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47)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47
72. 피의 마녀 이야기(8)
왜 갑자기 이 상황에 ‘또 다른 백 유설’이 나타났는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어서 입술 을 떼려 했으나 철근이 입술에 매달 린 듯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대체.’
백유설은 일전에 자아 속 깊은 곳 에서 또 다른 백유설’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 백유설은 또 다른 백유 설을 ‘나의 또다른 スト아’ 정도로 치 부하였으나, 이제는 그가 나의 자아 가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이유는 명확했다.
그는 나와 다른 경험을 했다.
PC방에 다녀본 적도 없으며, 아이 테르 월드를 구하지도 못했고, 세상 을 구하지 못한 채 죽었다.
모든 점에서 명백히 다른 사람이란 말이다.
그리고, 백유설이 기억하기로는.
‘너는…… 소멸되었잖아.’
그렇다.
PC방을 본딴 둣한 그 자아 속 세 계에서 ‘또 다른 백유설’은 백유설 을 도와준 뒤, 소멸되어 사라졌다.
T하, 그래. 그런 놈도 있었지. 하 지만 그건 내가 아니라 ‘다른 백유 설’이 다. 그놈과 나는 달라.
‘뭐……? 너 같은 놈•이, 더 있다는 거야?’
-아주 많았지.
,……많았다고?’
-그래. 이제는 거의 없어. 죽음을 맞이한 세상은 ‘존재하지 않았던 형 태’가 되어 실존하는 너의 세계에 모두 병합되거든.
‘병합된다니, 무슨……
-아직은 이해할 수 없을 거야. 하 지만 아직 자아를 가진 나와 같은 놈들이 조금이지만 존재한다는 것만 알아둬. 그리고 지금은, 내가 널 도 우러 온 거고
도우러 왔다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금 백유설은 딱히 위기에 처하지 도 않았다. 오히려 아무것도 아닌
상황이었다.
그냥.
눈앞에 보이는 ‘공간’을 베어버린 게 고작이란 말이다.
-그게 문제야.
….
-공간을 베어낸다. 그게 네 수준으 로 가능하다고 생각해?
“뭐……?’
-그건, 하태령의 수준이 되지 않는 이상은 보일 수 없는 정도로 높은 경지야.
믿을 수 없었다.
아무 생각 없이 펼친 공간 베기가 그렇게나 말도 안 되는 경지였다니.
,그건……!’
무어라 반박하려 했으나,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제길, 슬슬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거야. 하지만 잘 듣는 게 좋아.
-네 성장은 도를 지나쳤어. 고작 2 년 사이에 지나칠 정도로 빠르게 성 장했다구! 네 ‘서사력’이 감당할 수 없어, 정신이 붕괴되고 말거야.
대체 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묻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다.
-그러니까…… 이런, 시간이 없잖 아. 젠장. 백유설, 마지막으로 말할 게. 방금 전에 네가 공간을 베어내 며 얻어낸 깨달음은, 결코 다른 곳 에서 사용하지 말도록 해. 생각하지 도 말고, 되새겨서도 안 돼!
,잠깐…….’
-내 말, 반드시 명심해! 누군가 너 의 성장을 일부러 촉진하고 있어. 혹여나 깨달은 힘을 사용할 일이 있 다고 해도, ■에게만큼은……
뚝!
그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또 다른
백유설’의 목소리가 사라져 버렸다.
“허억!”
다시금 움직일 수 있게 된 백유설 은 한쪽 무릎을 바닥에 꿇고서 검으 로 몸을 지탱하였다.
“야야야, 뭐야. 무슨 일인데? 괜찮 은 거 맞지?!”
피날렛이 서둘러 다가와 부축해 주 자 백유설은 힘겹게 일어날 수 있었 다.
“크윽…….”
머리가 지끈거린다.
“코, 코피!”
눈과 코에서 피가 새어 나왔고 두 뇌가 터져 버릴 듯 고통스러워졌다.
“대체 왜 그러는 건데!”
“검을 너무 세게 휘두른 것 같네 요……
“뭐어? 검을 세게 휘두른다고 그런 꼴이 되는, 어라? 야, 야아!”
털썩!
백유설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바닥 에 쓰러지고 말았다.
피날렛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 며 그를 서둘러 부축하고서 고개를 들었다.
“우왓…….”
아까까지는 분명 멀게만 느껴졌던 회색 신전이 지금은 코앞에 놓여 있 었다.
백유설이 공간을 붕괴시킴으로써, 거리를 완전히 좁혀 버린 것.
“대, 대단하긴 하네……
검을 휘두른 뒤 쓰러지기는 했으나 공간 왜곡 그 자체를 모조리 베어버 린 것 자체는 굉장히 놀라운 일.
고작 열여덟의 나이에 이 정도라면 나중에 스무 살 정도 먹으면 대체 얼마나 강해진단 말인가.
“……모르겠다 나는.”
