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7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378
65. 빙백산맥(2)
스텔라 생도복의 방어 성능은 세계 적으로도 유명한 편이다. 어지간한 3클래스의 마법 전사들이 몇 년을 현장에서 구르고 굴러야 간신히 구 입할 수 있는 최상급의 로브와 맞먹 는 수준의 로브를 전교생에게 모두 지급해 주었으니까.
백유설의 생도복은 거기에 더해서 알테리샤의 신기술을 모조리 접목하 여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를 하였다.
아마 아이템 가치로 따지면 [최상 급] 등급을 가뿐히 넘어서 [명품] 등급 정도는 되지 않을까.
이 정도면 몇십 년을 로브만 제작 한 장인이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이 라고 봐도 좋다.
“누님은 이걸 입으세요.”
꽃서린에게는 원피스 형태에 가까 운 로브를 건네주었다. 망토가 온몸 을 감싸고 있어 체형이 거의 드러나 지 않았고, 후드에 걸려 있는 마법
의 그림자가 교묘하게 눈가를 가려 서 아무나 함부로 눈을 바라볼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또한 방어 능력은 말해서 뭐 하랴.
백유설이 오랜 시간 고심해서 만든 로브였기에 [명품] 등급 중에서도 최상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그래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백유설이었다.
당연하지 않은가.
아이템의 기술을 사용하지 않더라 도 꽃서린에게는 엘프왕으로서 [유 물] 등급의 로브가 있는데 말이다.
정체를 숨기기 위해 가지고 오지
못하여 어쩔 수 없이 이런 로브를 입혀야 한다는 게 백유설로서는 아 쉬울 따름이었다.
“상당히 좋은 품질의 로브네요….”
사실 이 로브에는 백유설의 사심이 여러모로 담겨 있었다. 백색과 연녹 색을 띤 꽃서린의 머리카락과 분홍 빛을 띤 눈동자 색에 맞춰서 제작한 이 로브는 거의 드레스라고 봐도 무 방할 정도였다.
즉, 성능은 둘째 치고 꽃서린이 착 의할 경우 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아 름답다.
“어, 어떤가요? 잘 어울리나요?”
꽃서린이 로브의 드레스 자락을 살 짝 들어 올리며 말하자 백유설은 자 신의 미간을 검기와 엄지로 잡고서 심호흡을 했다.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후후, 고마워요.”
“이제 나가죠.”
때는 이른 새벽.
슬슬 ‘빙결정 폐광’ 토벌 예행을 위한 원정대가 집합하기로 약속된 시간이었다.
아무래도 계절이 계절인 만큼 슬슬 해가 떠올라도 이상하지 않은 시간
이었지만, 북부의 새벽은 어둡고 캄 캄하기만 하다.
짐을 챙겨서 숙소를 나선 꽃서린은 백유설의 복장을 보고서 물었다.
“생도복을 입으셨네요.”
“예, 뭐. 그저께 도시 근처에서 대 판 쌈박질을 했는데 신분을 숨길 것 도 없죠.”
고게 아니라…… 저한테는 이런 좋은 로브를 선물해 주셨으면서, 왜 더 좋은 로브를 입지 않는 건가요?”
“0” “0” •
맞는 말이다.
스텔라의 생도복?
충분히 좋다.
하지만 그것을 굳이 업그레이드하 는 것은 굳이 의미 있는 일이 아니 었다. 오히려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기존의 마법 인챈트 시스템에 아이 템을 접목하는 것은 성능도 성능대 로 떨어지고 과정도 복잡하고 귀찮 았으니까.
아예 새로 만들어버리는 게 차라리 더 좋은 품질의 로브가 나올 것이 다.
‘이건 그냥 기분의 문제ス
아이테르 월드에 떨어진 이후 지금 까지 백유설은 스텔라 아카데미라는 훌륭한 보금자리에서 보호받으며 살 고 있었다.
이 학교가 아니었다면 과연 백유설 이 지금처럼 자유로이 여행할 수 있 었을까. ‘스텔라의 보호를 받는다’라 는 기부
비록 허구한 날 보안이 뻥뻥 뚫리 는 허술한 학교처럼 보일지라도,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백유설에게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이걸 입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
진다고 해야 할까요.”
백유설 또한 어렸을 적, 이세계로 떠나가는 현대인의 내용을 그린 판 타지 장르를 접해본 적이 있다.
주인공들은 낯선 세계에서도 금방 적응하여 언제나 활기차고 용기 있 게 모험을 하지만, 백유설에게는 그 럴 자신이 없다.
