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56)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56
74. 흑마도왕(2)
절규하는 절벽, 혹마도왕의 흑색 고성은 사실상 세상의 끝에 존재하 고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스텔라에서 비행정을 타고 간다고 해도 불규칙적인 기류 현상과 비행 형 괴수로 인해 꼬박 하루에서 이틀 정도는 내리 질주해야만 할 터.
하지만 마유성은 그런 고생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목에 걸린 목 걸이를 쥐고서 눈을 감고 주문을 외 우면, 곧바로 고성에 도착한다.
세상에서 가장 신비롭고 가장 귀중 하다는 신화급 목걸이 [그리운 나의 고향]의 효과 중 하나였는데, 이 귀 한 물건을 혹마도왕은 마유성에게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건네주었다.
그뿐이랴.
흑마도왕은 마유성에게 무한한 지 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그는 흑마인 과 인간의 특징을 모두 타고난 덕분 에 다른 흑마인들은 경험할 수 없었
던 ‘스텔라 아카데미,까지 입학했으 니 할 말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
흑마도왕의 자식 중 몇몇은 본래 인간이었으나 흑마인이 된 이후로 입양된 이들도 존재했다.
흑마인. 질투와 분노를 노래하며 인간이기를 포기한 존재들.
천재들에게 치이며 살아온 그들이 흑마인으로 도망쳐서야 비로소 자존 감을 회복할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 마저 천재가 존재한다니.
흑마도왕의 모든 자식들이 마유성 을 얼마나 싫어하는지는, 굳이 생각 하지 않아도 예상이 갈 것이다.
우우우우-!
썩 꺼져라, 마유성!
네놈이 있을 곳이 아니다!!
예상대로 마유성이 혹색의 고성에 도착하자 협곡 사이에서 메아리처럼 아유가 돌아왔다.
어쩐지 평소보다도 그 아유가 더욱 심해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유성은 살짝 의문을 가졌으나, 그렇다고 해 서 새삼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든지 하는 그런 건 없다.
애당초 저들이 무어라 짖든 간에
마유성은 신경 쓰지 않는다.
끼이익- 쿵!!
마유성이 고성의 앞에 도달하자 절 벽과 성문 사이에 해자가 떨어져 내 렸다. 인간들의 것과는 달리 낡고 거칠어서 위험한 해자였으나 어차피 이것을 밟고 다니는 흑마인은 없다.
작은 마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해자의 크기는 거대했는데 마유성이 그곳을 느린 걸음으로 들어서자 중 간 지점에서 누군가와 마주칠 수 있 었다.
“……이제야 왔나.”
흑마도왕을 찬양하여 그와 똑같게
도 검은 갑주를 온몸에 두른 존재.
블랙킹던.
한때 왕이라고 불리던 사내였으나 자신의 왕가를 몰살한 나라 하나를 단신으로 몰락시킨 뒤 흑마인이 된 존재.
인간이었을 시절부터 왕국 하나를 몰락시킬 수 있었을 정도이니, 흑마 인이 된 지금은 그가 얼마나 강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오랜만입니다.”
마유성이 인간처럼 예의를 차리자 블랙킹던은 말없이 그를 응시했다.
모든 흑마인을 지배하는 혹마도왕
의 성에 돌아와서 인간의 예법을 차 린다니. 그가 멍청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마유성은 그저 ‘나는 너희들과 다 르다’라고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는 왜 왔지?”
“……아버지를 뵈러 왔습니다.”
아버지라는 단어를 말할 때 마유성 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진 것은 분명 기분탓이 아닐 것이다.
블랙킹던은 그를 가만히 지켜보더 니 발을 크게 구르며 말했다.
쿠궁!!
“어처구니가 없군. 아버지께서 상 처 입으며 전투를 치르실 때, 너는 어디서 무얼 했지?”
“아버지의 명령대로 스텔라 아카데 미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네 아버지께서 공격받고 있었다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을 터. 즉시 돌아오겠다는 생각을 할 수는 없었 나?”
“위대하고 대단하신 흑마도왕이시 라면 혼자서도 알아서 잘해낼 수 있 을 줄 알았습니다. 그 와중에 상처 를 입으실 줄은 몰랐군요.”
“상처. 그게 중요한 게 아니 ス]. 중
요한 건 네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 이다. 정녕 흑마인을 배반할 생각이 더냐, 마유성?”
청산유수처럼 블랙킹던의 말에 토 를 달던 마유성도 이번 질문에는 제 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마유성. 잘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너 따위가 인 간 행세를 할 수 있었을 것 같으 냐? 스텔라 아카데미에 다닐 수 있 었을 것 같으냐? 아니, 너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너는 아버지 에 의해 운명이 만들어진 채 태어났 다.”
블랙킹던은 한 걸음, 마유성에게 다가와 그에게 손가락을 겨누며 말 했다.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너는 아무것 도 아닌 쓰레기였단 말이다. 인간이 되지도 못했을, 그런 찌꺼기로 살아 가다 죽었겠지!”
