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39)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39
71. 흑마인들(12)
……한편, 세계수에서 커다란 사건 이 터지고 있었을 무렵.
흑마신교주, 회련.
그 역시도 멀찍이 떨어진 절벽 끝 에서 세계수를 지켜보고 있었다.
“세계수를 보는 건 처음이네…….”
소년은 우울한 표정으로 그리 말했 다. 세계수를 보아서 우울한 것일까, 그간 죽어 나간 흑마인들이 가슴 아 파서 우울한 것일까.
그는 몸집보다도 커다란 흑색 로브 를 뒤집어쓴 채, 인공호흡기와도 비 슷한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 너무 나도 눈에 띄는 외형이었으나 주위 에는 그 어떤 사람도 없었다.
은연중에 회련이 펼치고 있는 ‘인 지 불가’의 역장이 이 절벽에 아무 도 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가만히 세계수를 바라보던 회련은 근방에서 회색빛이 일렁이자 곧바로
그곳으로 고개를 숙였다.
“오셨군요.”
발소리조차 내지 않고 다가오는 그 인물은 회공시월.
그는 손에 들려진 회색의 구체를 회련에게 넘기며 말했다.
내가 일일이 손을 써야 한다니, 한심하기 그지없군.”
회련은 미소 지으며 구체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세계수가 흑과 백의 중립으로 되돌아왔으니, 저희 계획 이 한층 더 쉬워지겠군요.”
“진작에 했어야만 하는 일이다. 게 다가, 언제까지 흑마신교주라는 우스 운 꼬라지를 달고 있을 생각이지?”
그 말에 회련은 고개를 들어 올렸다. 회공시월의 저 회색빛 눈동자를 마주 바라보는 게 대체 얼마 만이던가.
“걱정 마십시오, 아버지.”
그는 회공시월을 향해 여유만만한 웃음기를 보였다.
“흑마도왕의 수명은 이미 한계입니 다. 제가 곧 흑마도왕의 자리에 올 라설 것입니다.”
“나약하구나.”
“그렇습니까?”
“다른 세계의 너는 흑마도왕의 목 을 직접 취하여, 왕이 되었다.”
**그 세계의 저는 힘은 강하지만 멍 청하군요.”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
“예. 저는 당신의 무수히 많은 아 들 중에서도 가장 똑똑하고 강할 것 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회련이 그리 말하며 고개를 숙이자 회공시월은 그를 말 없이 쳐다보더 니, 몸을 돌려 허공으로 걸어가 사 라졌다.
그가 모습을 감춘 뒤에도 고개를 숙이고 있던 회련은 한참이 지나도 록 그 자세를 유지하다가 간신히 고 개를 들었다.
“제가 곧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겁니다, 아버지.”
하월평야에서의 일은 참으로 달콤 하고 또 즐거웠다고 말할 수 있겠 다.
처음 목적은 단순히 경험치 파밍을
위해서였다.
여태까지 성장이 정체되어 있었던 만큼, 레벨에 비해 지나치게 강한 힘을 손에 넣은 백유설은 어마어마 한 능력치를 손에 넣을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또다시 몇 번의 깨달음 을 얻게 되었다.
당장 일주일 전의 백유설과 현재의 백유설이 대련을 한다면 결코 지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될 만큼 어마어 마한 성장세.
게다가 그뿐이랴.
젤리엘과 함께 돌아다니며 눈정화, 마음 정화까지 했으니 그야말로 일
석이조라고 할 수 있겠다.
“쓸데없이 기분이 좋아 보이네….”
기숙사 휴게실에 앉아서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는 백유설의 모습을 목 격한 풀레임이 표정을 와락 구기고 선 그리 말했다.
“좋은 일이 있었거든.”
“그러냐.”
기숙사 휴게실은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었는데, 4층에 있는 소규모 독 서실을 이용하는 학생들을 배려한 것이다.
물론, 이 휴게실을 이용하는 학생 중 독서실을 이용하다 말고 들르는
학생은 거의 없다.
풀레임은 백유설의 옆에 털썩 앉으 며 말했다.
“하월평야에 갔다 왔다면서?”
“거기서 아주 재미를 봤지.”
“젤리엘이랑?”
“어허. 페르소나 게이트를 닥치는 대로 뒤지고 다녔다는 뜻이야.”
“그러시겠지. 이번에도 뉴스에 아 주 도배가 되셨던데?”
“흠. 그건 미안하게 됐지. 원래는 마법사 협회에서 발견하는 방법이었 는데 내가 훔쳤거든.”
