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45)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345
61. 특별한 일족(3)
‘천사를 죽여라.’
엔젤리스, 알파가 태어나서 지성을 막 갖추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자신 을 거둬주었던 아버지가 해오던 말 이다.
‘천사를 증오해라.’
어째서 인가요.
어렸을 때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
천사는 착한 종족이 아닐까. 그런 의문이 마음속에 아주 자그맣게나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거듭 강요했다.
‘천사는 지상을 더럽힌 악한 존재.’
‘지상을 수호하는 십이신월을 노리 고서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어린 알파의 의문은 점차 사라져만 갔다.
‘네, 아버지.’
세월이 홀렀다.
본디 인간으로 태어났으나, 천사를 사냥하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 아치운 엔젤리스는 평범한 인간보다 도 월등히 오래 살 수 있었다.
10년, 20년, 50년, 그리고 100년.
알파는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 은 채 존재하지도 않는 천사를 증오 하며 살아왔다.
이제 그에게 이유 따위는 없었다.
천사를 증오하도록 배웠으니까.
천사를 죽이는 것이 그의 삶 그 자체가 되었으니까.
‘천사는 악이다.’
백 년의 세월 동안 굳게 지켜온 신념. 그리고 지금, 천사가 세상에 다시 나타났으니 아버지에게 물려받 은 신념을 보여줄 때가 되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뭔가, 이상해…….’
알파는 양팔을 하늘 높이 치켜들었 다. 검붉은색의 구체가 풍선처럼 부 풀어 오르더니 잠시 뒤 터지며 사방 으로 자그마한 유성탄을 마구잡이로 쏘아대기 시작했다.
“꺄악!”
산중턱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어마 어마한 광범위의 마법!
지형이 붕괴될 정도로 막강한 파괴 력에 풀레임은 실드를 전개하는 것 조차 급급했다.
그 순간, 알파에게 포착된 빈틈.
검지 손가락으로 풀레임을 겨누어 붉은색의 레이저를 발사했으나 갑작 스레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눈덩 이가 그것을 가로막고 말았다.
“제길! 또 방해하는군!”
마치 이 거대한 산맥이 풀레임을 보호하려는 것만 같았다.
왜일까
자연은 인간의 편이 아니던가.
그런데 왜 천사를 보호하는가.
자연은 선(善)의 편을 들어야 하는 게 정상이지 않은가?
내가 선이고, 천사는 곧 악인데.
자연이 나를 도와서 천사를 공격하 는 게 옳단 말이다.
“버러지처럼, 잘도 도망치는군…….”
5클래스와 7클래스의 격돌.
이를 굳이 비유하자면, 오토바이와 덤프트럭의 맞대결이라고 봐도 무방 했다.
5클래스도 분명히 대단한 수준이었 으나, 7클래스는 그것과 차원이 다
른 강함을 보유하고 있다.
단 일격에 집 한 채를 부술 수 있 는 마법을 딜레이 없이 난사할 수도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일대를 초토 화시키는 것도 가능한 것이 바로 7 클래스의 마법사였으니까.
그에 비해 풀레임은 나약하기 그지 없었다. 그녀의 마법은 대부분 알파 에게 통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런데도 그녀는 요리조리 미꾸라 지처럼 도망치며 어떻게든 알파에게 반격을 가하기 위해 한 번씩 빈틈을 노리고서 치명적인 마법을 날려왔 다.
이 싸움은 고양이가 쥐를 사냥하는 정도의, 아주 가뿐하고 싱거운 싸움 이 되었어야만 했다.
그 정도로 수준 차이가 컸거늘, 자 꾸만 쥐새끼가 고양이의 목을 노리 고서 이빨을 드러내니 쉽게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거기에 심지어 자꾸만 일라 젤리든 마운틴이 의지를 가진 것처럼 알파 를 방해해대니 쉽사리 사냥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사냥 시간이 길어지니.
잡생각 또한 많아진다.
‘정말로…… 이게 맞는 건가?’
자연조차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서 천사를 보호하려고 드는데, 정말 내가 하는 행위가 선의가 맞는가.
그는 문득 천사 사냥이 시작되기 직전에 보았던 광경을 떠올렸다.
인간들이 습격을 당하자 정체가 탄 로나는 것조차 생각하지 않고서 날 아올랐던 천사의 모습을.
콰콰쾅!!
알파가 투척한 거대한 창이 산 중 턱에 적중하자, 그대로 절벽이 깎여 나가며 천사가 튕겨져 나왔다.
아주 잠시 동안 정신을 잃은 것인 지 날개를 펼칠 생각조차 못하던 천
사는 이내 화들짝 정신을 차리고서 재차 날개를 펼쳐 날아올랐다.
기회였다.
방금, 창을 재차 날렸다면 그녀의 심장을 꿰뚫었을지도 모른다.