잔뜩 흥분하여 소리치는 블랙킹던 의 말에도 마유성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인간의 삶이 즐겁나? 인간인 척하 며 살아가는 게 재미있나? 그렇다면 더더욱 아버지에게 헌신하도록 해 라. 네가 인간 흉내를 낼 수 있던
것 모두 아버지 덕분이니까.”
“……맞는 말씀입니다.”
마유성은 긍정하였다. 블랙킹던의 말이 틀린 건 하나도 없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참으로 가혹하신 분입니 다. 아버지의 명령으로 저는 인간의 삶을 경험하였고 인간의 삶에서 한 줄기 빛을 발견했습니다. 그런 빛나 는 세상을 보았는데 다시 암흑으로 돌아오라니. 어째서 저에게 그런 고 통을 내리시는 겁니까?”
“흑마인의 삶을 암흑이라고 표현하 지 말라, 마유성.”
“아뇨. 암흑입니다. 당신들은 이기 적이고 강함을 추구하겠답시며 야만 적인 본능에 이끌려 살육을 행하지 요. 그건 절대 빛나는 삶이 아닙니 다. 추악한 어둠에 이끌려 영영 망 령처럼 떠돌 뿐인 그런 삶, 저는 그 곳으로 한 발자국이라도 더 다가가 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군.”
마유성의 그 말에, 블랙킹던은 납 득하였다.
다른 의미로.
“스텔라 아카데미. 어리지만 가장 빛나는 천재들이 모이는 장소라고
했던가. 너는…… 인간들의 삶에서 도 가장 밝게 빛나는 극히 일부의 빛을 보고서 착각하고 말았구나.”
“그게 무슨 의미입니까?”
“너는 네 아버지께서도 또한 스텔 라 아카데미에 다니셨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 I ”
전혀 몰랐던 사실이었기에 마유성 의 표정이 굳었다.
“흑마인은 어둠이다. 하지만, 빛이 없는 어둠이기에 겉으로 보이는 추 악함만이 그 전부다.”
“그건 제가 했던 말…….”
“아니, 틀렸다. 인간은 우리와는 반 대로 밝게 빛나는 찬란한 별이 존재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반대편에서 검게 물들어가는 어둠 또한…… 우 리보다 더욱 짙고 역겹ス]. 너는 인 간의 뒷면이 얼마나 끔찍한지 전혀 보지 못하였구나.”
마유성은 고개를 저었다. 인간에게 서 끔찍한 모습이란 추호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인간은 항상 아름답고, 순수하다.
그것이 마유성이 내린 결론이었다.
“흑마도왕께서 실수하셨군.”
블랙킹던은 코웃음을 쳤다.
“네 아버지께서는 스텔라 아카데미 를 다니며,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추악한 모습을 보며 자라왔다. 그와 동시에 한계를 느끼셨지. 이곳 에서는 더 이상 배워서 나아질 게 없다고.”
“아버지가 정말로 스텔라 아카데미 를 다녔다는 말입니까? 저는, 도저 히 믿을 수가 없는…….”
“아벨라인 슈타베르크.”
….
익숙하다 못해, 역사책에마저 단골 로 등장하는 이름이었다.
50년 전.
그러니까, 마유성의 아버지가 흑마 도왕이 되었던 바로 그 시기에 실종 되어 흑마타락을 했던 대마법人ト.
스텔라 아카데미에서 도주하여 자 신만의 흑색 왕국을 세운 바로 그 사내가, 바로 아벨라인 슈타베르크.
“네 아버지의 이름이다.”
마유성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한때 세상에서 제일 유명했던 그 대마법사가 아버지라고?
그렇다면, 대체 왜.
인간이었던 아버지께서 왜 인간이 기를 포기하였나?
정말로, 마유성 자신이 모르는 인 간의 추악한 모든 면을 보고야 말았 다는 것인가?
“엘트먼 엘트윈…… 과연 머리 좋 은 人卜내야. 네가 입학했다는 사실을 진작 눈치채고서, 일찌감치 스텔라 의 의도적으로 어둠을 깔아놓았어.”
“……흑마인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교감 아키헤이든부터 시작 해서 무수히 많은 흑마인이 스텔라 아카데미에 무혈입성하였지. 그저 빈틈이 많은 자라고 생각했거늘 생 각보다 무서운 사내로다.”
“어째서 그런 짓을…….”
“왜냐고 물었는가. 흑마인을 심어 둠으로써 인간의 추악한 면을 감출 수 있기 때문이겠スI. 엘트먼 엘트윈, 그 사내 역시 너를 원했기 때문이 다.”
마유성은 주먹을 꽉 쥐었다.
여기까지 왔음에도,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대체 왜…… 저한테 이러시는 겁 니까? 제가 뭐라고, 저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 뿐인데…… 그저, 정말 로, 조용히 살고 싶은데…….”
“너는 조용히 살 수 없다, 마유성.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면서도 강력한
재능을 네 아버지가 네게 물려주었 기 때문이지.”
마유성이 뒷걸음질 친 만큼, 블랙 킹던은 그에게 더 다가섰다.