“그래도 양심은 있구나?”
“마음속으로 감사를 표했어.”
“양심 없네.”
“정말로?”
백유설이 씨익 미소를 지으며 말하 자 풀레임은 표정을 살짝 찡그리고 서 겨드랑이에 껴놓았던 신문을 뒤 집었다.
그러자 꽤 놀랄만한 글귀가 있었는 데, 백유설이 자신의 공로를 모두 마법사 협회로 돌리고 관련된 모든 논문 재산권의 소유를 협회 측에게 선물한 것이다.
“이럴 거면 굳이 왜……r
“명성이 필요했거든.”
종이컵에 담긴 인스턴트 커피를 마 시며 백유설이 담담하게 그리 말하 자 풀레임은 납득했다.
그렇다.
백유설에게 부와 명예는 사실상 필 요조차 없는 것이다.
누군가는 부와 명예를 위해 평생을 노력한다지만, 그는 수많은 삶을 살 며 그것들을 얼마나 많이 누려보았 겠는가.
이제 그에게 필요한 건 진짜 부와 명예가 아닌, 세상의 구원.
그것을 이루어내기 위해 필요한 것 은 바로 명성.
사람들이 자신을 믿고 따를 수 있 는…… 그런 명성이 필요하다.
풀레임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 다. 최근 그의 말은 한마디, 한마디 에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 자꾸 만 고민이 많아지게 된다.
“그럼, 저… 혹시……
그러다 문득, 모든 일이 끝난 뒤 무 엇을 할 것이냐고 물어보려고 입술 을 떼었으나 누군가 급히 휴게실을
찾아오는 바람에 그럴 수 없었다.
“백유설 생도! 여기 있었구나!”
“예? 왜요?”
“빨리 교장실로! 어서!”
«..?,,
무슨 일인데 저리도 급하게 부른단 말인가. 잘은 모르겠지만 종이컵을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져 넣은 백유 설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꼭 좋은 일이 있으면 뭔가 좋지 않은 일이 함께 생기더라니…….’
이번에는 또 어디에서 무슨 사건이 터졌는가.
그런 생각을 하며 백유설은 황급히 달려온 교직원을 따라나섰다.
* * *
“……네? 스칼렛이?”
당황스러운 듯한 표정의 백유설이 되묻자 엘트먼 엘트윈은 덤덤한 표 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응. 실종됐어.”
”잠깐, 그건 좀 이상하잖아요….”
“나도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고 있어.”
백유설이 불려온 곳은 다름 아닌 스텔라의 교장실.
그곳에서 그는 뜻밖의 이야기를 듣 게 되었는데, 다른 무엇도 아니라 난데없이 스칼렛이 실종되었다는 소 식이었다.
”그냥, 잠깐…… 어디에 산책이라 도 나간 거 아니에요? 자주 그러잖 아요.”
”그래. 가끔 노선을 벗어날 때가 있었지. 그럼에도 나는 너를 믿고서 마녀왕을 그대로 놔뒀고.”
“이번에도…….”
“이걸 보겠어?”
엘트먼은 책상 위에 고급 천으로 싸여있는 기다란 무언가를 꺼내서 보여주었다.
그것을 조심스레 풀어보니, 고급 원목으로 만들어진 빗자루가 나왔 다.
“이건…… 스칼렛의 지팡이군요.”
“지팡이라. 획기적인 발상이네.”
“……그런가요?”
“응! 우리는 그걸 마녀의 빗자루라 고 무르거든. 사실 뭐, 지팡이라면 지팡이고 빗자루라면 빗자루지. 마 녀들은 그걸로 마법을 쓰니까.”
“그런 건…… 별로 상관없을 것 같 아요.”
백유설은 빗자루에 손을 가져다 대 서 쓰다듬다가, 최근에 새겨진 의문 의 글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나를 찾아줴
“이건…?”
“극히 최근에 새겨진 거야. 아마도, 스칼렛이 실종되기 직전에 새겼을 가능성이 높아.”
“그러니까, 스칼렛이 이 빗자루에
마지막 말을 남기고서 사라졌다는 말인가요?”
•……뭐지?’
백유설이 덜컥 놀란 것은, 혹여나 스칼렛이 스텔라의 생활에 질려 버 려서 도망친 게 아닐까 하는 우려에 서 나온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게 스칼렛은 누구보다도 자유롭게 살아왔는데, 갑작스레 스 텔라에 묶어버리면 굉장히 질려 버 리지 않겠는가?
그런데.