설산의 방해로 적중했을지 어떨지 는 모르겠지만…….
왜 나는 공격하지 않았는가?
쿠구구구……!!!
천사가 위태롭고 힘없이 날며 어딘 가로 안착하려고 흐卜자, 설산이 무시 무시한 눈사태를 일으켜 알파의 시 야를 가로막았다.
이따위 눈사태 따위 가뿐히 날려버 리고 시야를 확장할 수 있는 알파였 지만 그러질 못했다.
‘아버ス], 천사는 어째서 악이 되었 나요?’
언젠가 한 번 그에게 물었다.
아버지는 무뚝뚝하게 대답하였다.
‘천사가 십이신월을 손에 넣는 순 간 세상에 파멸이 찾아온다. 우리는 일찌감치 그것을 깨달았지.’
그렇구나.
우리는 세상을 수호하기 위해 아무 도 모르는 곳에서 남몰래 천사에게 대항해오던 것이구나.
‘세상을 지키기 위해.’
그 마음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
백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존재하지 도 않는 천사를 증오하며.
그런데…….
막상 현실의 천사를 맞닥뜨린 알파 는 자신이 지켜왔던 신념에 의문을 품게 되었다.
‘아버지는 어땠지? 천사를 만나본 적은 있으신가?’
그럴 리가.
아버지는 130세에 돌아가셨고, 그 시절에도 이미 천사를 멸족한 뒤였 다. 언젠가 나타날 천사에 대비하여 평생을 수행하다가 그렇게 돌아가신 것이다.
‘정말로, 천사가 세상을 멸망시키 기 위해 십이신월을 모은다고?’
그렇다면 세상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는 자연이 천사를 감싸고 돌지 는 않을 것 아닌가.
쿠웅-!
“악…!”
알파가 무심코 던진 피의 폭격에 스친 천사가 찢어진 날개를 부여잡 고서 추락하기 시작하였다.
이대로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저 가느다란 목을 비틀기만 하면 사냥 은 종료.
알파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래……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야.’
알파는 두 눈을 부릅뜨고서 천사를 바라보았다.
아버지의 가르침은…….
틀리지 않았다.
그렇게 굳게 믿었다.
믿고 싶었다.
* * *
어느 순간부터인가, 에이젤은 자신 이 원하는 대로 날아갈 수가 없었 다.
‘도우러 가야 하는데……/
머릿속에 풀레임의 생각이 가득했 으나, 그녀의 등에 달려있는 얼음의 날개는 자꾸만 에이젤을 어디론가
인도했다.
마치 몽환의 향기에 취한 듯, 에이 젤은 반쯤 풀린 눈으로 그곳을 향해 정처없이 날아갔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아!”
푸르른 눈꽃의 장벽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장벽이 에이젤의 앞에 드리 워 있었다.
무심코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나 장 벽의 전체적인 모습을 바라보니, 그 것은 벽이 아니라 문이었다.
10층 높이의 건물을 가볍게 뛰어 넘을 듯한 드높은 문.
“하아…….”
입술로 숨을 내뱉으니 새하얀 입김 이 새어 나왔다. 에이젤은 천천히 문에 다가가 손바닥을 대었다.
쿠궁
……끼이이잉-!
덜컹!
그러자 천둥벼락이라도 치는 듯한 요란스러운 굉음과 함께 문이 양옆 으로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익숙한 마나의 향기가 느껴진다.
너무나도 오래전에 헤어지는 바람 에 하마터면 잊고 살 뻔했으나, 사
무치도록 그리운 그 어떤 마나의 향 기.
에이젤은 넋을 놓은 채 무심코 문 을 향해 발을 디뎠다. 그러자 스키 복과 스키 장비가 모조리 벗겨지면 서 신체를 차디찬 한기가 감쌌다.
“웃……!”
순간 오싹함 느낌이 들어 양팔로 몸을 감싸니 보드라운 감촉이 느껴 졌다. 스키복은 문 바깥쪽으로 떨어 져 나가고 그녀의 몸에는 어느 사이 엔가 여름에나 입을 법한 하늘하늘 한 하늘색 원피스가 입혀져 있었다.
“이건..?”
고작 원피스 한 장을 걸쳤을 뿐인 데 혈관을 타고 얼음의 마나가 흐르 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태까지의 그녀로서는 감히 상상 조차 할 수 없었던 어마어마한 양의 마나량.
이 정도면 6클래스의 마법조차 쉽 사리 구사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아니야, 그 정도 수준이 아니야….’
마나량이 1클래스 정도 상승한 것 은 아주 자그마한 보너스일 뿐 진짜 배기는 따로 있었다.
느껴진다.
일라 젤리든 리버스 마운틴의 심장 고동 소리가.
산에 심장이 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상상이다. 그렇게 알고 있었는 데, 틀림없이 이 산은 심장을 가지 고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서 손을 뻗었다.
