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80)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380
65. 빙백산맥(4)
북부, 빙백산맥에는 365일 눈보라 가 휘몰아쳐 평범한 인간이 살아갈 수 없는 자연환경이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
엘프가 숲에서만 살고 드워프가 지 하에서만 살며 인어가 물속에서만 살아가는 것과는 달리, 그들은 어디
에서든 생존한다.
하여 빙백산맥에는 국가라고 할만 한 것은 없지만 도시가 무려 서른 개에 달하였는데, 설인의 도시까지 합치면 이곳에는 상상 이상으로 많 은 인구가 분포되어 있었다.
또한 북부에서 중앙 대륙으로 내려 가기 시작하면 부채꼴의 형태로 인 류의 거주지가 점차 넓어지기 시작 하는데, 그 수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최후의 장벽이 바로 백령 고원 요새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장벽이, 오늘 뚫렸다.
괴수의 침략에 의해서가 아닌…….
장군의 명령에 의해서.
“장군님의 명령이라고?”
“대체 그게 무슨 말같지도 않은 소 리야! 당장 설명해!”
“틀림없습니다… 모든 문을 개방해 서 ‘아지랑이’들을 모두 지상으로 내 려 보내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맙소사…….”
북부에서 장군의 명령은 절대적이 다. 설령 그것이 옳지 않은 일이라 고 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정문을 개방하라.”
끼기기깅……!!
빙백산맥에서 가장 거대한 네 개의 정문이 각자 다른 위치에서 서로 동 시에 개방되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몬스터들이 난데없이 쏟아져 내려오지는 않았 다. 오히려, 상당히 고요했다.
불길할 정도로.
꿀꺽.
병사들은 성벽 위에서 침을 꿀꺽 삼키며 지팡이를 든 채로 대기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저기에 뭔가가 나옵니다……广
잠시 뒤, 개방된 정문 사이로 자그 마한 무언가의 형체가 흐릿하게 보 이기 시작했다.
인간. 틀림없는 인간의 형태.
무수히 많은 괴수의 파도를 예상했 거늘 그것은 고작 한 명의 인간이 걸어 나온다니 순간 어처구니 없는 감정이 들었으나…….
“아니, 인간이 아니야!”
자세히 보니 그것에게는 제대로 된 형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저 인간을 흉내내고 있을 뿐, 안
개처럼 흐릿한 모습을 한 아지랑이.
그것이 하나, 둘, 셋, 서서히 그 숫 자를 늘려가며 정문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저, 저게 대체 뭐야?!”
“저런 괴수는 처음 봐……
“소대장님! 어떻게 된 겁니까!”
대부분의 병사는 저것의 정체를 알 아보지 못하였지만, 몇몇 상층부 군 인들은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저것이 최근 백령고원 요새의 전진 기지를 박살 내고 다니던 정체불명
의 괴수라고.
“& 개체당 최소 6리스크에서 7리 스크……
장교들은 눈을 질끈 감고서 이마를 부여잡았다.
단순히 농성을 하더라도 막아내기 가 힘든 막강한 존재를 이렇게 쉽게 들여보내다니.
대체 무슨 수로 저것들을 몰살시킨 단 말인가.
장군님에게는 정말로 다른 뾰족한 수가 있으신 것일까.
아니면…….
‘드디어, 장군님이 미쳐 버린 것일 수도 있겠군.’
그 노란 머리의 여자를 들여보냈을 때부터 이상했다.
장군님답지 않았다.
북부의 모든 생명을 지켜내는 신성 한 요새에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를 들여보내다니.
그녀는 빼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었 으니..아마도 그 여우 같은 여자
의 미인계에 홀렸을지도 모르겠다.
‘원인이 어떻든, 이제는 상관없나.’
장교들은 나지막하게 끝을 직감하
고서 고개를 돌렸다.
어느덧 지상으로 내려온 아지랑이 의 숫자는 수백 마리.
분명 저 정도로 많은 숫자가 관측 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문이 열리는 순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그 숫자를 번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백령고원 요새의 가장 높은 첨탑에 서 천황정팔월 역시도 이 상황을 처 음부터 주시하고 있었다.
그녀는 엄지손톱을 잘근잘근 뜯으 며 눈동자를 굴렸다.
“썩을…… 저것들은 대체 뭐야?”
당초에 세웠던 계획과는 다르다.
