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15)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315
56. 교환학생(10)
“엘프와 인간이 교류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입니다. 아직도 많 은 엘프들이 보수적이던 시절을 기 억하고 있지요. 외부의 문화를 거부 하고, 타종족을 깎아내릴 뿐이던 그 시절은 아직 우리 세대와 겹쳐 있습 니다.”
엘트먼 엘트윈이 세계수를 구원하 는 것으로부터 시작된 엘프와 인간 의 교류. 어언 100년도 더 전의 일 이나 수명이 긴 엘프들에게는 그다 지 머나먼 일이 아니다.
세대교체가 빠른 인간과는 달리 엘 프는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보수적 이던 방침을 서서히 바꿔야만 했는 데 여전히 이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 진 어른 엘프들 역시 상당하다고 했 다.
“그래서 저희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종족과의 화합을 통해 많은 문화를 배우고 존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별꽃나무 생도와 스텔라 생도의 합 동 필수 과목 중에서는, 역사 시간 이 포함되어 있었다.
인간과 엘프가 과거에는 사이가 좋 지 않았으나,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친근한 종족이 되었다고 교육시키는 것이다.
물론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저런 세뇌교육을 펼친다면 언젠가, 먼 미 래에 빛을 발할 수도 있겠으나 이곳 에 앉아 있는 이들은 세계 최고의 천재들이었기에 씨알도 먹히지 않는 소리였다.
몇몇 스텔라 생도들이 수군거린다.
‘인간이 언제부터 요정과 친했다 고.’
‘나는 저 귀쟁이 새끼들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온갖 고고한 척은 다 하더니 속은 시커멓군.’
별꽃나무 생도들의 텃세가 알게 모 르게 그들을 스트레스받게 한 것.
‘쯧, 단명종 주제에.’
‘오래 살지도 못하는 것들이 뭘 믿 고 까부는 거지?’
‘정령과 교감도 못하는 수준의 감 수성으로 마법을 배우겠다고?’
‘우스운 소리.’
엘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모든 생도가 이렇지는 않았 다. 꽤 많은 수의 학생들이 서로 교 류하며 친해졌고 교환학생이 끝난 뒤에도 서로 연락하고 지내자며 우 편 번호를 교환하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극히 일부, 타종족을 기피 하는 몇몇 학생들 사이에서 결국 사 고가 터지고 말았다.
콰쾅!!
“꺄악! 싸움이야!”
“야, 쟤들 말려봐!”
“뭐야. 싸움 났어? 나도 볼래!”
“미친놈들!”
엘프 생도 두 명과 인간 생도 사 이에서 결국 싸움이 벌어진 것.
마침 그 자리를 지나던 에이젤이 급하게 얼음장벽을 쳐서 가로막았으 나 이미 학생들은 상처를 잔뜩 입은 채였다.
명문 마법학교의 학생들은 이미 한 사람, 한 사람이 ‘인간병기’라고 불 려도 좋다. 그렇기에 10대 소년들의 철부지 없는 싸움에도 단순한 주먹 쌈박질이 아니라 치명적인 살수가 오고 간다.
집 한 채는 가볍게 무너뜨릴 만큼 가공할 만한 위력의 마법이 복도에 서 오고 갔고 그 결과 기물이 상당 히 파손된 채 세 명의 학생이 병원 으로 급히 이송되었다.
“어떡해……
학생들이 걱정 어린 눈으로 실려가 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마법학교의 생도는 서로 간의 싸움 을 철저하게 금지한다. 애당초 수업 시간을 제외하고는 마법의 사용이 철저히 금지되어 있는데, 바로 이러 한 이유 때문이다.
그래서 차라리 감정이 격해지더라
도 주먹 다툼이나 하라는 교수의 우 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였는데, 기어 이 마법을 사용했다는 건…… 서로 에 대한 분노가 참을 수 없을 정도 로 가열되었다는 것.
“걔 어떻게 됐대?”
“스텔라 복귀 명령 떨어졌다더라.”