그는 마유성의 가슴팍을 검지손가 락으로 쿡 누르며 말했다.
“태어날 때부터 뭐든 다 잘할 수 있었겠지. 네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 엇이든 다 이뤄낼 수 있었을 거야. 소위 말하는 인간 천재들의 노력조 차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그게 네 능력이라고 생각했나? 아
니, 어림없는 소리. 그건 네 아버지 가 수십 년의 세월을 살아가며 갈고 닦아서 완전히 빚어져 보석이 된 재 능이다. 너는 이미 완성된 재능을 받아먹고서 의기양양하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정말 네게 그런 재능이 없었더라도, 인간의 삶 이 재미있었을까?”
아무리 노력해도 빛이 보이지 않는 삶. 아무리 공부해도 앞서나가는 천 재의 그림자조차 밟을 수 없는 삶. 자신이 해왔던 모든 것이 천재의 간 단한 손짓 한 번에 부정당하는 그런 삶이었다면.
“네가…… 인간으로 살면서 ‘한계’
를 단 한 번이라도 느꼈다면 그래도 인간의 삶이 재미있었을까?”
마유성은 대답할 수 없었다.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자신이 여태껏 스텔라 아카데미에 다니며 행복하게 살아왔던 이유가 모두 아버지 덕분이었다니.
그럼에도, 자신은 평생토록 아버지 를 부정해왔다니
“나는…….”
“아버지를 뵈러 가라, 마유성. 그리 고 머리를 박고 사죄해라. 네 같잖 은 머리통이 터질 때까지 바닥을 찧 으며, 사죄해!”
거칠게 소리친 블랙킹던은 숨을 고 른 뒤 마유성의 어깨를 따스하게 짚 으며 말했다.
“그리고, 나의… 우리들의 왕이 되 어라. 그것만이 네가 아버지에게 속 죄할 수 있는 길이야.”
마유성의 눈동자가 크게 커졌다.
흑마도왕이 되는 길.
그것은 여태껏 살아왔던 마유성의 모든 가치관을 부정하는 일이었으나 애당초 자신의 가치관 그 자체가 아 버지로부터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니 아버지의 뜻을 따라야만 한 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
마유성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입술을 꾹 다물고서 고개를 숙였 다. 블랙킹던의 눈을 바라보는 것조 차도 불가능했다.
“생각할 시간을 잠시 주도록 하겠 다. 모든 게 정리되면, 들어와서 아 버지를 뵙도록 하여라.”
어느 정도 마유성의 마음이 정리된 듯하자 블랙킹던은 연기가 되어 사 라졌다. 이제 이곳에 남은 것은 마 유성 혼자뿐.
메아리처럼 들려오던 아유도 이제 는 들리지 않는다.
까마귀조차 감히 흑마도왕의 막내 아들 앞에서는 울부짖지 못했다.
절규하지 않는 협곡 위에서, 마유 성이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는데.
우웅-!
주머니에서 자그맣게 진동이 울려 왔다. 휴대용 알람 시계가 시간에 맞춰서 울린 것이다.
주머니에서 알람 시계를 꺼내려는 데 자그마한 노트가 딸려나와 바닥 에 떨어졌다.
마유성은 저도 모르게 노트에 메모 되어 있는 날짜를 확인하였다.
[10.04 저녁 6시 27분 39초!] [맛집 찾으러 가는 날!]에이젤의 글씨체였다.
왜 굳이 6시 27분 39초에 만나기 로 약속을 잡았느냐.
어처구니 없는 이유였다.
본래 백유설이 저녁 6시에 만나자 고 했으나 에이젤이 수업 때문에 안 된다며 30분을 늦추자고 했으나 그 건 또 안 된단다.
그렇게 1분, 1초 단위로 시간 타협 을 하다가 나온 결과가 바로 저것.
‘그럼 6시 27분 39초까지 모이자 고. 1초라도 늦거나 1초라도 빨리 오면 알지?’
‘하, 당신이야말로 시간 똑바로 지 키세요. 저는 항상 정확하니까요. 마 유성, 당신도 늦지 마세요.’
백유설과 에이젤의 목소리가 귓가 를 맴돈다. 손목시계가 가리키는 현 재 시각은 6시 20분.
마유성은 목걸이를 쥐었다.
목걸이의 순간이동 기능은 최대 2
번까지 충전이 가능하며, 현재 1번 사용하였다.
이제 남은 1번을 사용하면 최소 한 달의 충전 기간이 필요하다.
백유설과의 약속을 지키느냐.
아버지를 찾아뵙느냐.
두 가지의 갈림길 사이에서, 마유 성은 그 어떤 선택도 쉽사리 내릴 수가 없었다.
그의 인생에서…… 가장 힘겹고 어 려운 난관이었으나, 결국은 끝내.
“……죄송합니다.”
마유성은 이를 악물고서 목걸이를
쥐었다.
번쩍!
자그마한 소년의 체구가 빛이 되어 사라진 뒤, 절규하는 협곡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