적당히 평범한 괴수 집단이 중앙 대륙으로 침략했다면 얼마든지 백령 고원 요새의 힘으로 소탕해 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뒤 괴수에게 습격당하여 모든 것을 잃은 중앙 대륙의 도시에 백령 고원의 깃발을 하나씩 꽂기 시작하 면 그것으로 본격적인 영토 확장이 시작될 텐데…….
‘인간의 힘으로 저걸 소탕할 수는 없어.’
그녀의 눈에는 전투력이 훤히 들여 다 보인다. 최소 6리스크의 전투력
을 가진 저 기괴한 아지랑이는 클래 스가 낮은 마법사의 마법은 아예 통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조금 더 섬세하고, 발전된 마법 조 작 능력이 요구된다는 의미.
간혹 3클래스이면서도 7클래스급 의 마법 운용 능력을 보여주는 뛰어 난 실력자들이 존재하기는 했으나, 인간계에서 그들은 소위 ‘천재’라고 불렸기 때문에 모든 마법사에게 그 런 전투력을 바랄 수는 없다.
‘이 요새에서조차 저 괴수와 제대 로 붙을 수 있는 마법사는 그리 많 지 않아…….’
6클래스의 마법사가 어디 흔한가?
심지어 대부분의 아지랑이는 7리스 크의 능력치를 지니고 있어, 실제의 전투에서 6클래스 마법사는 별 쓸모 가 없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7클래스의 마법사는…… 대륙에 정 식으로 이름이 등록되어 관리될 정 도로 숫자가 극히 희박하다.
도무지 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만약, 정말로 최악의 수를 가정한다면.
‘내가 나서서 상황을 진압해야 하 는 건가……?)
그때, 들려오는 목소리.
“잘해주었다, 천황정팔월.”
황급히 고개를 들어 올리니, 허공 에 둥실 떠 있는 회색의 사내와 눈 을 마주친다.
“회공시월!”
“내가 딱 기대한 만큼 해주었군.”
“무슨 소리야 그게……T
그는 회색의 공허한 눈동자로 흰색 의 아지랑이가 퍼져 나가는 북부의 고원을 바라보았다.
“너는 두 명 이상의 십이신월이 힘 을 합쳤을 때…… 어떤 현상이 나타
나는지 알고 있나?”
“……몰라.”
모른다. 모를 수밖에 없다.
천 년의 세월을 통틀어 두 명의 십이신월이 힘을 합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지금 여기에서 그런 이 야기를 하는가.
“무, 무슨 큰 일이라도 벌어질 것 처럼 말한다? 너는 공간계고 나는 정신계야. 우리 둘이 합쳐진다고 해 서 대단한 일이라도 발생할까?”
그에 회공시월은 말없이 웃는다.
‘웃었어……?,
그가 웃는 모습은 극히 드물었기에 천황정팔월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일전에도 말했다. 우리가 가진 힘 은 그저 시조 마법사님이 남겨두신 부속품일 뿐이라고. 우리의 진짜 가 치는…… 내부에 꽁꽁 숨겨져 있다.”
그 숨겨진 가치가 각각 만나고 조 화를 이루게 되면 전혀 예상치도 못 했던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일전의 만남에, 네게 나의 일부를 섞어두었다.”
“……뭐라고?!”
천황정팔월은 황급히 입고 있던 드 레스를 벗어 던졌다. 본디 그녀의 피부는 노란빛을 은은하게 띠고 있 었으나, 어째서인지 복부 부근이 회 색으로 짙게 물들어 있었다.
“어, 어떻게……!”
심지어 그 회색은 아주 조금씩이지 만 서서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는 데, 만약 회색이 천황정팔월을 완전 히 뒤덮어 버린다면?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무서워할 것 없다. 받아들여라.”
이는 시작일 뿐, 어차피 다른 십이 신월들 또한 모두 자신의 색으로 물 들일 계획이다.
“아, 안 돼! 싫어! 싫어어!!! 내가, 내가 얼마나 오랜 세월을 준비해왔 는데! 이제 와서, 나를, 나를 죽이려 고오오…!!”
천황정팔월은 울부짖으며 복부의 살점을 뜯어내려고 했지만, 소용없 다. 애당초 그들에게 있어 육체는 진짜가 아니었으니까.
중요한 것은 영혼.
영혼을 떼어낼 방법은 없다.
“당장 되돌려내!!”
급기야 천황정팔월은 회공시월의 멱살을 손으로 움켜쥐었으나, 그 손 마저도 회색으로 물들어버렸다.
“읏……广
황급히 손을 떼어낸 천황정팔월은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그에게 자신의 색을 입히는 방법은 없다. 아니, 그런 방법이 있다는 것 조차 몰랐다.