“싸웠던 엘프 두 명도 벌점에다가 큰 페널티를 받았다는데…….”
같은 종족끼리 싸워도 큰 벌을 받 는 마당에, 엘프와 인간의 화합을 위한 교환학생 도중 서로 싸움을 벌 였으니 아마도 저 세 명의 학생은 최대 퇴학까지도 고려될 것이다.
감정을 이기지 못하여 자신의 비전 을 망치다니.
“멍청하긴.”
홍비연의 입장에서는 엘프, 인간 가릴 것 없이 모두 저능아처럼 보였 다.
본디 강의실이나 식당, 도서관 등 에는 좌석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서 인간과 엘프가 섞여서 앉고는 했 는데 감정의 마찰로 인해 뜨겁게 가 열된 멍울은 쉽사리 낫지 않아, 서 로 떨어져 착석하는 상황이 벌어졌 다.
내 이럴 줄 알았지.”
자신의 얼굴보다 두세 배는 더 커 다랗고 두터운 전공 서적에 얼굴을 파묻은 풀레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원작 로판에서도 이런 싸움 은 있던 일이었기에 대충 예상은 하 고 있었다만 실제로 이 분위기를 체 감하니 굉장히 거북했다.
‘여기서 에이젤이 블라썸인지 블링 블링인지 하는 저놈들을 죄다 꼬셔서 상황을 반전시켰던 것 같은데…….’
탕탕!
교탁을 세게 치는 소리에 풀레임은 사색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학생 들의 시선이 한 번에 교탁으로 집중
되었다.
“후우…… 오늘 별꽃나무 생도와 스텔라 생도 간의 다툼이 있었죠. 학생들에게 원인을 물어보니, 종족 간의 문화 차이 때문이라고 해요.”
교환학생들을 모두 전담하는 교수 이자 식물, 정령, 신수 등 다양한 요정 마법을 전공한 “한나리’ 교수 는 근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교내에서의 다툼은 무슨 일이 있 어도 벌어져서는 안 되지만, 저는 학생들이 무슨 심정을 가지고 그런 일을 벌였는지 이해했습니다.”
올해로 100세가 넘어간 그녀는 별
꽃나무에서도 나름 고령 교수님이었 는데, 보수적이던 시절과 개방적으 로 변한 시절을 모두 맞닥뜨리며 또 그것을 받아들인 한 사람의 엘프로 서 이 상황을 해결하고 싶은 눈치였 다.
“종족별로 차이는 분명히 있겠지 요. 엘프는 귀가 뾰족하고, 인간은 귀가 뭉툭해요. 하지만 그게 전부입 니다.”
그녀는 따로따로 앉은 인간과 엘프 학생들을 번갈아 보았다.
“우리는 모두 똑같아요. 엘프가 더 똑똑하다? 그건 틀린 말이에요. 엘 프가 더 마법을 잘 쓴다? 누가 그
렇게 정했나요? 현재 9클래스의 대 마도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종족이 어디죠? 바로 인간입니다.”
듣다 못한 3학년의 별꽃나무 생도 한 명이 손을 번쩍 들었다.
“교수님. 단순히 그런 수치로 정하 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8클래스 마 법사는 엘프가 훨씬 많지 않습니까? 엘프는 기본적으로 수명이 길기 때 문에 마법을 천천흐], 느긋하게 배우 려는 것일 뿐이에요.”
한나리 교수는 그 학생을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문득 입술을 떼었다.
“하송울 생도. 당신은 마법을 천천
히 배우고 계신가요?”
그 질문에 엘프 생도는 잠시 움찔 했으나,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인간에 비해 오래 살 수 있 으까요.”
“우습군요.”
“……예?”
“엘프의 하루는 48시간이라도 되 는 겁니까? 당신, 하루에 평균 몇 시간 공부하시나요?”
”그게…….”
“12시간입니다. 강의 8시간에 하교 후 4시간 더 자습한 뒤 기숙사로
돌아가겠지요.”