‘도주가 아니라, 무슨 일을 당해서
사라진 거라고?’
백유설은 눈을 질끈 감았다. 생각 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그 순간 그에게 보이는 메시ス].
[……동기화 완료]
[백유설의 특성 ‘???’을 아이템 ‘직 박구리 안경’과 결합합니다.]
눈을 감고 있음에도 메시지가 떠오 르며 자동으로 스칼렛과 관련된 내 용이 검색되었다.
……직박구리 안경을 쓰고있지 않
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백유설은 그 사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서 눈을 떴다.
여전히 허공에 보이는 무수히 많은 메시지들. 예전 같았다면 그것들을 읽는 데에도 한세월이었겠으나 지금 은 마치 자동 읽기 기능이라도 있는 것처럼 순식간에 정보가 머릿속으로 빨려들어 왔다.
그러나, 정보가 순식간에 입력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암담하다.
,……없어.’
수백만 이상의 게이머들이 이 게임 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칼렛의 실
종과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걸까.
애당초, 스칼렛은 ‘아이테르 월드 온라인에서도 초월적인 존재로 자 주 묘사가 되고는 했는데 그녀가 뜬 금없이 사건에 끼어들면 모든 게 해 결되거나 모든 게 망가져 버리는 등 어마어마한 큰 변수 증 하나로서 작 용했다.
하지만 그뿐, 스칼렛을 히로인 캐 릭터로 삼거나 혹은 공략해 보겠다 며 접근할 수 있었던 플레이어는 아 무도 없었다.
애당초 잠깐 등장하여 폭발적인 존
재감을 보여준 뒤 사라지는 게 전부 였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역시 10년이 넘는 세월 동 안 서비스를 했던 게임인지라, 스칼 렛에 대한 다양한 정보는 간신히 새 겨져 있는 편이었다.
[세상에 돌아다니는 스칼렛은 분신 체다.] [분신체는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서 만들어졌기에 스칼렛은 분신체의 목숨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그녀의 본체는 세상 어딘가 가장 깊은 곳에 봉인되어 있다.] [마녀왕의 본체를 찾은 자는 세상 에 아무도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녀는…… 그 어떤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공간에 봉인되어 있다.]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백유설은 스칼렛의 분신체가 누군가에게 당해 서 사라졌으며 또 당분간은 외부로 나올 수 없다는 사실까지 추측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대체 누가?’
어떤 간땡이 부은 놈이 마녀왕을 습격했으며, 또 성공적으로 그녀의 분신체를 쓰러뜨렸는가?
그러다 문득 페르소나 게이트 사태 를 해결하기 위해 하월평야로 떠나 기 직전, 스칼렛이 그를 가로막고서 했던 말이 떠올랐다.
‘가지 말라고 하면, 안 갈 거야?’
그녀는 뭔가가 불안하다면서 하월 평야로 가지 말라고 했었다.
마녀의 감이, 불안하다면서.
하지만 백유설은 그 말을 들었음에 도 무시하고 하월평야로 달려나갔 다. 그곳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때 스칼렛은 말했다.
됐다. 내가 직접 움직여야지.’
그 말에 백유설은 벼락을 맞은 것 처럼 고개를 번쩍 들었나.
“흐음, 알아낸 거라도…….”
엘트먼은 백유설에게 무어라 물어 보려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너……
백유설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져 있 었다.
울음을 참는 듯한, 혹은 분노를 참 는 듯한 그 알 수 없는 표정. 엘트 먼도 일전에 본 적 있는 표정이었 다. 자신의 거울을 통해서.
“……저 때문이에요.”
백유설은 그리 말하며 자리에서 일 어나더니 말했다.
“당분간, 휴학을 해야겠어요.”
교장에게 대뜸 휴학을 하겠다고 통 보하는 2학년배기 생도.
이 얼마나 배짱이 두둑한 행동인지 모르겠으나, 엘트먼은 그런 것 따위 신경 쓰지 않고서 즉시 고개를 끄덕 였다.
“그래. 앞으로 너는 출석하지 않아 도 모든 과목의 성적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거야. 더불어…… 혹시나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언제든 말해. 세계의 모든 1등급 워프 홀과 전용 초고속 비행정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줄 테니까.”
“배려에 감사합니다.”
백유설은 엘트먼 엘트윈에게 허리 를 90도로 꺾어서 인사한 뒤 교장
실을 나섰다.
‘나 때문이야.’
그의 눈이 뜨겁게 일그러져 있었 다.
‘그러니, 내가 찾아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