들었다.
-내 마법이, 풀렸다고?
아니. 아니다. 스칼렛은 고개를 저 었다. 그녀의 완벽한 주문은 절대로 풀리지 않는다.
다만, 아넬라의 ‘진실된 모습’이 정 말로 벗겨져…… 흉측한 흑마인에서 인간의 외모를 갖추게 되었을 뿐.
-그럴 리가 없어.
무언가가 이상하다.
흑마인의 진실된 모습이 인간의 외 모를 할 수는 없다.
그것은, 그냥.
그럴 수 없는 일이니까.
세상은 그렇게 정해져 있으니까.
뚝!
무언가가 강하게 끊어지는 소리가 마녀의 귓가에 생생히 울려 퍼졌다.
이성의 끈이 끊어졌다는 그런 말장 난 따위가 아니다.
이 세계의 법칙을 구성하는 수십억 개의 톱니바퀴들. 하나하나가 맞물 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그 수많은 톱니바퀴 중 하나가 무너졌다.
아주 자그마한 법칙이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라거 나 ’10년 뒤 세상이 멸망한다’ 같은 중요한 법칙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흑마인은 인간이 될 수 없 다’라는 아주 사소한 법칙이 부서져 세상을 구성하는 굴레에서 떨어져 나왔다.
一 하, 하하..
스칼렛은 빗자루를 떨어뜨리고서 양손으로 입을 가린 채 웃었다.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머리가 뻥 뚫려 버린 듯한 감각마 저도 들었다.
-정말로, 고작 한 명의 인간 따위 가 운명을 비틀었다고……?
9클래스의 마법사도, 십이신월도, 신수도, 용조차도, 심지어는 시조 마 법사조차도 그런 것은 할 수 없었 다.
그런데 고작 소년 한 명이 운명에 장난질을 친 것도 모자라, 아예 법 칙 하나를 송두리째 부서뜨렸다.
-그 아이는, 지금 어디에……?
스칼렛은 뒤늦게 백유설의 위치를 찾았다. 그는 이제 막 마을에 도착 한 듯, 홍비연을 데리고서 근처의 외딴 길을 걷고 있었다.
-이제야…… 온 거야…?
백유설은 틀림없이 가이드 라인 메 시지를 확인했을 터. 처음부터 마음 만 먹었다면 이곳에 올 수 있었을 것이다. 스칼렛은 그리 예상하고 있 었으니까.
그래, 분명 처음에는 백유설도 서 둘러 이동했던 것 같다. 저 속도대 로라면 최소한 3시간 안에는 도착할 것 같다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런데 웬걸, 다른 1학년 생도들이 도착할 때까지도 백유설은 오지 않 았고 사홀이 다 지난 뒤 아넬라가 인간이 되고 나서야 이곳에 도달했
다.
그 순간 스칼렛은 멍한 기분이 들 었다.
-설마, 처음부터 내 존재를 눈치채 고 있던 거였나……?
그녀는 백유설을 시험하기 위해 자 그마한 무대를 마련했다.
바로 이 페르소나 게이트 말이다.
그런데, 소년은 스칼렛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고 천천히 느긋하 게 움직여 모든 사건이 끝난 뒤에야 딱 맞춰 도착했다.
마치…….
스칼렛의 의도를 놀리려는 것처럼.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거란 사실을 알았구나, 백유설.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수백 년간 마녀로 살아왔고, 9클래 스의 마법사조차 꼭두각시로 부릴 수 있던 그녀에게 있어서 누군가가 자신의 체스판에서 벗어나 마음대로 뛰어다니고 있는 이 상황은 굉장히 충격적이고 생소하게 다가왔다.
“뭔 일이래?”
“……다른 생도들이야.”
백유설과 홍비연은 뒤늦게 10명의
생도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 합류하 였고, 그제야 아넬라를 처음 본 그 는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서 크게 놀라고 말았다.
“아넬라? 얘가 왜 여기에 있어?”
허겁지겁 달려가 아넬라를 속박한 마법을 검으로 끊어낸 뒤 껴안고서 맥박을 짚으니, 간신히 숨은 붙어 있는 게 느껴졌다.
다른 생도들이 백유설의 반응을 보 고서는 당황하여 물었다.
“배, 백유설. 너 걔랑 아는 사이 야?”
“어…… 알지. 여름방학 때 교환학
생으로 왔던 애거든.”
“뭐라고?”
“미친, 진짜 사람이 왜 페르소나 게이트에 있는 거야?”
“분명 들어올 땐 우리밖에 없었는 데, 어떻게…….”
다른 학생들이 놀라는 것과 별개 로, 백유설은 또 다른 의미로 경악 한 상태였다.
