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92)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92
78. 각성(8)
자력일월은 천황정팔월의 말에 아 주 살짝이지만 마음이 흔들렸다.
그녀의 말에 틀린 점은 단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회공시월이 비밀리에 진행한 작전 중에서 증요한 것들은 대부분 백유 설에 의해 가로막혔고, 실제로 이번
에는 본인이 직접 찾아갔음에도 백 유설에게 도리어 이면 세계의 파편 마저 빼앗기고 돌아오지 않았던가.
*……저년이 그걸 어떻게 다 알고 있는 거지?’
회공시월은 애당초 천황정팔월을 크게 신뢰하지 않았기에 대부분의 일을 비밀로 하고 있을 터.
아니, 그뿐이랴.
워낙에 철두철미하고 다른 신월들 을 신뢰하지 않는 그 성격 탓에, 각 각의 분야를 제외하면 서로간의 작 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도 록 막아두었다.
이를테면, 천황정팔월처럼 배반자 가 생겼을 경우 모든 정보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말이다.
즉. 처음부터 회공시월은 다른 신 월들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 것을 엄 두에 두고 있었다.
그렇기에 정보를 대부분 공유해 주 지도 않고, 본인이 진행하는 작전의 최종적인 목표도 알려주지 않는 것 아니 겠는가?
그에 비해.
백유설은 어떠한가.
‘저쪽으로 돌아선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단 말이지……
아는 게 많은 눈치다.
그렇다는 건, 백유설이 그녀에게 상당한 정보를 공유해 주었다는 뜻 이 되겠으며 그것은 곧 자신의 사람 을 신뢰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무조건적인 맹신은 비효율적이다.
혹시나 그 사람이 정보를 어딘가에 흘리면 어떻게 하겠는가?
하지만, 백유설은 그런 무능력한 리더가 아니었다.
대다수의 신월을 자신의 품으로 끌 어안으며 대부분의 작전을 성공으로 돌아오게 만들 정도로 능력이 확실
한 리더였다.
그런 리더가 자신의 사람들에게 신 뢰까지 준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어 디에 있겠는가?
왜 저 수많은 신월들이 백유설에게 들러붙었는지 새삼 이해가 가는 순 간이었다.
‘어쩌면,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서 그렇게 보이는 걸 수도 있어.’
신뢰가 아닐수도 있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설령, 백유설이 그런 리더라고 해도.
*……나도 저렇게 될 수는 없어.’
자력일월은 주먹을 꽉 쥐었다.
아무것도 잃을 게 없는 저들과는 달리 자력일월은 잃을 게 존재했다.
만약 회공시월을 배반했다가는 목 숨을 잃는 것 따위보다도 더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지켜야 할 것이 있으니까.’
자력일월은 입술을 비틀고서 오른 손을 뻗었다. 그러자 보랏빛 벼락이 파지직 솟구치더니 그녀의 손에 아 름다운 자태의 언월도 한 자루가 쥐 어 졌다.
겉보기엔 언월도처럼 보이는 이것 은 자력일월의 신물로서, 세상에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첫 번째 신월의 최초 등장이기도 했다.
아이테르 월드 온라인에조차 전혀 등장하지 않아, 백유설에게도 아무 런 정보가 없는 바로 그 물건
다른 신월들과는 달리, 자력일월은 욕심이 아주 가득하여 자신의 물건 을 세상에 내놓을 생각이 전혀 없었 기에 모든 신월을 스스로가 소유하 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오겠다는 거야?”
언월도의 능력을 잘 알고 있는 천 황정팔월은 공포심을 애써 짓누르며 태연자약하게 말했다.
언월도처럼 보이는 저것은 사실 지 팡이와 거의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 었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단 하나 의 마법’만을 위해 매개채로서 존재 한다는 것이다.
“그걸 쓰면…… 이 도시가 무너져 버릴 거야.”