주인공의 여행은 고작 며칠로 끝나 지 않는다.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 일 년.
길게는 몇십 년까지도.
그들은 보금자리 없이 야생에서… 하염없이 떠돌아야만 한다.
그게 과연 평범한 인간의 정신력으 로 가능할까.
매일 밤, 나를 지켜줄 지붕도 없는 야생에서 몇 년이나 지새운다는 건 백유설에게는 꿈도 못 꾸는 일이다.
그가 여태껏 세계를 여행하며 온갖 궂은일을 버텨낼 수 있었던 이유도,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에서 전투에 임할 수 있었던 이유도.
모든 일을 끝마친 뒤, 돌아갈 보금 자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중한 사람들과 추억이 쌓여 있는 나의 집, 바로 스텔라 아카데미.
백유설의 몸과 정신을 보호해 주는
아주 소중한 장소이다.
왔군.”
청설경 마법사관학교에 도착하니 서른 명가량의 사관 생도복을 뒤집 어쓴 마법사들과 학교장 빌렉이 기 다리고 있었다.
백유설은 빌렉과 악수를 한 뒤 사 관 생도들을 한 명씩 바라보았다.
대부분은 얼굴을 드러낸 채였기에 나이를 대충 가늠하는 게 가능했다.
듣던 대로 생도들은 10대가 아니 라 20대에서 30대가 꽤 많은 비중 을 차지했는데, 그중 몇 명은 꽃서 린처럼 후드를 가리고 있어서 나이
를 가늠할 수 없었다.
‘……흐음.’
의미심장한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 던 백유설은 빌렉을 바라보았다. 이 내 그의 눈동자가 연분홍색으로 물 든다.
[연홍춘삼월의 가호: 멘탈리스트]
그의 감정 상태를 가볍게 확인한 백유설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빙결정 폐광은 아름다운 만큼 위 험하다고 들었는데 잘 부탁드립니 다.”
“물론. 자네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 았네만, 백유설이라고 해면 중앙 대
륙에서 꽤 이름 날리더군. 스텔라의 백유설이라고 하니, 모르는 친구가 없던데…… 기대하지.”
“과찬이십니다. 하지만 많은 기대 는 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저 는 의뢰인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알겠네.”
역시 그사이 백유설에 대한 뒷조사 를 한 모양. 그것을 숨기지 않고 굳 이 티 내는 이유는 그에게 신뢰도를 주기 위함일 것이다.
하지만 전혀 소용없는 짓이다.
백유설에게는 상대방의 몸짓과 말
투, 눈빛과 표정 변화만으로도 감정 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능력 이 있었으니까.
‘뭔가를 숨기고 있어.’
그것에 확신을 가진 백유설은 뒤로 슬쩍 물러나, 꽃서린과 발을 맞추었 다.
“출발하지.”
사관 생도들이 먼저 나아가자 백유 설은 꽃서린에게 봉투 하나를 내밀 었다.
“네……r
“한 입 하시죠.”
땅콩이 었다.
“아침도 안 먹었는데, 간식으로 배 라도 채워야죠.”
그에 꽃서린은 빙긋 웃으며 땅콩 하나를 집었다. ’하이 엘프는 이슬 만 먹어도 살 수 있다’라는 옛말이 있는 만큼 이런 군것질이 굳이 필요 하지는 않았지만 백유설의 호의를 거절하기는 싫었다.
빙결정 폐광은 도시 트칼란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는 데, 근방에 폐허가 된 건축물 몇 개 가 있는 것을 보면 원래는 이곳에도 사람이 살았으나 폐쇠된 것으로 보
인다.
*.직접 보니 어마어마하네.’
빙결정 원석은 푸른색으로 반짝이 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그 크기가 최 대 집 한 채만큼이나 커다랗다고 알 려져 있다.
원석이 큰 만큼, 광산도 자연스레 커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 통로가 거 인의 터널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넓고 큼지막했다.
대부분의 사관 생도들은 이곳에 온 것이 처음이 아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백유설에게는 모 든 게 신기할 따름이다.
물론, 티를 내지는 않았다.
“와아……
꽃서린은 눈을 반짝이며 그 분홍색 의 작은 입술을 헤 벌리고서 광산을 정신없이 바라보았다.
폐광 내부에서 새어 나오는 푸른색 의 빛무리가 그녀를 현혹한 것이다.
원석 자체에서 발광하는 저 푸른빛 은 광산 전체에 불을 아예 켜놓지 않더라도 눈이 부실 정도라고 했으 니, 말 다 했다.
“아름답네요…… 빙결정은 사람들 에게 정말 인기가 많았겠어요.”