‘이게 뭐야……?,
[현재 ‘아넬라’의 상태에서 ‘흑마 인의 기운이 완전히 제거되었습니 다.] [종족, 인간.] [99% 인간으로 확인됩니다.]외모는 뭐 하나 변한 것 없이 그 저 흑마력만 빠져나간 채 아넬라의 상태가 완벽히 인간으로 변해 있었 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아넬라를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한 과정은 상당히 고되고, 아주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준비를 해야만 했 다.
당장은 바빠서 어쩔 수 없이 그녀 에게 신경을 전혀 쓰지 못했거늘.
백유설이 아무것도 손대지 않은 사 이에, 아넬라라는 인물이 스스로 인 간으로 되돌아오고 말았다.
*……이것도 설마 나비효과야?’
멍하니 아넬라의 뺨을 쓸어내리는 와중, 그녀의 눈썹이 파르르 떨리더 니 눈동자가 떠졌다.
“……아.”
아넬라의 입꼬리에 희미하게 그려 지는 미소
“안녕…….”
“자, 잠깐. 말하지 말고 기다려 봐.”
백유설이 치료제를 찾는 사이 그녀 는 다시 힘을 잃고서 기절하였고, 보다 못했는지 뒤에서 누군가 그의 팔을 툭툭 쳤다.
“평민, 비켜.”
“어? 왜……
“응급 치료 키트.”
“아.,,
홍비연이 새하얀 구급 상자를 들어 올리며 말하자 백유설은 회복 기능 이 있는 케어 블랭킷을 바닥에 깐 뒤 그곳에 아넬라를 눕혔다.
그다음 홍비연이 그녀를 치료하기
시작하자 다른 학생들은 물론, 뒤에 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반디연까 지 뛰어와 아넬라를 급히 치료해 주 었다.
다행스럽게도 치명상은 없었고, 출 혈은 많았으나 충분히 회복하면 돌 아올 수 있는 수준.
아넬라의 치료를 끝마친 생도들이 식은땀을 훔치고서 일어나자, 허공 에 페르소나 게이트의 가이드라인 메시지가 떠올랐다.
[인간이 되고 싶었던 소녀는 그 흉 측한 외모 때문에 숲속에서 홀로 눈
물로 지새는 밤이 많았다.] [소녀는 인간이 되기 위해 마을 사 람들의 사랑을 갈구하였으나, 돌아 온 것은 학대와 혐오.] [끝끝내 소녀는 꿈을 이루지 못한 얼어붙은 겨울의 밤, 낙엽과 눈에 덮인 채 누구도 알지 못하는 곳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것이 본래의 이야기.
운 이야기로 각색하여, 성공적으로 공략하였습니다!] [인간이 되는 꿈을 이룬 소녀는 그 세계에서 행복하기를 바라며』
[세계가 종료됩니다.]하늘이 어둑어둑해지고, 공간이 서 서히 옅어지기 시작하였다.
페르소나 게이트의 완전한 종료.
그들은 무사히 3리스크의 페르소나 를 완벽히 공략한 것이다.
백유설은 홍비연과 눈을 마주치고 서 어색하게 웃었다.
“결국 여유 부리다가 우리는 아무 것도 못 했네.”
“……미안.”
“미안할 것까지야. 그래도 재미있 는 시간 보냈잖아?”
어깨를 으쓱 올리며 백유설이 아무 렇지도 않다는 듯 말하며 씨익 미소 짓자 홍비연도 따라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끝끝내 그녀는 ‘나도’라는 말을 내 뱉지 못한 채 목구멍 뒤로 삼켰다.
아직은…….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으니까.
“돌아가자.”
그렇게 백유설이 아넬라를 안은 채 페르소나 게이트 바깥으로 빠져나가 는 모습을 지켜보며.
마녀는 이 세계와 함께 희미해지는 자신의 모습에 한탄하였다.
– 아아〜 이번에는 여기까진가.
본체는 움직일 수 없기에, 환영 분 신을 소환하여 움직이고 있었거늘 자그마한 페르소나 게이트를 만들고 부적에 장난질을 치느라 너무나도 많은 마나를 소모하는 바람에 힘이 모조리 빠져 버렸다.
– 오늘은 돌아가고, 다음 기회에 또
와야겠어 ~
마녀는 생긋 웃으며 아넬라를 껴안 은 채 걸어 나가는 백유설의 뒷모습 을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
–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사람.
만약 그가 작은 운명뿐만이 아니 라, 커다란 운명까지도 바꿀 수 있 다면.
– ……더더욱 마음에 들었어.
이윽고, 페르소나 게이트와 함께 마녀의 모습도 완전히 자취를 감추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