자신의 생활 패턴을 설마 교수님이 알고 있을 줄은 몰랐기에 당황한 하 송울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여서 긍정했다.
“그럼, 거기 스텔라 생도?”
“네, 네?”
갑작스러운 질문에 어느 여학생 한 명이 목을 움찔 떨었다.
“하루에 몇 시간 정도 공부하시나 요?”
“어… 저는 강의 시간 포함해서 9 시간 정도…….”
“옆의 생도는?”
“n시간……?”
“현재 마법 성취도는 4클래스로 보 이는군요. 성적은 어느 정도죠?”
“2학년 137둥을 했어요…….”
“대단하시군요. 18세에 4클래스라 니.”
한나리 교수는 다시 하송울 생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인간과 엘프의 평균 공부 시간은 엇비슷해요. 누가 더 열심히, 천천 히, 느긋하게. 그딴 건 없어요. 인간 보다 느리게 성장하는 자신들의 마
법 성취도를 애써 포장하기 위해 만 들어낸 허상뿐인 이미지라는 겁니 다.”
“그, 건.
하송울은 무어라 반박하려고 했지 만, 입술을 뗄 수 없었다.
무어라 말하겠는가? 자신의 재능이 다른 엘프들의 평균보다 부족하여 저들보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되지 않았다? 자존심이 허락하기 이전에, 본인이 했던 말을 부정하는 꼴이 된 다.
“아마 별꽃나무의 다른 2학년 생도 에게 물어봐도 공부 시간과 마법 성
취도는 비슷할 거예요. 드워프가 만 약 있었다면, 마찬가지였겠죠.”
“……하지만 인간들의 마법은 부족 해요. 성취도가 높다고 전부는 아니 잖아요.”
“인간의 마법? 그게 뭔가요?”
한나리의 되물음에 하송울은 대답 하지 않았다.
“질문이 어려웠다면, 엘프의 마법 은 뭐죠?”
“식물을 다스리고 정령과 교감할 수 있어요.”
그에 한나리 교수는 눈웃음을 짓고 서 대뜸 풀레임을 불렀다.
“풀레임 생도? 앞으로 나와보세요.”
“……에.”
왜 또 갑자기 부르는지는 모르겠다 만 일단 그녀는 조용히 앞으로 나갔 다. 한나리 교수는 대뜸 화분 하나 를 그녀에게 넌넸다.
“한번 키워보실래요?”
“예…….”
풀레임은 식물에 손을 대고서 짧게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금세 식물이 성장하더니 커다란 꽃나무가 되었 다.
“자, 그럼. 여기에서 이 학생보다
더 대단한 식물 마법을 펼칠 수 있 는 엘프 생도가 혹시 있나요?”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풀레임의 식물 마법은 그 누구보다 도 독보적이었기 때문이다. 식물 마 법을 가르치던 교수조차 놀랐을 정 도였으니 말 다 했다.
“좋아요. 들어가 보세요. 이번에는 백유설 생도?”
“백유설 생도, 이 자리에 없나요?” 뒷자리가 웅성거린다.
‘일어나요, 일어나! 당신 불러요!’
‘으어어.’
‘일어나라구요!’
짜악
작은 소란과 함께 백유설이 울상을 지은 채 일어났다.
“앞으로 나와서, 생명의 나무와 교 감해 보시겠어요?”
영문도 모른 채 앞으로 나온 백유 설은 아무런 주문도 기도도 없이 식 물에 대뜸 손을 뻗었다.
그러자 우수수 쏟아져 나오는 정령 의 불빛을. 이 광경을 처음 보는 몇
몇 엘프들이 눈을 휘둥그레 뜨고서 경악하였다.
“이 학생보다 정령과의 교감에 더 욱 잘할 자신이 있는 학생?”
아무도 손을 들지 못했다.