“그렇죠.”
백유설은 묵묵히 폐광을 바라보다 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저 원석이 괴물로 변하기 전까지 는요.”
“앗……
그제야 이곳이 폐광이라는 사실을 상기해 낸 꽃서린이 고개를 숙였다.
뭣도 모르고 예쁘다고 감탄한 자신 의 모습이 창피한 것이다.
하지만 백유설이 생각하기에 그런 모습 또한 그녀의 매력이었다.
세상에 거의 나와본 적이 없어, 그
녀는 지금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상 태. 모든 게 신기할 것이다.
빙결정 폐광 앞에 도착한 빌렉은 뒤돌아 생도들을 바라보고서 말했다.
“지금부터는 ‘빙결정려의 출몰지역 이다. 초입은 선배들이 깨끗하게 청 소해 둬서 괴물이 거의 나오지 않겠 지만, 만약이라는 게 있으니 주의하 도록.”
생도들이 우렁차게 대답하자 빌렉 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서 폐광으로 진입하였다.
백유설 역시 꽃서린과 함께 그들을
따라서 폐광으로 진입하는데, 그 순 간 뭔가 오싹한 감각이 그의 전신을 강타하였다.
‘뭐…지……?)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으나 그의 시 력에도 무언가 이상 현상이 감지되 지는 않았다.
“왜 그러지?”
백유설이 멈춰선 채로 한참이나 따 라붙지 않자 빌렉이 멀찍이서 물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이런 감각은 한두 번 느껴본 게 아니다. 뭔가가 잘못됐을 때 이런 오싹한 감각이 느껴지고는 했는데, 당장은 알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 으므로…… 우선은 원래의 계획대로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백유설이 꽃서린과 함께 적당히 떨 어진 채 거리를 유지하며 천천히 따 라오는 것을 확인한 빌렉은 아주 자 그마한 목소리로 옆에서 따라 걷던 마법사에게 말했다.
“……어떤가.”
“흐흐, 확실하군……. 아주 잘했어,
학교장. 비록 네가 직접 사냥해 오지 는 않았지만, 아주 훌륭한 사냥감을 이런 장소로 엄선해 주었으니…… 올해도 넘어가 주도록 하지.”
통칭, ‘사냥꾼’이라 불리는 저 사내 의 역겨운 목소리에 빌렉은 눈을 질 끈 감았다.
“혹시라도 허튼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사냥꾼이 빌렉의 귓가에 속삭인다.
텔레파시는 아니다. 하지만, 개미가 기어가는 소리보다도 더 작게 울려 퍼지는 이 목소리를 감지할 수 있는
사람은 빌렉, 한 명뿐일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래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빌렉은 식은땀을 흘리며 자신의 목 에 향해 있는 날카로운 마나의 감촉 을 애써 밀어냈다.
6클래스의 마법사로서 도시의 수호 자나 다름없는 빌렉이었으나, 저 사 냥꾼에게 당해내는 것은 불가능.
저 사내는 그야말로, ‘마법人ド를 사 냥하기에 최적화된 진짜배기 사냥꾼 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짓은 정말 하고 싶지 않았지 만…….’
어쩔 수 없다.
도시의 평화를 위해.
그리고 학교의 존속을 위해……
외부인에게 어설픈 동정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적어도 빌렉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미안하군.’
비록 백유설은 도시를 위해 나서서 싸워주기는 했으나 그가 아니었더라 도 도시의 뛰어난 마법 전사들이 알 아서 막아냈을 것이다.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여준 그에게 는 고마운 마음이 들었으나, 그것을
‘은인’이라고 칭하고픈 생각은 없다.
하지만 만약, 오늘 자신들을 위해 서 희생해 준다면…….
‘그때는 비로소 은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그리고.
오십 미터쯤 떨어진 거리에서.
백유설이 갑자기 후드를 내리고서 표정을 찡그린 채 귀를 후벼파자 꽃 서린이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러시나요?”
“아뇨, 그냥 다 들려서요…….”
”뭐가요?”
“개미 기어가는 소리가요.”
“개미요?”
꽃서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서 둘러 바닥을 살펴보았다.
정말로 폐광에 개미가 있단 말인 가? 그렇다면 정말로 신기할 것이다!
“크흠흠. 진짜 개미가 있는 건 아 니고… 그냥 말이 그렇다구요.”
“아, 앗…….”
뒤늦게 볼을 새빨갛게 물들인 꽃서 린은 고개를 푹 숙였다.
이런 얼어붙은 폐광에 개미가 있을 리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