“뭔 상관이래? 새삼 이제 와서 인 간을 챙기는 시늉이라도 하는 거야?”
다른 십이신월들도 모두 막강한 파 괴력을 가진 비기를 하나쯤은 보유 하고 있다.
하지만, 자력일월은 그 스케일이 남다르다.
오로지 파괴와 멸망만을 위해 존재 하는 그녀의 기술, 그중에서도 광범 위한 지역에 수천 가닥의 벼락을 동 시다발적으로 내리치는 ‘멸뢰의 일 월은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그걸 왜, 굳이
이곳에서 사용하는가.
저런 큰 기술을 위해서는 자력일월 에게도 분명히 크나큰 대가가 필요 할 것이다. 또한 천황정팔월을 굳이 죽이겠노라 마음만 먹는다면 저런 큰 기술을 사용하지 않아도 좋을 터.
‘어느 정도 알고 있구나. 내가 이
도시를 사랑한다는 것을.’
천황정팔월은 눈을 가늘게 떴다.
자력일월의 보랏빛 언월도의 끝부 분에 벼락 줄기가 모이기 시작했으 나 아직 시간은 있다.
‘굳이 내가 사랑하는 것을 파괴해 가며 자신이 대가를 치를 만큼 자력 일월은 대담하지 않아.’
이유가 있다.
그건, 꽤 예상하기 쉬운 것이었다.
‘나를 협박해서 회유하려는 거야.’
나를 회유해서 어디에 쓰려는 건 지, 그것만큼은 도저히 종잡을 수
없었으나 목표를 확실히 알았으니 이제는 그것을 역으로 분석해서 이 용할 차례였다.
‘멸뢰의 일월은 파괴력이 막강한 대신, 페널티가 존재해.’
여태 멸뢰의 일월이 떨어지는 것을 본 적은 딱 세 번이 있다.
그때마다 산맥이 사라지고, 바다가 모두 증발하는 등의 위력을 선보이 고는 했는데 그 순간 자력일월이 보 이던 특이한 특징이 하나 있었다.
저 정도로 강력한 벼락을 내리꽂는 다면, 제아무리 자력일월이라고 해 도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은 아닐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 자리 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굳이 멋을 부리기 위해?
그런 게 아니다.
‘멸뢰의 일월을 캐스팅하고 또 시 전하는 동안 움직일 수 없는 거야.’
세 번이나 보았으니 그 추측은 거 의 확신에 가깝다.
자력일월도 천황정팔월이 이 기술 의 단점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으나 크게 상관은 없다는 눈치였다.
그녀는 이 마을을 지키고 싶을 테
니까
그렇다면 천황정팔월의 대응은 아 주아주 간단했다.
“후우, 역시 너에게는 못 당하겠 어.”
“흐흐흐, 이제야 안 거야? 너는 절 대 나를 이길 수 없어.”
“알아. 그러니까 마음대로 흐H. 나는 갈 테니까.”
“……뭐?”
천황정팔월이 몸을 돌려 버리자 자 력일월은 크게 당황하였다.
‘어라? 이게 아닌데?’
멸뢰의 일월은 한 번 캐스팅을 취 소하면, 최소 한 달의 재사용 대기시 간이 생긴다. 굳이 취소할 일이 없을 줄 알았건만 이대로 천황정팔월이 달아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녀를 협박하기 위해 사용한 것인 더1, 전혀 동요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니까!
“너, 너어…… 이 도시가 사라질 수도 있는데? 그래도 괜찮겠어?”
자력일월이 다급히 소리치자 천황 정팔월은 씁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자포자기한 사람처럼.
“어쩔 수 없지. 나는 너를 이길 수
없잖아. 그렇다고 여기에 휘말려서 죽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러니까 마음대로 흐H. 나는 다른 도시에 정 착해서 살면 되니까.”
“어어..?”
이럴 리가 없다.
분명히 회공시월은 말했다.