그건 나중의 일이고, 당장 그녀가 해야 할 일은 백유설을 부축해서 신 전으로 데려가는 것.
온통 피를 흘리며 쓰러지긴 했다만 어쨌든 신전이니까 치료를 해주든 뭐라도 해주지 않겠는가?
* * *
굼을 꾸었다.
백유설.
그러니까, ‘캐릭터 백유설’이 되어
검 한 자루를 쥔 채 들판 위에 서 있는 꿈이었다.
‘어라.’
손을 들어 검을 확인해 보았다.
그리 귀한 아이템은 아니다.
기껏해야 상급, 그 이상 정도….
아, 기억났다.
테리폰 소드를 외부에서까지 쓰기 는 아쉽다며 거래소에서 꽤 비싼 값 을 치르고서 구매한 상등품의 마법 검이었다.
고개를 들어 정면을 바라본다.
‘어? 잠깐.’
그제야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 고서 백유설은 검을 겨누었다.
전방에는 결코 무시하지 못할 괴수 가 서 있었다.
[초원의 늑대왕]
덩치가 집채만 한 늑대가 붉은 안 광을 번뜩이며 백유설을 노려보고 있었다.
익숙한 몬스터다.
백유설이 게임을 시작한 지 2년 차였나, 3년 차가 되었을 무렵에 만
났던 보스였으니까.
상당히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패턴이 워낙에 난잡해서 익히기가 쉽지 않았으니까.
그러니까.
여기서.
캐릭터 백유설은, 죽는다.
……수십 번의 죽음을 맞이한다.
푸욱!
“컥……!”
정신을 차렸을 땐, 늑대왕의 앞발 톱이 그의 복부를 꿰뚫고 있었다.
너무나도 생상한 고통.
도저히 꿈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 도로 현실적인 감각.
“……허억!”
그러다 다음 순간
정신을 차리니 방금 전의 상황이었 다. 백유설은 멀쩡한 복장으로 늑대 왕에게 검을 겨누고 있었고, 늑대왕 은 경계하듯 주위를 맴돈다.
‘어라, 잠깐……!’
다음 순간 늑대왕이 백유설에게 돌진 그는 서둘러 옆으로 점멸하여 피했으 나 생각했던 것보다 사거리가 짧다.
‘무슨, 미친… 크윽!’
콰득!
그대로 늑대에게 물려서 사망.
다시 정신을 차리니, 방금 전의 구 도가 그대로 반복되었다.
초원 한복판.
검 한 자루만을 든 채로 늑대왕을 상대하는 캐릭터 백유설.
그 당시에는 대체 무슨 깡이었을까.
아니, 깡이 필요한가?
‘어차피 목숨은 무한하니까.’
죽으면 다음 도전을 하면 된다.
이번 목숨은 저 패턴을 피하는 연 습을 해보자.
다음 목숨은 저 패턴의 히트박스가 어느 정도인ス], 걸어서 피할 수 있 는지, 혹은 반드시 뛰어야만 하는지, 혹은 그 타이밍에 공격을 할 수 있 는지 알아보자.
그렇게 한 목숨.
또 한 목숨을 버린다.
그것이 바로 백유설의 성장방식.
재능 하나 없이 약해빠진 백유설이 강해질 수 있었던 비결.
’……무수히 많은 죽음을 통해 학
습하여 강해진다.’
죽고, 또 죽는다.
그렇게 의미없는 죽음이 열 자릿수 를 넘어갔을 무렵.
“허억, 헉……!”
백유설은 마침내 늑대왕의 목을 베 어내고서 그의 시체 위에 우뚝 서 있을 수 있게 되었다.
“아아…….”
털썩!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백유설은 몸을 매만졌다.
벌써 몇 번째 죽음을 맞이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고작 들판의 늑대왕 하나를 잡겠다 며, 이렇게나 많은 목숨을 잃을 일 이던가.
그런데 더 소름이 돋는 건.
,……지금의 나는, 직전의 나와 동 일 인물인가?’
그런 의문이 들어버리는 것이다.
늑대왕에게 단 일격에 죽어버린 1 회차의 백유설과 한 번이나마 버틴 2회차의 백유설은 ‘서로 다른 백유 설’이다.
그는 그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1 회차의 백유설이 실패하면, 그 세 계는 그대로 아웃.
멸망으로 초고속 직행.
이윽고 2회차의 백유설이 살아 숨 쉬는 세계가 시작된다.
단순히 시간을 회귀하여 반복하는 게 아니라, 한 번 실패할 때마다 하 나의 세계가 사라진다.
그런데.
‘그런데, 나는……
아이테르 온라인을 플레이할 때, 내가 어떻게 했더라?
죽고, 또 죽고, 계속 죽었다.
호기심에 죽었다.
연구하기 위해 죽었다.
시비가 걸려서 죽었다.
퀘스트를 깨기 위해 죽었다.
마을로 빨리 돌아가려고 죽었다.
수천? 수만?