그러자 일라 젤리든 마운틴 전체가 진동하여 자그마한 눈사태를 일으키 고 말았다.
,,아앗…!,,
자신의 행동에 자연재해가 있어났 다는 사실에 에이젤은 화들짝 놀라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러자, 산맥의 어딘가에서 거대한 눈폭풍이 휘몰아친다.
“이럴 수가…… 이게 대체 뭐야…?”
자신의 의지에 따라 산맥 전체가 움직이는 이 기분을 감히 무엇으로 비유할 수 있을까.
에이젤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바닥 을 짚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안쪽 의 풍경을 둘러보았다.
거대한 신전을 연상케하는 장소였 다. 알록달록한 꽃무늬 벽지와 천장 에 둥실 떠 있는 얼음꽃의 조명.
그녀는 천천히 안쪽으로 걸어 들어 갔다. 스키화가 벗겨지는 바람에 맨
발이 되었음에도 발이 전혀 시리지 않았다. 오히려, 어머니의 품에 안긴 것처럼 따스한 느낌마저 들었다.
왜일까.
왜 나는 이곳으로 찾아오게 되었으 며 일라 젤리든 산맥이 나와 연결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점점 에이젤의 머릿속에 안 개처럼 가려져 있던 무언가가 자꾸 만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이건…….’
얼음의 벽과 얼음의 창문을 장식하 는 꽃무늬는…… 살아생전 아버지가
즐겨 사용하던 문양이었다.
아버지의 서재는 이러한 꽃무늬로 가득했었고, 그녀의 개인실 역시 그 의 취향을 따라 꽃이 한가득했다.
허공에 둥실 떠 있는 얼음꽃 조명 은 어떠한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 던 모르프 가문만의 특색.
찾아오는 마법사들마다 어떻게 얼 음에 빛을 담아서 영구지속시켰느냐 며 물었으나 대답해 주지 않아, 오 로지 그녀만이 가질 수 있었던 빛.
아버지의 작품이었다.
다른 그 누구도 아닌, 아이작 모르
프가 만들어낸 특별한 조명이었다.
그녀는 눈을 감고서, 어린 시절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얼음꽃 하나를 허공에 띄울 때마다 시녀장이 잔소리를 해댔지만 그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면서도 멈출 생 각을 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취향은 확고했으니까.
통…!
얼음꽃에 손을 대니 푸른 빛무리가 터지며 밀려났다.
그 광경을 본 에이젤은 무심코 가 슴을 움켜쥐고서 뒤로 물러났다.
‘에이젤, 우리 딸! 아빠가 엄청 부 자인 건 알고 있느냐?’
‘네!’
기억이 떠올랐다.
‘땅도 많고, 집도 아주 많아. 그러 니 우리 딸의 생일선물은 아주 특별 한 걸 준비할 거란다!’
‘와아, 정말요? 지금 주세요!’
‘지, 지금은 안 되고…… 네가 10 년 뒤, 어른이 되면 줄 예정이란다.’
‘그게 뭐예요! 저는 지금 주는 게 더 좋아요!’
‘이게…… 가문에 대대로 내려오던 위대한 마법 하나를 깎는 일이라….’
‘거짓말!’
아주아주 어렸을 시절의 기억이다.
아버지는 나에게 엄청난 선물을 준 비하는 중이라고 자랑스레 말씀하셨 으면서, 정작 준비한 것은 별로 작 년과 별로 다를 것도 없었으니까.
그때의 기억이 지금 이 순간 퍼뜩 떠오른 이유는, 대체 뭐였을까.
에이젤은 덜덜 떨리는 다리에 애써 힘을 주고서 걸었다. 신전의 중앙에 는 커다란 얼음 비석 하나가 부유하 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짧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에이젤 모르프, 나의 딸이 성인이 된 것을 축하하몌 [ ] [from. 아버지가]그 글귀를 확인한 에이젤은 자리에 주저앉고서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말았다.
틀림없는 아버지의 필체.
무언가, 또다른 말을 적으려고 고 민하던 흔적과 결국은 적지 못하고 공백으로 남겨둔 빈칸은 에이젤의 가슴을 더욱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게…… 아버지가 오래 전부터 준비해 주시던, 나의 선물…….”
비석에 손을 가져다 대어 쓰다듬 자, 분명히 차디찬 얼음으로 만들어 졌음에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아버 지의 체온이 느껴지는 듯했다.
그녀는 눈을 질끈 감고서 고개를 숙였다.
푸른색의 머리카락을 비석에 처박 고서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 •
어깨가 들썩이고 눈에서 뜨거운 무 언가가 자꾸만 새어 나온다.
가슴을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콕콕 아파왔다. 아니, 다시 생각하니 그건 고통이 아니었다.
그리움…….
그리고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