하지만 상대는 언제든지 자신을 터 치하는 것으로 완전히 물들일 수 있 다.
‘죽는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그 공포감 에 천황정팔월은 양손을 모으고 벌 벌 떠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회공시월은 그런 그녀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상당히 만족스러운 눈빛 으로 지상을 바라보더니 몸을 돌렸 다. 그에 천황정팔월은 황급히 그를 불러 세웠다.
“자, 잠깐…….”
“뭐지?”
입술이 달달 떨려와서 말을 꺼내는 것조차도 버거웠으나, 그럼에도 물 어봐야만 했다.
“너는 네 목적은…… 저 이상한 괴생명체를 소환해서 인간들을 학살 하는 거야……?”
그에 회공시월은 입을 다물었다.
정곡에 찔린 것이 아니다.
그저…… 그녀의 질문 スト체를 단 한 번도 고민해 본 적이 없었기 때 문이었다.
“어차피 파도에 휩쓸려 무너질 모 래사장을 굳이 힘들여서 무너뜨릴 필요가 있나?”
인간의 학살?
그런 건 애당초 안중에도 없었다는 태도. 그 말을 마지막으로 회공시월 이 모습을 감추자, 천황정팔월은 자 리에 주저앉았다.
한 손으로는 회색으로 물들기 시작 하는 복부를 움켜쥐었으나 그 색번 짐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런 거였어…… 나를, 실험체 따 위로 쓰다니……广
애당초 회공시월은 십이신월의 색 을 조합하고 섞어서 새로운 현상을 발생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어떻게 그 방법을 알았는지는 모르 겠으나, 아마 회공시월도 실제로 해
본 적은 없었을 터. 그것을 실험하 기 위해 그녀를 자신의 색으로 물들 인 것이다.
그 결과, 북부에 흰색의 아지랑이 가 등장하였고 그것들은 인류를 박 멸하기 위해 중앙으로 전진하기 시 작하였다.
‘고작 두 개의 색이 합쳐진 정도로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고……?)
왜 십이신월 두 명의 색이 섞였는 데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가 대량으 로 나타났는가.
그런 의문이 들었으나, 당장은 고 민할 여력이 없었다.
천황정팔월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 어 났다.
비틀-!
강한 현기증이 몰려와서 제대로 힘 을 쓰는 것도 불가능.
지금의 그녀로서는 간신히 설파람 대공에게 명령 한두 개 정도를 내리 는 게 고작일 것이다.
’……회공시월, 네 뜻대로 되게 놔 두지는 않아.’
그는 당장 북부의 인류가 몰살당하 는 것에 관심이 없는 말투였으나 실
상은 그렇지 않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도 인류의 멸 망을 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천황정팔월이 할 수 있는 최대의 발악은, 그의 뜻을 어떻게든 저지하는 것.
문제가 하나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나……ア
그녀는 미간을 무섭게 찡그리고서 손톱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고작해야 설파람 대공에게 명령 한 두 번을 내리는 정도로는 이 사태를 진정시킬 방법이 없다.
그 순간.
퍼뜩 떠오르는 인물 한 명.
‘백유설……
회공시월에게 대적하여 그의 계획 을 무너뜨리고 있는 유일한 인간.
심지어는 적하유월마저도 쓰러뜨리 고서 힘을 흡수해 버린 그 최강의 인간이라면 어떻게든 방법이 있을지 도 모르겠으나…….
시간이 없다.
백유설은 중앙 대륙의 스텔라 아카 데미에서 거주하고 있을 터인데, 그 녀에게는 공간 이동 능력이 없어서
그곳까지의 왕복은 한참이 걸린다.
‘쓸데없는 생각을.’
이제 와서 백유설을 찾는다고?
그를 실컷 적대 해놓고서?
차라리 다른 방법을 떠올리スト.
‘……자존심은 상하지만 어쩔 수 없겠지.’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 떠오른 존재 는 다른 누구도 아닌 ‘흑마인’.
당장 7클래스의 마법사를 공수해 올 방법은 없었으나, 그들의 힘을 빌린다면 어떻게든 이 사태를 진정 시킬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대가로 어떤 요구를 해올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없다.
‘대가는 나중에 따로 치르면 돼.’
지금 중요한 것은 무슨 수를 써서 라도 회공시월의 계획을 아주 조금 이나마 틀어버리는 것.
그렇게 해서 그에게 한 방 크게 먹여주는 것!
오로지 그 생각만이 천황정팔월의 머리를 지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