천황정팔월이 이 도시를 마음에 들 어하니, 그 부분을 공략하여 협박하 고 회유하라고.
흑마도왕을 살해하기 위해서는 천 황정팔월의 정신 흔들기 능력이 필 요할 테니, 반드시 회유해서 데려가 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아, 아니잖아아아!!’
이번에도 회공시월이 틀렸다.
천황정팔월은 마을을 딱히 사랑하 고 있지 않았다.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언제든 안 될 것 같으면 미련 없이 포기할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다.
‘제발. 제발, 포기해 줘!’
물론 자력일월의 생각과는 다르게, 천황정팔월은 태연한 척을 하며 돌 아가는 와중에도 눈을 꼭 감고 기도 를 올렸다.
이대로 자력일월이 포기하기를.
정말로 홧김에 화가 나버려서 벼락 을 쏟아붓지 말기를.
자신이 처음으로 사랑하게 된, 마 음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이 도시를 망가뜨리지 않기를.
천황정팔월은 비행속도를 더욱 빠 르게, 최대로 올렸다.
자신이 더 멀리 도망친다면 붙잡아 야 하는 입장인 자력일월의 속이 더 타들어갈 테니…….
파지 작-!!
“컥!”
쿠웅!
일순간, 또다시 시야가 돌아가는 강렬한 충돌에 천황정팔월은 눈물이 핑 도는 고통을 느꼈다.
최소 수백 미터를 날아가서 벽에 처박힌 듯 한데, 방향감각이 완전히 상실되어 도무지 여기가 어딘지를 알 수조차 없었다.
“끄으으…….”
엉거주춤 힘겹게 양팔로 상체를 일 으키니, 복부를 꿰뚫은 벼락의 창이 웅웅거리며 위험한 소리를 내었다.
그것을 신력으로 소멸시키고 상처 부위를 지혈하니, 부서져 나간 신체 가 서서히 수복되었다.
드리우는 그림자에 고개를 들어 올 리니 흉악해진 표정의 자력일월이 서 서히 이곳을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네까짓 게…… 나를 무시해……r
언월도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예상대로 천황정팔월이 완전히 도 망쳐 버리기 전에 잡겠답시며 캐스 팅을 취소한 것이었다.
“회공시월도, 천청해오월도, 심지어 는 뒈져 버린 그 망할 적하유월도 나를 무시했어. 그런데 이제는 덜떨 어진 반푼이 신월 따위한테도 무시 를 당하네? 응?”
자력일월은 오른손에서 뽑아낸 벼 락의 송곳으로 천황정팔월의 오른쪽 어깨를 꿰뚫었다.
“크읏……
“응? 응? 내가 그렇게 우스워? 내 가 우습냐고. 뭐가 대체 우스운 건 데? 어린애 같은 외모라서 무시해도 되는 줄 아는 거야? 천만에! 나는 신월 중에서도 누구보다 강력한 파 괴력을 가지고 있다고! 회공시월보 다도! 그 잘난 백유설보다도!”
푸욱!
이번에는 반대쪽 어깨마저도 벼락 으로 꿰뚫어서 고정시키니, 천황정
팔월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상 태가 되었다.
“말해봐. 왜 너 따위마저도 나를 무시하려는 건데? 나는, 난, 나, 나
주먹을 쥐고서 고개를 푹 숙인 채 파들파들 떨던 자력일월은 잇몸을 어찌나 세게 깨물었는지, 핏방울이 튈 정도로 분노하고 있었다.
다시 부릅뜬 그 보랏빛 충혈된 눈 동자에는 눈물이 핑 돌고 있었는데, 무시당했다는 그 치욕과 분노의 감 정이 천황정팔월에게 고스란히 전달 되었다.
하지만.
그건, 천황정팔월에게 별로 의미가 없는 감정이었다.
“……그럼, 너는 왜 그런 건데?”