그 어떤 엘프도 백유설처럼 정령을 불러내는 것은 불가능할 테니까. 교 수님이 와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마법과 엘프의 마법은 따 로 나뉘지 않아요. 단지 주로 선호 하는 마법이 있을 뿐. 당장 인간들 이 우리와 똑같은 시간을 투자해 식 물 마법을 배웠다면, 과연 당신들보 다 부족할까요?”
그제야 몇몇 학생들은 납득한 것처 럼 보였다.
과연, 인간과 엘프의 차이란 이토 록 별것도 아니었구나…… 하면서.
하지만 위의 예시에는 사실 함정이 있었다. 그 대상이 하필이면 백유설 과 풀레임이라는 것.
‘한심하네…….’
풀레임은 천성부터가 다른 인간들 과는 또 다른 별종 같은 존재였고, 백유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런 별종 두 명을 데려다가 모든 인간이 다 저런 것처럼 말하니 지켜 보는 홍비연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그러나 그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 하는 엘프 생도들은 한나리 교수의 말에 대부분 납득한 것처럼 보였다.
백유설과 풀레임을 예시로 세운 것 은 확실히 효과적이었던 모양.
“이제 알았으면 그렇게 서로 떨어 져 앉는 행위는 그만두도록 해요. 앞으로는 서로 조금 더 친해지도 록..「
쿠구구궁!!
한나리 교수가 잘 마무리하려는 그 때, 갑작스레 바닥이 흔들렸다.
,,뭐, 뭐야?,,
“〇!”
전등이 깜빡거리고, 천장에서 먼지 가 우수수 떨어져 내렸으나 다행스 럽게도 지진은 금세 멈추었다.
“교… 교수님?”
“진정하세요. 별일 아니에요. 아무 튼, 앞으로는 꼭 사이 좋게 지냈으 면 좋겠네요. 인간과 엘프만큼 닮은 종족은 없으니까요.”
한나리 교수는 빠르게 멘트를 끝낸 뒤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남은 학생들은 서로 웅성거렸다.
“무슨 일이야?”
“요새 지진이 좀 자주 나는 것 같 지 않아?”
“여기는 세계수인데…… 지진이 이 렇게까지 울릴 수가 있나?”
“그러게. 세계수는 지진으로부터 보호되잖아. 태풍도 막아주고.”
“대체 뭐지?”
엘프 생도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수 군거렸다. 인간 생도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뭔가 꺼림칙한 것 은 마찬가지로 보였다.
“흐음…….”
잠시 창밖을 내다보던 풀레임은 자
리에서 일어났다. 백유설에게 이 상 황에 대해 물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언제 사라진 것인지 백유 설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를 놓친 것은 풀레임뿐만 아니라 젤리 엘도 마찬가지였는지 약간 당황스러 운 표정으로 서로 눈을 마주쳤다.
“어…… 안녕?”
눈을 마주치기까지 했는데 그냥 고 개를 휙 돌리기도 뻘쭘해서 인사를 건네자 젤리엘 역시 미소로 화답해 주었다. 언제 봐도 화사하고 아름다 운 미소였으나 저 얼굴 표정조차 철
저하게 계산된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안다.
인사까지 했으니 더 이상의 볼일은 없겠다 싶은 생각에 스리슬쩍 지나 치려고 했는데, 젤리엘이 그녀의 앞 을 가로막았다.
“앙?”
자신보다 키가 큰 젤리엘을 올려봐 야 한다는 사실이 굴욕적이었으나 애써 티를 내지 않기 위해 표정을 찡그렸다. 그녀는 무언가 기분이 좋 지 않은 표정이었는데, 말을 할지 말 지 고민되는 듯 입술을 우물거렸다.
“뭔데? 나 밥먹으러 가야 되니까
빨리 말해.”
“나 그냥 간다?”
풀레임이 진짜 가버리겠다는 듯 한 발을 내뻗는 제스처를 취하자 젤리 엘이 그녀에게 급히 속삭였다.
“너…… 백유설과 무슨 관계야?”
“……예?”
듣던 중 황당한 소리였다.
왜냐하면.
“그건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인데…?”
풀레임도 그게 궁금했던 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