아니.
수백만 번은 죽었을 것이다.
그렇게 무수히 많은 죽음을 맞이하 며.
“……나는 대체, 얼마나 많은 세상 을 멸망으로 밀어넣은 거야?”
[아이테르 온라인에 오신 것을 환 영합니다!]화려하면서도 시원시원한 문구가 인상적이었던 그 게임.
참으로 가혹하고 지독하며 잔인했 다. 차라리 정신이 무너진다면 모를 까, 연홍춘삼월의 가호는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차라리 다행이었다.
이 상황에서도 백유설은 침착하고 냉정하게 현실을 분석할 수 있었으
니까.
,……나 때문에 이 모든 일이 벌어 졌다는 건, 비약이야.’
모든 백유설은 다른 백유설이다.
단, 1회차의 백유설이 죽은 이후 2 회차의 백유설이 기억을 이어받는다 는 가설은 틀림없어 보였다.
서로 다른 백유설이지만, 백유설은 다음의 백유설에게 기억을 계승하여 돕는 것이다.
그는 한손으로 눈을 문지르며 천천 히 생각했다.
‘확실하지는 않아. 내가 왜 백유설 들의 상황을 게임으로 겪어야만 했
는지는, 아직 모르잖아.’
보통의 사람이었다면 정신이 산산 조각으로 찢어져도 모자랄 만한 상 황이었지만 백유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차라리 잘됐어. 내 가설이 맞았다 는 거잖아.’
항상 해오던 고민이 있었다.
아이테르 월드는 게임인가?
그렇다면, 이 세계는 정말 일개 게 임일 뿐인가?
근본적인 고민.
백유설은 이 세상의 모든 이들을
사랑한다.
가장 가까운 풀레임과 홍비연, 에 이젤을 시작으로 여태까지 맺은 모 든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
그런데, 그들이 모두 게임이었다 면? 사실 나는 〇과 1로 이루어진 가상의 세상에 들어온 것이라면?
그렇다면…… 모든 게 상당히 허무 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겪으며 확신 했다.
‘나는, 역시 현실을 살아가고 있던 것이었어.’
가슴이 내려앉는다.
수많은 또 다른 자신이 죽는 광경 을 보면서 한다는 생각이 고작 그것 뿐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수많은 자신이 죽었기에.
죽음에 대한 기억이 마모된 바람 에, 이런 생각을 할 여유가 주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당장의 백유설에게는 또다른 백유 설들의 죽음보다도 자신이 소중히 여기던 모든 인연이 거짓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사실 하나에 마음이 놓 이고 말았다.
’……그럼, 더욱더 의욕을 내야겠지.’
그는 천천히 눈을 떴다.
“뭐, 뭐야? 벌써 눈을 떴다고?”
“뇌의 반응이 심상치 않아서 최소 한 달은 쓰러져 있을 줄 알았는데!”
곧장 시야에 들어오는 신관복의 흑 마인 두 명. 예전이었다면 당장에 검을 빼 들었겠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고서 침착하게 상체를 일으켰다.
당장의 목적은 잊지 않았다.
“당신들이…… 회색 신월교의 신관 입니까?”
“어, 응. 그래. 너는 백유설이ス]. 뜬금없이 검을 빼 드는 건 아니지?”
그럴 리가요.”
백유설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에 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당신들이 저를 도울 수 있다고 해 서 찾아왔습니다.”
“어..?”
뜬금없이 그가 허리를 숙일 줄은 몰랐기에 신관들이 서로를 바라보았 다.
“그러니 부디, 스칼렛을 찾을 수 있도록…… 꼭 도와주십시오.”
그리 말한 뒤에도 백유설은 90도 로 꺾은 허리를 펴지 않았다.
백유설이 생각보다도 더 정중하고 예의가 바른 청년이었기에 신관들은 당황하였다.
본래는 공간 왜곡 미로를 부숴 버 린 것에 대한 책망을 할 예정이었 다. 마녀를 찾는 건 당연히 그 뒤에 이루어질 터였다.
그런데, 그에게 무어라 나무라려던 말이 쏙 들어가 버렸다.
백유설의 모습이 너무나도 애처롭 고 다급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래, 뭐. 미로 수복이야 시간 조금만 들이면 금방 하는 건데. 사 람 찾는 일이 더 중요하지.”
“후우, 우리도 너와 같은 처지였으 니까.”
“마녀왕을 찾는다고 했던가?”
그제야 백유설이 고개를 들고서 끄 덕이자 흑마인 신관들은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세상 살다살다 스텔라의 마법사를 도와주는 날이 다 오는군.”
“따라와라. 너는 참 운도 좋아.”
,,예?,,
피부가 새카만 흑마인 신관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때마침, 400년 전에 마녀왕 스칼
렛의 흔적을 약간이나마 발견하는 데에 일조했다던 신관이 이곳에 있 으니까 말이야.”
그 말에 백유설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크나 큰 힌트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