고통 속에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 듯한 평온한 말투로, 천황정팔월은 눈빛을 차갑게 내리깔고서 물었다.
“너는 왜 나를 무시하는 걸 당연하 게 여기는 걸까?”
….
주춤, 자력일월이 뒷걸음질을 쳤다.
“그, 그야. 당연히…….”
“나는 반푼이라서? 그래서 무시해
도 되는 존재라면…… 네가 그럴 불 평을 할 자격은 없지 않아?”
자력일월의 턱이 달달 떨렸다.
“아니, 아니야. 틀려. 나는 완전한 십이신월이고, 너는……
“그래. 그럴 수 있겠지.”
투두둑!
천황정팔월의 어깨에 꽂혀 있던 벼 락이 떨어져 나왔다. 그녀가 별다른 수를 쓴 것은 아니다. 자력일월의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그런 것이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치맛자락 을 툭툭 털고서 여전히 고요한 눈빛 으로 자력일월을 응시하며, 천천히
한 걸음씩 다가갔다.
“너는 완벽한 신월로 태어났고, 나 는 반푼이 신월로 태어났을 수 있어. 그러면, 누가 더 억울할까? 응? 같은 신월의 이름을 타고났는데도 반푼이 밖에 되지 못하여 인간에게조차 무 시받으며 살아온 나는? 이런 나라서 너는 당연히 무시해도 되는 거야?”
어린애같은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 나 자력일월도 천 년에 가까운 세월 을 살아왔다.
그러니, 자신이 마음속 깊이 당연 하다고 생각하여 분노했던 것이 당 연하지 않게 된다면.
그것을 알아버린다면.
자력일월의 정신에 크나큰 파장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정신차려 자력일월. 나는 너를 무 시한 적 없어. 너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파괴력을 가진 신월이야. 그 걸 부정하지 않아.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도망치는 거야.”
“그런데 왜…….”
“그런데 왜, 라고 했어? 묻고 싶 어. 대체 왜 무시받으며 살아가는 거야? 거기에서 네가 얻을 게 대체 뭐가 있기에, 회공시월에게 무참히 자존감을 짓밟히면서도 남아 있는
거냐고.”
우뚝. 자력일월의 동공이 멈췄다.
손과 다리의 떨림이 멎어들었고 감 정의 동요가 고요해진다. 천황정팔 월은 그녀의 역린과도 같은 약점을 건드렸다고 직감했으나 지금이 아니 면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여 몰아붙 였다.
“말해봐. 너는 결코 누구에게 쉽사 리 굴복할 만큼 나약한 신월이 아니 야. 그런 네가 회공시월같이 멍청하 고 간악한 놈에게 붙어 있다는 건, 무언가 사연이 있겠지.”
천황정팔월은 천천히 자력일월에게
다가가 그녀를 껴안으며, 귓가에 속 삭였다.
“내가, 도와줄게.”
그에 자력일월이 어린애같이 “으아 앙!” 새된 소리를 내며 품에 안기더 니 펑펑 울기 시작했다.
방금까지는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 거늘, 정말로 자력일월은 회공시월 에게 약점이 잡혀 있던 것이다.
¹……멍청한 어린애 같기는.’
자력일월을 품에 안은 채 천황정팔 월은 그런 솔직한 심정을 가졌으나,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 또한 그녀와 별다를 바 없는 멍청이로 살
아왔다는 사실을 떠올리고서는 한숨 을 내쉬었다.
그러고서는, 드는 생각.
’……무슨 사연이든 간에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전혀 감도 안 잡히 는데.’
자력일월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할 정도라면 회공시월에게 무언가 곤란 한 것을 인질로 잡혔다는 것일 텐 데, 그런 걸 자신의 멍청한 두뇌로 해결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명쾌한 해결법은 단 하나.
‘자력일월을…… 백유설에게 데려 가야겠지……?,
지금 떠오르는 사람은 단 한 사람 밖에 없었다.